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기운에 털어내는 묵은 이야기 1

오래전부터 연상에 대한 로망이 있었다.
동갑이나 아래의 여성에게는 별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혼자서 고민해 본 결과, 이는 유년기 시절 겪었던 경험 때문이라 결론 지었다.
10대 시절.
친구들은 동급생이나 후배들과 잘도 사귀고 헤어졌지만, 그시절 나는
연상에 대한 막연한 동경에 빠져 그러한 모습들을 가소로이 여겼다.
친구로서 탈없이 지냈을 뿐 이성에 대한 감정이 전혀 생기지 않았다.
후배나 동급생 몇몇이 수줍게 고백을 해왔지만 멀뚱멀뚱 쳐다보고 무시할 뿐이었다.
그런 탓에..
얼굴도 별로인게..
키도 크지 않은게..
잘난 것 도 없는게..
건방지고 싸가지 없다고 학교에 퍼진 악소문을 친구라는 녀석들은 낄낄대며 전해주었다.
교생으로 실습나와 환호의 대상이었던 대학생들도 내눈에는 어린아이처럼 보였었다.
20대 초.
한 학기면 전교생 얼굴을 다 알던 고등학교 시절과는 달리
한 학년이 지나도 처음 보는 얼굴들이 넘쳤다.
그렇다해도 눈에 차지 않는..
역시나 다가오는 이들이 있었지만 밀어내기 바빴다.
그리고 입대를 앞둔 어느날..
술자리 횟수는 늘어나고 주된 대화는 입대전 첫경험이었다.
누가봐도 경험은 충분했을 터인데 사내 녀석들은 그딴 핑계를 대며 욕구를 풀려한다.
그러다 문득
경험이 없는 건 나뿐이란 생각이 들었다.
눈치챈 녀석들은 사창가로 끌고 가려했지만 완강히 거부하였다.
지금에와 생각해 보면 그게 뭐라고
내 첫경험을 일면식도 없는 여자에게 비용을 지불하며 해결하고 싶지 않았었다.
힘겹게 뿌리치고 돌아오는 길에 내 순결을 지켜냈다 흡족해하다 유년시절의 일을 떠올리면 내가 순결한건지 고민하였다.
순결의 기준이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인지는 모르겠으나 유년기 시절 큰 사건이 내겐 트라우마였고 내가 이 글을 쓰게된 이유일지도 모른다.
나름의 순결을 지켜내며 군생활을 마쳤고, 복학 하기엔 시간이 꽤 남은지라 용돈벌이라도 해야했다.
나름 전공을 살려 시작한 아르바이트는 장소와 시간에 구애받지 않았다.
작업량에 따라 페이가 상이했고, 웬만한 신입사원 초봉과 맞먹는 수익이 생겼다.
하루하루 입금되는 페이는 내게 즐거움이었고 딱히 술담배를 즐기지 않았던 처음 두달은 일에 미쳐있었다.
연락 할만한 동기들은 제대 전이고, 같은과 여자인 친구들에게는 먼저 연락하지 못하는 쫄보인지라 지출은 하루 2,3천원 남짓.
시간이 지날수록 늘어나는 노하우 덕에 수익은 평균 280-350이었고, 800까지 찍었을때는 자퇴까지 심각하게 고려했었다.
그즈음 동기들은 말년휴가나 제대를 했다며 연락이 왔었고, 잦은 술자리가 생기면서 수익도 줄고 씀씀이도 해퍼졌다.
통장의 잔고덕에 생에 처음으로 신용카드를 발급받았고, 막 군생활을 마친 녀석들 대신 술값, 밥값을 당연하다는 듯 계산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네댓명이서 시작한 술자리는 2차 3차 4차로 이어졌고, 마지막 남은 한 녀석과 술 깬다는 핑계로 번화가를 하염없이 걷기시작했다.
그러다 휘향찬란한 불빛을 맞이했고 걸음을 멈춘 녀석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그것을 가리켰다.
나이트 클럽
정신이 번쩍 들었다.
웬지 이녀석이 나를 호구로 보는 것 같았다.
그때까지만 해도 그런곳에 경험이 없던 나로서는 부담스러웠다.
아무리 씀씀이가 해퍼도 그곳은 왜인지 오늘하루 계산한 금액보다 더 나올 것 같았다.
잠시 망설일때에 녀석은 본인이 계산하겠노라며 의외의 말을 던진다.
그럼에도 찜찜한 마음은 가시질 않았다.
과연 정말 그럴까? 라는 의구심만 들었다
ㅡ 퇴근 후, 늦은 시간까지 술마시다 귀가했고, 잠이오지를 않아 속아 담아둔 묵은 이야기를 조심스럽게 시작해 본다.
그간 말못한 내 사정들을 과연 계속 이을수 있을지, 다른 글들과 마찬가지로 악플들이 달려 상처받을까 두렵기도 하지만, 오늘은 술의 힘을 빌려 끄적여 본다.
[초대박]핫썰닷컴 여성회원 인증 게시판 그랜드오픈!!
[재오픈 공지]출석체크 게시판 1년만에 재오픈!! 지금 출석세요!
[EVENT]06월 한정 자유게시판 글쓰기 포인트 3배!
- 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