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추억-2

격렬했던 토끼양과의 첫 1:1 정사가 끝난 후, 침대에 백허그를 한 상태로 누워있었죠. 토끼양이 물었습니다.
"음... 이제 우리는 무슨 관계라고 해야하지.."
무슨 관계라... 토끼양의 말에 전 솔직하게 말했습니다.
"내가 이렇게 말하면 네가 어떻게 생각할진 모르겠지만 솔직히 말할께. 아까도 말했지만 난 순수하게, 지난 번 ㅍㅇ랑 셋이서 할 때 신경이 분산되서인지 제대로 너랑 하질 못했어서 궁금했어. 넌 섹시하고 매력적인 여자고... 쿠에겐 미안하지만 순수하게 그냥 제대로 너랑 한번 해보고 싶었어. 지금으로썬 그게 다야."
"음 그건 나도 마찬가지인데..."
"그러면 우리는 섹파라고 할 수 있으려나."
"섹파라..."
"네가 불편하다고 하면 사과할께. 하지만 난 솔직하게 말한거야."
"딱히 불편하진 않아, 오빠. 나도 뭐 지금 오빠한테 어떤 연애감정을 가지고 있어서 한건 아니니까. 다만, 이런 식으로 가볍게 관계를 가져본 적이 없어서 좀 색다른 느낌일 뿐이야. 쿠언니가 걸려있는 것은 조금 찔리지만... 내가 오빠를 뺏고 싶은 것도 아니고. 지난 번 ㅍㅇ랑 일 때문인지 약간 '어떤 놀이'의 연장선 상 같은 느낌이었으니까..."
"그럼 앞으로는 어쩌지?"
"뭐가?"
백허그 자세에서 토끼양의 몸을 돌려 날 보게 하고는 그녀를 머리를 쓰다듬으며 가볍게 키스했습니다. 가벼운 입맞춤에서 혓바닥이 자연스럽게 엉겨붙습니다. 나의 왼손이 그녀의 엉덩이를 쓰다듬고 토끼양의 허벅지가 내 다리를 감아오며 숨소리가 다시 거칠어지기 시작합니다.
"널 또 먹고 싶어지면 어떡하지?"
"...먹으면 되지."
"그냥 욕정의 대상으로 널 계속 안고 싶다고 해도 괜찮은거야?"
"뭐 당분간 난 누굴 만나고 싶은 생각은 없고... 하지만 오빠랑 섹스는 좋았으니까. 당분간은..."
그렇게 토끼양과 저는 섹파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 있었죠. 이미 우리는 감정이 없는 섹스에 대해서 의미가 없다라는 것을 지난 번 쓰리썸에서 깨달았다는 것. 그러나 지금 이 시점에서 나와 토끼양은 그 점을 깊이 생각하지 못하고 현재의 감정만으로 그냥 즐거운 놀이로써의 섹스, 감정이 결여된 섹스에 대해서 동의했다는 것이죠.
뭐 불타는 20대의 청춘, 섹스의 쾌감에 한창 허우적댈 나이가 아니겠습니까. 미지의 영역에 도전하며 말초적인 쾌락에 탐닉하는 시절이었죠.
그 당시 저는 물론 혈기왕성한 20대 남자로써 성에 대해서 지대한 관심과 열정을 가지고 있었는데요, 대부분의 남성들이라면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지 다들 비슷하리라 생각되지만, 섹스에 대한 아주 지대한 향학열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서 MT를 연구실이라고 부르며 섹스에 대한 끝없는 탐구심을 불태웠죠.
섹스란, 일단 기분이 좋아야하며 기분이 좋기 위해서는 나 자신의 육체는 물론이거니와 파트너의 육체 또한 최대한 알아야하고 무엇보다 섹스에 있어서 나와 파트너 두 사람 다 적극적인 관심과 스킬레벨업에 대한 의지를 가지고 있기를 원했습니다.
예를 들자면 펠라와 커닐같은 구체적인 스킬을 시전할 때 봉사받는 사람이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해서 조금이라도 더 나은 쾌감을 찾는 것과 같은 것을 말하는 거죠.
그래서 전 섹스를 하는 파트너에게 늘 이렇게 말했습니다.
-절대로 부끄러워하거나 빼지 말자.
-특히 신음소리를 낼 때는 빼거나 가식적으로 하지 말고 솔직하게 내자. 자연스러운 신음소리와 요구는 상대방에게 최고의 서포팅이다.
-섹스는 남녀가 누릴 수 있는 최고의 스포츠이며 상대방에 대한 부끄러움이나 체면 때문에 즐거움에 제약을 걸지 말아라.
-네가 가장 원하는 각도, 부위, 체위나 방식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알려달라.
-난 네가 좋아한다면 니 머리 끝부터 똥꾸멍까지 다 맛있게 먹고 혓바닥으로 후비고 탐닉할 수 있다.
-나는 섹스에 관한한 모든 지 다 가능한 변태다. 게이섹은 제외.
-너도 변태가 되어 달라.
초반에는 대부분 어색해하지만 시간이 가면서 다들 적극적으로 변해갑니다. 무엇보다 뭐 즐거운 행위에 더욱 가열차게 향학열을 불태우며 함께 스킬업해가는 것에 대해서 싫어할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요. 섹스 자체에 트라우마가 있거나 그런 특수한 경우가 아니라면 말이죠.
네 뭐... 그러한 관계로 새로운 섹파가 된 두 사람은 불타올랐습니다. 그 당시 일 때문에 바빴음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자취방이 그리 멀지 않았기에 밤늦게 찾아가 새벽까지 불태우고 집에 들어가기를 밥먹듯이 했습니다. 물론 만나서 섹스만 하지는 않았죠. 같이 영화도 보고 술도 마시고 놀러가고 했죠.
일주일에 뭐 세번이 적다하고 만나서 섹스를 해댔죠. 여친보다도 더 자주 만났습니다. 당시 여친과는 조금 소원해졌달까, 여친도 공시준비하느라 좀 바쁘고 해서 자연스럽게 만나는 횟수도 줄어든 상태였으니까요. 그래도 주말에 한번 정도는 만났는데 심할 때는 뭐 낮에 여친과 만나서 MT가서 섹스하고 밤에는 토끼양과 섹스를 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시나 20대는 쇠도 씹어먹을 체력이라서 끄덕없었습니다.
뒤치기로 거칠게 토끼양의 찰떡같이 쫄깃한 보지를 쑤시자 그녀가 말합니다.
"하아... 하아... 낮에... 아..아... 쿠...언니 만났어?"
"ㅇㅇ 노량진 갔다왔지."
"낮에 언니랑 했어?"
"했지. 이 자지가 바로 몇 시간 전에!"
"아!"
"이렇게!"
"악... 하... "
"쿠 보지랑 입에 쑤셔박히고 있었지."
"야이... 씨발 놈아... 하... 양심도 없는... 아! 새...끼야..."
"뭐래는 거야 이 썅년아. 넌 내 섹노예라고 했냐 안했냐? 씨발년아. 질투나냐 이 썅년아?"
이즈음에는 토끼양의 요구로 서로 욕하고 거칠게 대하면서 흥분도를 더하는 플레이에 심취해있던 중이었습니다.
토끼양의 머리카락을 잡고 침대에 거칠게 밀어붙이고는 두 손목을 뒤에서 잡고는 거칠게 잡아당겼습니다.
"아! 아! 오빠! 오빠! 씨발 내 보지 아!"
"이 썅년아, 여친있는 남자란 거 빤히 알고 한달넘게 하루가 멀다하고 이렇게 씹질하면서 어디서 양심타령이야. 다른 사람은 몰라도 니! 가! 내 자지 밑에서 이렇게 허리 돌리고 있으면서 양심 운운하면 안되지."
"아! 아 씹...아... 아.."
"그래 여친이랑 낮에 빠구리 뜨고 밤에는 딴년이랑 빠구리 뜨는 내가 씹새끼다. 넌 뭔데 씨발년아? 그런 거 빤히 알고 내 자지 빨고 내 정액 삼키고 보지에 내 정액 받는 넌 뭐냐고 썅년아? 넌 양심있어? 나도 개쌍놈이고 너도 개쌍년이야!"
"아악...!!"
토끼양도 약을 먹고 있지만 그래서 행여나 사고날까 두려워 나는 자지를 빼서 그녀에 등에다 정액을 흩뿌립니다.
"...흑... 흑흑..."
어라?! 토끼양이 흐느껴울고 있습니다. 나는 급당황해서 그녀의 몸에 묻은 정액을 닦고 그녀를 안으려했는데 그녀는 내 손길을 거부하며 돌아눕습니다.
잠시의 시간이 흐른 뒤에 그녀는 안절부절하고 그녀의 뒤에서 엉거주춤 앉아있던 내 손을 잡아서 이끕니다. 그녀가 이끄는데로 자연스럽게 그녀는 백허그하는 자세로 안고 누웠습니다.
"...미안해, 오빠. 그냥 좀..... 기분이 그랬어."
"미안... 내가 말을 좀..."
"아냐. 원래 그런 '룰'이었으니까. 서로한테 거칠게 말하고 욕하는 '플레이'. 그런데... 진짜 말이라는 게 참... 좀... 아프다."
할말이 없어진 나는 그녀의 몸을 가볍게 쓰다듬다가 아랫배를 쓸게 됐습니다. 그녀의 아랫배에는 살이 튼것 마냥 여러 줄 살짝 튀어나온 핏줄 처럼 흔적같은 것이 남아있습니다. 쓰리썸했을 때는 없었던 것이죠.
그녀와의 관계가 이렇게 된 초반 나는 그것이 뭔지 몰라서 물어봤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그녀는 말했습니다.
"이건 낙인이야. 내가 저지른 짓에 대한 낙인..."
그녀의 낙인을 쓸면서 문득 나는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토끼양은 나랑의 관계를 통해서 자기 자신을 벌주고 있구나.
마치 우울증 환자가 손목을 긋는 것처럼, 자기 자신을 극한의 상황으로 몰아넣고 그 사실을 자책하며 자신의 상처로부터 스스로를 괴롭히는 것으로 도망치고 있구나.
하지만 그것은 결국 날카로운 비수처럼 그녀의 상처를 더욱 벌릴 뿐이고 치명적인 독이 되어 혈관을 타고 흘러서 심장을 점차 조여오는 죄책감이 되어 그녀의 정신을 피폐하게 만들어가고 있었습니다.
한달이 좀 지났을 때 같이 보고 있던 TV에서 노래가 흘러나왔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oUVqSGu-K-E
김광진의 편지라는 오래된 곡을 BMK가 리메이크한 것이었는데 노래가 흐르는 데 토끼양이 말없이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습니다. 흠칫 놀라서 그녀를 꼭 안아주었습니다.
여기까지가 끝인가 보오
이제 나는 돌아서겠소
억지 노력으로 인연을 거슬러
괴롭히지는 않겠소
하고 싶은 말 하려 했던 말
이대로 다 남겨두고서
혹시나 기대도 포기하려 하오
그대 부디 잘 지내시오
기나긴 그대 침묵은
이별로 받아두겠소
행여 이 맘 다칠까
근심은 접어두오
더 이상 못 보아도
사실 그대 있으므로
힘겨운 날들을
견뎌 왔음에 감사하오
좋은 사람 만나오
사는 동안 날 잊고 사시오
진정 행복하길 바라겠소
이 맘만 가져가오
기나긴 그대 침묵은
이별로 받아두겠소
행여 이 맘 다칠까
근심은 접어두오
오 사랑한 사람이여
더 이상 못 보아도
사실 그대 있으므로
힘겨운 날들을
견뎌 왔음에 감사하오
좋은 사람 만나오
사는 동안 날 잊고 사시오
진정 행복하길 바라겠소
이 맘만 가져가오
이 맘만 가져가오
그녀가 사랑했던 남자는 이미 다른 여자와 아이까지 있었던 유부남이였습니다. 토끼양은 그 사실을 몰랐고 그 사실을 알았을 때는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벌어진 이후였던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결국 도망쳤습니다. 그 남자와 그리고... 그녀의 원죄로부터.
하루 하루가 지날 수록 그녀는 저를 더 애타게 찾았습니다. 그리고 몸을 섞었고, 자신을 자학하는 욕을 하기 시작했고 내게 주인님이 되어서 자신을 학대해달라고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석달 정도가 지났을 때 다시 만나서 섹스를 하기 시작했을 때 토끼양이 말했습니다.
"저를 때려주세요, 저는 그냥 발정난 암캐에요. 절 따먹어 주세요..."
어느 순간 저는 갑자기 눈물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이건 아니야... 토끼야... 이건 아니라고..."
뭐라고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이었습니다.
동정? 몸정?
그런 것도 있겠지만 그것만이 전부는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애정이었고 분명 사랑의 감정이었습니다.
전 토끼양을 좋아하게 되었고, 그녀와 나의 행위가 그녀 자신을 더욱 망가뜨리고 있다는 것을 서서히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녀는 미칠 것 같았고 도망칠 곳이 필요했으며 자신의 죄책감을 자학해야만 견딜 수 있었던 것이죠.
"나는 마녀야. 죽일 년이지."
어느 날 술에 잔뜩 취해서 흐느적 거리며 말하던 그녀의 표정을 잊지 못합니다.
저는 그녀에게 점점 마음이 기울어가는 것을 느꼈지만 그녀는 저를 원하지 않았습니다. 그녀는 저랑 같이 있으면서도 점점 더 제가 아닌 다른 누군가를 보고 있는 보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욕을 해달라고 하고 주인님이라고 부르면서 그녀는 제가 아닌 다른 누군가를 보고 있었습니다.
결국 나는 그녀에게 우리의 관계를 끝내자고 말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왜? 좋아했잖아. 난 오빠 여친도 아니고 그냥 오빠가 원하면 언제든지 와서 대주는 걸레보지를 가진 섹노예라고. 오빠가 빨라면 빨고 해달라는 거 다 해주는데 왜 뭐가 문제인데?"
"더 이상 가면 난 이제 감정을 멈출 수가 없어. 말로는 섹파니 뭐니 어쩌구해도 우리는... 이런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사람들이 아니야. 알지 않아?"
"......."
"넌 지금 내가 쿠랑 헤어지고 너랑 진지하게 사귀고 싶다고 하면 사귈 수 있어? 너 지금 누구랑 있는 거야? 너 지금 누구랑 섹스하고 있냐고? 난 그 사람이 아니고... 널 계속 이렇게 괴롭히고 싶지 않아. 널 좋아한다고!"
한참 뒤에야 그녀는 나지막히 말했습니다.
"...알았어. 우리 이제 끝내자 오빠. 미안해."
마지막으로 그녀를 데려다 주던 날 차안에서 우리는 한참을 앉아서 헤어지지 못하고 눈물만 흘리고 있었습니다. 조금만 시간이 더 흐른 뒤에 여친과 헤어지고 그녀를 다시 만났더라면.. 우린 다른 결과를 마주할 수 있었을까.
시간이 흘러서 그 물음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몇년 후 쿠양과 헤어진 저는 토끼양을 찾았고 토끼양은 시간이 흘러 마음을 어느 정도 추스린 상태였지만 저와의 관계가 상처투성이의 왜곡된 관계였기에 좀처럼 마음을 열지 못했습니다. 반년이 넘게 그녀를 쫓아다녔고 결국 그녀와 다시 섹스를 하게 되었고 그녀의 모든 상처를 보듬어 안고 결혼하자고 했지만 그녀의 마음을 돌릴 수가 없었습니다. 그 이유는 현실적인 이유도 있었고 그녀가 마음을 추스리며 빠졌던 종교에 대한 이유도 있었지만, 어쨌든 결국 토끼양과 저는 끝내 이루어지지 못했습니다.
그녀는 몸은 주었지만 마음은 주지 않았죠. 끝끝내 반년만에 포기하고 되돌아서던 날 우리는 어느 뚝방길에 앉아서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마지막이니까, 오늘 하루만이라도 우리가 사귀었다고, 좋아했다고 해주면 안될까."
"...할꺼 못할꺼 이미 다 하고선 사귀었다 아니다 그게 그렇게 중요해?"
"나에겐 중요해."
"그러던가."
토끼양은 고개를 돌리고 한숨을 쉬었습니다. 제가 왜 그렇게 그때 의미없는 사귀었다라는 것에 동의에 매달렸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녀에 대한 저의 감정이 모두 부정되는 것이 싫었던 것인지...
이렇게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던 바람의 추억이 모두 끝났습니다.
있었던 사건들을 희미한 기억의 디테일을 붙잡고 쓰다보니 두서없이 영 노잼이네요. 딱히 특이한 내용도 없고... 감성팔이글만 되버린 듯한.. ㅠㅠ 댓글과 관심 많이 주시면 또 돌아오겠습니다.
블루메딕 후기작성시 10,000포인트 증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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