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쩡한 척 하는 미친년 근친으로 태어난 사촌에게 덮쳐진 썰 (1)
오늘 토요일 출퇴근하고 씻고 노트북 앞에 딱 앉았는데
기분 우울해서 지반 뚫을 것 같은 수준이야
예랑이 썰 계속 써보려고 했는데 손가락에 누가 아령 달아놨나봐 까닥도 안함;
이렇게 기분 별로일 땐 좋지 않았던 일들이 막 떠오르거든?
그러다가 전에 무슨 상담 전문가인가? 하는 사람이 티비에 나와서 우울할 땐 그 일을 일기장에 적으면 도움이 된다고 한 게 생각이 나서
뭘 쓸까 고민을 좀 해봤어
진짜진짜 진지한 얘기는 너무 노잼이라 쓰기 좀 그렇고
다른 분들 뭐 올렸나 제목만 쭉 봤는데
여긴 왜 이렇게 근친 좋아해? ㅋㅋㅋㅋ
난 근ㅊ 이야기 진짜 별로야
그런 이야기 들으면 비위가 상하는 사람이라서
난 가족이나 친척이랑 하는 상상도 하기 싫은데
배덕감? 같은 게 강해서 다들 좋아하는 걸까
근데 정작 나도 비슷한 경험이 있거든 ㅋㅋㅋㅋㅋ
근ㅊ인데 내가 그렇게 느끼지 않았다고 해야하나
말하기 좀 복잡한데
아무튼 다들 그쪽 얘기 좋아하는 거 같고
마침 나도 우울한 김에 좀 가라앉는 이야기하는 게 좋을 것 같아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이야기해줄게
우리 집 외가는 삼남매인데
엄마가 장녀고 아래에 남자 형제가 둘 있어
하지만 나는 고등학생 때까지 둘째 외삼촌의 존재 자체를 몰랐어
외가 쪽은 엄마랑 막내 삼촌, 이렇게 두 명만 있는 줄 알았거든
그러다가 술자리에서 이야기하는 걸 듣고 나에게 둘째 외삼촌이 있다는 걸 알았음
어른들이 다들 쉬쉬하는 와중에도 외삼촌이 사고를 크게 쳐서 호적 파였다는 건 알았고
그게 사촌이랑 근ㅊ으로 아이를 낳아서 그렇다는 건 성인되기 직전에 알았던 것 같아
작은 외할아버지의 따님?
내가 먼 친척을 만나본 적이 없어서 뭐라고 불러야 하는지 모르겠네
아무튼 그 분이랑 둘째 외삼촌이랑 눈이 맞아서 둘 사이에 아기가 생겼대
집안은 발칵 뒤집히고 둘은 바로 쫓겨났지
할아버지는 아예 연락을 끊었지만 엄마는 그래도 가끔씩 연락한다고 그러시더라
그 여자 분은 아이를 낳고 바로 사라졌고 둘째 외삼촌 혼자서 아이를 키웠는데
그때 엄마가 조금씩 도움을 줬었나봐
이 문제 때문에 명절날 술자리 개판 났었거든;
고함 지르고 울고 진짜 엄마가 그렇게 소리지르는 거 그때 처음봤어
아무튼 나도 그때 둘째 외삼촌이랑 사촌 동생의 존재는 알게 되었음
엄마 카톡에 둘째 외삼촌이 있는 건 봤지만 난 얼굴도 이름도 모르고 그냥 나에게 몰랐던 친척이 있었구나 하고 넘어갔던 것 같아
그 뒤로 외삼촌 일은 까마득하게 잊고 있었는데
내가 대학 때문에 서울에 자취할 때 갑자기 모르는 사람 이름으로 전화가 오는거야
그때가 거의 밤 10시가 다되어가던 때였어
전화를 받았더니 어떤 아저씨가 내 이름 부르면서 자기가 내 둘째 외삼촌이라는거야
보이스피싱 같아서 바로 끊어버렸는데
그 뒤로 계속 전화랑 문자가 오길래 혹시나 싶어서 전화를 받아봤어
외삼촌이라는 사람이 전화를 해서 사정을 말하는데 솔직히 듣는 내가 기가 막히더라
내 사촌인 애가 가출 비슷한 걸 해서 서울로 혼자 와서는
홍대에서 술 먹고 놀다가 지나가는 사람이랑 시비가 붙었었나봐
경찰서에 사촌이 있다는 전화를 외삼촌이 이때 막 받은거야
그런데 외삼촌은 무슨 일을 하시는지 모르겠지만 며칠 동안 지방에서 올라올 수가 없어서 나한테 연락을 했다는 거야
내 번호는 어떻게 알았냐고 물어봤더니
우리 집이 지방에 내려가서 과수원을 하는데
내가 잠시 판매일을 도와줬어서 내 이름이랑 연락처가 엄마 카톡 상메에 한동안 올라가 있었거든
그때 보고 저장했대
솔직히 좀 내키지도 않고 믿기도 어려웠지만
사기꾼이 경찰서에서 사촌 찾아달라는 말을 할 리가 없잖아
그래서 속는 셈 치고 밤 10시가 넘는 시간에 옷 입고 그쪽 경찰서로 찾아갔어
외삼촌이 문자로 사촌 이름이랑 얼굴 사진 보내줬는데
완전 애기 때 사진을 보내준거야;
애가 큰 다음에는 사진을 찍은 적이 없나봐
어떻게 겨우 늦은 시간에 도착해서 이름 대고 사촌을 찾았지
난 애기 때 사진 때문인지 당연히 중고등학생 정도 나이일 줄 알았는데
막상 갔더니 성인 남자가 떡 하니 앉아 있어서 많이 당황했음;
쌍방폭행이니 뭐니 형사 아저씨가 한참 말하고 내 신분 알려주고 외삼촌이랑 전화 연결 시켜줬어
그러고 나서도 자기들끼리 한참 동안 뭐라뭐라 떠들더니 제대로 확인도 안하고 그냥 종이 내밀면서 서명하고 애 데리고 가래
그냥 흔히 있는 취객 정도라고 생각한 것 같아
일단 애랑 같이 경찰서 나왔는데 진짜 개 어색했음;
말이 사촌이지 사실상 남남이니까
근처 맥도날드 데려가서 배고프지 않냐고 세트 하나 시켜주고
난 외삼촌에게 전화 걸었는데 계속 부재 중이 뜨는거야
내 앞에서 햄버거 우적우적 먹고 있는 남자 하나 두고 애타게 계속 전화했지
간신히 전화를 받았는데
또 어이 없는 소리를 하는게
나보고 하룻밤만 내 방에서 재워달래
우리 엄마한테는 제발 비밀로 하고
내가 어이 털려서
근처 모텔에 재울테니까 내일 아침에 알아서 데려가라고 하고 전화 끊어버렸어
그리고 바로 근처에 모텔에 방 잡아주고 내일 아침에 외삼촌 연락오면 꼭 받으라고 당부하고 그대로 나와서 난 집으로 돌아왔지
집 도착하니까 새벽 한 시가 꼬박 넘었더라
피곤해서 제대로 씻지도 않고 그대로 침대에 푹 빠져서 잠들었는데
전화가 미친듯이 울려서 새벽 두 시에 바로 깼어 진짜 ㅅ발
외삼촌이 애가 또 술 쳐먹고 돌아다니는 것 같다고 하는데 진짜 그 순간에 짜증이 확 치밀어 올라서 씹고 다시 잠
번호도 차단했는데 폰이 여러 개인지 다른 번호로 또 전화오는거야 ㅋㅋㅋㅋㅋ
진짜 개민폐짓에 너무 화가 나서 전화 받고 왜 자꾸 나한테 난리냐고 엄마한테 다 알리겠다고 하니까
싹싹 빌면서도 진짜 딱 한 번만 애 어디 못 돌아다니게 방에서 지켜봐달라고 하더라
그냥 전화 끊어버리고 다시 잘 수도 있었는데
우리 엄마가 술자리에서 외할아버지한테 뺨 맞으면서까지 외삼촌 편 들어줬던 거 생각하니까 뭔가 그대로 두기가 좀 그런거야
그래서 다시 일어나서 애가 마지막으로 연락된 곳으로 찾아가서 얘 데리고 내 자취방으로 돌아왔어
생각해보면 그때 데려오지 말고 그냥 유치장에 쳐박았어야 했는데 내가 병신이었지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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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오늘 출근했더니 너무 졸려서 그 다음은 자고 일어나서 쓸게
곧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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