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인생
조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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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시간전
그날은 고2 여름방학 직전, 무더운 7월 오후였다. 친구 혁준이가 갑자기 카톡으로 "야, 내 후배 하나 소개해줄게. 근처 여고 애인데, 작년에 교복 카탈로그 모델 했대. 진짜 예뻐. 너랑 딱 맞을 듯" 하면서 사진 한 장을 보냈다. 사진 속 그녀는 교복 치마를 입고 카메라를 똑바로 바라보고 있었는데, 긴 생머리에 큰 눈, 살짝 웃는 입꼬리가... 솔직히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
소개팅 장소는 학교 근처 프랜차이즈 카페. 내가 먼저 도착해서 창가 자리에 앉아 있었는데, 문이 열리고 그녀가 들어오는 순간 카페 안 공기가 달라진 것 같았다. 교복 치마에 하얀 블라우스, 목에 빨간 리본 타이, 긴 머리를 한쪽으로 넘긴 모습이 딱 카탈로그에서 튀어나온 듯했다. 친구 후배라더니, 1살 어린 고1이었는데 키는 나랑 비슷하고, 몸매는... 모델 한 애답게 완벽했다.
그녀가 살짝 손을 흔들며 다가왔다. "안녕하세요... 혁준이 오빠 후배 은지예요." 목소리가 맑고 부드러워서 더 긴장됐다. 내가 일어나서 "어... 앉아, 뭐 마실래?" 하니까 그녀가 웃으며 "아이스 아메리카노요. 오빠는?" 했다. 그 웃는 눈이 반달이 돼서, 순간 말문이 막혔다.
테이블에 앉아서 처음엔 어색했다. "혁준이 오빠가 오빠 얘기 엄청 했어요. 공부 잘하고, 농구도 잘한다고..." 그녀가 먼저 말을 꺼냈다. 내가 "그 새끼 과장 심하네" 하면서 웃으니까 그녀도 따라 웃었다. 가까이서 보니 피부가 진짜 하얗고, 속눈썹이 길어서 눈이 더 커 보였다.
대화가 풀리면서 그녀가 교복 모델 얘기를 꺼냈다. "작년에 학교 교복 업체에서 모델 뽑아서 했어요. 친구들이 부러워하더라고요." 하면서 살짝 부끄러워하는 표정. 내가 "사진 봤는데... 진짜 예쁘던데"라고 솔직하게 말했더니 그녀가 얼굴을 살짝 붉히며 고개를 숙였다. 그 순간, 그녀의 손이 테이블 위에 있었는데 손가락이 가늘고 예뻐서 넋 놓고 보게 됐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얘기했다. 그녀 학교 얘기, 내가 좋아하는 음악, 여름방학 계획... 자연스럽게 손이 스치기도 하고, 눈이 마주칠 때마다 가슴이 뛰었다. 카페 나올 때쯤 그녀가 "오빠... 오늘 재밌었어요. 또... 만나요?" 하면서 살짝 고개를 기울였다.
그날 이후로 우리는 바로 사귀게 됐다. 첫 소개팅이었는데, 그날 본 그녀의 교복 입은 모습, 수줍은 미소, 맑은 목소리... 지금도 생생하다. 그게 우리 인연의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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