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광하는 유학생 - 3

다들 깔깔대며 웃다보니 또 시간이 되어, 9시가 되었어.
남자애들도 여자애들도 얼큰하게 취해서 3차까진 무리라, 이렇게 된거지.
다들 집가자 하고 파하는 분위기에서 미즈키가 갑자기 귓속말로 한 마디 하더라.
"아직 덜 취했지? 우리 집가서 한잔 더하자."
지금이야 체력이 후달리는 노땅이지만, 20대 초반의 나는 운동도 좋아하고, 유전자의 힘으로
주당이신 아버지와 엄마의 간땡이를 물려받아 속도만 잘 맞추면 별로 안 취하는 체질이었어.
그래서 덜 취했는데, 얘도 얼굴은 발갛게 달아올랐지만 다른 애들보단 훨씬 멀쩡해 보이더라고.
로리 하루나는 이미 많이 취해서 인사불성이 되어 유우키가 데려다 준다고 가고,
'안녕! 또 만나네!' 드립을 친 이후로 갑작스레 친해진 유우카랑 타로는 집 방향이 같다면서 같이 간다고 하더라고.
그래서 우리도 그냥 집에 간다고 하면서 지하철을 타러 갔지.
개인적으로 얘기를 이렇게 나누다보니 은근 공통점이 많더라고.
미즈키는 저 멀리 북해도 출신인데다가, 재수생이고, 외로움을 잘 탄다는 거?
왜 숨겼냐 했더니 재수한 게 창피하다고 하더라고. 재수생활 힘든 거, 같은 재수생이 잘 알지.
어찌 그 때 그렇게 잘 넘어갔나 아직도 궁금한데, 내가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고생 많았네, 많이 힘들었겠다."
이러더니 약간 눈물을 글썽이면서
"넌 정말 상냥해."
이러는거야. 가슴도 두근, 고추도 두근. 자몽향 샴푸냄새랑 화장품 분냄새가 코에 솔솔 들어오는데,
호르몬은 폭발하고 지금이라도 당장 저 큰 젖을 빨면서 주무르고 싶더라.
'이번 역은 ~역. ~역 입니다.'
우리 집에서 도보로 10분? 정도 떨어져있는 집이었어.
걔네 집 앞에 있는 로손 편의점에서 대충 이것저것 샀는데, 이렇게 된 이상 함락시키고 싶은 건 인지상정.
스트롱제로라는 9도짜리 탄산 과일...칵테일? 한국에선 없는 스타일의 술이라... 설명하기 어렵네.
아무튼 그거랑 같이, 편의점 화장실 간다고 하면서 몰래 003도 샀어.
걔네 집에 들어갔는데, 아. 역시 여자 방.
아기자기하고 냄새도 좋고 너무 잘 꾸민데다가 깔끔하기까지 해.
내 방은 존나 더럽고 밤꽃냄새나고 막 그런데..
"방 진짜 좋네. 깔끔하고!"
"다음엔 네 방도 데려가줘 ㅋㅋ"
뭐지? 하지도 않았는데 애프턴가 벌써?
아무튼 아다가 아주 행복회로를 돌리면서
사온 과자랑 술을 까기 시작했어.
막 별 실없는 소리를 하는데.
갑자기 나한테 다가와서는 '피부 좋다'며 얼굴을 쓰다듬는거야.
이건 그린라이트다. 이건 오케이 싸인이다 싶어서 걔 얼굴을 잡고...
그게 내 첫키스야.
진짜 서툴렀지. 혀를 어떻게 움직여야 할 지도 모르고 막 낼름낼름만 하는데
미즈키가 '풋'하고 웃더니 갑자기 잡고선 내 입안을 이곳저곳 훑기 시작했어.
주로 혀 였지만 볼 안쪽하고 입 천장도 가끔씩 훑는데, 이런 시발. 이런 감촉이 있었나.
나는 눈이 휘둥그레해졌고, 미즈키는 입을 떼면서 한 마디 했지.
"첫 키스, 내가 가져갔네. 후회 없어?"
"무슨 말이야. 너처럼 귀여운 애랑 할 수 있어서 좋아."
"빈말이여도 듣기 좋네."
약간 어색한 공기가 흐르고 십 몇초정도 서로를 바라보는데
미즈키가 먼저 입을 떼었어.
"네 동정... 내가 갖고가도 돼?"
오늘 4편까지 쓰고 잘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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