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 모녀 2

은영이의 첫사랑이 깨진 것은 나와 같지는 않았다.
아니, 여타의 사람들과는 같을 수가 없었다. 은영이의 사랑은 부모들이
개입을 했다. 뭐, 10대들이 사귀는 것을 용인하는 부모들이 흔치는 않았지만,
시절이 그러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은영이의 첫사랑은 매우 특별했다.
처음에는 나 역시 듣고 믿을 수가 없었다.
은영이의 첫사랑은 동갑이었다.
그리고 고모의 아들이었다. 은영이는 고모의 아들을 사랑했고, 고모의 아들은
은영이를 그리워하며 보고파 했다.
정말 믿기지 않는 이야기였다.
그 시절보다 2배를 더 살아온 지금에도 찾아볼 수 없는 케이스였는데, 그 당시에는
더더욱 믿기 힘들었다. 은영이가 농담을 하는 것일까라고 잠시 생각을 했지만, 그녀의
눈에는 눈물이 한 가득이었다.
당장이라도 확 쏟아질 만큼... 글썽거리던 은영이는 말을 계속 이어나갔다.
둘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2년 정도 몰래 사귀었다.
세상 누구도 알지 못하게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며 키워나갔지만, 세사에 비밀은 없었다.
결국 집안 어른들에게 둘의 관계가 발각되었다.
당연히 양쪽 집안은 난리가 났다. 양쪽 부모들에게 끌려가면서 입에 담지도 못할
욕설을 들어야 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이런 일을 벌인다면, 다 함께 죽어야 한다라는
협박성 이야기도 들어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은영이와 그의 첫사랑은 멈추지 않았다.
어찌어찌하여 어른들의 눈을 피해서 도망을 갔고, 그 둘은 서로의 사랑을 지키기 위해서
보통 10대들의 삶을 포기했다. 아니, 평생 함께 할 수 있다면, 앞으로 창창할 그들의 미래를
포기할 수 있다고 결심했다.
기약 없는 도망이기도 했지만, 아직 그들은 어렸다.
그들의 사랑을 지키기에는 세상물정이 어두웠고, 결국 반년이 채 되지 못해서 집안 어른들의
추적에서 벗어날 수가 없었다.
보통의 집안에서는 있을 수 없는 초유의 사건으로 집안 어른들끼리는 의절을 했고,
아버지 손에 잡혀 온 은영이는 학교는커녕 집에 갇혀서 밖으로 나올 수가 없었다. 당연히
첫사랑과의 연락은 그대로 끊겼다.
은영이는 첫사랑의 이름을 부르면서 아버지에게 매달렸지만,
그때마다 돌아온 건, 심한 매질 뿐... 그럼에도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정신병원에
가둬버린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집 밖으로 단 한 발자국도 나가지 못하는 은영이는 울고 또 울었다.
몸에 수분이 다 빠질 만큼 울며 지쳐 잠들기가 일쑤였고, 볼 수 없는 첫사랑 때문에
시간이 어떻게 흐르는지도 알 수 없었다고 한다.
그리고 몇 번의 계절이 바뀌었고, 아버지의 감시로부터 조금은 벗어날 무렵,
은영이는 친구에게서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은영이는 자신의 첫사랑 뒤에서 꼬옥 안고 시원한 바람을 맞는 게 좋다고 했다.
그 순간을, 그 때의 기분을 잊을 수가 없다고... 다시 한 번 겪어 보고 싶다고 했었다.
어렸던 은영이의 첫사랑은 오토바이를 타고 다녔었다.
어른들의 반대로 은영이와 다시 만날 수 없게 되었고, 그는 더욱 더 방황을 했다.
그리고 그 끝은 세상과의 이별이었다. 오토바이의 끝은 사고가 많았으니까.
세상 무너진 소식에 은영이는 세상 밖으로 나올 생각을 버렸었다.
자고 나면 울고, 울다가 지쳐 자기를 반복했고, 몇 번 정도는 첫사랑을 만나기 위해서
세상을 등지려는 시도를 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세상은 은영이와의 이별을 허락하지 않았다.
이별을 허락하기에는 너무나 어렸고, 살아갈 날이 많았으니까.
은영이의 첫사랑 이야기를 들었을 때, 물론, 도덕적으로 지탄을 받아야 할 사안이라고
생각은 했지만, 마음이 너무나 아팠다. 그래도 내 첫사랑은 죽지는 않고, 이 세상 어딘
가에 존재할 터인데, 그에 비하면 은영이는 존재하지 않는 첫사랑을 그리워하고 있었
으니까. 그녀의 마음은 얼마나 괴로웠을까.
힘겨운 이야기를 마친 은영이는 잠시 화장실을 다녀온 후, 다시 이전처럼 생글생글
미소를 보였다. 그동안 굉장히 밝아보였던 그 친구의 얼굴이 얼마나 슬퍼보이던지...
지금은 굉장히 술을 잘 마시는 편이지만, 그때는 술 맛도 제대로 모를 때였다.
술 맛도 제대로 모르면서 객기로 술을 마시던 시기에 소주 2병 정도면 블랙아웃을
당할 정도였고, 은영이의 무거운 이야기가 끝난 후, 우리는 긴 이야기 없이 그저
술잔을 기울일 뿐이었다.
우리 테이블에 소주 5병이 놓였을 무렵,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지금까지도
그 장면만은 또렷하게 기억이 난다. 마치 전신마취 후 의식을 잃기 전까지 숫자를
세던 것과 마찬가지로 그 상황은, 아니 그 장면은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하는데,
역시 문제는 그 이후로는 거의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테이블에 소주 5병이 놓였던 장면 이후로 나는 아예 정신을 놔버렸고, 그 후에
은영이의 말이 귓가에 울렸다.
친구니까... 있지?
술에 완전히 취한 나는 은영이에게 무조건 할 수 있다고 말을 했다. 그 당시에
그게 무엇인지 정확히 알 수 없었지만, 이미 정신이 나간 상황이라 그저 무조건
오케이만 외쳤었다.
오케이... 오케이... 할 수 있어.
다시 기억이 없었다. 그리고 정신을 차렸을 때, 아니 속이 완전히 뒤집어져서
오바이트가 하고 싶어서 벌떡 일어났을 때, 나는 내가 있는 곳인 어딘지도 모
르면서 그저 화장실을 찾았다.
어렵게 찾은 화장실에서 변기에도 조준하지 못하고 신물이 날 정도로 속안의
것을 게워냈었다. 정말 이대로 죽나 싶을 정도로 구토를 하고 있었는데, 그때
까지만 하더라도 나를 도와주는 존재를 느낄 수가 없었다.
심지어 내가 홀딱 벗고 있다는 사실도... 알 수 없었다.
구토에 지쳐 반쯤 쓰러지려는데 누군가 나를 부축하는 손길을 느낄 수 있었다.
괜찮아?
은영이의 목소리였다. 그녀의 따스한 손길이 내 등을 부드럽게 쓸어내리고 있었고,
그녀의 걱정 어린 목소리가 내 귀를 간질거렸다. 그렇지만 너무 힘들었던 나는 대꾸
조차 할 수 없었고, 심지어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 볼 수도 없었다.
정말 뒤질 것 같았다. 그 뒤로 은영이의 부축 아래 입만 간신히 헹구고 침대로 돌아
왔던 것 같은데, 그대로 뻗고 다시 정신을 놓아버렸다. 문득 그녀와 함께 있는 이 곳
이 모텔인가 싶기도 했지만, 더 이상 생각하기에는 몸이 너무나 힘들었다.
한참을 잤고, 힘겨운 몸을 일으켰을 때는 카운터에서 전화가 올 때였다.
퇴실 시간이 지났음에도 내가 잠에 취해 일어나지 못해서 전화가 온 것 같았는데,
그때까지도 너무 힘이 들어서 은영이의 존재를 인식하지 못했다.
옷을 주워 입다가 다시 한 번 화장실로 달려가 신물을 토해냈다.
목이 말라서 물을 마시고 싶었지만, 토할 것 같아서 그 물 조차 입에 대기 힘들 정도
로 힘이 든 상황에서 휴대폰을 집어 들었다.
은영이의 문자가 있었다.
꿈이 아니었다. 너무 힘들고 제대로 기억이 나지 않아서 꿈인가 싶었던 일들이
모두 사실이었다. 내 등을 토닥거려주던 은영이가 이곳에 있었고, 나는 방금까지
옷을 하나도 입지 않고 있었다.
고마웠어... 담에 봐.
짧지만, 무언가 느껴지는 은영이의 문자였다.
설마 나 은영이와 잤단 말인가? 물론, 첫사랑과 1년 정도 연애를 했기 때문에
더 이상 섹스가 처음은 아니었지만, 분명 그녀와 나는 친구 사이인데...
진짜 정신이 너무나 혼란스러웠다. 정확한 기억이 있다면, 이 얽힌 실타래를
풀 수라도 있을 것 같은데, 기억나는 것이 거의 없었으니까. 도대체 무슨 일이
밤새 있었던 것일까?
며칠 뒤에 은영이와 msn 메신저로 대화를 나누었다.
그리고 그 날의 진실을 알 수 있었다.
누구에게도 쉽게 말하지 못한 첫사랑 이야기를 한 은영이 역시 조금은 술에 취해
자신과 함께 있어달라고 나에게 부탁했다고 한다. 술에 취한 나는 무조건 해줄 수
있다고 소리를 쳤지만, 오히려 은영이의 부축을 받으면서 모텔로 들어갔다.
모텔에 들어간 후, 나는 은영이에게 한 마리의 짐승이 되어서 달려들었고, 그녀 역시
나를 받아주려고 마음먹었다. 그렇지만 옷도 제대로 벗지 못하는 나와 아무것도 할 수
는 없었다고 했다. 결국 힘겹게 옷을 벗었지만, 그 사이에 내가 몸조차 가누지 못했
다고 했다.
결과적으로 은영이와 내가 잠자리를 가진 것은 아니었다. 모텔에 가서 한 침대에서
벌거벗고 눕기까지 했지만,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취한 나로 인해서 관계를 가질
수는 없었던 것이었다.
관계를 가지지 못한 것, 다행인 것일까? 아쉬운 일일까?
은영이에게 그 날의 진실을 듣고 나는 굉장히 고민이 되었다. 우리는 분명 친구였다.
그렇지만 서로 옷을 벗고 잠을 자려고 했다. 이제 우리 관계를 무엇이라고 할 수 있을까?
아직 마음속에서 첫사랑이 잊혀지지 않았고, 여전히 가슴이 아팠다. 그런데 이제 은영이와
사귀어야 하는 것일까? 아니, 그녀 역시 자신의 첫사랑을 잊지 못하는 것 같았다. 그런 은
영이와 나는 앞으로 어떤 관계로 나아가야 하는 걸까? 도대체 그녀는 무슨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정말 별의별 생각이 다 들었다.
그렇지만 확실한 건 없었다.
백번 양보해서 친구와 키스까지는 한다고 하더라도, 섹스까지 할 수 있다면,
우리는 친구인 것일까? 아니, 아니, 친구와 키스하는 것 자체도 상식적인 걸까?
몸 친구도 친구라지만...이게 정말 맞는 걸까?
1년 여 전에 키스를 하자던 은영이의 말까지 더듬어가면서 그녀에 대한 의문만
내 머릿속에 가득했지만, 은영이는 한결 같이 나에게 같은 대답을 했다.
친구니까... 친구니까... 그럴 수 있지.
분명 정상적인 사고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근친을 하는 여자라면 친구와 키스를
하고 섹스까지 할 수 있는 것인가? 이런 말도 안 되는, 논리적이지도 않는 생각
을 했으니까.... 친구니까 가능하다??
나는 그때까지 그녀의 말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물론, 지금도 은영이의 말에 동의하지는 못하겠지만, 그녀는 확실히 세상을 좀 다르게
보고 있었던 건 분명했다.
은영이의 사고방식은 분명 특이했지만, 그렇다고 나쁜 녀석은 아니었으니까, 우리는
그 후에도 그저 그렇게 평소처럼 연락하면서 지냈다.
앞서 말은 못했지만, 나와 거의 만나지 못하던 시기에 은영이는 검정고시에 합격했고,
대학은 포기 그냥 간호조무사가 된다고 학원에 다니기 시작했다.
그리고 내 주위의 친구들은 하나둘씩 군대를 가기 시작했는데, 나는 집안 사정으로
휴학을 하고 돈을 벌기 시작했다. 혹시나 돈을 벌 던 이 시기에 대해 이야기를 할
날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이야기에서 그것은 중요한 것이 아니니까 넘어가
기로 하자.
이 시기부터는 은영이와 자주 볼 수 밖 에 없었다.
군대 문제로 내 주위의 친구들이 죄다 입대를 한 상황이었고, 휴학까지 한 마당에
대학교에 가서 동기들을 만나는 것도 쉽지 않았다. 여자 동기와 만날 수도 있었지
만, 은영이만큼은 편하지 않았다.
은영이와 나는 항상 만나면 소주를 마셨고, 이때 술이 꽤 늘었다. 그리고 내가 알
수 있었던 사실 하나는, 내가 아무리 술을 잘 마셔도 체구가 작은 은영이보다는 못
하다는 것이었다. 그녀는 정말 술을 잘 마셨다. 지금보다 도수가 높았던 시절임에도
소주 4-5병 정도는 거뜬했으니까.
우리는 술을 마시고 곧잘 노래방을 갔다. 은영이가 노래는 정말 기가 막히게 잘 불렀다.
아마 오디션 프로그램이 유행했다면, 한 번 정도 도전했을 법 했지만, 그 시절에는 그러
지 못했다.
나는 노래 부르는 것을 썩 좋아하지 않았지만, 은영이가 워낙에 잘 불렀기 때문에 그저
노래를 듣는 것만으로도 즐거웠다. 아마 그녀 덕분에 그 이후로 듣는 즐거움을 알게 된
것 같다.
노래방 이후로는 잠깐 길거리를 산책하거나 하다가 늦은 시간에 버스를 타고 집에 가곤
했는데, 때로는 2시간, 3시간을 걸어서 은영이가 사는 아파트까지 데려다 주기도 했다.
그때의 새벽공기란 꽤나 상쾌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거의 연인처럼 우리는 데이트를 했지만, 그럼에도 친구관계였다.
모텔 사건 이후로는 그 어떠한 스킨십도 하지 않았고, 그저 속내를 털어 놓으면서 서로
의 마음의 위안을 얻고, 여타의 스트레스를 풀기도 했다.
그때까지도 나는 첫사랑에 대한 상처가 아물지 않았다. 마음은 아프고 외롭고, 진짜
순수한 사랑 느낌이 강했는데, 또 한 편으로는 몸이 너무나 외로웠다. 진짜 돌까지 씹어
먹어도 소화가 될 나이였으니까.
그런데 돈을 주고 해결하기에는 돈이 너무 아까웠고, 돈을 떠나서 혼자 그런 곳을 가본
적도 없었기에 쑥스럽기도 하고, 이래저래 마음이 가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몸은 점점
고달파지는 상황이었고...
어느 날은 이런 성적 욕구에 대한 고민을 은영이에게 털어놓았다. 아무래도 쉽게 꺼내
기는 힘든 이야기였지만, 술에 힘을 빌리기도 했고, 그 당시에 우리는 그 누구보다 친
해진 상황이었기에, 나의 이런 욕구를 은영이는 이해해주지 않을까 싶었다.
솔직한 내 심정에 은영이는 굉장히 쿨하게 대답했다.
나랑 해... 그러면...
평소엔느 정말 손 한 번 잡지 않았는데, 성적 욕구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으니까,
함께 섹스를 하자고 말해주는 여자, 참 이상하지? 또 한 편으로 신기하지 않나?
그런 친구가 바로 은영이었다.
그리고, 그러나, 그렇지만 우리는 항상 친구였다.
그때 어렴풋이 은영이의 사고방식을 엿볼 수 있었는데, 물론 납득이 안 되는
사람도 많겠지만, 그녀는 친구가 어려운 부분, 친구가 고민하는 부분이 있다면,
자신이 해결할 능력만 있다면, 그 선에서 도움을 주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간단히.
1.친구가 섹스가 하고 싶다.
2.그런데 상대가 없다.
3.그 상대를 내가 할 수 있다.
4.그렇다면 난 친구와 섹스를 할 수 있다.
5.왜냐하면, 나는 그의 친구니까.
이해하기 힘들 수 있는 사고방식인데, 오히려 이런 사고방식을 지닌 그녀는
내가 첫사랑과 1년 정도 연애를 할 때, 나와 조금의 거리를 두었다. 본인이 자주 연락
하게 되면, 내 첫사랑에게 오해를 받을 수 있고, 그것은 친구로서 할 짓이 아니었으니까.
이해가 되지 않으면서도, 이해가 될 것 같은 그녀의 사고방식...
그런데 성적 욕구까지 풀어주는 것을 도와준다? 친구로서?
와이 낫?
더 이상 복잡하게 생각하는 것이 싫었다. 이제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
하고 싶지도 않았다. 점점 불타오르는 내 몸이 이성을 지배하기도 했고, 술의 힘을 빌
렸기 때문에 더 이상 거리낄 것도 없었다.
은영이와 잠자리를 해야겠다고 결심이 섰다.
그리고 정식으로 그녀에게 부탁했다. 친구로서 한 번만 하자고...
은영이는 내 부탁에 수줍게 고개를 끄덕거리며 미소를 보였다.
우리는 마지막 소주잔을 비우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편의점에서
콘돔을 산 후, 은영이와 가까운 모텔로 향했다. 굉장히 어색할 것 같았지만, 그동안
그녀와 무수한 대화를 나누기도 했기에 몇 년 사귄 연인들처럼 자연스럽게 모텔로
들어갈 수 있었다.
먼저 씻을게.
모텔 방에 들어온 후, 은영이가 먼저 씻기 위해서 욕실로 들어갔고, 나는 침대 곁에
앉아서 그녀가 나오기를 기다렸다. 이미 내 바지 앞섬은 터질 것처럼 부풀어 올랐고,
가슴을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내가 기억하기론 은영이는 그 날 하늘색 빛의 원피스를 입고 있었다. 그리고 욕실에서
나온 그녀는 그대로 옷을 입고 나오긴 했지만, 물에 젖은 머리카락 등이 그녀를 꽤나
청초하게 보이게끔 했다.
솔직히 참기 힘들었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은영이에게 달려들었는데, 씻지도 않은 나를
그녀는 거부하지 않고 그대로 받아들였다.
갓 스무 살이 될 무렵, 키스하자던 잊혀 진 약속이 지켜지고 있었고, 난 무서울 정도로
은영이의 입술을 빨아들였다. 그녀의 촉촉함이 내 목의 갈증을 부추겼고, 마르지 않은
샘물처럼 그녀의 입술을 훔치기 시작했다.
하아....하아...
내 품에서 가쁜 숨을 쉬는 은영이를 안고 침대로 향했다. 그렇지만 그 순간에도 입을 떼
지는 않았다. 은영이의 입 안으로 거친 내 혀를 집어넣고 휘젓기 시작했지만, 그녀는 전혀
서두르지 않고, 부드럽게 내 혀를 받아들여 마시기 시작했다.
쪼오오....하아아...하앙...
그녀의 약한 숨소리가 내 귀를 더욱 더 간질거렸고, 내 심장을 터질 것만 같았다.
나는 오른손으로 그녀의 가슴을 움켜쥐었다. 아주 크지는 않지만, 봉긋한 그녀의 가슴이
내 손아귀에 들어왔고, 부드럽게 쓸어 넘기자 그녀의 몸이 부르르 떨기 시작했다.
나는 단단해진 내 하체를 그녀의 다리에 거칠게 부비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녀 역시 내
움직임에 보조를 맞춰 움직여줬다. 서로의 몸을 갈구하는 우리의 움직임은 약속이나 한
것처럼 움직였고, 모텔 방은 우리 둘의 열기와 신음으로 차오르기 시작했다.
자... 잠깐... 내가 벗을게.
흥분한 내가 거칠게 은영이의 몸 이곳저곳을 쓸어내리자, 그녀가 내 두 팔을 잡고 제지했다.
아무래도 나의 거친 행동에 그녀의 옷이 찢어질 것 같았기에 그녀는 잠시 내 품에서 벗어나
천천히 원피스를 벗기 시작했다.
불을 끄지 않았기 때문에 환한 모텔 방에서는 아주 명확하게 은영이의 나신이 보이기 시작
했다. 그녀의 피부는 매우 곱고 잡티 하나 없었다. 흰색 브래지어와 팬티만을 남긴 채, 은영
이가 침대에 누웠고, 나 역시 재빠르게 옷을 벗기 시작했다. 난 팬티까지 벗고 그녀에게 달
려 들었다.
다시 이어지는 뜨거운 키스, 내 손은 은영이의 가슴을 부여잡으면서도 천천히 브래지어를
벗기고 있었고, 그녀는 한 손을 뻗어 내 뜨거워진 몽둥이를 어루만지기 시작했다. 은영이
의 손길이 닿자, 커져버린 내 중간다리는 어쩔 줄 몰라 주변을 돌기 시작했다.
아아앙....
브래지어를 벗겨낸 내 손은 은영이의 흰색 팬티를 벗겨냈고, 그녀가 자연스레
허리를 들어주면서 도움을 주었다. 이제 더 이상 은영이의 몸을 감싸고 있는 천은
없었고, 자연스레 나는 오른손을 그녀의 중심에 갖다 대었다.
이미 촉촉해진 은영이의 계곡에 내 손가락은 부드럽게 빨려 들어갔고, 내 손가락이
움직임에 따라 그녀의 몸에서 자극적인 반응이 나오기 시작했다. 때론 몸을 비틀기
도 했고, 때론 내 귀에 교성을 내뱉기도 했다.
그때의 우리 둘은 젊었다. 은영이의 몸은 어느 곳을 만지더라도 탄력이 넘쳤고,
생기가 느껴졌다. 무엇보다 온 몸이 핫 팩이 된 것처럼 매우 뜨거웠다. 이 뜨거운
여자를 식혀줄 수 있는 사람은 그 공간에서 나 밖에 없었다.
빨아줘...
자연스레 은영이의 입에 하늘을 뚫을 것 같은 내 몽둥이를 갖다 대었고, 그녀는
내 눈빛을 바라보면서 작게 고개를 숙이고 그것을 깊숙이 머금었다. 그리고 천천히
혀를 굴리며 소중한 내 그것을 입으로 감싸 어루만지기 시작했다.
이 세상 그 무엇에서도 느낄 수 없는 부드러움이 느껴졌고, 그것은 전율이었다.
처음이었지만, 은영이는 모든 것을 알고 있다는 듯이 내 몸 우뚝 선 그것을 가지고
놀아주었다.
때로는 부드럽게... 때로는 거칠게 쭉 빨아들이면서...
내 몸속에서 나오는 겉물을 거부하지도 않으면서 쭈욱쭈욱 빨아들이던 그녀의 모습
에 나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전기를 맞은 듯 부르르 몸을 떨었다.
더 이상 참기 힘들었던 나는 그녀를 다시 침대에 눕히고, 매끈한 그녀의 온 몸을
빨아들이기 시작했다. 은영이의 손에 깍지를 끼고 그녀의 반응을 즉각적으로 느끼
며 우리는 사랑을 나누었다.
내 머리가 은영이의 다리 사이로 들어갔을 때, 약간은 까슬 한 그녀의 털이 느껴졌
지만 크게 상관은 없었다. 혀를 내밀어 천천히 촉촉한 은영이의 속살을 건들기 시작
했다. 그리고 그녀는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더욱 더 큰 소리를 내며 온 몸에 반응이
오기 시작했다.
아아앙...아아아... 좋아...
좋다는 은영이의 말에 정말 정성껏 빨아 마셨다. 그녀의 속살이 도망가지 못하게
혀를 부지런히 움직여 간질거렸다. 내 얼굴은 은영이의 애액으로 범벅 거렸고,
나는 거침없이 그녀의 다리 사이를 공략했다. 특히, 그녀의 콩알을 살짝 깨물었
을 때, 몇 번이나 허리를 비틀며 신음을 내뱉던 모습을 지금도 잊지 못한다.
아앙....해 줘.... 해줘...
한참을 공들였기 때문일까. 은영이가 드디어 나를 받아 줄 준비가 되었다고 소리를
질렀고, 정말 다리를 활짝 벌리면서 내 머리를 붙잡고 자신의 얼굴로 끌어올렸다.
박아줘....아앙... 제발.... 미칠 것 같아.
말을 마친 은영이는 애액이 범벅인 내 입술을 거칠게 빨라 들였다.
그리고 나는 박아달라는 그녀의 부탁에 그녀의 다리 사이에 자세를 잡고 천천히
전진하기 시작했다.
귀두가 은영이의 질 입구에 도착했고,
아주 부드럽고 촉촉한 두 살갗이 만나기 시작했다.
아주 짧지만 날카로우면서 찌릿한 감각을 느끼면서, 나는 허리에 힘을 집중했다.
그리고 묵직하게 그녀의 안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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