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만남썰 8-5

그날이후 내가 인정하는 공식적인 단어는 아니지만 데이트 비스무리 한것을 서너번 했음
놀이공원도 가고 드라이브도 가고 맛집도 찾아가보고....
당연히 섹스도 많이 하고...
그럴수록 이건 아니다 싶었음
왜냐하면 나도 호감이 없진 않았지만 우리가 10대도 아니고 내 인생에 결혼 같은건 없다고 살고 있는 놈이라 더 깊어지면 상처만 줄것 같았음.
정리하기로 결정하고 술 한잔 하자고 불러냈음
조용한 곳이 낫겠다 싶어 생전 가지도 않던 BAR 에서 만나기로 함
도착하자 마자 어쩐일로 이런곳에서 만나자고 하냐면서 환하게 웃는데....
아프더라....
평소 술도 잘 안먹고 더구나 바 는 더더욱 올일이 없어서 양주는 잘 모르는 관계로 많이 들었던 발렌타인 21을 시킴
시발 그렇게 비쌀줄 몰랐음... 주류백화점에서 20만원인가 주고 산 기억이 있는데 바에서는 78만원...
사실 평소에도 나는 말이 거의 없고 그녀만 떠드는게 일상적인 일이긴 한데 그날은 더 말을 못하겠어서 진짜 아무말 안하고 한 10여분간 술만 먹었음
그러다가 말을 해야 겠다고 생각하고 입을 떼려는데...
그녀가
" 오빠 우리 그만 만나자..."
이러는 거임
와 진짜 괜찮을줄 알았는데 싸우다 가슴을 한대 맞은 기분 이었음
숨막힌다는게 은유적인 표현인줄 알았는데 진짜 순간적으로 숨쉬기가 힘들어짐...
가만히 있었음...
그녀왈...
" 나같은 사람하고 만나는거 힘들지? 알아 오빤 더 좋은 사람 만날거야. 사실 오빠가 언젠가 헤어지자고 할줄 알고 있었어...매번 만날때 마다 느꼈어..."
늘 그랬듯이 난 듣고만 있음...
" 그래도 한 두어달 너무 행복햇어...오빠 나 소개팅 할거야. 언니 회사에 좋은 사람있다고 다음 주말에 약속잡았어. 오빠 고마워"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 조용히 일어섰음...
와 시발...
얘랑은 정말 아무것도 아닌 사이인줄 알았는데 진짜 너무 아팠음...
그녀가 거의 남기고간 발렌타인을 언더락스 잔에 스트레이트로 몇잔만에 다 먹어 버렸는데 정신이 너무 맑은 거임...
그렇게 한 2주간을 집에 처박혀 있다가 숨이 쉬어질만한 상태가 된것 같아 그녀의 톡 프로필을 확인해 보았음
은인....
이 두 글자로 바뀌어져 있었음
이제 시간이 많이 지났고 두어번 톡 했음
아주 착한 사람 만나서 잘 지내고 있음
한번 보자고 했는데 바쁘다고 핑계대고 거절 했음
도저히 자신이 없었음
지금도 잘 지내고 있을 거임
나쁜년...
내가 안받는 다고 하긴 했지만 내돈 가져간 나쁜년....
이번편은 조금 신파로 갔네요.
다음편은 게시판에 어울리는 제대로된 편으로 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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