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 걸레 엄마 10
【10】
아랫층으로 내려가 엄마를 찾아보았다.
엄마는 불도 켜지않고 어두컴컴한 식탁에 앉아 조용히 생각에 잠겨있는거 같았다.
"엄마?"
"응? 윤수 안자니?"
"잠이 안오네. 불도 안키고 뭐해?"
"그냥... 갑자기 이렇게 여유로운 생활을 하게되니... 이런 저런 생각을 하게되네."
엄마를 방해하고 싶지않은 마음에 불은 켜지않고 맞은편 자리에 앉았다.
드륵거리는 의자소리가 묘하게 거슬렸다.
"윤수야."
"응?"
"힘들진않아?"
"뭐가?"
"그냥, 우리 갖혀있는거잖아. 답답하거나 그런거 없어?"
"조금 불안하긴하지만 괜찮아. 이제 겨우 이틀이고. 못나가는걸 빼면 다른 문제는 없으니까..."
내 마음은 복잡하기 그지없었지만 그 사실을 엄마에게 말할수없었다.
나를 내보내기 위해 정체모를 누군가에게 구걸하며 알몸으로 모욕을 당하던 엄마의 모습을 생각하면 불안도, 묘한 기대도... 보이면 안될 일이었다.
엄마를 더 힘들게하고싶지 않았다.
"우리 아들 참 씩씩하네. 엄만 너무 기분 좋다."
어둠속에서 살포시 미소짓는 엄마의 얼굴이 어렴풋하게 보였다.
"윤수야, 그래도 혹시 너무 힘들고 답답하면... 엄마한테 꼭 말해야해. 알겠지?"
궁금해졌다.
그렇게 말하면 엄마는 과연 어떻게 행동할것인지... 지금 사실은 너무 힘들고 무서워서 견디기 힘들다고 말하면... 엄마는 나와 함께 관계를 맺을것인지.
참을수없는 기대가 마음속에 솟구치고 동시에 그런 자신에게 혐오스런 감정이 들어 견딜수없었다.
그 모든 감정을 억누르고 나는 대답했다.
"...알았어."
"얼른 들어가서 자. 너무 늦게까지 안자면 안좋아."
엄마는 자리에서 일어나 느릿한 걸음으로 안방으로 들어갔다.
한동안 엄마가 향한곳을 바라보다 나역시 돌아갔다.
'어머니가 그렇게 힌트를 던졌는데도 모른척하고 돌아왔군요.'
'힌트라뇨?'
방으로 돌아오자마자 온 문자에 약간 짜증을 느꼈다.
'힘들고 답답하면 말하라고 했잖아요. 무슨 의미인지 모른다고 말하지 않겠지요?'
'그건 그런 뜻이 아닐수도 있잖아요.'
'아닐수없다는걸 잘 알텐데요. 아들을 내보내기 위해 자신이 뭘 해야하는지 지희씨는 알고있는걸요. 순진한척하면서 용기없는 자신을 포장하는건 추하지않습니까?'
뭐라고 항변하고싶었지만 거친말이 튀어나올거같아 자제했다.
상대를 화나게해봤자 좋을일이 없을거라는건 분명했고 나는 적당히 꼬리를 내렸다.
'잘 모르겠어요.'
'어쨌건 엄마와 대화하며 수확이 있기는 했군요. 이 상황을 끝내고 싶으면 언제든 신호를 보내라고 어머니가 메시지를 던졌으니까요. 조금만 용기를 내면 사랑하는 어머니와 교미할수있겠어요. 축하합니다.'
뭐라고 대답해야할지 몰라 한참을 망설이던 답장을 단답으로 보냈다.
'네.'
다행히 더 문자가 이어지지는 않았고 나는 침대에 누웠다.
엄마의 자위를 생각하다, 식탁에서 나눈 대화를 생각하느라 온갖 망상이 머리를 떠돌았다.
쉽게 잠들수없었지만 어쨌건 밤은 흘러갔다.
대강 자긴했지만 거의 설친탓에 찌뿌둥한 상태로 아침을 맞이했다.
집에 갖혀있는 신세이니 정피곤하면 낮잠이라도 자면 될일이라 크게 걱정은 되지않았다.
씻기위해 아래로 내려가자 엄마가 아침 식사 준비를 분주히 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아직 요리가 어색한 엄마는 조금은 허둥거리는 모습으로 싱크대 앞에서 움직이고 있었다.
"윤수 일어났어?"
"응, 엄마, 잘잤어?"
엄마는 가볍게 미소로 대꾸하고는 다시 요리에 열중했다.
씻고 나오자 어제보다는 조금 나아진 식사가 준비되어있었다.
"보기에는 제법 그럴듯해보이지?"
"진짜 그러네."
"유튜브에 보니까 요리 가르쳐주는거 많더라. 한번 먹어봐."
엄마는 은근히 기대하는 얼굴로 나를 바라보았다.
김치찌개와 계란 후라이 정도가 엄마가 한 요리고 나머지 밑반찬은 이미 가정부 아줌마가 예전에 해둔것이었지만... 엄마가 찌개를 끓일수있다는 사실 자체가 놀라웠다.
엄마는 요리라고는 전혀 할줄모르던 사람이었다.
고용인들만큼 맛있게 만든다고 말은 못하겠지만 먹을만한건 사실이었다.
지난번에 먹었던것들보다는 훨씬 맛있었다.
"진짜 괜찮은데."
"위기는 기회라는 말도 있잖아. 이참에 요리를 마스터하고 말겠어."
엄마는 쾌활하게 말하며 수저를 놀리기 시작했다.
"생각해보면 엄마가 되가지고 아들한테 밥도 제대로 못해주고... 앞으로 자주는 아니더라도 엄마가 직접한 밥을 우리 윤수한테 해주고싶어."
"뭘, 사람 써서 할수있으면 그렇게 하는거지."
"얘는. 그래도 엄마가 해준 밥 먹이는게 훨씬 좋지."
억지로 꾸민 모습이겠지만 이런 상황이 아니라면 눈치채지못할만큼 엄마의 연기는 괜찮았다.
내게 걱정을 끼치지않기위해 애쓰는 엄마의 모습을 보며 나도 평온을 가장하기 위해 애썼다.
엄마의 자위장면이 머릿속에서 끊임없이 재생되고 있었고 밥을 먹는 저 입술에 내 자지가 물리는 상상이 계속 떠올랐지만 드러내지 않았다.
감금 삼일째... 내 머리는 내 뜻대로 움직이지않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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