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전환점 _ 31
옛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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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26 20:27
요즘 회사에서 업무를 보는 중간중간. 잠시 여유가 생겨 사적인 이야기를 나눈다거나
조직 관리라는 명분하에 입사한지 얼마안된 팀원하고 면담을 할때마다 느끼는거지만
세상이 참 빠르게 변해간다는걸 느끼고는 해.
내가 신입사원일때 근무하던 회사분위기. 주변 환경. 업무 스타일. 그 모든것이
요즘의 신입사원들에게는 꼰대 소리 듣기 딱 좋은 옛날 이야기가 되었다는걸 세삼 깨닫고는 하거든.
불과 몇 년 차이가 안나는데 사회 전반의 분위기가 정말 빠르게 바뀌었다는걸 실감하고는 하지.
칼퇴는 바라지도 않고, 회사에서 밤을 지세운적도 많았고
금요일 퇴근시간 언저리에 업무가 시작되서는
"월요일 아침 회의때 보자" 라는 지시가 당연시되던 그 분위기.
워라벨. 워라벨. 노래를 부르는 요즘.
그런식으로 업무지시를 했다가는 인사팀에 불려가 질책을 당할 일들이
불과 몇년전만해도 당연시되던 매일매일이 숨막히는 업무의 연속 이었지.
물론 그당시 나에게 업무를 가르쳐주던 상급자 분들도,
"요즘것들은 말이야~" 라면서 투덜 거리기는 하셨겠지만 ㅎㅎ
아무튼.
몇년전 그날 역시. 당연시 되던 야근을 어영부영 끝마치고,
만성피로에 축 쳐진 몸을 질질 끌고서
힘겹게 운전석에 올라타 퇴근행렬에 합류하는 매일매일이 계속 되었었는데
언제부터인가 내 차량의 목적지는
변두리의 낡아빠진 작은 아파트가 아닌
수많은 학원들이 이곳저곳 잔뜩 몰려있는
어느 지하철역 근처 학원가로 바뀌어 있었지
생각해보면 내가 고등학생일때는 '야자'가 보편화되어,
학교에서 10시가 넘어서야 겨우 교문을 나설수 있었고,
11시가 되었든 12시가 되었든, 그 시간에도 학원/독서실등을 찾아가
모두 잠든 시간에야 집으로 돌아가고는 했는데
학원가 역시 세월이 흐름에 따라 그 형태가 바뀌었던걸까?
아직 10시 남짓의 이른? 시간이었지만
수업이 끝났는지 엘리베이터가 멈출때마다
한번에 쏟아지듯 뛰쳐 나오는 학생들의 흐름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었고
소중한 자녀들을 태워가기 위함인지.
이곳저곳 비상등을 깜빡이며 기다리는 값비싼 수입차의 홍수속에
초라한 내 낡은 차량은 구석에 조용히 찌그러진채
쏟아져 나오는 학생들의 모습을 구경하고 있었어.
"어후… 요즘 애들은 전부 키가 큰거 같아…"
"근데 진짜 전부 안경썻네…"
"교복 치마가 저렇게 짧으면 안 불편한가?"
각양각색의 모습들을 구경하며 시간을 보낸지 몇분이나 흘렀을까?
수많은 교복의 무리속에서 눈에 익은 모습이 보였을때
나도 모르게 살며시 미소를 짓게 되더라
점점 길어져가는 머리길이가 조금은 불편하게 했는지
머리위로 동그랗게 묶어올린 귀여운 똥머리와
살짝 포인트만 준 수수한 꾸밈이 앳된 모습을 더욱 강조하고 있었는데
화려한 화장과 함께 매혹적인 모습으로 유혹 하던 지난밤의 모습은 어디로 갔는지
조막만한 얼굴위에 동그스름한 머리묶음을 한채로
고개를 두리번 거리며 나를 찾고 있는 지현이는
영락없는 10대 소녀의 귀여운 모습이었지
어떤날은 귀여움 가득한 풋풋한 모습으로
또 어떤날은 숨을 멎게하는 화려하고 도도한 모습으로
그리고 어떤 순간에는 두 뺨을 발그스름하게 물들인 수줍은 모습으로
만날때마다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다양한 매력에
익숙해질 틈도 없이 매번 신선함을 느끼며 만나왔던것 같아.
- 안녕~~ 나 먼저 갈께~~
몇번의 두리번 거림 끝에 구석에 숨어있는 내 모습을 발견하고는
한무리의 친구들에게 인사를 하며 반갑게 달려오더니
"오빠~~!! 오래 기다렸어요? "
뭐가 그리도 좋은지 커다란 두눈 가득 꿀떨어지는 눈웃음을 품고서,
자리에 앉기도전에 웃으며 인사를 건네고있는 그녀.
천진난만이라는 글자가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귀여운 미소에
하루종일 짓누르던 피로감이 거짓말 처럼 사라지며
나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를 띈채 반겨줄수 밖에 없었지.
하지만 귀여움도 잠시.
작은 차의 조수석에 올라타기 위해
한쪽 다리를 걸치며 주저앉는 그녀의 행동에
안그래도 아슬아슬하게 걸쳐있는 짧은 교복치마가 끌려올라가며
허벅지 안쪽 깊숙한 뽀얀 속살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게 되었어
교복이라는 옷가지가 가지고 있는 상징성에
외설적인 모습이 더해지면, 그 아찔함이 몇배가 되도록 부풀어올라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들고는 하지.
귀엽게만 보이던 올림머리 조차
틀어올려진 머리카락 아래로 매끈하게 흘러내리는 뽀얀 목선이
달달한 향기를 흘려보내며 다시한번 시선을 잡아 당기고 있었고
한팔로도 휘감을수 있을것만 같은 얇은 허리의 실루엣 위로
동그스름하게 적당히 부풀어오른 가슴의 형태가
한참 예쁘게 여물기 시작한 뽀얀 젖가슴을 떠오르게 만들어
자연스레 바지안쪽을 팽팽하게 만들어가고 있었어
괜히 불편해지기 시작한 바짓춤을 정돈하며 움찔거리는 내 모습에
눈치를 챘던걸까?
"오빠~ 만져볼래요? "
"어후~~ 손님~~ 그러시다가 큰일나셔요~~ "
"큰일이 뭐에요??? 응???"
의미심장한 웃음과 함께 살며시 가슴 언저리를 나에게 들이밀며
장난스레 놀리고 있는 지현이에게, 나역시 농담? 을 건네며 숨어있던 작은 차를 움직이기 시작했고
언제나 그렇듯 그녀를 집에 데려다주며 즐기는 짧은 데이트와 함께 하루를 마무리 하고는 했는데
나의 회사 출근과, 지현이의 등교. 그리고 밤늦게까지 이어지는 학원 수업에
평일에는 집에가는 길에 아주 잠깐동안만 함께하는 아쉬운 만남이 지속되고 있었고
불과 몇분 되지않는 아쉬운 만남을 뒤로하고 집으로 돌아갈때마다
길가에 멈춰선 작은 차 안에서 나누는 짧은 입맞춤의 미련이
쌓이고 또 쌓여 터지기 일보직전일때쯤.
기다리던 주말이 찾아옴과 동시에
참아왔던 욕망을 배출해대는 나날이 반복되고는 했지
여성잡지등에 자주 등장하는 '여자의 변신은 무죄' 라는 글귀가 있지?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 말은 잘못된거 같아.
교복과 운동화. 얼굴 절반을 가릴듯한 동그스름한 안경과 함께하던 귀여운 소녀는
주말이 찾아올때마다 몸매를 드러내는 짧은 미니스커트와 하이힐.
공들여 꾸민 화려한 화장과 함께 매력적인 아가씨로 변신을 하고는 했고
자신의 매력포인트가 어떤것인지 정확히 알고,
그것을 활용하듯 매혹적인 모습으로 조심스레 내 곁으로 다가올때면
'이러다 심장마비로 복상사 할지도 모르겠네…' 라며 쓸데없는 걱정을 하게 만들정도로
위험성이 가득한 '흉악범의 모습을 보이고는 했어
무죄? 전혀 그럴리 없지… 이건 정말 종신형 급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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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주말.
서울 근교 혹은 가까운 경기도 주변의 유명한 데이트 코스.
맛집과 유명한 카페, 유명한 포토존등. 이곳저곳 모든곳을 함께 거닐고는 했는데,
매일매일 야근에 찌들었던 30대의 체력에 약간 버거움을 느끼고, 힘이들법도 했지만
지현이와 함께하면 항상 피곤함을 잊고서 나 스스로도 즐겁게 웃고 즐겼기에
힘든걸 잊고서 그렇게나 많이 돌아다녔던것 같아.
대체 왜 그렇게 재미있었을까?
지금 생각해보면 아무래도 아직 사회생활에 때묻지 않은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소녀였기에
이런저런 조건이나 계산없이 즐거움은 즐거움 그 자체로 숨기지 않고 표현해주었고
스스로 먼저 마음을 열고 편안하게 대해주었기에, 나 역시도 마음을 쉽게 열었던게 아니었을까 싶어.
예전 첫 연애를 끝맺음하고서,
주변 사람들의 소개. 혹은 딱히 의중에 두던 상대는 아니었지만 나에게 호감을 표해오기에.
어찌보면 어영부영 많은 새로운 만남을 가지고는 했는데
어느정도 혼기가 꽉 찬 상태로 만나게 되는 만남들은
쉽게 마음을 놓지 못하는 또하나의 면접 같은 만남들이 계속 되게 되더라고
같이 저녁식사를 하려고 해도, 은근슬쩍 분위기. 등급? 등을 따지게 되고
사람 그 자체를 바라본다기 보다는, 환경. 능력. 주변 인간관계등을 따져보게되는
계산적인 만남에 점점 지쳐가고는 했지.
내가 열심히 무언가를 준비하고 배려해 보아도,
지금 내 앞에 앉아있는 상대방은 예전에 비슷한곳을 가 보았고.
비슷한 말을 들어봤고. 비슷한 느낌을 느껴보았기에
알게모르게 지난 경험들과 비교를 하게 되는듯 했고
뭐… 나 역시도 누군가와 만나고 이야기하고 짧은시간이라도 함께 하는 매 순간마다
'예전에 그 사람은 이랬었는데…. '
'어. 여기 와봤던 곳이네…'
내가 한참 가슴앓이하던 그 사람들과 함께했던 기억들이 떠오르며
앞에 앉아있는 사람에게 쉽게 집중하지 못하고는 했지.
내 주제에 누구를 욕할게 아니었어 ㅎㅎ
그러다보니 앞에서는 '고맙다' '감사하다' 라고 이야기는 하고 있지만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감사가 아닌, 의례적인 화답을 주고 있을뿐임을
나도, 그리고 상대방도 모두 알고 있는 그런 대화만 오고가고는 했고.
마치 '이런건 됬고, 그래서 당신의 조건은 무엇인데? ' 마음속으로 외치며
서로 각자의 잣대로 상대방을 평가하고있는 배우자 면접? 같은 느낌을 받고는 했지.
나도 상대방도 모두 속물이 되어서, 사회가 씌어준 좋은사람의 가면을 쓴채로
가식적인 웃음으로만 대하는 만남이 계속 될수록
나는 점점 누군가를 만나는 일에 흥미를 잃고서, 그냥 혼자만의 시간을 소중히 여기며 지내왔던거 같아
- 띵~! 지이잉~
- 선배님 오늘 퇴근하고 뭐하세요? 약속 없으시면 술한잔 하실래요?
몇번인가 울리던 SNS메신져의 대화창에 선약이라는 거짓 핑계를 남기고서는
아무도 없는 조용한 거실에서 TV소리를 벗삼아 나홀로 마시는 맥주한캔의 여유가 더 편해지기도 했어
누구도 방해하지 못하는 소중한 나 혼자만의 잔잔한 시간.
하지만 영원할것만 같았던 잔잔함에 갑작스레 뛰어 들어온 소녀의 웃음은 큰 반향을 일으키기에 충분했지
"우와~!!! 오빠!!! 저기!! 갈매기에요!! 갈매기!!! 나 처음봐요!!!"
"우리 휴게소 들려보면 안되요? 소떡소떡…. 나 가보고 싶어요… 응? 안돼?? "
그저 흔하게 오고가는 뻔한 길거리, 흔한 휴게소 하나조차 그녀에게는 입을 다물지 못하는 새로움의 연속이었고
"오빠!! 내가 오늘 진짜 세상 최고의 맛집을 소개해줄께요!! "
의기양양하게 내 손을 이끌고 찾아간 세상 최고의 맛집은
어느 대형 쇼핑몰에 입점해있는 무한리필 회전초밥이었지.
두근거리는 눈빛으로 돌아가는 접시의 색깔을 하나하나 따져가며 조심스레 손을 뻗는 그녀를 바라보다가
몇일뒤 그녀를 데리고 조용한 오마카세를 찾아가
그녀와 나 단 둘만을 위해 하나하나 준비해주는 초밥을 바라보며
두 눈이 휘둥그레 지던 그녀의 모습에 다시한번 웃음을 머금을수 밖에 없었어.
아주 작고 사소한 이벤트에도 감동하며 눈물을 보여주기도 하고
특별할것이 없는 그저 수많은 데이트장소중에 하나일뿐인데
모든곳에 새롭게 느껴지는듯 한곳. 한곳. 방문할때마다 감탄사를 끊임없이 내보이며
매 순간 즐거워하며 나에게 고맙다는 말을 건네주는 그녀.
나중에야 알게 되었지만
또래 친구들과는 다른, 닳고 닳은 아저씨의 경험과 능숙함?이
한참 서툴기만한 10대의 연애방식과는 다른 '리드' 의 설레임을 느끼게 해주었고
작고 오래된 국산차 이지만, 버스와 지하철로는 찾아가기 힘든 숨겨진 장소까지
막힘없이 데려다주는 아저씨의 연애가
매일매일 똑같은 번화가만 챗바퀴 돌듯 반복되는 10대의 데이트와는 전혀 다른
항상 새로움을 가득 안겨주었기에
거의 모든곳의 '처음'을 느끼게 해준 나에게 더욱 빠져들었다고 하더라
'나' 로 인하여, 좁은 세상에서 벗어나 참으로 많은 처음을 알게되고 더욱더 좋아져만 갔다던 지현이와
아주 작고 소소한것 하나까지, 감사함을 표하고 진심으로 기뻐해주는 모습에
그녀를 위해 더욱더 많은것을 해주고 싶어졌던 나.
둘이 함께하는 주말의 시간은 세상 그 무엇보다 빠르게만 흘러갔고
주말의 끝을 아쉬워하며 머뭇거리던 우리는 항상
아파트 단지 근린공원 안을 몇번씩 빙글빙글 돌며 헤어짐을 아쉬워 하고는 했어.
- 터벅… 터벅….
그날도 어김없이 그리 크지도 않은 공원을 몇바퀴나 돌다가
한적한 산책로 길가에 있는 작은 벤치에 앉아 잠시 지친 다리를 쉬고는 했는데
어느덧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어 달이 높이 뜬 깜깜한 밤에도
숨막히는 열기가 사그러들지 않은채 여름이 다가왔음을 알리고 있었고
가끔보이던 저녁 운동을 하던 사람들조차 더위를 피해 다들 집으로 돌아갔는지
간혹 들려오는 누군가의 발소리만 뜨믄 뜨믄 멀리서 들려올뿐
조용한 밤 공원 벤치에 우리둘만 덩그러니 남겨져 묘한 분위기가 흐르고 있었지
등줄기를 따라 흐르는 땀방울이 셔츠를 조금씩 적시기 시작했고
간혹 불어오는 늦바람 조차 가슴이 턱! 막히는 열기를 가득 품고 있었기에
온몸 가득 번들번들 거림과 끈적거림이 뒤범벅이 되어 숨을 죄어오고 있었는데
옆에 앉은 지현이는 이런 끈적임이 싫지도 않은걸까?
이 더위에도 내 손을 꼭 잡은채로 어깨를 맞대고 앉아 조용히 기대어오더라
투박하기만 한 내 손과는 다른 느낌의 하얗고 보들거리는 작은 손.
맞닿아있는 팔목과 어깨 언저리에서는 조금씩 땀이 맺혀흐르려는듯
끈적거림이 더해져만가고 있었지만
그 끈적임을 피하기보다는 오히려 점점 나에게 기대어오며 가까워져만 가더니
'스윽~'
맞잡은 두손이 잠시 떨어지는가 싶더니 금세
지현이의 작은 두팔이 내 팔 안쪽을 두르며 팔짱을 끼어오기 시작했고
팔꿈치 넘어 봉긋한 젖가슴의 푹신함이 전해져오며 심장을 마구 뛰게 만들었는데
반바지 아래 드러난 내 거친 다리 옆으로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지현이의 맨들거리는 허벅지가 살며시 닿아가며
뜨겁게 달아오르는 몸의 열기를 전해오기 시작했어
거의 내 팔을 품안 깊숙히 끌어안듯이 몸을 기대오는 지현이의 몸짓에
조금씩 베어나오는 끈적한 땀내음과 분유향기와도 같은 달달한 살내음이 조금씩 섞여오며
어둑어둑한 공원 구석. 아무도 찾지않는 벤치 주변의 공기를 달궈가기 시작했지
"쌔액… 쌔액…."
거칠어진 숨소리가 나즈막하니 울리며 점점 커져만 가고
맞닿은 살결 사이로 몽글몽글 맺혀가는 땀방울에 나와 그녀의 옷가지가 살짝 젖어들기 시작할때쯤
지현이는 살짝 고개를 들어 내 눈을 조심스레 바라보다가
스르륵… 두 눈을 살며시 감은채로 조용히 기다리고 있더라.
살짝 감은 두 눈이 파르르. 떨리며 기다란 속눈썹이 조금씩 떨리고 있었고
아무말도 하지 않은채 꼭 다물어져있는 빨간 입술이 움찔움찔 거리고 있었는데
이런 상황하에 굳이 물어보거나 할 필요가 있을까?
흐릿흐릿한 공원의 작은 조명불빛 아래에서도
하얗게 빛이나는듯한 잡티하나 없는 지현이의 볼을 살짝 어루만지다
귓볼 뒤로 조심히 넘어가며 뒷목 언저리를 받치듯 살며시 끌어당기자
아주 자연스럽게 나에게 다가오며 빨간 입술이 살며시 벌어지고 있었고
뜨겁게 달아오른듯 움찔거리는 빨간 입술 사이.
벌써부터 애가 닳았는지 살짝 벌어진 입술사이로 도톰한 혀끝이 빼꼼. 보이는가 싶더니
몽글거리는 입술이 닿자마자 지현이의 혀가 꿈틀거리며 밀고 들어오기 시작했어.
"흐읍….…. 하아… 흣… "
입안 깊숙히 거칠게 밀고 들어와 휘젖고 있는 격한 혀의 뒤엉킴과
입술끼리 닿기 보다는 거의 입 전체를 덮어버리는듯한 급한 움직임에
나와 지현이의 입가에는 조금씩 흘러나오는 타액의 흔적이 번들거리며 번져가고는 했는데
흘러내리는 침방울 따위 안중에도 없이 오로지 본능에 따라
혀와 혀의 뒤엉킴을 느끼며, 자연스레 봉긋한 가슴위로 나쁜손을 움직여 쥐어가기 시작했지
글래머와는 거리가 먼.
나잇대에 맞는? 꽉찬 A컵 정도의 아담한 가슴을 가진 지현이는
조금이라도 커보이고 싶었는지 푹신한 뽕;; 이 가득한 브래지어를 하고 있었는데
스펀지 느낌이 가득한 이질적인 브래지어의 느낌으로는 만족하지 못하고
살며시 손을 내려 스커트안에 단정히 자리잡은 티셔츠의 끝단을 애써 파고들어
보들보들 매끈한 피부의 허리춤부터 살며시 더듬어가기 시작했어
군살이라고는 전혀 느껴지지않는 잘록한 허리를 꼭 끌어안듯 살짝 어루만지다
살며시 배꼽을 지나 조금씩 조금씩 깊숙히 파고들듯 올라가자
지현이는 '움찔' 거리면서도 상체를 곧추세워가며 내 손길을 받아주고 있었고
조금씩… 조금씩… 올라가던 손길이 어느덧 명치 아래쯤 다다랐을때
손끝에 폭신한 브레지어의 느낌이 닫기 시작하자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작은 천조각 아래로 손끝을 깊게 넣어가며 파고들었지
마치 어린아기의 볼살과도 같은 '몰캉~' 거리는 부드러움과
살며시 '톡' 하고 올라와 반발감을 전해주는 작은 젖꼭지의 걸림이
손안으로 가득 퍼져가며 나를 흥분시키고 있었을때
"아으응…. 하읏….. "
어린 젖가슴을 쥐어가며 살짝살짝 딱딱하게 솟아오른 젖꼭지를 건드릴때마다
움찔거리며 오묘한 웅얼 거림을 뱉어내던 지현이는
스커트가 말려 올라가는것도 모른체 뽀얀 허벅지를 그대로 드러내며
거의 올라타듯 나에게 메달려가기 시작했어
그런데 하필 한참 열이올라 겉잡을수 없을 만큼 달아오를때쯤
"터벅~ 터벅~~ 터벅~~~ "
멀리서부터 누군가 다가오는 발소리가 들려오고는 했고
화들짝 놀라며 급히 떨어져 어색하게 딴짓하기를 반복하던 나와 지현이는
몇번이고 눈치를 보며 살며시 입술을 짧게 마주치다가 멋쩍은 웃음과 함께
다시 몸을 일으켜 집을 향해 걸어가고는 했지
어쩌면 그날 심심치않게 앞을 지나가던 밤산책하던 그분들중 누군가는
멀찍이 떨어져서 한참 구경하다가 너무 선을 넘는다고 생각할때마다
우리 앞으로 지나가며 눈치를 줬던게 아닐까싶기도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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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 조심히가요… 내일 출근 잘 하고…"
헤어짐이 못내 아쉬운지 집앞에서 우물쭈물 거리며
발걸음을 쉽게 때지 못하는 지현이를 어르고 달래며?
겨우 집으로 보내주고는 했는데
공동현관 안쪽에서도 계속 손을 흔들며 뒷걸음 하는 지현이가
몇번이고 가다서다 반복하다 겨우 안보일때쯤.
그제서야 나도 발걸음을 돌려 집으로 돌아갈수 있었어
한참 깊어진 어둠이 짙게 깔려 을씨년스러움을 뿜어내는 아파트 단지를 걷다보니
문득 옛날 기억이 떠올라 울쩍하면서도 그리운 기분이 들기도 하더라
아무것도 모른체 첫사랑에 빠져 허우적 거리던 20대의 기억.
전혀 연고도 없는 아파트 단지를 내집처럼 드나들던 그때도
지금처럼 늦은밤 배웅을 하고 집으로 돌아가고는 했지.
조용한 아파트 단지를 걷다가 떠오른 옛생각에
아무도없는 놀이터 벤치에 앉아 잠시 쉬고 있었는데
지금이라도 누군가 놀이터에서 기다리고 있는 나를 향해 걸어올것만 같은 착각에
멍하니 아무도 오지 않을 거리만 멀뚱히 바라보게 되었어
'내가 조금만 더 제정신 차리고 올바른 선택을 했다면 지금 내 옆에 다른 사람이 있었을까?'
꼬리에 꼬리를 무는 잡생각에,
계속 앉아있다가는 쓸데없이 엄한 사람에게 연락을 할까 두려워
애써 마음을 추스리고 자리를 털며 일어나게 되었는데
이래서 첫사랑은 무덤까지 계속 미련으로 남는다는걸까?
수많은 사람들이 되네이는 그 말처럼
나 역시 마음속 깊은곳에 남들 모르는 커다란 방을 하나 지어놓고는
첫사랑의 이름을 넣어두고 미련이라는 자물쇠로 굳게 잠그고는 했지
아무도 찾지못할 깊은곳에 꼭꼭 숨겨놓아서
나 혼자 있을때만 몰래 '똑똑똑…' 노크를 해볼 그 방문.
언젠가는 그 방문이 어디있는지 찾아가는 길을 잃을 정도로 희미해질지도 모르겠고
또다른 커다른 방을 만들어 새로운 이름으로 가득채워가며
두번다시 돌아보지 않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지금은. 이렇게 가끔씩이나마 첫사랑이라는 방문의 손잡이나마
괜스레 한번씩 쓰다듬어보는게 최선인듯 싶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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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만요!! 아직 안돼!!! "
급하게 외치는 지현이의 목소리에
은근슬쩍 위로 올라오던 내 두 손이 테이블 밑으로 힘없이 떨어져버린 순간.
'찰칵!!! 찰칵!!!'
축 쳐진 내 손과는 다르게 머리위로 높게 올라간 지현이의 두손에서는
마치 스튜디오의 프로작가처럼 쉴세없이 촬영음이 울리고 있었지.
세상 모든것을 태워버리려는듯 이글거리던 한여름의 열기가 어느덧 그 맹위를 잃어가고
산넘어 빨갛게 노을이 내려앉는 시간이 되면, 거리가 조금씩 식어가던 어느날.
다음주면 여름방학이 끝나고, 2학기가 시작되기에
아쉬움을 달래줄겸 조금은 무리해서 남산에 있는 유명 호텔 뷔페에 데려왔는데
여러 음식을 맛보며 배를 채우기보다는
알록달록 예쁘게 담아 SNS의 해시태그를 채우는 시간이 훨씬 더 길어지고 있었어.
접시를 이렇게~ 저렇게~ 돌려보기도 하고,
사진의 각도를 올렸다 내렸다… 필터를 이걸로 했다가 저걸로 했다가…
몇번의 촬영이 끝나고나서야 겨우 포크를 가져갈수 있었는데
[출처] 삶의 전환점 _ 31 (야설 | 은꼴사 | 썰 게시판 - 핫썰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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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 2021.08.12 | 삶의 전환점 _ 30 (14) |
3 | 2021.08.12 | 삶의 전환점 _ 29-1 (5) |
4 | 2021.03.26 | 삶의 전환점 _ 29 (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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