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에서 우연히 만난 유럽 미시 1
너른벌판에서서
0
32
0
26분전
밑에 "나의 첫경험과 그때의 각인"이라는 글을 썼던 사람입니다.
유럽에서 회사 일 마치고 퇴근할 때 일을 적어봅니다.
앞으로 작성할 이야기들에서 나라는 밝히지 않을게요.
현지에서 지인을 통해 유추가 되기 싫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죄 짓거나 부끄러운 일을 한 것도 아니지만, 프라이버시 보호 차원에서 그리 하는 겁니다.
오늘은 제가 일은 그닥 없는데 사무실에서 야근을 하는 관계로 썰을 많이 올려봅니다.
집과 제 회사 사이에는 기차역이 있어서 평소에는 이 기차를 자주 이용합니다.
유럽의 휘발류, 경유 가격이 정말 살벌합니다.
한번은 모처럼 날씨가 무척 맑아서 퇴근 후 집으로 곧장 가지 않고 커피 한잔을 사서 역사 앞 벤치에 앉아서 멍때리며 햇살을 즐겼죠.
이 나라가 워낙 흐린 날들이 많아 화창한 날에 그 햇살을 즐기는 것도 삶의 작은 낙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한 5m 앞에 한 미시가 표정이 안절부절 못하더니 주위를 두리번거리다 저와 눈이 딱 마주쳤습니다.
그후로 저를 계속 쳐다보는데 순간 왜 저러나 싶을 정도로 눈을 두기가 민망했죠.
그러더니 제 곁으로 성큼성큼 다가옵니다.
그러더니 제게 말을 겁니다.
다가오는 내내 스캔을 해보니 키는 172 전후에 마르지 않은 몸매, 금발에 푸른 눈이 호감을 자극합니다.
저보다 한 10살 정도 어려보였는데 저에게 휴대폰을 한번만 쓰게 해달라는 겁니다.
해서 빌려주었지요.
그랬더니 누구에게 전화를 하는지 통화 내용이 시내에 나와 지갑과 휴대폰을 소매치기 당했는지 사라졌답니다. 그리고 전화 받는 이에게 자기 좀 데리러 와달라는 겁니다.
이즘 되면 구걸로 쑈하는 사람일 수도 있겠거니 하겠지만, 이 나라 사람들은 구걸하는 사람에게 동냥도 잘하고 어려움을 토로하면 도와주는 문화입니다.
전화를 끊고나서 제가 질문을 했더랬죠.
전화받는 사람이 나오기로 했냐니까 한 세시간 뒤에 자기를 데리러 오기로 했답니다.
해서 자기는 여기서 기다릴 거라고 합니다.
집이 어느 도시라고 물으니 여기서 20km 밖에 있는 곳입니다.
생김새를 보아하니 내 아내, 내 여동생 같은 느낌이 들고 거리에서 멍때리는 모습이 딱해 지갑을 열고 20유로를 주고 이걸로 집에 가라고 주었죠.
20유로면 당시 3만원 정도입니다.
여기는 역세권 밖은 대중교통 폭망이라 기차역을 벗어나면 택시를 타야하는데 그 택시비도 비쌉니다.
20유로면 기차 타고 집 근처로 가서 택시 타고 들어가겠거니 하고 주었죠.
그러자 이 미시가 저를 와락 껴안더니 왼뺨, 오른 뺨에 뽀뽀를 하며 연신 고맙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다시 전화를 빌려달라고 해서 줬더니 아까 전화 받던 지인에게 자기를 데리러 나올 필요가 없다고 하고 끊었습니다.
그리고 제게 연신 고맙다고 인사를 하고 그녀는 역사로 사라졌습니다.
뜻하지 않은 포옹과 뽀뽀.
그녀가 떠나간 이후 혼자 화창한 햇살 아래 그녀가 남기고 간 체음과 촉감을 떠올리며 벤치에서 멍때리다 귀가 했습니다.
그 주 토요일에 집에서 혼자 빈둥거리며 있는데, 그녀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제 전번을 어떻게 알았냐고 하니 제 폰으로 친구한테 전화하면서 찍힐 번호를 되물어봐서 알아냈답니다.
내일(일요일)에 시간이 되면 호수가 아름다운 레스토랑이 있는데 거기로 데이트를 가잡니다.
해서 OK 콜을 외치고 다음날 나갔지요.
저도 마음에 드는 타입이라 길게 생각할 게 없었어요.
일요일이 되어 약속 장소로 가면서 그래도 여자에게 데이팅 프로포즈를 받은데다 첫 만남이라 꽃다발과 쵸코렛을 사가지고 갔습니다.
그날도 화창한 날이었습니다.
드디어 그녀를 약속 장소에서 만났습니다.
장소는 큰 주차장인데 제 차는 여기다 파킹하랍니다.
그녀는 폭스바겐 골프 수동을 타고 왔어요.
가슴이 깊게 패이고 무릎까지 오는 화사한 원피스에 가디건을 걸치고 하이힐을 신었는데 한눈에도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그런데 옆에서 수동 차량을 운전하는 걸 보고 스틱 운전이 불편하지 않냐고 질문을 했죠.
그랬더니 여자라고 수동 차량을 몰지 못한다는 편견은 버리라고 하네요.
한국은 남성성이 강해 그런 생각을 가질 수 있을지 몰라도 여기는 그렇지 않답니다.
헐~ 좋아좋아 이런 자세.
거기서 한 20여분을 그렇게 가니 너를 벌판 사이로 작은 숲이 나오더군요.
거기다 파킹하고 내려서 걷다보니 작은 호수가 펼쳐져 있는데 분위기가 좋더군요.
그리고 호수 주변에 상의 탈의나 누드 선탠을 하는 사람들이 종종 보이고.
대다수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이지만, 종종 가족 단위 중년층이나 처자들도 있습니다.
아무렇지 않게 그들 곁을 지나가며 가볍게 인사하고 지나갔습니다.
그렇게 호수의 어느 한 벤치에 앉아 그녀와 담소를 나누었습니다.
자신을 영어 선생이고 이혼했고 아이가 있다고 하더군요.
전남편은 실업자가 된 이후로 룸펜 생활을 하다 카지노에 빠져 결국 이혼에 다다랐다고 그러더군요.
그리고 2년전에 아이가 K문화를 좋아해서 우리나라에 공연도 볼겸 여행도 왔답니다.
그 이후 자기도 Kpop, K드라마를 좋아하게 되었다는군요.
그리고 자기는 김치도 만들줄 알고, 한국 요리 몇가지도 할줄 아는데 언제 시간이 나면 저를 자기집에 초대해서 요리해주겠다고 합니다.
그말에 고개를 끄덕끄덕.
사실 며칠 전 역사 앞에서 누군가에게 전화를 빌려야 하겠다고 생각하고 두리번거렸을 때 저를 딱 본 순간 제가 한국 사람이구나 하는 감이 팍 왔답니다.
그래서 이왕이면 말도 걸겸 제게 다가왔다고 하네요.
쓰다보니 얘기가 길어져 한번 끊겠습니다.
블루메딕 후기작성시 10,000포인트 증정
- 글이 없습니다.

올레벳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