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펌) 여동생 딸 치는거 훔쳐보다가 걸린 썰 푼다 59~60
멍멍이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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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간전
EP.59 비밀의 무게
놀이공원을 다녀오고 조금은 여유로운 나날을 보냈다.
구직활동도 하고 때때로 여동생과 몰래 외출하기도 하는 평온한 나날이었다.
열심히 노력을 한 것에 대한 보답인지 서류합격 후 면접까지 잘 보게 되었다.
다행히 목표로 하던 회사에 합격을 하고 취직이 정해졌다.
그날 저녁엔 가족들과 함께 외식을 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축하한다는 말을 들었다.
집으로 돌아온 뒤 밤이 깊은 시간에 몰래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여동생과 심야의 데이트와 함께 개인적인 축하를 받았다.
그런 평온한 나날을 보내던 중 어느날,
여동생이 조금 이상했다
아침부터 안절부절못하며 계속 자기 방을 뒤적거리고 있었다.
"왜 그래? 뭐 잃어버렸어?"
"아니.. 저번에 사둔 콘돔이랑 피임약이 안보여서..."
"다른데 두고 깜빡한 거 아니야?"
"아닌데... 왜 안보이지..?"
혹시나 하는 마음에 나도 여동생의 방을 조금 뒤져봤지만 아무것도 찾을 수 없었다.
마음 속 한편에 정체를 알 수 없는 불안함이 차곡차곡 쌓였다.
불안함은 사라지지 않은 채로 시간은 저녁이 되어 부모님이 집에 돌아오셨다.
저녁식사 동안 묘한 정적 이어졌다.
평소와 다른 분위기에 점심때 느꼈던 불안감이 조금은 형태를 갖추기 시작했다.
하지만 나는 "아닐 거야. 아무 말도 없잖아."라며 애써 부정하고 불안함을 마음 속 깊은 곳에 묻어두었다.
내가 외면한다고 해서 진실은 사라지지 않았다.
저녁식사가 끝나고 어머니가 먼저 말을 꺼내셨다.
"가족들끼리 이야기 좀 하자."
"무슨 이야기요?"
"... 이따 말해줄게."
묻어놨던 불안감은 확실한 형태를 띠고서 내 마음 속을 갉아먹기 시작했다.
저녁 먹은 것을 간단히 치우고 우리 가족은 다시 식탁에 자리를 잡았다.
어머니는 안방에 들어가서 피임약과 콘돔을 꺼내오셨다.
... 역시 들킨건가.
"방 청소를 하다가 우연히 찾았다."
"말을 하지 않을까 고민했지만 역시 한마디는 해야 할 것 같아서."
여동생은 벌써부터 불안해보였다.
까득 하는 소리와 함께 엄지손톱이 뜯어지는 소리가 났다.
아버지는 어머니 옆에서 그저 무표정한 얼굴로 가만히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어머니는 이야기를 이어나가셨다.
"혹시 남자친구 생겼니..?"
여동생은 우물쭈물하다가 작게 "네.." 라고 대답을 했다.
"콘돔에 피임약에... 피임은 확실히 하고 있는 거 맞지..?"
여동생은 몸을 움찔하고 떨더니 다시 작은 목소리로 "네에..." 하고 대답을 했다.
"그런데 남자친구는 피임을 안하니...? 왜 네가 다 가지고 있는거니?"
"아니.. 그.."
여동생은 당황한 듯 동공이 떨리기 시작했다.
말을 더듬거리며 이따금 무언가 말을 하긴 했지만 제대로 된 단어나 문장이 나오진 않았다.
어머니는 여동생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다음 질문을 했다.
"남자친구는 누구야?"
"..."
이번엔 여동생의 입에선 아무런 말도 나오지 않았다.
"남자친구는어디서 만난거니?"
"..."
이번에도 여동생은 그저 입을 뻐끔거리기만 하며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왜 대답이 없니? 혹시 이상한데서 만난건 아니지...?"
"..."
여동생은 이번에도 아무런 대답을 하지 못하고 그저 고개를 푹 숙일 뿐이었다.
여동생의 침묵이 길어질수록 점점 분위기는 무거워져만 갔다.
아무 대답도 할 수 없는 여동생의 모습에 마음이 아팠다.
보다 못한 내가 먼저 말을 꺼냈다.
"알아서 잘 하겠지... 얘 성격 똑 부러진 거 엄마도 잘 알잖아."
"그렇긴 하지만... 그래도 혹시 모르는 거잖니. 그리고 넌 지금 끼어들지 마."
엄마는 나를 찌릿하고 째려보셨다.
"그러는 넌 여자친구 있니?"
... 뭐라고 대답해야할까.
대답이 턱 끝까지 올라왔다가 막혔다.
한참동안 아무 말도 나오지 않던 입에서 결국 짧은 대답이 나왔다.
"아니."
어째서 있다고 말하지 못했을까.
아직 나와 여동생의 관계까진 눈치 채지는 못한 어머니에게 의심을 조금이라도 피하기 위해서였을까?
내 대답을 들어서인지 아니면 아까부터 고개를 숙여서 몰랐던 건지
여동생의 푹 숙인 고개 아래로 눈물이 떨어지는 게 보였다.
여동생의 어깨는 희미하게 떨리고 있었다.
어머니는 아무런 말도 없이 그저 울기만 하는 여동생을 보고 답답하셨는지 언성이 조금 높아졌다.
"왜 말을 못하니... 그 남자 놈이 막 피임도 안 해서 네가 다 들고 다니는 거 아니야?"
"설마 그 자식이 콘돔 쓰기 싫다고 억지로 피임약 먹이는 건 아니지..?"
"응..? 왜 말을 못해... 엄마가 못 미덥니..?"
어머니께서 여동생에게 하는 말은 모두 비수가 되어 내게 꽂혔다.
처음엔 콘돔을 챙기긴 했지만 갈수록 여동생에게 모든 피임을 도맡아하게 했다.
그리고 그것 때문에 결국 사후피임약까지 먹게 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날의 기억이 파노라마처럼 스쳐지나간다.
서글프게 울던 여동생의 모습
내게 소리치던 모습.
그렇게라도 나를 붙잡으려 했던 모습
사후피임약을 먹고 토해내던 모습.
그리고 바들바들 떨리던 그 손끝으로 다시 약을 집던 모습.
숨겨두고 묻어두었던 죄책감이 다시 마음 속 깊은 곳에서부터 떠오른다.
내 자신에 대한 역겨움으로 토할 것 같았다.
여전히 여동생은 고개를 파묻고서 희미하게 어깨를 떨며 눈물을 흘릴 뿐이었다.
더 이상 가만히 있을 수 없어 무언가 말이라도 하려고 일어나려던 그때.
가만히 있던 아버지가 내 손을 붙잡았다.
갑자기 턱 하고 숨이 막혔다.
그제야 아버지에 대한 생각이 났다.
어머니는.. 그저 나쁜 남친이 생긴 건 아닌가 걱정하고 계신 것이었지만...
전부터 의심을 하던 아버지는 지금 어떻게 생각하고 계실까...?
어머니는 계속해서 여동생에게 남자친구에 대해 물어봤지만 여동생은 그저 아무 말도 없이 고개를 숙이고 눈물만 흘렸다.
어머니는 답답함에 가슴을 치셨다.
"아니... 도대체 왜 그러니.. 응? 엄마가 다그쳐서 미안해.. 뭐라고 안할 테니까 무슨 말이라도 해보렴..."
"남자친구가 누군지 왜 말을 안 하니... 그냥 엄마는 걱정되서 그러는거야...응..?"
끝내 여동생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결국엔 어머니도 눈물을 흘리셨다.
마지막엔 눈물을 흘리시며 이야기를 하셨다.
"... 엄마가 새엄마라서 못 미더워서 그런 거니...?"
... 최악이다.
정말 이보다 최악일 수 있을까.
나로부터 시작된 균열은 우리 가족의 관계를 다 갈가리 찢어버리고 있었다.
아버지는 옆에서 조용히 눈을 감으시곤 깊은 한 숨을 쉬셨다.
그리고 눈물을 흘리는 어머니의 어깨를 조용히 감싸셨다.
"우선은 들어가자 여보... 나중에 내가 천천히 타일러볼게..."
어머니는 조용히 흐느끼시며 아버지와 함께 안방으로 들어가셨다.
아무 말도 하지 못하는 동생과 자책하는 어머니
모든 원인이면서도 그 사이에서 아무 것도 하지 않는 나.
부모님이 안방으로 들어가시고 부엌 테이블에는 나와 여동생만이 남아있었다.
여전히 여동생은 고개를 푹 숙인 채였다.
티슈를 뽑고서 여동생의 고개를 살며시 들었다.
여동생의 얼굴은 눈은 새빨개진 채로 눈물범벅이었다.
마치 건드리면 깨질 듯 한 유리조각을 만지듯이 조심스럽게 천천히 눈물을 닦아주었다.
미안해 라는 말조차 입에서 나오지 않았다.
울고 있는 여동생의 모습을 보며 죄책감이 온 몸을 휘감았다.
... 마음이 너무 아프면 오히려 아무 감각이 느껴지지 않는구나.
내 몸이 내 몸 같지 않았다. 마치 혼이 빠져나가고 남은 인형만을 움직이는 기분이었다.
현실감이 느껴지질 않았다.
아버지가 다시 안방에서 나오셨다.
내가 여동생의 눈물을 닦아주는걸 보시곤 시선을 옆으로 돌리셨다.
"둘이서 이야기 좀 하자."
",,.네."
아버지를 따라 집 밖으로 나왔다.
아버지를 따라가는 동안 우리 사이엔 무거운 침묵이 내려앉았다.
아버지와 아파트 단지 안에 있는 조그마한 정자에 앉았다.
내게서 무슨 용기가 난건지 입에서 말이 멋대로 튀어나왔다.
"어디까지 알고 계세요?"
후우... 아버지는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
"여동생이랑은 언제부터 그렇게 된 거냐."
내가 한 질문에 아버지의 질문이 돌아왔다.
대답이 아닌 질문으로 돌아왔지만 어렴풋이 아버지의 대답을 알 수 있었다.
언제부터 알아차리신 걸까.
그 날 차에서 내렸을 때부터 이미 다 알고 계셨던 걸까?
하지만 이제와서 그런 건 중요치 않았다.
먼저 아버지의 물음에 대답을 했다.
"초여름 그때쯤에요."
"그러냐..."
아버지는 한 번 더 한숨을 쉬고는 마른세수를 했다.
"... 너는 어쩌고 싶니?"
"저는... 책임 질 수 있어요."
"책임이라... 무슨 책임?"
"평생 함께하겠다는 책임이요."
아버지는 천천히 눈을 감으셨다.
"다들 그런 말들을 하지."
"처음엔 천생연분을 만났다고, 평생을 함께 할꺼라 하던 연인들도 헤어진단다."
"연인을 넘어서 부부가 되고 나서도 현실에 부딪혀서 이혼을 하곤 하지.""하물며 너희는 남매인데 너희에게 현실은 더 가혹할꺼다."
"주위에선 항상 쑥덕거리고 곱게 보지 않을 거다."
"평생 꼬리표가 따라다닐 거야."
"그리고 만약 뒤늦게 헤어지기라도 한다면 ... 둘 다 더 많이 상처받을 거다."
"..."
나는 섣불리 괜찮을 거라 대답할 수가 없었다.
아직 겪어보지 못한 현실이니까.
설령 내가 괜찮더라도 여동생이 주위의 시선을 버틸 수 있을까?
생각을 하던 중에 아버지는 계속 이야기를 이어가셨다.
"이번에 취직한다고 했지?"
"네.."
"돈은 지원해 줄 테니까. 이번에 독립해라."
"...네"
"그리고 서로 연락하지 말고 시간을 좀 가지도록 해라.."
"...네?"
다른 건 몰라도 마지막 아버지의 이야기는 납득하지 못했다.
"지금은 서로 없으면 죽을 것 같고 그럴 수도 있지만 좀 떨어져서 생활하다보면 달라질지도 모른다."
"그러고도 변하지 않는다면... 그땐 나도 굳이 말리진 않겠다.
"그 뒤엔 너희들에게 맡기마."
"그때까진 엄마에겐 비밀로 하자."
아버지는 생각 외로 극심한 반대를 하진 않으셨다.
다만 시간을 가지자고 하셨다.
무슨 말이든 하고 싶었지만 말이 나오지 않았다.
나와 아무 연락도 하지 못한다면 여동생이 괜찮을까?
여동생이 또 망가지진 않을까?
그때의 멀어지지 않겠다는 약속은?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머리를 부여잡고 고개를 숙였다.
아버지는 그런 나를 힐끗 보시고는 "잘 생각해봐라." 라는 말과 함께 집으로 돌아가셨다.
모르겠어...
기껏 이제야 괜찮아진 여동생과 지금 이렇게 멀어져도 될까?
여동생이 다시 망가지면 어떡해?
사실 다른 것보단 혹시라도 내가 변할까봐...
그게 제일 무서웠다.
지금도 이 마음은 온전히 여동생에 대한 사랑인지도 알 수 없었다.
호기심으로 시작했던 관계에 이런저런 감정이 너무 많이 섞여버렸다.
죄책감, 미안함 등이 섞여버린 흙탕물 같은 이 마음에서 다른 걸 다 들어내고 나면 거기에 남아있는 사랑은 얼마나 되는 걸까?
만약... 시간이 지나 침전물이 가라앉아 맑아진 마음에 사랑이 남아있지 않았다면?
여동생은 다시 만날 날을 기다리고 버텼는데 그때가 되어서 내겐 아무런 감정도 남아있지 않다면?
그땐 죄책감만이 남았을 텐데... 그걸로 현실에 부딪히고도 나와 여동생이 버틸 수 있을까?
아무리 생각해봐도 답은 나오지 않았다.
생각이 마치 쳇바퀴를 돌듯이 아무리 해봐도 제자리걸음이었다.
나는 한참동안 그 자리에 머리를 쥐고서 앉아 있다가 집으로 들어갔다.
집에 돌아오니 모든 불이 꺼져 어두컴컴했다.
오늘은 거실에 희미한 불빛조차 남아있지 않았다.
여동생 방으로 찾아가서 노크를 해봤지만 돌아오는 반응이 없었다.
"들어갈게."
천천히 문을 열고 들어갔다.
여동생은 방구석 한편에 몸을 둥글게 말고서 쪼그려 앉아있었다.
나와 아버지가 나간 뒤에도 울었는지 말라붙은 눈물자국이 보였다.
여동생에게 다가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안아주었다.
여동생 또한 그저 조용히 내 품에 안겨여태까지 숨을 쉬지 못했다는 듯 천천히, 그리고 깊게 숨을 쉬었다.
EP.60 설득
내 품에 안겨 얕은 숨을 쉬고 있는 여동생에게 이야기를 꺼낼 순 없었다.
눈물자국으로 더러워진 여동생의 얼굴을 살짝 닦아주고서 여동생을 침대에 눕혔다.
그리고 여동생이 잠들때까지 손을 잡아주었다.
여동생은 마음고생이 심했는지 곧 새근거리며 잠에 들었다.
나는 "잘자." 라는 인사와 함께 이마에 짧은 입맞춤을 해주고 내 방으로 돌아갔다.
내 방 침대에 누워 미래에 대한 생각을 했다.
아버지의 제안을 받아들이는 게 맞을까?
더 최선의 선택지는 없을까?
여동생에겐 뭐라고 말을 해야할까..
여동생은 과연 받아들여줄까?
가지 말라고 붙잡는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난 뿌리쳐낼 수 있을까?
연락을 하지 못하는 동안 여동생은 괜찮을까?
또다시 망가지진 않을까?
... 그리고 시간이 지난 뒤에도 우린 변하지 않을 수 있을까?
차라리 둘 다 사랑이 식는다면 오히려 나을지도 모른다.
제일 최악의 상황은 둘 중 한명의 마음만 변하는 것이다.
마음이 변하는 게 여동생이면 차라리 나을 것 같았다.
여동생보단 내가 아픈 게 나으니까.
마치 정답이 없는 문제를 푸는 것 같았다.
내 나름의 답을 적어보아도 이것이 답이라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애초에 정답이라는 게 있는지도 알 수 없었다.
나는 한참동안 어지러운 머리를 부여잡고 고민하던 끝에 기절하듯이 잠에 빠졌다.
**
결국 나는 아버지의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겨우 만들어진 가족을 다시 찢어버릴 순 없었다.
아버지와 다시 그 조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내가 얼마나 오래 여동생과 떨어져 있어야 하냐는 말에
아버지는 적어도 여동생이 졸업할 때까진 떨어져야 한다고 말하셨다.
그렇다면 1년 정도인가...
짧다면 짧고, 길다면 한없이 긴 시간이었다.
무엇보다이걸여동생에게 이야기하는 게 제일 걱정이었다.
과연 이게 최선이었을까? 더 좋은 방법이 있지 않았을까?
그런 고민이 내 머릿속에 끝까지 따라붙었지만 머리를 흔들어 애써 털어내 버렸다.
여동생과 몰래 만날까라고 생각을 해보았지만 그렇게 넘어간다면 안 될 것 같았다.
기껏 기회를 준 아버지에 대한 배신이기도 했지만
이 정도도 버텨내지 못한다면 앞으로 부딪힐 현실의 벽에 무너져버릴 것 같았다.
**
각오를 마치고 다음 날 밤 여동생의 방에 찾아갔다.
여동생은 내 얼굴을 보더니 금세라도 울 것 같은 슬픈 표정을 지었다.
지금 내 얼굴은 어떤 모습일까. 내 마음이 어떤지 나도 알 수 없었다.
거울로 내 표정을 보면 내 마음이 어떤지 조금이나마 알 수 있을까?
...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때가 아니였다.
여동생과 시선을 마주하고 나는 이야기를 시작했다.
"아버지는 우리 사이를 알고 계셨어."
여동생의 얼굴엔 불안함이 더 커졌다.
"혹시... 헤어지라고 하셨어..?"
여동생은 초조함과 불안함을 참지 못하고 엄지를 들어올렸다.
그리고 입으로 가져가 깨물려고 했다.
나는 급하게 손을 움직여 여동생의 손을 붙잡았다.
하지만 여동생은 곧바로 다른 손을 움직여 입 안에 집어넣으려 했다.
그것 또한 다른 손으로 붙잡아 막아냈다.
두 손을 붙잡힌 여동생은 결국 입술을 깨물었다.
피 한 방울이 입가에서 흘러내린다.
보다 못한 나는 여동생의 입 안에 내 손가락을 넣었다.
"차라리 내 손을 물어."
"어..?"
여동생은 내 말에 반사적으로 내 손가락을 깨물었다.
하지만 아프진 않았다.
기껏해야 옅은 이 자국이 날 정도였다.
이렇게 불안정한데도 날 상처 입히지 못 하는 여동생의 상냥함에 마음이 아팠다.
나는 마저 이야기를 이어갔다.
"아버지가 반대는 하셨어."
"역시 그러셨구나... 그럼 우리 도망칠까?"
"난 괜찮아 어쩌피 대학도 어떻게든 1년만 버텨서 졸업하고... 그 다음에 취직하면 되지."
"그럼 살 집은... 작아도 괜찮아 오히려 난 작은게 좋아."
"오빠랑 더 붙어 있을 수 있잖아. 오빠랑 같이 원룸에서 살아도 좋겠다."
여동생은 마치 반대할 걸 예상했다는 듯 미래에 대해 상상하며 빠르게 말을 했다.
여동생의 어깨를 잡고 여동생의 말을 멈추었다.
"진정하고 내 말 먼저 들어. 아버지가 조건부로 허락해주셨어."
"어..? 허락을 해주셨어? 조건부라고? 뭘 하면 되는데? 난 오빠만 있으면 다 할 수 있어!"
"..."
여동생은 방금 전의 불안하고 우울했던 모습을 지워버리고 밝게 웃었다.
역시 가족과 멀어지는 건 여동생도 싫겠지.
... 그러니까 이게 최선이야.
"아무 연락하지 말고 거리를 두라고 하시더라."
"... 왜?"
마치 시간이 멈춘 듯 여동생은 밝게 웃던 모습 그대로 얼굴을 굳히고 나를 쳐다봤다.
어딘가 섬뜩하기도 한 여동생의 시선을 애써 무시했다.
"잠시의 착각일수 있으니 시간을 좀 가지라고.."
"아니야.. 착각이 아니야. 이것보다 어떻게 더 확실할 수가 있어? 이게 사랑이 아니면 뭐냐고!"
"나오빠없으면죽을거같은걸어떡해.난오빠가없으면안돼."
"오빠가있으면좋은게아니야.오빠가없으면안되는거야."
여동생의 입에선 빠르게 말이 튀어나왔다.
표정 없는 얼굴로 말을 하는 여동생의 모습은 마치 미리 녹음해둔 말을 하는 인형같이 느껴졌다.
"... 그래도 그게 아버지와의 약속이야."
마지막 인내심인건지 여동생은 아주 조심스럽게 질문을 했다.
"... 얼마나 오래?"
"네가 졸업할때까지."
"안돼."
아주 천천히 했던 질문과는 정 반대로 답은 빠르게 나왔다.
여태까지와 다른 단호한 태도였다.
여동생의 흐릿한 눈 속에 광기와도 같은 무언가가 일렁이고 있었다.
하지만 잠깐 동안 보였던 광기는 눈 깜짝할 새 사라지고 여동생은 다시 방긋하고 웃음을 지었다.
"아냐.. 오빠랑 몰래 만나면 되는 거잖아! 독립한다고 했지? 내가 몰래 찾아갈게."
'이것도 나쁘진않아. 주말부부 같은거지. 후후..' 여동생은 작게 혼잣말을 하며 즐거워했다.
하지만 이번엔 내가 단호하게 거절을 했다.
".. 그래선 안돼."
마치 방금까지 웃던 모습은 환상이었다는 듯 순식간에 여동생은 인상을 찌푸리고 내게 소리를 질렀다.
"왜왜왜 다 안 된다는 건데! 멀어지지 않겠다고 약속했잖아!"
"나는 오빠랑 약속도 지키려고 ... 엄마가 울어도 아무 말도 안 했잖아...!"
여동생의 얼굴에서 표정이 사라지고 아까의 광기가 다시 번뜩였다.
"오빠는 거짓말쟁이야."
여동생은 마치 선고와도 같은 말과 함께 내 손가락을 깨물었다.
아까의 상냥함 따윈 한줌도 남지 않고 전력을 다해서 내 손을 깨물었다.
까드득 소리와 함께 손가락에서 날카로운 고통이 느껴졌다.
엄지손가락에선 피가 주르륵 흐르기 시작했다.
여동생은 조심스럽게 혀로 그 피를 핥았다.
"그러니까 이건 벌이야."
여동생의 요염한 듯 하기도 하고 광기로 가득한 눈은 섬뜩하기까지 했다.
마치 나를 유혹하듯 느릿하고 야릇한 혀놀림과 함께 여동생은 다시 나를 설득했다.
"응..? 오빠아... 아무도 모르게 찾아갈게... 괜찮지...?"
"이 정도도 버티지 못하면 우린 앞으로도 못 버틸 거야."
"아냐, 난 오빠만 있으면 다 괜찮아. 다 버틸 수 있어."
여동생은 끈질기게 나를 설득해왔다.
나는 천천히 눈을 감았다.
"... 내가 괜찮지 않아."
아. 결국 내뱉어버렸다.
다시 눈을 떴을 때 눈앞에 보이는 건 여동생의 충격 받은 얼굴이었다.
광기의 가면이 깨지고 그 속의 연약한 여동생의 얼굴이 드러났다.
금세라도 눈물이 흘러내릴 듯 눈물이 반짝였다.
여동생은 아주 살며시 웃으며 조심스럽게 질문을 했다.
"... 오빠아 ... 나.. 안... 좋아해..?"
여동생은 마치 닿기만 해도 부서져 사라질 듯 한 살얼음과도 같아보였다.
여동생의 미소는 아름다웠지만 덧없었다.
"사랑하지... 하지만 너에 대한 미안함, 죄책감과 섞여버려서 이게 진짜 사랑인지 모르겠어."
여동생의 미소가 깨어지고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었다.
가득 찼던 눈물이 흘러넘쳐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그 눈물을 엄지손가락으로 닦아주었다.
아 맞다. 피가 나는구나.
아까 깨물린 엄지손가락으로 여동생의 눈물을 닦아주다 피가 묻어버렸다.
한쪽에선 마치 피눈물을 흘리는 것처럼 붉은색의 눈물이 주륵하고 흘렀다.
다시 깨끗한 손가락으로 여동생의 눈물을 닦아줬다.
여동생의 얼굴에 피와 눈물이 번진다.
... 나는 닿을 때마다 여동생을 더럽히고 망가뜨리는구나.
이미 가장 하기 힘든 말은 다 했기 때문에 다음 말은 생각보다 쉽게 튀어 나왔다.
"나, 내일 바로 나가려고."
"..."
"... 안녕."
돌아오지 않을 짧은 작별인사와 함께 여동생의 방에서 나왔다.
마음이 이렇게 아픈데도 이상하게도 눈물은 나오지 않았다.
엄지손가락의 상처에선 피가 계속 흘러내렸다.
눈물 대신 피가 나오는걸까.
너에 대한 미안함과 죄책감도 이렇게 조금이라도 흘러내린다면 좋을텐데.
방으로 돌아가 침대에 누웠지만 잠은 오지 않았다.
"이게 최선이였어..."
몸을 작게 웅크리고서 이 말이 마치 내 죄책감이 줄어드는 주문이라도 되는 듯 계속해서 같은 말을 중얼거렸다.
**
조용한 새벽, 나는 짐을 들고 집을 나왔다.
겨울의 날씨는 추웠다.
장갑도 끼지 않고 나오는 바람에 손이 시려웠다.
주머니에도 손을 넣어보고 입김을 불어보아도
이런 걸로는 따뜻해질 수 없다고 하는 듯
손은 도통 따뜻해지질 않았다.
이따금 어제의 상처가 따끔거렸다.
하지만 날 괴롭히는 고통이 마치 속죄처럼 달콤하게 느껴졌다.
엄지손가락을 주먹에 넣고 강하게 쥐었다.
기껏 피가 멎은 상처가 터지고 다시 피가 새어나왔다.
주먹을 다시 펴보니 손 안은 피범벅이 되어있었다.
인적 없는 새벽.
마치 동화 속 빵가루를 떨어뜨리며 집을 떠나던 남매들처럼
나는 피를 한 방울씩 흘리며돌아오지 못 할 집으로부터 멀어져갔다.
| 이 썰의 시리즈 (총 27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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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번호 | 날짜 | 제목 |
| 1 | 2026.06.08 | (19펌) 여동생 딸 치는거 훔쳐보다가 걸린 썰 푼다 67 (후일담 완) |
| 2 | 2026.06.08 | (19펌) 여동생 딸 치는거 훔쳐보다가 걸린 썰 푼다 65~66 (후일담) |
| 3 | 2026.06.08 | (19펌) 여동생 딸 치는거 훔쳐보다가 걸린 썰 푼다 63~64 (후일담) |
| 4 | 2026.06.08 | (19펌) 여동생 딸 치는거 훔쳐보다가 걸린 썰 푼다 61~62(완) |
| 5 | 2026.06.08 | 현재글 (19펌) 여동생 딸 치는거 훔쳐보다가 걸린 썰 푼다 59~6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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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정이7 |
06.02
+156
FDJY |
05.31
+47
이니니 |
05.29
+33
공주보지 |
05.23
+274
FDJY |
05.23
+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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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