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기한 이야기-2
내 손가락이 제수씨 보지 안으로 미끌어져 들어갔다.
제수씨가 바르르 떨었다.
이 작은 새같은 여자가 내게 스스로 와서 안겼다. 그리고 해달라고 한다.
이걸 거절하면 이 여잔 진짜 죽을지도 모른다.
그생각을 하자 족쇄 같은 게 풀려버렸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여자의 몸이고 내 열정에 불꽃이 이는 느낌이었다.
이 한적한 팬션에 나와 제수씨 둘밖에 없고 늦은 오후의 햇빛이 테라스 안쪽으로 비쳐들어오고 있었다.
꼭 동화 속 어딘가에 들어와 있는 것처럼 포근했다. 그리고 내 품에 안겨 몸을 떨고 있는 여자는 내가 아끼는 내 친구의 여자다. 아니 여자였다. 지금 그런 건 잠시 밀어두자. 이 여자가 날 원하는 게 아니라 그냥 남자를 원하는 거니까.
나는 친구가 아닌 남자로 이 여자의 갈증을 풀어주는 것일 뿐이다.
온갖 생각으로 나를 정당화하면서 나는 계속 제수씨의 보지에 넣은 손가락을 움직였다.
가운데 손가락이 제수씨의 클리토리스에 닿자 급격히 흥분하는 게 느껴졌다. 숨소리가 거칠어졌다.
"하...흑...흐흑..." 자꾸 우는 소릴 냈다. 너무 섹시했다.
내가 손가락을 좀 더 빠르게 움직였다. 바이브레이터를 상상하며 제수씨의 중심을 자극했다.
제수씨는 옆으로 누워 내 팔에 안겨 있었는데 어느 새 몸을 바로 하고 누워 내 손가락의 움직임을 느끼고 있었다.
고개를 반대쪽으로 돌리고 있었다. 내게 흥분한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는 것 같았다.
나는 더 흥분시키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이미 내 자지는 폭발할 것처럼 커져 있었고 쿠퍼액이 시트에 뭍을 정도로 많이 나와 소리없는 비명을 지르고 있었지만 지금 제수씨가 흥분하는 걸 보니 이 여자를 끝까지 가게 해주고 싶었다.
젖꼭지에 입을 댔다. 혀로 부드럽게 주변을 핥아주다가 살짝 빨면서 자극의 정도를 높였다.
제수씨는 이제 거의 숨이 턱에 찬듯 허덕였다. "아...흑.. 흐윽... 흐윽..." 계속 우는 듯한 소릴 내더니 허리를 몇 번 올리며 절정에 도달했다. 그순간 자기 가슴을 왼손으로 쥐고 내가 자신의 보지를 자극하던 오른손을 꽉 잡았다.
여자가 흥분하면서 자기도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보여주는 이런 행동은 너무 섹시하다. 아내도 결혼 초에는 이런 모습을 자주 보였다. 내가 자극하면 아내는 오르가즘을 느꼈고 나는 그대로 그 모습을 바라보며 흥분이 최고조에 달했다.
제수씨가 흥분이 서서히 가라앉으면서 한쪽으로 돌렸던 고개를 돌려 나를 봤다.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그리고 바로 고개를 다시 돌렸다.
나는 그 모습이 너무 사랑스러워 제수씨의 어깨에 키스를 했다. 그리고 부끄러워하지 않을까 싶어서 이불을 덮어줬다.
참 이상했다. 나는 아직 사정도 하지 않았는데 아쉽지가 않았다.
여자가 이렇게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나를 보는 걸 보니 이상할 정도로 신기한 쾌락감이 느껴졌다.
꼭 삽입을 하고 사정을 해야만 한다는 게 얼마나 멍청한 생각이었는지 이때 알게 됐다.
나의 자지는 수그러들었다. 쿠퍼액이 마저 흘러나왔다.
나는 바지를 올렸다. 그리고 제수씨 뒤에서 다시 안았다.
"미안해요.. 나만..."
"괜찮아요. 이대로 있어도 돼요."
"못했잖아요. 넣어줘요."
"아뇨. 지금이 좋아요. 이대로 잠깐만.."
정말 좋았다. 오후 늦으막히 저물어져 가는 햇빛이 있었고 아직도 스프링클러는 쉭쉭 소리를 내며 잔디에 물을 뿌리고 있었다. 내 방으로 비쳐 들어오는 오후의 석양을 맞으면서 오래 느껴보지 못한 엄청난 정신적 쾌감을 느꼈다.
내 품에 안겨 오르가즘의 곡선을 느끼고 있는 이 여자가 정말 사랑스러웠고 그건 그대로 내게 만족감을 줬다. 여기서 내가 이 여자의 보지에 내 자지를 넣고 뭔가를 한다는 건 예쁜 꽃병을 깨버리는 것처럼 무참한 짓거리란 생각이 들었다.
그대로 잠시 안고 있는데 제수씨가 움직이지 않았다. 가만히 고개를 들어보니 잠이 들었다.
얼굴을 자세히 보려고 몸을 움직여봤다. 옆모습만 보인다. 지금 보니 정말 예쁘게 생긴 여자다.
콧날은 오똑한 편이다. 속눈썹도 짙다. 그리고 입술은 옆으로 누워 약간 눌려 있었는데 귀엽게 앞으로 삐죽 나와 있다. 저 입에 키스할 수도 있을까? 안되겠지? 저 콧날을 빨고 싶다... 별 생각이 다 들었다.
섹스 후의 여자의 얼굴, 그것도 만족감을 느낀 뒤 잠든 여자의 얼굴이라니...
제수씨가 깨지 않게 하려고 조심스럽게 일어나 화장실로 갔다. 쿠퍼액이 묻은 내 자지를 씻었다. 엄청나게 흥분한 상태에서 줄어든 자지는 다시 조금만 만져주면 금방이라고 커질 것 같았다. 손으로 만져봤다. 그런데 커지지 않았다. 약간 커지다 말았다.
아, 맞다. 내 나이가...
이젠 예전같지 않구나. 아내와의 섹스 도중에 제대로 서지 않는 내 자지를 잡고 손으로 해주면서 아내는 "왜? 안돼? 왜그래? 요새 무슨 일 있어?" 그렇게 묻고는 계속 잡고 흔들었는데 내가 아프다고 하자 손을 놓았다. 혹시나 해서 입으로 해달라고 했더니 아내가 싫다고 했다. 그게 내가 한 마지막 섹스로 기억된다.
그것 때문만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 후로 진짜 사업이 잘 안됐다. 직원들도 속을 썩였고 거래처도 자꾸 도산했다. 미수가 너무 많아서 그걸 처리하는 게 장사를 하는 것보다 훨씬 힘들고 많았다. 내가 무슨 사채업자 같았다.
결국 돈이라도 받았다면 덜 억울할 것이다. 거의 다 배째라는 식이었다. 역시 내게서 뜯어먹을 게 있을 때는 사장님 사장님 하면서 간쓸개 다 빼줄 것 같던 인간들이 형편이 어려워지자 그냥 죽여주세요로 나왔다.
내용증명을 하고 구조공단에 가봐도 대답은 늘 비슷비슷했다. 받아내기 어려울 거 각오하고 진행하라는 말이었고 시간도 많이 걸렸고 보정이라도 나오면 그걸 처리하느라 공인인증서 찾아서 들어가는 것조차도 노동이었다.
정말 더럽게 힘들고 지겨운 사업이었다. 그걸 때려치우고 나자 남는 돈으로 아내에게 작은 소품점 하나 마련해주고 끝이었다. 나가서 일을 도와준다고 해봐야 소품을 잘 모르는 나는 거의 핀잔만 듣다가 들어오는 게 일쑤였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인테리어 쪽이었고 시설관리 같은 것이었는데 적성에 맞지도 않았지만 아내 혼자 일하는 게 너무 미안해서 도와주려던 게 오히려 관계만 더 깨고 말았다.
소파에 앉아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러느니 여기서 그냥 팬션이나 운영할까? 싶은 생각도 들었다. 제수씨를 도와주겠다는 마음으로 여기 와서 이러고 있지만 저 여자가 사람을 고용해서 이 한적한 곳에서 어떻게 버틸지 그것도 걱정이긴 했다.
잘 될거라는 예상도 쉽게 할 수 있는게 아니고 또 바이커들이 온다고 해도 여자 혼자 있는 걸 알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걱정이 됐다. 이런저런 생각 끝에 내가 당분간은 여기 있으면서 이걸 일으켜야겠다고 결론을 내렸다. 그때였다.
내 방문이 열렸다. 그리고 제수씨가 나왔다.
어느새 머리를 뒤로 묶었다. 방에 들어올 때 귀신처럼 머리를 풀어헤치고 왔었던 것과는 정말 다른 모습이었다.
"아, 제수씨. 자고 있길래..."
"네.. 깜빡 잠들었나봐요.. 죄송해요.."
고개를 살짝 숙이면서 미안하다고 말하는데 그 모습도 너무 예쁘게만 보였다. 내가 미쳐도 단단히 미친 것 같았다. 이제 겨우 사람 모습을 하기 시작한 여자에게 반한 걸까? 이건 아니지.
그런데 제수씨가 내게 다가왔다. 그리고 소파에서 엉거주춤 하고 있는데 갑자기 내 위로 올라탔다.
나는 깜짝 놀랐다. 이게 뭐지? 이 여자가 원래 이런 여자였나?
내 위에 올라온 제수씨는 나를 껴안더니 "내가 해줄까요? 나랑 하고 싶어요?" 라고 물었다.
정말 상상하기 어려운 행동을 하는 여자다.
갑자기 불끈거리면서 내 자지가 다시 용솟음쳤다. '진짜 하고 싶다.' 이런 생각이 들었는데 장식장 위에 놓인 친구와 제수씨의 다정한 모습 사진 액자가 보였다. 그걸 보는 순간 갑자기 친구 생각이 났다.
"아.. 제수씨.. 지금은 제가... 아니.. 이러지 마시고. 잠깐만요.. 잠깐.."
되는대로 나불대는데 제수씨는 내가 사진을 본 걸 아는 것 같았다.
일어서더니 그 사진 액자를 갖고 자기 방으로 갔다.
문을 닫고 나와 나를 보더니 말했다.
"저이 사진 속에서나 저렇게 웃고 있지 저한테 매몰찬 사람이었어요."
그러면서 제수씨가 해준 얘기는 충격적이었다.
친구놈은 제수씨를 여자로 대하지 않았다고 했다. 결혼 후 둘이 관계를 한 건 1년 정도 밖에 안된다고 한다. 그러면서 한번 임신을 했다가 유산을 했다. 그게 충격적이었는지 제수씨가 그때 너무 힘들어서 정신과 치료도 받고 우울증에 심하게 빠져서 약간 이상한 행동까지 하게 되자 친구가 그때부터 제수씨를 멀리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제수씨가 회복하는 데엔 꽤 시간이 걸렸다. 팬션을 만들어서 이사를 온 것도 전원생활을 하게 되면 좀 나아질까 싶어서였는데 와서 한거라고는 꾸미고 단장하고 정리하는 것 밖에는 없었고 둘은 서로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지는 않았다.
친구의 관심은 온통 팬션을 멋지게 꾸미는 것밖에 없었다. 제수씨는 혼자 지내는 거나 마찬가지였다고 한다. 밤에 가까이 가서 해달라고 했지만 친구는 거절했다. 유산의 고통을 겪는 아내를 본 친구가 다시 섹스라는 걸 해야 하고 아이가 생기고 혹시 다시 유산하게 된다면 또 같은 지옥을 경험할 것이라는 생각 때문에 도저히 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이 사실을 알게 된 게 2년 전쯤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회복하기 위해서 대화도 시도해보고 서로 노력하자고 제수씨가 설득도 했는데 이미 친구는 정신적으로 딴나라에 가있었다. 게다가 그때 안 건 친구가 지방에서 만난 어떤 여자와 바람을 피운 것이었다. 바이크 타고 내려가서 만난 여자는 친구와 새살림을 차렸다. 친구는 팬션에 오지 않는 날이 많았고 그래서 재정이 펑크가 날 정도로 운영이 엉망이 된 것이었다.
그렇게 된 데에도 바이크 동호외의 역할이 컸다. 거기서 만난 여성 바이커가 그 여자였다. 그러더니 그 사고로 가버린 것이다. 갈등이 엄청 심해서 제수씨가 다시 공황장애가 오고 우울증이 깊어지기 시작할 무렵에는 갈등이 최고조에 달해서 이혼을 해야겠다고 결론내리고 있었고 그 날 친구놈이 내연관계에 있던 여자를 만나러 가던 중에 사고가 난 것이었다.
이 얘길 듣기 전까지는 친구놈이 혹시 일부러 보험금이라도 남기고 죽은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지만 사실을 알고보니 한편으로는 신나서 이제 와이프하고 이혼하니까 자기들끼리 맘놓고 만나보자고 얘기하려고 지방으로 가다가 사고가 난 것이 아닌가 싶다.
얘길 듣고 나니 친구 사진을 보고 괜히 미안해 했던 마음이 좀 가라앉았다. 이 얘기를 옆에서 차분하게 하고난 제수씨는 한결 마음이 편해진 느낌이었다. 얼굴도 좀 더 밝아졌다. 어느덧 해가 져서 어둑해졌다. 강아지 두 마리가 다가와 꼬리를 흔들었다. 제수씨는 그동안 강아지를 본척만척 했다. 그런데 이제 강아지를 만져주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나를 한번 보더니 말을 이었다.
"제가 너무 생각 없이 행동해서 죄송해요..."
"아니에요.. 다 이해합니다.."
내 말은 진심이었다. 제수씨의 행동은 그동안 밀린 부채 같은 걸 나를 통해 갚아버리고 싶은 채무자의 심정 같은 게 아닌가 싶다. 이 행동에 내가 너무 깊이 의미를 둘 필요는 없는 것 같았다.
속이 후련했다. 그리고 뭔가 제수씨에 대한 불편한 욕망 같은 게 많이 사라지고 진짜로 이 여자를 위로하고 돕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우리가 아까 방에서 했던 건 불륜도 아니고 욕정에 사로잡힌 남녀의 진지한 섹스도 아니었다. 그건 그동안 엄청난 고통 속에서 지내온 한 여자가 어떤 한 남자를 통해 욕구를 해소한 행동이었다.
그렇게 생각하면서 나도 강아지를 만지작거렸다. 그동안 밥을 준 게 나였기 때문에 강아지들이 나를 보고 꼬리를 힘차게 흔들었다. 그새 나도 정이 꽤 들었다. 하나는 푸들이었고 하나는 앞다리가 좀 짧은 바둑이였다. 두 마리 강아지를 가운데에 두고 우린 말없이 쓰다듬고 있었다.
그리고 제수씨기 입을 열었다.
"이렇게 여기 계시면 부인은요?... 저번에 **씨가 전화해서 대충 상황은 알려줬어요."
"아.. 네.. 그럼 저희 상황 이해하고 계시겠네요.."
"네.. 제가 상관할 일이 아니라서..."
"예. 그건 저희들 사정이니까 제수씨는 굳이 마음 안쓰셔도 돼요."
마음이 편안해지고 다시 나른한 느낌이 들었다. 밖은 어두워졌고 제수씨는 내 옆에 앉아서 강아지를 쓰다듬고 있다. 마치 우린 부부가 된 것처럼 너무 편한 느낌으로 이러고 있었다.
갑자기 제수씨가 입을 열었다.
블루메딕 후기작성시 10,000포인트 증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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