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신부와의 썰(마지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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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쓰면서도 참 많은 생각이 드네요
그래도 부족한 글 읽고 댓글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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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무심하게 흘러간다. 그녀는 sns에 결혼식을 준비하는 과정을 드문드문 올리며 근황을 알렸다. 보기 싫지만, 안보면 더 궁금해지는 내가 싫었다. 무엇보다 내가 그녀에게 향하는 감정을 명확하게 알지 못했다. 이사람은 내가 좋아하는가? 아니면 영혼의 섹스파트너인가? 어떤 감정인지보다 그녀를 마음에서 정리해야 한다는 사실이 답답하게 느껴졌다. 바깥은 복잡한 마음처럼 폭우가 내리고 있었다. 멍하니 비를 바라보면 그녀 생각이 더 나서 힘들었다. 그러던 그 때 전화벨이 울렸다. 첫 전화 이후에는 평소 문자만 주고받던 사람이 전화가 와서 무슨일인가 싶었다.
"여보세요?"
"..."
"여보세요? 누나?"
"응, 어디야?"
"집이에요. 밖이에요?"
"나도 집이야... 우리 지금 볼까?"
"지금요?"
"아.. 비오지.. 아니다. 그럼 다으.."
"10분. 기다려요. 가서 전화할게요"
보고싶다. 만나야겠다. 다음이 없을 것 같다. 거리는 멀지 않다. 폭우는 중요하지 않았다. 차를 가지고 가면 정말 10분이면 간다. 마음이 급해졌다.
오래 걸리지 않고 그녀의 집 앞에 도착해 전화를 했지만 받지 않았다. 문자로 도착했다는 메세지를 보내니 바로 읽었다는 표시가 떴다. 전화를 바로 했지만 연결은 되지 않았다. 무슨 일인가 하는 찰나 그녀가 차로 뛰어들어왔다. 전에 봤던 검은 원피스에 하얀 가디건을 걸쳤는데 짧은 거리임에도 폭우에 젖어버렸다. 이런 날 보자는 것도, 굳이 우산 안쓰고 오는 것도 이상하지만 머리속에는 그걸 따지고 싶은 마음은 1도 들지 않았다. 그저 좋을 뿐이었다.
그녀는 드라이브를 하고 싶다고 했다. 아무 말 없이, 목적지 없이 한바퀴 돌기로 했다. 좀 많이 젖었는지 에어컨이 돌아가는 차 안을 추울 수밖에 없었다. 엉따를 틀어주고 덮을 담요를 줬지만 적시기 싫다며 담요를 덮으려하지 않았다. 괜찮다고 하며 덮어주려는데 그녀가 말했다.
"나.. 안아줘.."
"..."
"추워.. 니가 나 따뜻하게 안아주면 안돼?"
"...알았어요..."
말의 의미는 얼추 이해했으니 가던 길을 돌려 모텔로 향했다. 모텔에 도착해서는 젖은 옷가지들은 옷걸이에 따로 걸어두고 이불 속으로 들어가라고 했다. 벗었다고 바로 덮칠 그런 분위기는 아니었다. 생각보다 많이 추운듯 떨어서 욕조에 물을 받기로 했다. 따뜻한 물에서 나오는 수증기가 몸 안의 온도를 올리는 것 같았다. 어느정도 물이 받아졌을 때 쯤 입욕제를 풀고 그녀를 불렀다.
"들어가요."
"..."
"...뭐 필요해요?"
"같이 들어가고 싶어. 같이 들어가자"
그저 좋기만 했다. 어디서 나온 건 다 해보는 느낌이었다. 그녀와 만나던 순간 또는 섹스하는 그 순간들도 영화나 드라마, 심지어 야동에서도 본 것 같은 장면들도 우리가 하는 것 같아 흡사 영화 주인공이라도 된 기분이었다. 내가 먼저 들어가고 그녀가 내 위로 올라왔다. 따뜻한 물 속에서 입욕제로 인해 약간 미끌거리는 피부를 부드럽게 어루만져주었다. 한여름의 폭우로 인한 추위로 굳어진 몸이 풀리기 시작했다. 그녀는 눈을 감고 내게 기대 누웠다.
"근데, 왜 우산을 안쓰고 나왔어요?"
"그냥. 너 만나기 전에 집에서 좀 싸웠어..."
"결혼... 때문에...?"
"응..."
"준비 잘 하고있던 거 아니었어요?"
"그거야... 예약한 거고... 어쨋든 해야하는 거니까..."
"그럼... 왜..."
"글쎄... 나도 잘 모르겠다... 전에는 그냥 조금만 더 놀고 싶다였는데... 지금은... 이사람과 왜 결혼하고 싶은지 모르겠어"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이 사람의 결혼에 대해 내가 혼란을 주고 있는 건 아닐까 라는 생각. 자아도취 같은 건 아니었다. 다만, 이 사람의 혼란의 씨앗을 정리해주고 싶은 마음이었다.
"혹시... 그 이유에 저도 있나요?"
이 질문을 하면 '절대 아냐'의 부정형이든, '뭐래~'라는 식의 흘려넘김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녀의 대답은 역질문이었다.
"너였음 좋겠어?"
"좋겠는 게 아니라... 혹시나 하는거죠"
"아니야. 그리고 너도 여자친구 있잖아"
"지금 그게 말이 되나요? 누나는 남자친구가 아니라 결혼할 사람이 있어서인데? 그럼, 제가 여자친구가 없었다면 그 고민이 정당한 건가요? 아니, 없었으면 저랑 결혼할 생각이 있었던 건가요?"
조금 말이 이상했지만 이때는 약간 본심이 나온 것 같다. 나도 여자친구는 있었지만 섹스 면에서는 전혀 즐겁지 않았다. 착하고 좋은 사람이었지만 섹스에서만큼은 아쉬운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나도, 이사람도 흔들리고 있다.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내가 말했잖아. 너랑 조금만 일찍 만났으면 어땠을까? 라고. 너는 내가 지금 이 결혼을 깨고 나랑 살자고 하면 너는 날 받아들일 수 있어?"
"..."
분명 듣고 싶은 말이기도 했지만, 쉽게 대답할 수도 없는 말이었다. 내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자기를 바라보고 있는 것에 대해 그녀는 나름의 답을 내린 것 같았다. 이 사람은 왜 그 남자와 결혼을 하려는지 대충은 안다. 나는 그 남자의 모자른 부분을 채워줬지만, 그 사람이 채우는 부분을 내가 똑같이 채워줄 수는 없다. 서로 그 부분을 알고 있어서 마음을 확인한 그 다음을 나가려 하지 않는 것이다.
"지금 너처럼 나도 그랬어. 그런데 지금 내가 이러면 안되는건가? 에 대해서는 그건 모르겠어. 왜 내 결혼이 너를 잃어야 하는 게 되는건지 잘 모르겠어... 그래서 오늘 보고싶었어."
정말 이야기하면 이야기할수록 나와 생각하는 부분이 비슷하다는 부분이 짜증이 날 정도였다. 왜 이 사람을 좀 더 일찍 만나지 못했을까. 지금 나는 그녀에게 무슨 이야기를 해줘야 할까. 판을 뒤집을 혼란일까, 아니면 그녀를 응원하는 안심일까.
"결혼해도 나 어디 안가요. 우리는 계속 만날 수 있고. 만나면 되죠."
"결혼하면 아줌마 되는데 그래도 만나줄거야?"
"결혼하면 사람이 바뀌어요? 결혼하고서는 나 안 볼 생각이었나보네"
"너나 나 연락끊지마.ㅋㅋㅋ"
내가 택한 건, 응원이 아닌 일종의 약속이었다. 분명한 건, 판을 깨자는 소리는 아니란 것이다. 결혼하면 다시 동네 친구로, 아는 동생으로, 그리고 오늘처럼 달려줄 수 있다면 상대역으로, 그녀가 원한다면 원하는 모습으로 있어줄 생각이었다. 하지만 한켠에서는 다시는 볼 수 없을 거란 불안도 있었지만, 그 대답은 지금의 그녀에게 혼란을 줄 것 같아 넣어두었다. 설령 그리 된다고 해도 그건 '맞는거'니까.
표정을 보니 마음의 근심거리를 조금이나마 덜어낸 듯한 표정이었다. 그녀는 돌아앉아서 내게 안겨왔다. 봉긋한 가슴이 내 가슴팍에 느껴졌다. 나 역시 그녀를 안은 팔에 힘이 들어가기 시작했다. 눈이 마주친 우리는 바로 입을 맞추기 시작했다. 누가 먼저랄 것 없이 다가온 키스는 귓볼로, 목덜미로 향해 서로의 성감대를 자극해서 더 이상 욕조에서 참을 수 없었다.
"우리 나가요... 안되겠어" 라며 가볍게 씻을 준비를 하기 위해 샤워기를 틀고 그녀를 일으켰는데 현기증이 왔는지 바닥에 주저앉아버렸다. 욕조 안에 오래 있어서 그랬나보다 싶었다. 나도 그랬으니까. 샤워기를 가져와 그녀를 먼저 씻기기로 했는데 그녀가 다시 내게 붙어왔다. 욕조 안에서 욕조 밖 샤워부스로 장소만 바꾼 채 둘이 안겨있었다. 다시 뜨거운 키스를 이어가며 엉덩이를 주무르기 시작했고, 그녀는 내 자지에 보지를 비비며 허리를 움찔걸렸다.
눈 앞에 흔들리는 가슴이 보였다. 입을 가져가 꼭지를 굴리면서 빨아주었고 다른 한쪽은 가볍게 꼭지를 비비듯 주물렀다. 붉은 유두와 젖가슴 사이로 물줄기가 타고 흘러 내리는 장면이 더욱 몰입하게 만들었다. 몰입된 만큼 애무에 힘이 들어가면서 그녀의 신음은 점점 커졌고, 얼마 뒤 몸을 떨면서 보짓물을 왈칵 쏟아냈다. 사타구니에 묻은 보짓물을 손가락으로 쓸어 그녀에게 보여주니 손가락을 빨아온다. 나는 천천히 일어서서 입 안의 손가락을 움직이니 움직이는 모양으로 따라온다. 손가락에 느껴지는 혀는 이게 자지였으면 싶을 만큼 감겨왔다. 손가락을 빼고 일어나 자지를 들이밀자 그녀는 무릎꿇은 자세로 귀두에 키스를 시작으로 기둥부터 불알까지 혀로 감기듯 핥아오며 오랄을 시작했다. 욕조에 걸터앉아 내 자지를 좋아하는 사탕을 빨듯, 맛있다는 듯이 빨아주는 그녀를 내려다보니 묘한 정복감이 들었다. 생각보다 금방 올라오는 사정감에 나는 본능적으로 그녀의 머리를 잡아 자지를 쑤셔넣듯 집어넣었다. 그녀는 순간 놀란 듯 했지만 빼내려 하진 않았다. 얼마 가지 않아 입 안에 자지가 꽉 차는 느낌이 들며 사정했다. 입 안에 첫 사정 후 나오는 정액들이 그녀의 얼굴과 몸에 떨어졌고, 샤워기의 물줄기를 따라 흘러내렸다.
샤워기를 잠그고 그녀를 내려다보며 눈이 마주쳤다. 부끄러운지 눈을 피했다. 바닥에 앉아 샤워기의 물을 맞아 흐르는 물줄기와 맺힌 물방울 사이에서 입 안에 정액을 머금은 채로 살짝 홍조를 띠고 있었다.
"삼켜요." 턱을 잡아 든 채로 던진 한마디에 그녀의 목이 움직였다. 삼켰다는 뜻이다. 입가에 흐르는 정액 줄기를 닦아내고 다시 키스를 하자 그녀는 조금 놀란 듯 했다.
"더럽지 않아?"
"뭐가요?"
"나 방금 니꺼... 먹었는데..."
"그게 왜요?"
"그 사람은 이런 거 안시키거든.. 먹어본 적도 없고.."
"우리가 하는 게 더러워요? 나는 한번도 더럽다고 생각한 적이 없었는데 나만 그랬나 보네요"
"...그런 건 아니고... 싫어하니까..."
"남편 될 사람이?"
"응..."
"... 그럼 내꺼가 처음 먹어본 거에요? 지난번에도?"
"...응..."
사실 남편을 상기시킨 사실 때문에 잠깐 기분이 좋지 않았다가 기분이 좋아졌다. 이 사람에 대한 정복감과 나에게만 해줬다는 설명안되는 사랑스러움이 교차되었다. 그녀의 앞에 다가앉아 살포시 안아주었다.
"고마워요..." 조금 감정이 올라왔지만, 그때만큼은 세상 제일 고맙고 예뻤다. 그 순간에 충실한 진심이었다. 아까와 달리 지금은 수줍음으로 붉게 상기된 얼굴이었다. 우리는 처음인 것처럼 다시 불타올랐다. 그녀는 몸이 계속 달아있었고, 나는 다시 아랫도리가 묵직해졌다. 묵직해진 자지를 잡고 그녀가 스스로 위에서 아래로 조금씩, 자지를 삼키고 있다. 자지가 보지에 삼켜지면서 움찔하며 조금씩 빠지는 허리를 나가지 못하게 잡아 천천히 집어넣는 모양새로 나올 때 쯤, 허리를 한번 튕기자 그녀는 "하윽!"하는 소리와 함께 다리에 힘이 풀려 내 위에 올라탄 모양새가 되었다.
"아잉~ 아파.. 아학!" 거리며 고통인지 쾌락인지 모를 신음을 흘리며 안겨있다. 조금씩 가슴과 엉덩이를 애무하며 허리를 부드럽게 움직이기 시작하자 결합부가 부드럽게 움직이기 시작하더니 그녀의 달뜬 신음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아아.. 니꺼 진짜 큰거같아.."
"니꺼 너무 좋아.."
"아앙... 그렇게...더 해줘... 아앙..."
사실상 자기가 허리를 흔들면서 자신의 쾌락을 향해 정신없이 달려가고 있었다. 나는 다른 말 없이 쾌락에 허덕이는 그녀를 감상하며 내 입과 손이 가는 대로 소리나고 반응하는 그녀를 높은 곳으로 보내고 있었다. 물기에 젖은 몸이 땀에 젖어들기 시작하며 음란한 열기로 채워지고 있었다. 쫄깃하게 물어오던 그녀의 보지가 점점 조여오듯 움찔거리며 뜨거워지기 시작하자 그녀는 두 다리로 허리를 감고 입을 벌려와 뜨겁게 키스를 시작했다.
"으음, 으으음... 으으응~~!!"
"찌걱찌걱..."
"나.. 싸요.. 으음!"
키스로 막은 입에서 신음이 터져나오고 그녀는 오그라들듯 나를 온몸으로 조여왔다. 사정하는 순간 우리는 모든 정신이 쾌락에 날아간 것처럼 부들부들 떨며 서로를 껴안았다.
이때가 처음이자 마지막 질내사정이었다. 화장실 들어가면서 챙기는 걸 까먹은 것도 있지만, 감정이 올라온 것도 있었다. 그녀도 비슷했던 모양이다. 쾌락의 여운이 어느정도 가시고 힘겹게 일어섰는데 '픽' 소리를 내며 빠진 자지와 보지에 여운이 남는 결합액이 늘어졌다. 불편한 바닥에서 격렬한 정사 후에 일어나려니 쉽지 않아 몇번씩 주저앉은 후에야 일어설 수 있었다. 샤워기를 틀어 따뜻한 물로 그녀의 보지를 씻겨주며 욕실에서의 정사를 마무리했다.
옷을 입으며 지나가는 소리로 물었다.
"앞으로 누나같은 사람을 또 만날 수 있을까요?"
"글쎄... 나도 너같은 사람을 더는 없을 것 같은데"
"......"
"근데 너 아까 내 질문엔 대답 못했잖아. 너 나랑 살거냐고. 나도 생각해봤어. 그런데 나도 yes가 바로 못나오더라. 좀 더 어렸으면 밀어부쳤을 것 같기도 한데... 아니면 니가 여자친구가 없었으면..."
단순 마음과 타이밍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이 사람은 자기에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집안의 분위기도 결혼을 서두르고 있다. 나는 이 속도에도 맞출 수 없다. 처음 알게되고 반년 남짓한 이 시간동안 나는 단둘이 만난 몇번을 전부 모텔에서만 뒹굴었다. 서로의 몸 외에는 아는 게 없다. 그 막연한 두려움에 주저하는 것이다.
"너도 나랑 같은 생각을 할거야. 나도 니가 내 몸만을 원하는 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했어. 근데 그렇게 하기에는 나도 너를 꽤 많이 좋아해버렸어."
"...비슷한 생각을 꽤 많이 했네요"
"그렇다니깐. 난 너를 단순한 섹스파트너로만 생각하진 않아. 넌 그 이상이야."
"...나도 그래서 잃고싶지 않아요."
"나도..."
서로를 원하지만, 결코 서로 가질 수 없는 사이. 대중매체면 어느 드라마나 티비, 성인물이면 야동에서 나올법한 그런 사이를 짜집기한 사이같다는 생각이 드니 허탈함에 웃음만 나온다. 그녀도 더이상 말하지 않았다. 우리는 그저 남은 시간에 최선을 다할 뿐이었다.
그 후...
그녀가 마음을 잡았는지 어쩐지는 모르겠지만 결혼 준비는 진행하고 있었다. 그녀는 더이상 내색하지 않았다. 이후에 모임 자리에서 보거나 단둘이 시간을 내서 만나거나 하는 시간도 내기 쉽지 않았다. 아쉽지만 이해해야 하는 시간이라 생각했다. 결혼 전 마지막으로 만났을 때는 청첩장을 받을 때였다. 결혼을 약 한달 앞두고 있었을 때였는데 다같이 모인 자리가 아닌 일부러 따로 주고싶다고 해서 단둘이 만났을 때는 체력적으로도 많이 힘들어해서 가볍게(?) 오랄만 주고받으며 끝냈다.
한번인가 두번 신랑 될 사람을 볼 기회가 있었는데 그땐 참석하지 않았다. 보기 미안하다기보단 질투 비스무리한 불편한 감정이 들어서 피했는데 결혼식 당일에도 입장 전 서 있는 모습만 보고 돌아서서 잘 기억은 나지 않지만 나이보다 좀 더 들어보이는 외모로 기억한다. 얼핏 보면 그냥 아저씨 느낌? 이었던 것 같다. 그냥 그때 예상보다 수수한 느낌의 드레스를 입은, 그래도 잘 어울리고 예뻤던 그녀의 모습만 기억난다.
슬픈 예감은 틀리지 않는지 결혼하고서는 얼굴은 보기 힘들었다. 가끔 연락은 됐지만 그마저도 전과 달리 하루 한개 톡을 주고받는 정도로 드문드문 이었다. 모임은 한번도 나오지 않았고 시간이 지나면서 모임에서는 '그럴 수 있다' 와 '축의금 장사하러 왔다'는 편으로 나뉘어 입씨름을 하기도 했다. 그 시점에서 모두가 상처가 된 게 나를 포함한 모두의 번호와 톡을 어느 시점에서 차단한 것 같다는 이야기가 돌았기 때문이다. 이때는 나도 상처보다 배신감이 컸다. 주작같이 들리겠지만 자는 시간에 부재중 전화가 오질 않나, 문자로 '보고싶어' 같은 헤어진 연인한테 술마시고 하는 듯한 연락이 몇 번 왔었다. 답장하면 대답없고, 전화하면 차단이었다. 3~6개월꼴로 오는 패턴에 화가 나서 장문의 톡을 보낸 뒤로는 그마저도 잘 오지 않았다. 약 1~2년 뒤에는 sns를 다시 시작했는데 전부 아이 사진이어서 그마저도 언팔해 버렸다.
추억이라면 추억인 약 5,6년의 시간이 흘러서도 내 기억에 각인되어버린 이 사람. 다시 만난다면 어떤 표정으로 만나게 될까. 너무나도 궁금한 미련을 뒤로하며 글을 마친다.
그래도 부족한 글 읽고 댓글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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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무심하게 흘러간다. 그녀는 sns에 결혼식을 준비하는 과정을 드문드문 올리며 근황을 알렸다. 보기 싫지만, 안보면 더 궁금해지는 내가 싫었다. 무엇보다 내가 그녀에게 향하는 감정을 명확하게 알지 못했다. 이사람은 내가 좋아하는가? 아니면 영혼의 섹스파트너인가? 어떤 감정인지보다 그녀를 마음에서 정리해야 한다는 사실이 답답하게 느껴졌다. 바깥은 복잡한 마음처럼 폭우가 내리고 있었다. 멍하니 비를 바라보면 그녀 생각이 더 나서 힘들었다. 그러던 그 때 전화벨이 울렸다. 첫 전화 이후에는 평소 문자만 주고받던 사람이 전화가 와서 무슨일인가 싶었다.
"여보세요?"
"..."
"여보세요? 누나?"
"응, 어디야?"
"집이에요. 밖이에요?"
"나도 집이야... 우리 지금 볼까?"
"지금요?"
"아.. 비오지.. 아니다. 그럼 다으.."
"10분. 기다려요. 가서 전화할게요"
보고싶다. 만나야겠다. 다음이 없을 것 같다. 거리는 멀지 않다. 폭우는 중요하지 않았다. 차를 가지고 가면 정말 10분이면 간다. 마음이 급해졌다.
오래 걸리지 않고 그녀의 집 앞에 도착해 전화를 했지만 받지 않았다. 문자로 도착했다는 메세지를 보내니 바로 읽었다는 표시가 떴다. 전화를 바로 했지만 연결은 되지 않았다. 무슨 일인가 하는 찰나 그녀가 차로 뛰어들어왔다. 전에 봤던 검은 원피스에 하얀 가디건을 걸쳤는데 짧은 거리임에도 폭우에 젖어버렸다. 이런 날 보자는 것도, 굳이 우산 안쓰고 오는 것도 이상하지만 머리속에는 그걸 따지고 싶은 마음은 1도 들지 않았다. 그저 좋을 뿐이었다.
그녀는 드라이브를 하고 싶다고 했다. 아무 말 없이, 목적지 없이 한바퀴 돌기로 했다. 좀 많이 젖었는지 에어컨이 돌아가는 차 안을 추울 수밖에 없었다. 엉따를 틀어주고 덮을 담요를 줬지만 적시기 싫다며 담요를 덮으려하지 않았다. 괜찮다고 하며 덮어주려는데 그녀가 말했다.
"나.. 안아줘.."
"..."
"추워.. 니가 나 따뜻하게 안아주면 안돼?"
"...알았어요..."
말의 의미는 얼추 이해했으니 가던 길을 돌려 모텔로 향했다. 모텔에 도착해서는 젖은 옷가지들은 옷걸이에 따로 걸어두고 이불 속으로 들어가라고 했다. 벗었다고 바로 덮칠 그런 분위기는 아니었다. 생각보다 많이 추운듯 떨어서 욕조에 물을 받기로 했다. 따뜻한 물에서 나오는 수증기가 몸 안의 온도를 올리는 것 같았다. 어느정도 물이 받아졌을 때 쯤 입욕제를 풀고 그녀를 불렀다.
"들어가요."
"..."
"...뭐 필요해요?"
"같이 들어가고 싶어. 같이 들어가자"
그저 좋기만 했다. 어디서 나온 건 다 해보는 느낌이었다. 그녀와 만나던 순간 또는 섹스하는 그 순간들도 영화나 드라마, 심지어 야동에서도 본 것 같은 장면들도 우리가 하는 것 같아 흡사 영화 주인공이라도 된 기분이었다. 내가 먼저 들어가고 그녀가 내 위로 올라왔다. 따뜻한 물 속에서 입욕제로 인해 약간 미끌거리는 피부를 부드럽게 어루만져주었다. 한여름의 폭우로 인한 추위로 굳어진 몸이 풀리기 시작했다. 그녀는 눈을 감고 내게 기대 누웠다.
"근데, 왜 우산을 안쓰고 나왔어요?"
"그냥. 너 만나기 전에 집에서 좀 싸웠어..."
"결혼... 때문에...?"
"응..."
"준비 잘 하고있던 거 아니었어요?"
"그거야... 예약한 거고... 어쨋든 해야하는 거니까..."
"그럼... 왜..."
"글쎄... 나도 잘 모르겠다... 전에는 그냥 조금만 더 놀고 싶다였는데... 지금은... 이사람과 왜 결혼하고 싶은지 모르겠어"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이 사람의 결혼에 대해 내가 혼란을 주고 있는 건 아닐까 라는 생각. 자아도취 같은 건 아니었다. 다만, 이 사람의 혼란의 씨앗을 정리해주고 싶은 마음이었다.
"혹시... 그 이유에 저도 있나요?"
이 질문을 하면 '절대 아냐'의 부정형이든, '뭐래~'라는 식의 흘려넘김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녀의 대답은 역질문이었다.
"너였음 좋겠어?"
"좋겠는 게 아니라... 혹시나 하는거죠"
"아니야. 그리고 너도 여자친구 있잖아"
"지금 그게 말이 되나요? 누나는 남자친구가 아니라 결혼할 사람이 있어서인데? 그럼, 제가 여자친구가 없었다면 그 고민이 정당한 건가요? 아니, 없었으면 저랑 결혼할 생각이 있었던 건가요?"
조금 말이 이상했지만 이때는 약간 본심이 나온 것 같다. 나도 여자친구는 있었지만 섹스 면에서는 전혀 즐겁지 않았다. 착하고 좋은 사람이었지만 섹스에서만큼은 아쉬운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나도, 이사람도 흔들리고 있다.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내가 말했잖아. 너랑 조금만 일찍 만났으면 어땠을까? 라고. 너는 내가 지금 이 결혼을 깨고 나랑 살자고 하면 너는 날 받아들일 수 있어?"
"..."
분명 듣고 싶은 말이기도 했지만, 쉽게 대답할 수도 없는 말이었다. 내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자기를 바라보고 있는 것에 대해 그녀는 나름의 답을 내린 것 같았다. 이 사람은 왜 그 남자와 결혼을 하려는지 대충은 안다. 나는 그 남자의 모자른 부분을 채워줬지만, 그 사람이 채우는 부분을 내가 똑같이 채워줄 수는 없다. 서로 그 부분을 알고 있어서 마음을 확인한 그 다음을 나가려 하지 않는 것이다.
"지금 너처럼 나도 그랬어. 그런데 지금 내가 이러면 안되는건가? 에 대해서는 그건 모르겠어. 왜 내 결혼이 너를 잃어야 하는 게 되는건지 잘 모르겠어... 그래서 오늘 보고싶었어."
정말 이야기하면 이야기할수록 나와 생각하는 부분이 비슷하다는 부분이 짜증이 날 정도였다. 왜 이 사람을 좀 더 일찍 만나지 못했을까. 지금 나는 그녀에게 무슨 이야기를 해줘야 할까. 판을 뒤집을 혼란일까, 아니면 그녀를 응원하는 안심일까.
"결혼해도 나 어디 안가요. 우리는 계속 만날 수 있고. 만나면 되죠."
"결혼하면 아줌마 되는데 그래도 만나줄거야?"
"결혼하면 사람이 바뀌어요? 결혼하고서는 나 안 볼 생각이었나보네"
"너나 나 연락끊지마.ㅋㅋㅋ"
내가 택한 건, 응원이 아닌 일종의 약속이었다. 분명한 건, 판을 깨자는 소리는 아니란 것이다. 결혼하면 다시 동네 친구로, 아는 동생으로, 그리고 오늘처럼 달려줄 수 있다면 상대역으로, 그녀가 원한다면 원하는 모습으로 있어줄 생각이었다. 하지만 한켠에서는 다시는 볼 수 없을 거란 불안도 있었지만, 그 대답은 지금의 그녀에게 혼란을 줄 것 같아 넣어두었다. 설령 그리 된다고 해도 그건 '맞는거'니까.
표정을 보니 마음의 근심거리를 조금이나마 덜어낸 듯한 표정이었다. 그녀는 돌아앉아서 내게 안겨왔다. 봉긋한 가슴이 내 가슴팍에 느껴졌다. 나 역시 그녀를 안은 팔에 힘이 들어가기 시작했다. 눈이 마주친 우리는 바로 입을 맞추기 시작했다. 누가 먼저랄 것 없이 다가온 키스는 귓볼로, 목덜미로 향해 서로의 성감대를 자극해서 더 이상 욕조에서 참을 수 없었다.
"우리 나가요... 안되겠어" 라며 가볍게 씻을 준비를 하기 위해 샤워기를 틀고 그녀를 일으켰는데 현기증이 왔는지 바닥에 주저앉아버렸다. 욕조 안에 오래 있어서 그랬나보다 싶었다. 나도 그랬으니까. 샤워기를 가져와 그녀를 먼저 씻기기로 했는데 그녀가 다시 내게 붙어왔다. 욕조 안에서 욕조 밖 샤워부스로 장소만 바꾼 채 둘이 안겨있었다. 다시 뜨거운 키스를 이어가며 엉덩이를 주무르기 시작했고, 그녀는 내 자지에 보지를 비비며 허리를 움찔걸렸다.
눈 앞에 흔들리는 가슴이 보였다. 입을 가져가 꼭지를 굴리면서 빨아주었고 다른 한쪽은 가볍게 꼭지를 비비듯 주물렀다. 붉은 유두와 젖가슴 사이로 물줄기가 타고 흘러 내리는 장면이 더욱 몰입하게 만들었다. 몰입된 만큼 애무에 힘이 들어가면서 그녀의 신음은 점점 커졌고, 얼마 뒤 몸을 떨면서 보짓물을 왈칵 쏟아냈다. 사타구니에 묻은 보짓물을 손가락으로 쓸어 그녀에게 보여주니 손가락을 빨아온다. 나는 천천히 일어서서 입 안의 손가락을 움직이니 움직이는 모양으로 따라온다. 손가락에 느껴지는 혀는 이게 자지였으면 싶을 만큼 감겨왔다. 손가락을 빼고 일어나 자지를 들이밀자 그녀는 무릎꿇은 자세로 귀두에 키스를 시작으로 기둥부터 불알까지 혀로 감기듯 핥아오며 오랄을 시작했다. 욕조에 걸터앉아 내 자지를 좋아하는 사탕을 빨듯, 맛있다는 듯이 빨아주는 그녀를 내려다보니 묘한 정복감이 들었다. 생각보다 금방 올라오는 사정감에 나는 본능적으로 그녀의 머리를 잡아 자지를 쑤셔넣듯 집어넣었다. 그녀는 순간 놀란 듯 했지만 빼내려 하진 않았다. 얼마 가지 않아 입 안에 자지가 꽉 차는 느낌이 들며 사정했다. 입 안에 첫 사정 후 나오는 정액들이 그녀의 얼굴과 몸에 떨어졌고, 샤워기의 물줄기를 따라 흘러내렸다.
샤워기를 잠그고 그녀를 내려다보며 눈이 마주쳤다. 부끄러운지 눈을 피했다. 바닥에 앉아 샤워기의 물을 맞아 흐르는 물줄기와 맺힌 물방울 사이에서 입 안에 정액을 머금은 채로 살짝 홍조를 띠고 있었다.
"삼켜요." 턱을 잡아 든 채로 던진 한마디에 그녀의 목이 움직였다. 삼켰다는 뜻이다. 입가에 흐르는 정액 줄기를 닦아내고 다시 키스를 하자 그녀는 조금 놀란 듯 했다.
"더럽지 않아?"
"뭐가요?"
"나 방금 니꺼... 먹었는데..."
"그게 왜요?"
"그 사람은 이런 거 안시키거든.. 먹어본 적도 없고.."
"우리가 하는 게 더러워요? 나는 한번도 더럽다고 생각한 적이 없었는데 나만 그랬나 보네요"
"...그런 건 아니고... 싫어하니까..."
"남편 될 사람이?"
"응..."
"... 그럼 내꺼가 처음 먹어본 거에요? 지난번에도?"
"...응..."
사실 남편을 상기시킨 사실 때문에 잠깐 기분이 좋지 않았다가 기분이 좋아졌다. 이 사람에 대한 정복감과 나에게만 해줬다는 설명안되는 사랑스러움이 교차되었다. 그녀의 앞에 다가앉아 살포시 안아주었다.
"고마워요..." 조금 감정이 올라왔지만, 그때만큼은 세상 제일 고맙고 예뻤다. 그 순간에 충실한 진심이었다. 아까와 달리 지금은 수줍음으로 붉게 상기된 얼굴이었다. 우리는 처음인 것처럼 다시 불타올랐다. 그녀는 몸이 계속 달아있었고, 나는 다시 아랫도리가 묵직해졌다. 묵직해진 자지를 잡고 그녀가 스스로 위에서 아래로 조금씩, 자지를 삼키고 있다. 자지가 보지에 삼켜지면서 움찔하며 조금씩 빠지는 허리를 나가지 못하게 잡아 천천히 집어넣는 모양새로 나올 때 쯤, 허리를 한번 튕기자 그녀는 "하윽!"하는 소리와 함께 다리에 힘이 풀려 내 위에 올라탄 모양새가 되었다.
"아잉~ 아파.. 아학!" 거리며 고통인지 쾌락인지 모를 신음을 흘리며 안겨있다. 조금씩 가슴과 엉덩이를 애무하며 허리를 부드럽게 움직이기 시작하자 결합부가 부드럽게 움직이기 시작하더니 그녀의 달뜬 신음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아아.. 니꺼 진짜 큰거같아.."
"니꺼 너무 좋아.."
"아앙... 그렇게...더 해줘... 아앙..."
사실상 자기가 허리를 흔들면서 자신의 쾌락을 향해 정신없이 달려가고 있었다. 나는 다른 말 없이 쾌락에 허덕이는 그녀를 감상하며 내 입과 손이 가는 대로 소리나고 반응하는 그녀를 높은 곳으로 보내고 있었다. 물기에 젖은 몸이 땀에 젖어들기 시작하며 음란한 열기로 채워지고 있었다. 쫄깃하게 물어오던 그녀의 보지가 점점 조여오듯 움찔거리며 뜨거워지기 시작하자 그녀는 두 다리로 허리를 감고 입을 벌려와 뜨겁게 키스를 시작했다.
"으음, 으으음... 으으응~~!!"
"찌걱찌걱..."
"나.. 싸요.. 으음!"
키스로 막은 입에서 신음이 터져나오고 그녀는 오그라들듯 나를 온몸으로 조여왔다. 사정하는 순간 우리는 모든 정신이 쾌락에 날아간 것처럼 부들부들 떨며 서로를 껴안았다.
이때가 처음이자 마지막 질내사정이었다. 화장실 들어가면서 챙기는 걸 까먹은 것도 있지만, 감정이 올라온 것도 있었다. 그녀도 비슷했던 모양이다. 쾌락의 여운이 어느정도 가시고 힘겹게 일어섰는데 '픽' 소리를 내며 빠진 자지와 보지에 여운이 남는 결합액이 늘어졌다. 불편한 바닥에서 격렬한 정사 후에 일어나려니 쉽지 않아 몇번씩 주저앉은 후에야 일어설 수 있었다. 샤워기를 틀어 따뜻한 물로 그녀의 보지를 씻겨주며 욕실에서의 정사를 마무리했다.
옷을 입으며 지나가는 소리로 물었다.
"앞으로 누나같은 사람을 또 만날 수 있을까요?"
"글쎄... 나도 너같은 사람을 더는 없을 것 같은데"
"......"
"근데 너 아까 내 질문엔 대답 못했잖아. 너 나랑 살거냐고. 나도 생각해봤어. 그런데 나도 yes가 바로 못나오더라. 좀 더 어렸으면 밀어부쳤을 것 같기도 한데... 아니면 니가 여자친구가 없었으면..."
단순 마음과 타이밍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이 사람은 자기에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집안의 분위기도 결혼을 서두르고 있다. 나는 이 속도에도 맞출 수 없다. 처음 알게되고 반년 남짓한 이 시간동안 나는 단둘이 만난 몇번을 전부 모텔에서만 뒹굴었다. 서로의 몸 외에는 아는 게 없다. 그 막연한 두려움에 주저하는 것이다.
"너도 나랑 같은 생각을 할거야. 나도 니가 내 몸만을 원하는 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했어. 근데 그렇게 하기에는 나도 너를 꽤 많이 좋아해버렸어."
"...비슷한 생각을 꽤 많이 했네요"
"그렇다니깐. 난 너를 단순한 섹스파트너로만 생각하진 않아. 넌 그 이상이야."
"...나도 그래서 잃고싶지 않아요."
"나도..."
서로를 원하지만, 결코 서로 가질 수 없는 사이. 대중매체면 어느 드라마나 티비, 성인물이면 야동에서 나올법한 그런 사이를 짜집기한 사이같다는 생각이 드니 허탈함에 웃음만 나온다. 그녀도 더이상 말하지 않았다. 우리는 그저 남은 시간에 최선을 다할 뿐이었다.
그 후...
그녀가 마음을 잡았는지 어쩐지는 모르겠지만 결혼 준비는 진행하고 있었다. 그녀는 더이상 내색하지 않았다. 이후에 모임 자리에서 보거나 단둘이 시간을 내서 만나거나 하는 시간도 내기 쉽지 않았다. 아쉽지만 이해해야 하는 시간이라 생각했다. 결혼 전 마지막으로 만났을 때는 청첩장을 받을 때였다. 결혼을 약 한달 앞두고 있었을 때였는데 다같이 모인 자리가 아닌 일부러 따로 주고싶다고 해서 단둘이 만났을 때는 체력적으로도 많이 힘들어해서 가볍게(?) 오랄만 주고받으며 끝냈다.
한번인가 두번 신랑 될 사람을 볼 기회가 있었는데 그땐 참석하지 않았다. 보기 미안하다기보단 질투 비스무리한 불편한 감정이 들어서 피했는데 결혼식 당일에도 입장 전 서 있는 모습만 보고 돌아서서 잘 기억은 나지 않지만 나이보다 좀 더 들어보이는 외모로 기억한다. 얼핏 보면 그냥 아저씨 느낌? 이었던 것 같다. 그냥 그때 예상보다 수수한 느낌의 드레스를 입은, 그래도 잘 어울리고 예뻤던 그녀의 모습만 기억난다.
슬픈 예감은 틀리지 않는지 결혼하고서는 얼굴은 보기 힘들었다. 가끔 연락은 됐지만 그마저도 전과 달리 하루 한개 톡을 주고받는 정도로 드문드문 이었다. 모임은 한번도 나오지 않았고 시간이 지나면서 모임에서는 '그럴 수 있다' 와 '축의금 장사하러 왔다'는 편으로 나뉘어 입씨름을 하기도 했다. 그 시점에서 모두가 상처가 된 게 나를 포함한 모두의 번호와 톡을 어느 시점에서 차단한 것 같다는 이야기가 돌았기 때문이다. 이때는 나도 상처보다 배신감이 컸다. 주작같이 들리겠지만 자는 시간에 부재중 전화가 오질 않나, 문자로 '보고싶어' 같은 헤어진 연인한테 술마시고 하는 듯한 연락이 몇 번 왔었다. 답장하면 대답없고, 전화하면 차단이었다. 3~6개월꼴로 오는 패턴에 화가 나서 장문의 톡을 보낸 뒤로는 그마저도 잘 오지 않았다. 약 1~2년 뒤에는 sns를 다시 시작했는데 전부 아이 사진이어서 그마저도 언팔해 버렸다.
추억이라면 추억인 약 5,6년의 시간이 흘러서도 내 기억에 각인되어버린 이 사람. 다시 만난다면 어떤 표정으로 만나게 될까. 너무나도 궁금한 미련을 뒤로하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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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같은 스토리의 마침표를 찍었네요 잘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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