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상사와
오후 8시. 사무실의 공기는 낮의 활기찬 소음이 빠져나간 자리를 무거운 정적으로 채우고 있었다. 천장의 형광등 몇 개는 이미 수명을 다했는지 미세하게 지지직거리는 소리를 냈고, 넓은 사무실에서 불이 켜진 곳은 오직 서 팀장과 나의 자리뿐이었다.
서 팀장은 이 바닥에서 유능하기로 소문난 사람이었다. 서늘할 정도로 정확한 일 처리와 군더더기 없는 말투. 그는 항상 단정하게 다려진 셔츠 소매를 걷어붙인 채 모니터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었다. 나는 그의 대각선 뒤편에서 기획안 수정본을 만지작거리며, 마우스 클릭 소리조차 조심스러워 숨을 죽였다.
"김 대리."
갑작스러운 호출에 어깨가 움찔했다. 서 팀장이 의자를 돌려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안경 너머의 눈매가 평소보다 조금 더 짙어 보였다.
"네, 팀장님." "그 기획안, 아직 멀었습니까? 이쪽으로 와서 같이 보죠."
나는 노트북을 들고 그의 책상 곁으로 다가갔다. 그가 옆 의자를 툭툭 쳤다. 평소라면 서서 보고했을 텐데, 오늘은 이상하게 거리가 가까웠다. 의자에 앉자 그의 체온과 은은한 우디 향의 향수 냄새가 훅 끼쳐왔다.
"이 부분, 숫자가 좀 이상한데."
그가 내 쪽으로 상체를 기울이며 화면의 한 지점을 가리켰다. 그의 팔이 내 어깨를 스칠 듯 말 듯 가까워졌다. 좁은 공간 속에서 그의 낮은 목소리가 귓가를 간지럽혔다. 단순한 업무 지적이었지만, 나는 그 목소리 끝에 매달린 묘한 무게감을 느꼈다.
"죄송합니다. 제가 다시 확인하겠습니다." "확인만 하면 됩니까? 책임도 져야지."
그가 고개를 돌려 나를 정면으로 응시했다. 무표정한 얼굴이었지만, 눈빛만큼은 뜨거웠다. 그가 책상 아래로 손을 뻗더니, 내 무릎 위에 놓인 손등을 천천히 덮었다. 차가울 줄 알았던 그의 손바닥은 의외로 뜨거웠다.
"팀장님…?" "사무실에 우리 둘뿐인데, 너무 딱딱하게 굴지 말죠. 김 대리도 아까부터 내 시선 의식하고 있었잖아."
그의 손가락이 내 손가락 사이를 파고들어 깍지를 꼈다. 단단한 악력이 전해졌다. 거절해야 한다는 이성보다, 이 비일상적인 상황이 주는 짜릿함이 먼저 전신을 훑었다. 그는 의자를 좀 더 내 쪽으로 당겼고, 이제 우리의 무릎이 서로 맞닿았다.
"밤은 길고, 일은 생각보다 빨리 끝날 것 같은데."
그가 빈 손으로 내 턱 끝을 가볍게 들어 올렸다. 그의 시선이 내 입술에 머물렀다. 사무실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도심의 야경은 화려했지만, 이 좁은 책상 사이의 공간은 그 어느 곳보다 밀폐되고 은밀했다.
그는 천천히 거리를 좁혀왔다. 서류가 흩어진 책상 위로 긴장감이 쏟아졌다. 그의 숨결이 닿는 순간, 나는 이것이 단순한 야근의 피로 때문이 아님을 깨달았다. 우리는 금기된 영역의 문턱을 넘으려 하고 있었다.
"여기서 나갈까요, 아니면 여기서 끝낼까요?"
서 팀장의 질문은 낮게 깔리며 공기를 진동시켰다. 나는 대답 대신 그의 셔츠 깃을 꽉 쥐었다. 정적만이 가득하던 사무실에, 누군가의 거친 호흡 소리가 섞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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