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만난 여자와 헤어진 썰

내가 비행기도 처음 타고 혼자 여행 갔을 때
아무것도 몰라서 여행 단톡방에 들어간 적이 있었다..
단톡방 터줏대감들중에 유독 뉴비인 나한테 관광정보도 많이주고 맛집고 알려준 여자가 있었는데
그 여자도 마침 현지에 있어서 실제로 만났고 밥도먹고 술도 먹으면서 친해졌음
나이는 나보다 2살 많았고 얼굴이 막 엄청 예쁜건 아니지만
피부가 존나 하얗고 옷차림 수수하고 외국어 잘해서 나 리드해주는거에 꽂히더라
귀국해서도 모임방 정모 나가서 그 여자가 적응시켜줄라하고..
카톡도 계속 했는데..
내가 용기내서 이번엔 우리동네 가이드해준다고
데이트 신청해서 분위기 한창 좋을 때 저수지 걸으면서 고백힜음..
그리고 그렇게 남들처럼 사귄거같다
둘 다 일을하니 평일은 주로 기념일에 보고 주말에 가볍게 해외도 갔다오고..좋았는데
난 그여자가 나한테 감정이 식은걸 눈치 못챈건지..결혼생각도 했음
엊그제 갑자기 보자더니..나한테 세상 돌아가는 것도 더 배우고 사람도 많이 만나고 하고 싶은 것도 더 해 이러더라
솔직히 그렇게 눈치 없는건 아니고
걍 왜 헤어지고싶은지 물어보니까
그냥 연애고 인간관계고 자기 감정컨트롤도 안되고
좀 쉬고싶다더라..직장도 그만둔다길래
그럼 앞으로 나한테 연락 안하겠네? 물어보니까..
연애할 때 한번도 화 안냈는데 '너 진짜 답답하고 한두발짝 느린거 기분 나쁠때 있어' 이 ㅈㄹ함..
그러면서 갑자기 '아 미안 너랑 있을 때 좋을 때도 많았어 너 싫어서 헤어지는거 아닌거 알잖아'
이 말 듣는데 아 존나 비참하고..자괴감? 들어서 집으로 와버렸다..2년이 추억보다는 순삭된 것 같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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