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기한 이야기-8
"당신 먼저 자. 아무래도 오늘 손님이 많아서 내가 늦게까지 일해야 할 수도 있으니까."
와이프는 내가 나가는 걸 보면서 사진첩을 덮었다.
늦기는 해도 일을 마치면 팬션에서 나와 오붓한 시간을 가질 줄 알고 있었던 것 같았다.
하지만 뒤도 안돌아보고 나가는 나를 보는 와이프는 사진첩을 덮으면서 내 뒷모습을 바라봤다.
밖으로 나오니 제수씨가 보였다.
내가 다가가서 "안에서 좀 쉬어요. 제가 할게요." 라고 말하자 "전 괜찮아요. **씨, 피곤하지 않아요?" 라고 대답했다.
아까 껴안고 부볐던 가슴이 봉긋하게 보였다. 일할 때 입는 바지 위에 내가 세면장에서 움켜쥐었던 탐스러운 엉덩이가 자꾸 상상이 됐다.
이틀인데 그사이에 제수씨가 내 위에서 몸부림치며 내 입술을 빨고 흥분해서 신음하던 모습이 떠오르며 내 자지가 순식간에 부풀어 올랐다.
여자는 남자의 숨소리만 들어도 안다. 제수씨는 내가 곁에 서서 욕정에 가득찬 눈길로 자신의 몸을 훑어보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잠깐... 할까요?"
도발적이었다. 제수씨도 지금 몸이 한껏 달아있다는 얘기다.
"어디서..."
"제가 먼저 가서 톡할게요."
그리고 제수씨는 먼저 숙소쪽으로 갔다.
마침 캠퍼가 마지막으로 자러 들어가려는지 밖에 나와서 놀면서 먹은 것들을 정리하고 있었다.
가까이 가서 쓰레기가 나온 걸 주워담고 쓰레기장에 치웠다.
그리고 돌아서는데 톡이 왔다.
-잠깐 사무실로 들어와요.
1을 없애고 얼른 사무실로 갔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제수씨는 바지만 벗은 채로 내게 달려들었다.
"여기서.. 빨리.. **씨. 나 잠깐 해줘.."
이렇게 뜨겁게 매달리다니.. 나는 이 파격적인 행동에 그만 숨이 막혔다.
나도 모르게 제수씨의 다리를 들고 이미 내려버린 팬티 안에 있던 자지를 꺼내 제수씨 보지에 밀어넣었다.
많이 젖어 있었다. 거침없이 들어가버렸다.
그대로 몸을 움직였다.
제수씨는 내 엉덩이를 잡고 미친듯이 당겼다. 벽에 대고 박고 있었고 제수씨는 신음소릴 참으려고 한손으로 입을 틀어막고 한 손으로는 내 엉덩이를 잡아당겼다.
정말 극도의 쾌감을 느꼈다. 제수씨 입에 내 입을 대고 혀를 밀어넣었다. 숨을 참기 어려웠던 제수씨가 입을 벌리며 내 혀를 받아들였고 미친 듯이 빨아댔다.
내가 와이프와 같이 온 걸 보고 더 이러는 걸까? 이건 배덕감일까? 질투? 뭐든 지금 제수씨는 내 자지를 받아들이고 자기에게 쾌락을 줄 걸 기대하고 있다.
점점 사정감이 오기 시작했다.
"나... 할 거 같아요.. 지금... 어..허억... 싼다..."
"조금만 더... 조금만.. 어흑...흑...흑.."
계속 매달리면서 내가 사정을 늦추길 바라는 제수씨였다. 나는 최대한 참을 때까지 참고 결국 안에서 폭발했다.
울컥거리면서 제수씨 보지 안에 정액을 쏟아냈다.
둘 다 경직된 채 부르르 떨다 힘이 빠졌다.
제수씨는 다리를 내리고 주저앉으면서 내 자지를 입에 넣었다.
이젠 거침이 없었다. 정액이 묻어 있는 걸 꺼내 입으로 빨면서 흥분의 여운을 느끼고 있었다.
이 여자, 진짜 욕망 덩어리구나... 내가 감당을 못할 정도였다.
그렇게 잠깐 빨고 있던 내 자지를 손에 잡은 채 제수씨가 일어섰다.
그리고 내 입에 키스했다.
나는 지금 시간 개념이 없었던 걸 깨닫고 얼른 바지를 올리고 나서 "나가봐야겠어요. 혹시라도.." 라고 했더니 제수씨는 자신의 아래로 흐르는 내 정액을 손으로 막고 욕실로 뛰어갔다.
그 모습이 야했다. 뒤에서 보이는 엉덩이에 삽입하고 싶었다.
하지만 지금은 안된다. 와이프가 와있다.
폭풍같은 섹스를 마치고 밖으로 나왔다. 그때 마침 와이프가 숙소에서 나오면서 나를 발견했다.
정말 큰일 날뻔 했던 것이다. 조금만 늦었어도 일이 터졌을 것이다.
만일 예전처럼 둘 다 서로 사람으로 여기지 않았을 때라면 설혹 제수씨와의 섹스 장면이 발각됐다고 해도 미안할 일은 없었을 것이다. 오히려 이걸 이유로 이혼할 수도 있었을 테니까.
하지만 지금 와이프는 다시 예전의 우리로 돌아가려고 무척 애를 쓰는 상황이다. 이걸 무시하면 안되는 것이다.
가까이 온 와이프는 언제 일이 끝나냐고 물었다.
오늘은 새벽까지 안해도 될 것 같긴 한데 일단 상황을 봐야한다고 했다. 그때 마지막 캠퍼가 불을 끄고 잠이 들었다.
나도 좀 피곤한 느낌이 들었다. 제수씨와 갑작스러운 섹스를 했으니 그럴만도 하다.
와이프는 아무래도 나와 들어가서 섹스를 하고 싶은 것 같았다.
옆에서 내 팔짱을 끼고 어깨를 기대더니 숨소리가 예사롭지 않았다.
나는 방금 섹스를 하고난 뒤라 만족감이 있었고 와이프의 이런 행동이 내 욕구를 발동시키기에는 모자랐다.
그때 위에서 사무실 문이 열리고 제수씨가 나왔다.
두 사람은 눈이 마주치더니 다시한번 인사를 했다.
"말씀 들었어요. 늦었지만 조의를 표합니다." 와이프가 정식으로 인사를 했다.
제수씨도 고개를 숙여 조의를 받으며 "감사합니다." 라고 했다.
두 여자를 번갈아가며 보고 있던 나에게는 이상한 욕망이 스물거리고 올라왔다.
진짜 미친 생각이었는데 이 두 여자를 한꺼번에 가지는 그런 상상이었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내가 이런 상상을 하는 걸 욕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와이프는 절대로 미모나 섹스에서 모자란 사람이 아니었다.
그에 비해 제수씨는 이제 처음으로 배우는 학생처럼 나와의 몇 달간의 동거를 통해 섹스의 맛을 알아가고 있어서 그 욕구가 하늘을 찌를 것처럼 높았다.
그러니 내가 이틀만에 다시 왔을 때 좀 전처럼 위험을 무릅쓰고 덤볐던 것이다.
어쩌면 걸리려고 일부러 그랬을지도 모를 일이다.
두 사람이 서로 인사하고 제수씨는 나와 일 얘기를 잠깐 했고 기다리고 있던 와이프와 함께 숙소로 올라갔다.
방에 들어오자 와이프가 갑자기 매달렸다. "여보. 아까 그분.. 엄청 미인이더라. 나이가 50대라고 안 보여."
"그런가? 난 잘 모르겠던데.."
"당신 여기서 지내면서 식사도 같이 하고 그랬어?"
"응. 밥은 점심만 같이.."
"그랬구나.."
거짓말인 걸 다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여자는 남자의 거짓말도 자기 마음에 맞게만 해주면 넘어간다. 알면서도 넘어간다.
나는 얼른 욕실에 들어가 샤워를 했다. 제수씨의 체취가 조금이라도 남아 있게 된다면 와이프가 눈치를 챌지도 모른다.
씻으면서 제수씨의 욕정에 가득찬 몸부림을 떠올리니 갑자기 다시 발기를 했다.
문 하나 옆에는 내게 익숙한 여자가 내 손길을 기다리고 있고 좀 전에는 이제 활짝 피어나기 시작하는 꽃처럼 섹스에 굶주린 한 여자가 있다.
그걸 생각하니 다시 자지가 불끈거리면서 요동쳤다.
그리고 몸에 물을 다 닦지도 않았는데 갑자기 문을 열고 나가 와이프에게 덤볐다.
"어머! 여보! 왜 이래? 응? 잠깐만.. 아이 참. 잠깐.. 천천히.."
그러면서도 옷을 스스로 벗기 시작한다. 그리고 내가 와이프의 팬티를 다 벗기지도 않고 그대로 덤비려고 하자 와이프가 입으로 내 자지를 빨았다.
나는 와이프에 입에서 내 자지를 꺼내 바로 와이프에게 삽입했다. 팬티도 안 벗기고 덤비는 나를 와이프는 흥분해서 받아들였다.
"아..흑... 여보... 왜이래... 응? 내가 좋아? 그렇게 하고 싶어? 내 보지에? 응? 허억... 아흑.."
내가 펌프질을 하기 시작하자 와이프가 너무 흥분이 되는지 고개를 좌우로 흔들면서 미친듯이 신음소릴 냈다.
내가 입으로 와이프의 입을 막았다.
제수씨와 하고 난 뒤라 발기는 됐지만 사정감은 늦춰졌다. 그게 와이프에겐 좋게 작용했다.
내가 위에서 펌프질을 꽤 길게 하자 와이프는 "아... 여보... 좋아.. 당신 오래 박아주니까.. 너무 좋아... 아흑.. 여보야..."
결혼 초에 했던 말들이 다시 나오고 있었다.
그리고 길게 하던 펌프질에 와이프가 내 등을 손가락으로 긁기 시작할 때쯤 사정감이 몰려왔다.
"아... 자기야.. 아하...흑..." 하면서 모처럼의 괴성을 내고 내가 깊이 사정했다.
와이프는 내게 완전히 매달려 내 뒷목을 잡고 당겼다. 혀와 혀가 엉켰다.
"여보.. 아... 그렇게.. 싸줘.. 많이.. 좋아... 아.. 여보.."
와이프는 진짜 쾌락의 절정에 이른 것 같았다. 그렇게 잠시 와이프의 몸 위에 머물러 있었다.
그리고 알게 됐다. 내가 왜 이러는지를.
문제는 그걸 와이프도 눈치를 챘다는 것이다. 이런 갑작스러운 섹스는 내 스타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팬션에 와서 자기에게 짐승이라도 된 것처럼 덤비는 내게서 와이프는 이상한 느낌을 감지한 것이다.
와이프는 아직도 숨을 몰아쉬고 있는 내 귀에 대고 말했다.
"아까 그분.. 엄청 섹시하더라.. 몸매도 좋고.."
왜 갑자기 이런 얘길 하는 걸까? 나를 테스트하려는 걸까? 그런 생각이 들었는데 웃기게도 와이프 보지 안에서 사정 후 줄어들던 내 자지가 반응했다.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그렇다고 엄청 커진 건 아닌데 이 민감한 상황에서 내가 다시 발기하고 있는 걸 와이프는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저 여자랑 하고 싶지 않았어? 생각해본 적 없어?"
와이프는 대놓고 나를 시험하고 있었다.
"무슨 소리야?.. 그런 생각 한 적 없어.."
라고 했지만 내 자지는 다시 커지고 있었다. 와이프는 지금 내 배덕감을 이용하고 있었다.
"나랑 저 여자랑 누가 더 잘할까? 확인해보고 싶지 않아? 응?"
하면서 와이프가 움직였다. 내 자지에 본격적으로 자극을 주려고 하는 것이었다.
나는 이쯤에서 빼야 한다고 생각을 했지만 내 몸은 정반대로 움직이고 있었다. 내 자지는 점점 더 커지고 있었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와이프가 아래에서 엉덩이를 움직이자 자극이 되면서 다시 조금씩 움직였다.
"여보.. 내가 저 여자라고 상상해봐.. 어때?"
더 자극하는 말을 하는 아내의 입술을 빨았다. 나는 다시 움직였다. 그리고 펌프질을 하기 시작했다.
내가 이런 반응을 보이자 와이프는 알게 된 것 같았다.
내가 저 여자에 대한 욕정이 있다는 것과 함께 이런 자극을 주면 내가 자기를 더 좋게 해준다는 것을.
와이프는 내가 움직이자 따라서 움직였다. 그리고 내 귀에 대고 또다른 말을 하기 시작했다.
"저 여자랑 한 거야? 섹스 했어? 어땠어? 맛있어? 나보다 더 좋았어? 자기야.. 아흑... 허응.. 움직여줘.. 그렇게.."
나는 다시 크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미 가득찬 정액이 소리를 내며 빠져나왔지만 나는 또 사정하려고 움직였다.
와이프는 숨을 거칠게 쉬면서 내 혀를 빨고 내 엉덩이를 다시 잡았다.
그리고 나는 결국 또 한번 더 아내의 보지 안에 사정하게 됐다.
머리 꼭대기에서 찡하는 소리가 날 정도로 사정감은 굉장했다.
숨을 헐떡이며 내가 옆으로 떨어져 누웠다.
샤워를 하고 나와서 물에 젖은 몸으로 갑자기 덤빈 나를 보고 와이프는 대략 짐작을 한 것 같았다.
하지만 나는 어떤 단서가 될 만한 말도 하지 않았다. 그건 내 욕망일 뿐이지 실제로 섹스를 한 건 아니라는 거짓말이 먹힐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일어나 앉아서 내 정액을 닦아내면서 와이프는 정확하게 내게 말했다.
"당신이 저 여자랑 했다고 해도 난 괜찮아. 그건 내 잘못도 있으니까. 하지만 앞으로는 어떨지 몰라. 난 당신이랑 진짜 다시 시작하려고 하니까."
묘한 여운을 남기는 말을 하고 와이프는 내 옆에 누웠다. 그리고 안겨왔다.
땀에 젖어서 다시 샤워를 하고 싶었지만 두 번이나 되는 섹스에 지칠대로 지친 나는 그냥 누워 있었다.
그런데 일은 전혀 엉뚱한 데로 번져갔다.
새벽에 큰 비명소리가 나서 놀라서 밖으로 뛰쳐나갔다.
운동장에 있던 몇 개의 텐트 중 한개가 불길에 휩싸여 있었다.
기절할 정도로 놀라서 뛰어갔다. 그 사이에 사무실에서 불이 켜지고 제수씨도 뛰어나왔고 와이프는 숙소 앞에서 어쩔줄 몰라하며 놀란 채 떨고 있었다.
사람들이 다가왔지만 불길이 꽤 크게 번져서 제대로 다가가지 못했다.
나는 옆텐트 사람들한테 도와달라고 했다. 눈치 빠른 사람들이 안에서 쓰던 그릇들을 챙겨서 세면장으로 뛰었다.
나는 우선 안에 있는 사람들이 다친 건 아닌지 확인하려고 불길이 아직 덜 번진 뒷쪽으로 갔다.
그런데 거기서 누군가 텐트를 열려고 애쓰고 있었다. 하지만 급해서 그런지 잘 열리지 않았다.
내가 다가가서 밑으로 손을 넣고 텐트를 확 제꼈다. 옆에 박아놓은 폴대가 힘겹게 빠져나오면서 텐트가 들렸다.
"여기로 나와요! 빨리요" 라고 소리쳤다.
남자는 안에서 여자를 먼저 내보내려고 하고 있었다.
그런데 여자는 속옷만 입고 있었고 자기 옷을 찾으려는 것 같았다. 그러나 이미 불길이 자꾸 번지고 있었다.
작은 텐트가 아니었는데 꺼먼 연기가 나고 불길이 자꾸 번지자 안에서는 더 당황해서 여자가 비명을 질러대고 있었다.
사람들이 물을 퍼와서 부으려고 했을 때 나가 들려진 텐트 안으로 보니 난로가 보였다.
여기엔 물을 뿌리면 안된다.
"혹시 소화기 가진 분 있어요? 물은 안돼요!" 라고 소리쳤다.
물을 뿌리면 더 번진다. 그러자 한 캠퍼가 차에 있는 거! 라고 소리쳤고 몇사람이 주차장으로 빠르게 뛰어갔다.
그 사이에 남자는 여자를 밖으로 밀었다.
여자가 나왔는데 속옷만 입고 있었고 내가 제수씨에게 손짓을 하니 제수씨가 입고 있던 겉옷을 벗어서 여자에게 얼른 덮어줬다.
남자도 이어서 나왔는데 손에 중요한 것들을 몇개 챙겼다. 노트북과 무슨 작은 박스였다.
남자는 팬티만 입고 있었고 박스라서 그나마 다행이었다.
나는 내가 위에 입고 있던 웃도리를 벗어서 남자에게 줬다.
그리고 나서 차에 소화기를 가지러 간 사람들이 와서 텐트에 뿌리기 시작했다.
불은 다행이 빨리 꺼졌다. 물바가지를 들고 있던 사람들이 세면장으로 가서 물을 버리고 왔는데 텐트는 거의 다 탔다.
대형사고였다. 캠핑장에서 이런 사고가 나면 신고를 해야 한다. 소방서에 새벽에 신고를 했고 출동한 소방관들이 조사를 마치고 돌아가니 거의 10시 가까이가 됐다.
이 엄청난 소동 끝에 캠퍼들도 하나둘 씩 정리를 하고 퇴소를 했다.
오후 4시가 되자 정리가 모두 끝났다.
나는 너무 놀라고 지쳐서 우리가 아직도 뭘 제대로 먹은 게 없다는 걸 알게 됐다.
소방서에서 한번 더 왔다가 갔고 잘 마무리가 됐다.
자면서 끈다고 끈 난로는 하필 분위기용으로 나온 심지난로였다. 약하게 남아있던 심짓불이 자면서 두 남녀가 자면서 발로 건드리는 바람에 넘어지면서 안에 있던 기름이 새어나왔고 그게 불로 번진 것이다. 정말 큰일이 날뻔 했다. 마침 화장실에 가려고 나오던 다른 캠퍼가 아니었다면 두 사람 운명이 어찌 되었을지 모를 일이었다.
한바탕 소동이 지나가고 나서 우리 셋은 사무실로 들어갔다. 뭘 먹어야 했다.
제수씨는 아직도 손이 떨린다며 잔뜩 긴장한 상태였고 그걸 보고 와이프가 곁에서 어깨를 잡고 위로해주고 있었다.
관계니 뭐니 그런 걸 생각할 틈이 없었다. 전부 놀라서 떨고 있었던 것이다.
셋이 식탁에 앉아서 밥을 먹는데 와이프가 반찬통을 유심히 보고 있었다. 그건 내가 그때 집에 갈 때 가져갔던 반찬통과 같은 것들이다.
아내가 눈치를 챘다. 사실상 다 알게 됐다고 해도 된다.
제수씨는 차분하게 먹을 걸 준비했고 와이프도 가만히 있긴 뭐했던지 일어나서 준비하는 걸 도왔다.
그런데 두사람의 분위기가 묘했다. 가끔 대화를 하는가 하면 준비하면서 서로 눈도 맞추는 등 여간 신기한 행동을 하는 게 아니었다.
참 알수 없는 생물체들이었다.
밥을 먹으면서도 서로 대화를 하기도 했다. 음식 얘기도 했는데 와이프가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고 제수씨는 와이프가 알려주는 음식을 관심 있게 듣기도 했다.
나는 괜히 외톨이가 된 것처럼 묘하게 소외되는 느낌을 받았다.
밥을 먹고 나니 벌써 오후가 깊어지고 있었다.
와이프는 거실 소파에 앉아 있다가 테라스로 나갔다. 늘 그렇듯 난리가 났던 운동장에서는 스프링클러가 돌아가며 물을 뿌리다 멈췄다.
또 해는 내가 제수씨와 처음으로 저쪽 내방에서 섹스할 때처럼 비스듬히 비추고 있었다.
와이프가 테라스에 앉아서 바깥 풍경을 구경하는 것 같았다.
제수씨가 내가 와이프를 보고 있는 모습을 보더니 조용히 말을 했다.
"언니가 너무 미인이세요."
"아.. 네.."
"궁금해요. 언니랑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러게요. 돌아보니 진짜 별일 아니었는데..."
"좋은 분 같아요."
이건 내가 더 소외감을 느끼게 만드는 말이었다. 그래도 와이프를 좋게 봤다니 여자들의 심리는 알 수 없는 것이었고 적어도 두 사람이 쥐어뜯고 싸울 일은 없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어때? 풍경이?"
내가 테라스로 나가서 와이프에게 물었다.
"좋네.. 이런 데서 일했구나. 당신 표정이 왜 그렇게 편안해 보였나 알겠네."
햇빛이 눈부신지 손으로 살짝 가리면서 와이프는 오랜만에 나를 집에서 봤던 날 얘기를 했다.
"그때 당신이 들어오면 어떻게 무슨 말부터 해야할까 고민 많이 했어. 근데 당신이 들어오는데 내가 예상했던 모습하고는 많이 달랐지. 표정도 밝고 에너지도 느껴지고. 그랬어."
"근데 나 궁금한 게 있어."
"뭔데?"
"우리가 서로 상대방한테 관심 끄고 산 게 몇 년이나 되잖아. 그러다가 우리가 이혼 얘기도 나오고 그래서 당신은 친정으로 간거고."
"응."
"근데 그 몇달 사이에 당신이 완전히 다른 사람처럼 된 건 무슨 이유가 있을거 같은데.."
"맞아. 나한테 일이 있었어. 아주 큰 일이지."
와이프가 저녁 무렵 지는 해를 바라보며 자기 얘길 했다.
블루메딕 후기작성시 10,000포인트 증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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