내가 스토킹한 여인들 4
"XXX, 나 오늘 학교에서 너무 이상한 일 있었어. 이걸 너한테 이야기해도 될지 한참 고민했을 만큼 정말 기분 더러운 일인데... 아니, 기분을 떠나서 나 지금 넘 무섭다 x발... 너 이거 듣고 또 지난번처럼 막 흥분하고 화내지 않겠다고 약속해. 나 진짜 이거 경찰에 신고할까도 고민중이야. 그러니까 그냥 듣기만 해줘 우선은"
꿀꺽.
뒷 이야길 안 들어봐도 당연히, 전주 목요일 밤 여친네 학교에 기어들어가 내가 저질렀던 그 행위에 관한 내용임을 알 수 있었지. 그리고 통화를 시작하면서, 1) 여친의 체육 수업이 있는 날은 수요일이라는 것 2)내가 여친 사물함에서 체육복을 꺼내던 날 밤 콧속으로 밀려들어 온, 무어라 표현하기도 어려운 자극적인 체향- 여친의 체육복에서 풍기던, 따땃한 온기마저 생생했던 그 잊을 수 없는 내음-의 원인은 다름아니라 몸 밖으로 배출된 지 채 하루밖에 지나지 않은 아직은 싱싱한 땀냄새였기에 그토록 강렬할 수 있었구나, 라는 사실이 새롭게 인지되었는데, 이미 내 아랫도리는 돌댕이처럼 딱딱해져 꺼떡거리기 시작했어. 나는 여친이, 본인이 학교에서 겪은 일에 대해 최대한 상세히 내게 설명할 수 있도록 그 어느 때보다 차분히, 성숙한 어조로 입을 열었어.
"지난 주 변태놈 사건에, 또 오늘은 뭔 일인지 모르겠다만... 우리 쫑쫑이*)가 고1 생활 쉽지 않구나. 오늘은 내 약속하고 듣기만 할테니까 차분하게, 대신에 빠짐없이. 오늘 학교에서 네가 겪은 일을 나한테 이야기해 줘."
(*이 호칭은 내가 여친을 사귀기 훨씬 전, 그러니까 중학교 2학년 시절 3인통화 하면서 한창 친해지던 시기에 부르곤 했던 나만의 호칭으로 , 몇 년 만에 뜬금없이 저를 옛 별명으로 부른 이날 일에 대해 여친은 훗날 회상하며 '사귀고 있던 중이었음에도 심쿵했던 희한한 순간' 이라 밝힌 바 있다. 그리고 그 갑작스런 호칭을 들으니 하교할때까지 자기 몸을 옭아매던 긴장이 확 풀리면서, 자신이 당한 불쾌한 일에 대해 남친인 나에게 그대로 전할 용기가 났다고 했으니, 내 순간적인 판단은 훌륭히 적중했던 셈이다) 여친은 한번 심호흡을 크게 하더니, 독백하듯 자신에게 그날 벌어진 일을 내게 털어놓기 시작했다.
"지난 번에 내 사진 오려다가 이상한 스크랩했던 그 사건, 우리 반 심태경(변태놈의 실명 ㅎㅎ)이라는 애 너도 알지? 너가 그 담날 점심에 이주민(3편에 언급한 내 친구놈 가명) 시켜서 걔 밖으로 불러낸 거 나 알고 있었어. 아무튼, 나 요즘 이 새끼때문에 너무 기분 더럽고 이상한 일 연속이야... 오늘 글쎄... 우리 체육 시간에 옷 갈아입으려고 꺼내는데 있지... (이때부터 울먹이기 시작) 흑...흐윽... 아... 진짜 x발 나 너무 짜증나고 기분 더러워서 진짜...흑흑"
"괜찮아. 이야기 계속 해봐. 나한테 이야기하기 창피한 일이야? 만약 그런 내용이면 더더욱 다른 사람보다 내가 듣는 편이 가장 낫다고. 체육시간에 옷 갈아입으려는데, 무슨 일이 있었지? 민정아"
"뭐, 정액? 남자 정액이 네 체육복에 뿌려져 있었어?"
"응....색깔도... 냄새도 네 거기 만질 때 손에 묻는 그거랑 같은 냄새였다구... 내 체육복에 어떤 새끼가!! 아앙 더러워 진짜! 그 짓을 해놨더라구...흑흐윽... 어떤 개X끼가! 미친 변태새끼도 아니고 진짜 흑흑.."
"잠깐만 민정아. 그런데 오늘 네 체육복에 그 짓을 한 게, 이번에도 그 심태경 새끼 짓이라는 거고. 맞아?"
"응.. 아니, 내가 봤다거나, 누가 본 건 아니고.. 지난 주 내 사진으로 이상한 짓 했던 걔밖에는 이런 짓 할 애가 없어... 아니, 확실해. 왜냐면.."
"왜냐면?"
여기까지만 들었는데도 이미 내 츄리닝 반바지 속은 그 짧은 대화중에 쏟아낸 쿠퍼액으로 허옇게 미끌거렸어. 훌쩍이며 비음 가득 섞인 여친의 상황 설명을 들으면서 나는 나도 모르게 용두질을 하고 있었는데, 너무나 흥분한 나머지 내 아랫놈을 위아래로 쓸어내리다 가빠진 숨소리를 다 죽이지 못하고 그만 수화기 너머 여친의 귀에 "후아아" 하는 날숨을 내뱉어 버리고는 아차! 싶은 타이밍을 맞았다. 아마 여친이 설마 내가 제 이야길 들으며 자위했다고는 생각 않았겠지만, 순간 이상했는지 "김XX?" 하고 내 이름을 부르기까지 했어. (5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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