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한 군대동기 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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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간전
엄마와 한 군대동기 썰
(부제 : 아이 러브 유)
서문
1. 강남엄마 근친썰을 재미있게 읽어서 후속편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안 올라오네요.
2. 주인공이 내 친구의 군대 동기 얘기와 비슷해서 동일인물일지 궁금했는데 안 올라와서 그냥 제가 친구에게서 들은 이야기를 써 볼까 합니다.
3. 친구에게서 들은 얘기고 거의 30년 전의 일이기 때문에 군대에서 일어난 일은 실제와 좀 차이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 친구가 뻥이 좀 심한 편이었거든요.
4. 사생활 보호를 위해서 이름, 지명, 시기는 다 변경시켰습니다.
제 1 장
- I love you -
I Love You
지금만은 슬픈 노래를 듣고 싶지 않아
I Love You
도망치고 도망쳐서 도착한 이 방
모든 것이 허락된 사랑이 아니기에
우리 둘은 마치 버려진 고양이 같아
이 방은 낙엽에 묻힌 빈 상자처럼 보여
그래서 너는 새끼 고양이 같은 울음소리로…
Ooh...
삐그덕거리는 침대 위에서 다정함을 품고
몸을 꼭 껴안으면서
그리고 다시 우리 둘은 눈을 감아
슬픈 노래에 사랑이 바래버리지 않도록
I Love You
너무 어린 우리 둘의 사랑에는 만질 수 없는 비밀이 있지
I Love You
지금의 일상 안에서는 닿을 수 없어
하나가 되어 살아가는 사랑을
꿈꾸며 상처입기만 한 우리 둘이야
몇 번이나 사랑하냐 묻는 너는
이 사랑 없이는 살아갈 수조차 없다고
Ooh...
삐그덕거리는 침대 위에서 다정함을 품고
몸을 꼭 껴안으면…
그리고 다시 우리 둘은 눈을 감아
슬픈 노래에 사랑이 바래버리지 않도록
그리고 다시 우리 둘은 눈을 감아
슬픈 노래에 사랑이 바래버리지 않도록
- 오자키 유타카 (1983년) -
그 녀석을 생각하면 언제나 이 노래가 떠오른다.
난 1991년 해병대에 지원 입대를 했다.
그리고 해병대 수료과정을 마친 후 특수수색대로 배정되어서 또 다시 4개월 동안 훈련을 받게 되었다.
그리고 그 곳에서 내 동기이자 내 제일 친한 친구가 된 기영이를 만나게 되었다.
당시 우리 분대에서 같이 훈련을 받던 동기는 총 10명이었는데 기영이는 그 중에 제일 특이한 녀석이었다.
왜냐 하면 해병대 중에서도 제일 빡세기로 유명하다는 특수부대 중 하나인 특수수색대는 진짜로 빡세기 때문이었다.
기영이를 제외한 나머지 동기들은 전부 다 평균 180센티에서 190센티 정도의 키에 - 심지어 제일 큰 놈은 195도 있었다. - 몸무게도 다 80에서 100kg이 나가는 근육질이었으면 거의 다 태권도, 유도, 합기도 등의 유단자 아니면 체대에서 빡세게 운동만 하다 온 놈이거나 심지어 한 명은 조폭에서 주먹 역할을 하다가 온 놈도 있었다.
그런데 기영이 녀석은 겨우 170센티 정도의 키에 55kg 정도였다.
물론 몸은 매우 날씬하고 탄탄했지만 절대로 우리처럼 무식하게 싸움만 하다가 온 놈이 아닌 것만은 확실해 보였다.
그 증거로 얼굴도 매우 잘생겨서, 아니 매우 귀엽게 생겼었다.
미생에 나온 임시완이 안경을 끼고 있는 전형적인 범생이 타입이었다.
게다가 씨발 진짜로 서울대 의대 출신이었던 것이다.
(기영이는 나보다 한살이 적은 21살로 의대 1년을 다니다가 휴학을 하고 입대를 했었다.)
그래서 별명도 삼수였는데 그건 세가지 수수께끼라는 뜻이었다.
첫번째 수수께끼는 당연하게도 씨발, 서울대 의대에 다니던 놈이 해병대에 들어온 것도 모자라서 왜 특수수색대에 지원한 거야? 였다.
두번째 수수께끼는 씨발 어떻게 해병대 수료과정을 통과한 거야?
저렇게 빼빼마른 몸집으로?
그리고 마지막 세번째 수수께끼는, 씨발, 저 새끼는 애초에 왜 의대에 간 거야? 음대에 가서 가수를 했어야지? 였다.
세 번째 수수께끼에 대해서는 조금 있다가 얘기를 해 주겠다.
그래서 처음에는 당연히 우리 모두는 기영이를 무시했다.
어차피 저렇게 가방끈이 긴 새끼는 얼마 안 가서 낙오할 거다.
해병대 훈련소를 수료한 것은 운이거나 누군가에게 빽을 쓴 걸 거다.
그 왜 있잖아?
저렇게 학벌좋고 머리 좋은 놈들 중에는 나는 이렇게 머리도 좋고 몸도 엄청 좋아서 해병대를 나왔다는 것을 자랑하기 위해서 굳이 이렇게 해병대에 오는 놈이 있다는 것을 말이야.
우린 기영이 뒤에서 그렇게 뒷담화를 까면서 그를 무시했다.
하지만 놀랍게도 기영이 녀석은 조금도 낙오를 하지 않은 채 훈련과정을 잘 따라오고 있었다.
그리고 나와 절친이 된 이유도 세 가지였는데 첫째는 산악행군 훈련을 하다가 내가 실수로 그만 발을 접질렀다는 것이다.
원래는 그냥 의무병에게 치료를 받고 내가 낙오를 하게 되어 있었다.
하지만 기영이 녀석이 내 상처를 보더니 압박붕대니 뭘 가지고 뚝딱뚝딱 해서 어떻게든 내가 끝까지 걸을 수 있게 만들어주었다.
행군이 끝난 후 부대 의무실에 갔더니 의료장교가 보고서 응급처치를 매우 잘 한 것 같다고 실력이 좋은 의무병이 있었나 하고 나에게 오히려 물어보는 게 아닌가?
그 후로 다른 애들도 기영이를 보는 눈이 달라졌고 특히 난 기영이를 매우 잘 대해주기 시작했다.
둘째는 그 얼마 후에 있었던 바다에서 3km를 수영해야 하는 장거리 수영훈련에 있었던 사건 때문이었다.
장거리 훈련은 훈련소를 마치기 한달 전쯤에 하는 훈련인데 말만 들어도 알겠지만 엄청 빡센 훈련이었다.
맨몸으로 3km 바다를 수영하는 거였는데 물론 조교들과 응급요원들이 고무보트를 타고서 소대원 뒤를 따라가지만 파도가 거세고 바람이 세차게 부는 날이면 무슨 사고가 생길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었다.
실제로 몇 년에 한 번씩 그 훈련을 받다가 실종되는 수료생이 한 두 명씩 생긴다고 했다.
그 날도 바람이 매우 세게 부는 날이어서 파도가 매우 거칠었다.
하지만 훈련날짜가 잡혀 있었기 때문에 훈련은 그대로 진행되었다.
우리 분대원들은 특히 기영이를 신경쓰고 있었다.
왜냐 하면 아무리 아직까지 훈련을 잘 따라오고 있다고는 해도 역시 우리 부대원 중에서 체력이 제일 약한 녀석은 기영이 녀석이었으니까.
특히 난 기영이 바로 옆에서 같이 수영을 하면서 페이스 메이커 역할을 해주고 있었다.
우린 1.5km 지점에 있는 반환점을 돌아서 다시 출발 위치로 돌아가고 있었다.
그런데 도착지점에서 700미터 정도를 남겨두었을 때 기영이 녀석이 갑자기 시야에서 사라지는 게 아닌가?
난 미친듯이 잠수를 해서 주위를 찾아보았다.
기영이 녀석이 발에 쥐가 났는지 바닷속으로 가라앉는 게 보였다.
다행히 늦지 않게 기영이 녀석을 수면으로 끌어올릴 수 있었다.
기영이는 거의 의식이 없었기 때문에 마지막 500미터 정도는 거의 내가 끌고 가다시피 해서 데리고 갔다.
다행히 해변에 눕히고 나자 녀석이 정신을 차리고서 물을 토해내고 있었다.
그 순간 내 귀에 들리지 않게 작게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굳이 구해줄 필요까지는 없었는데, 호형. (내 이름은 강백호였는데 친한 친구녀석들은 그냥 호라고 불렀는데 기영이 녀석은 내가 자기보다 한 살이 많다는 이유로 사석에서는 꼭 호형이라고 불렀다.) 고마워.” 라고....
마지막 세 번째 이유는 삼수의 세 번째 수수께끼와도 관계가 있었다.
그 날은 아까 말했던 장거리 수영훈련이 있은지 1주일 정도 지난 때였다.
그 날은 태풍이 불었기 때문에 모든 야외 훈련이 취소된 채 실내에서 정훈교육을 받고 있었다.
(정훈교육(政訓敎育)은 군대에서 군인에게 하는, 국가 및 국군의 이념과 대적관 등을 주입하는 정신교육이다. 아군의 사기를 고양시키는 방향의 심리전의 일종이다.)
그러다가 하루 종일 정훈교육을 하고 있는 장교들도 심심했는지 대대장 교육시간이었는데 대대장이었던 박중령이 갑자기 “야, 날도 꾸리꾸리한데 무슨 정신교육이야. 그냥 장기자랑이나 할까?” 라고 말을 하면서 갑자기 교육시간을 장기자랑 시간으로 바꾸었다.
하지만 당연하게도 장기자랑 지원자는 얼마 없었고 조교가 억지로 시켜야 할 상황이 되고 있었다.
그러자 1등을 하는 사람에게는 이번 주 주말에 특별히 외박 허가를 내 주겠다고 대대장이 말했고 그러자 지원자가 갑자기 넘쳐 흐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처음에도 말했듯이 우리 부대에는 머리 속에 온통 근육만 든 헬창들 뿐이었고 그 중 제일 잘했다는 수준이 브레이크 댄스를 좀 췄던 놈 한 명이랑 트로트 가사를 야한 가사로 불러서 환호성을 제일 많이 받은 놈 두 명 정도 뿐이었다.
서서히 교육시간도 끝나가고 우린 야한 트로트를 부른 놈이 1등을 할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 때 기영이 녀석이 갑자기 손을 들더니 “133번 훈련병, 이 기영! 대대장님께 질문 있습니다.” 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가?
대대장이 ‘이 새끼는 또 무슨 똘아이인가?’ 하는 표정으로 기영이를 쳐다보며 말해보라고 했다.
그러자 기영이가 “혹시 그 외박권을 따게 되면 다른 동기에게 양도해줄 수도 있습니까?” 라고 물어보는 게 아닌가?
대대장이 또 다시 의아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그래. 어차피 자기가 딴 거니까 양도해줄 수도 있다.” 라고 대답해주었다.
하지만 대대장은 물론이고 우리들 모두 “그 귀한 외박권을 다른 애에게 준다고? 말도 안 돼.”라는 표정으로 기영이를 쳐다보았다.
그러자 기영이는 “잘 알겠습니다. 그럼 저도 한 번 해 보겠습니다.” 라고 말을 하고서 앞으로 걸어나갔다.
우린 강당에서 교육을 받고 있었기 때문에 한쪽 구석에서는 종교 행사 때 사용하는 피아노가 한 대 놓여 있었다.
기영이는 그 피아노가 놓여 있는 곳으로 가서는 피아노 두껑을 열고서 건반 덮개를 치웠다.
그리고 의자 앞에 앉더니 베토벤 월광 제 3 악장의 앞부분을 3분 정도 연주하기 시작했다.
씨발, 그 연주 실력은 진짜 수준급이었는데 조금 전까지 야한 트로트 때문에 웃고 떠들고 있었던 강당 안이 갑자기 쥐죽은 듯이 조용해지고 있었다.
심지어 대대장마저 눈을 감은 채 기영이가 연주하는 월광을 진지하게 듣고 있었다.
https://www.youtube.com/watch?v=lR0WfCI1o9k&list=RDlR0WfCI1o9k&start_radio=1
하지만 우릴 더욱 더 놀라게 한 것은 기영이의 장기자랑은 그 월광 소나타가 아니었다는 사실이었다.
기영이가 3분 정도 월광을 연주한 것은 피아노의 상태를 알아보기 위해서였다.
피아노 상태가 나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 기영이는 곡을 멈추고서 잠시 심호흡을 했다.
그리고는 생전 처음 듣는 곡을 피아노로 연주하면서 일본어 원어 그대로 노래까지 부르기 시작한 게 아닌가?
https://www.youtube.com/watch?v=fMpOSyuwzpQ&list=RDfMpOSyuwzpQ&start_radio=1
나중에야 난 그게 [오자키 유타카의 I love you] 라는 일본노래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포지션이 리메이크하기 훨씬 전의 일이었기 때문에 당시 그 안에 그 노래를 아는 사람은 거의 없었을 것이다.
당시 강당에는 조교며 훈련생이며 총 100명 정도가 모여 있었는데 기영이가 노래를 부르는 그 7분 동안 강당 안은 진짜로 쥐 죽은 듯 조용해져 있었다.
기영이는 마이크도 없이 그 노래를 부르고 있었는데 모두가 다 그 노래를 똑똑히 들을 수 있었던 것이다.
당연히 그 100명 중에는 일본어를 제대로 알고 있는 놈이 아무도 없었기 때문에 그 노랫말이 뭘 의미하는지 아는 놈도 당연히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우리 모두는 알 수 있었다.
그 노래가 매우 슬픈 노래이며 기영이의 노래에는 뭐라고 표현할 수 없는 외로움과 슬픔이 담겨 있었다는 것을.....
심지어 (부끄러워서 차마 말은 할 수 없었지만) 몇 명은 눈가에 눈물까지 맺혀 있었다는 것을....
마침내 기영이가 노래를 끝마치고 의자에서 일어났을 때에도 강당 안은 여전히 쥐죽은 듯이 조용했다.
그리고 한 10초 정도 적막이 흐른 후에야 강당 안은 엄청난 박수소리와 환호성으로 터지고 있었다.
그렇게 해서 기영이의 마지막 세 번째 수수께끼가 탄생한 것이다.
당연히 1등은 기영이가 차지했다.
대대장이 직접 기영이와 악수를 하면서 도대체 그 외박권을 누구에게 주려고 하는지 기영이에게 물어보았다.
그러자 놀랍게도 기영이는 그 외박권을 나에게 주려고 한다고 했고 대대장이 그 이유를 물어보자 기영이는 얼마 전에 있었던 장거리 수영훈련 얘기를 해주었다.
그 때 내가 자기 목숨을 구해주었기 때문에 이 외박권을 보답으로 주려고 한다고 말이다.
당연히 대대장은 엄청나게 감동을 받았고 그 결과 이번 주 주말에 우리 둘 다 같이 외박을 나갈 수 있게 되었다.
기대하던 토요일이 되자 우린 당직사관에게 주의할 점을 듣고서 부대에서 아침을 먹은 후 시내로 외박을 떠났다.
일단 점심으로 짜장면부터 한 그릇 때린 후 시간을 때우기 위해서 근처 다방으로 가서 커피나 한 잔 하기로 했다.
처음에 말했듯이 그 때는 지금부터 거의 35년 전인 1991년이었다.
게임방이 본격적으로 생겨나기 시작하기 3년 전이었고 시간을 때울 거라고는 진짜로 동전을 넣고서 하는 전자오락실에 가서 스트리트파이터나 테트리스 같은 걸 하거나 다방에 가서 다방레지하고 노닥거리는 것 밖에는 없었다.
난 당연히 후자를 선택했고 다방에 가서 다방레지에게 커피를 하나 사주고서 노닥거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다행인지 불행인지 레지가 나와 기영이에게 관심이 있었고 혹시 티겟을 끓은 생각이 있는지 물어보고 있었다.
잘 모르는 사람을 위해서 말하자면 티겟이란 쉽게 말해서 돈을 받고 한 번 하자는 얘기였다.
뭐 그렇게 못생긴 여자애는 아니었다.
자기 말로는 스무살이라고 하는데 딱 봐도 어디 고등학교를 다니다가 자퇴한 여자애로 잘해야 17, 8살처럼 보였다.
얼굴은 귀여운 편이었고 가슴은 별로 없는 것 같았지만 몸매는 뭐 날씬해 보였다.
내가 기영이를 바라보며 “어떻게 할래?”라고 물어보니까 기영이가 귓속말로 “뭐, 형, 하고 싶으면 해요.” 라고 말하고 있었다.
문제는 내가 돈이 별로 없었다는 사실이었다.
난 부잣집 애가 아니었다.
부모님은 내가 초등학교 때 이혼을 했고 아빠라는 새끼는 살았는지 죽었는지도 모른다.
엄마는 술집에 나갔었고 난 외할머니 손에서 컸다.
| 이 썰의 시리즈 (총 4건) | ||
|---|---|---|
| 번호 | 날짜 | 제목 |
| 1 | 2026.08.17 | 엄마와 한 군대동기 썰 4 (4) |
| 2 | 2026.08.17 | 엄마와 한 군대동기 썰 3 (8) |
| 3 | 2026.08.17 | 엄마와 한 군대동기 썰 2 (8) |
| 4 | 2026.08.17 | 현재글 엄마와 한 군대동기 썰 1 (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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