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이상한 행동(6)

정학에서 3일 근신에 하루에 5장씩 반성문을 제출하는 것으로 처분이 변경되었다.엄마의 학교 방문과 상대방의 부모님들의 의견 등을 참고하여 근신하는 것으로 변경되었다는 건 나중에 들은 사실이었다. 하지만 하극상으로 규정된 그 날의 소동 때문인지 우리를 벼르고 있는 선배들이 더 많아졌고, 특히 등교 때에 정문과 후문에서 진을 치고 기다리고 있다는 소문도 돌았다. 그 때문에 우리는 소각장을 통해 근신 장소인 기재실로 도둑 고양이 처럼 몰래 들어 올 수 밖에 없었다. 근신의 장소가 오히려 피난 장소의 역할을 대신 하고 있는 셈이었다.
근신 생활은 아주 지루하기 짝이 없었다. 게다가 제출해야 할 5장의 반성문의 압박감도 만만치 않았다. 5장을 채워야만 집으로 돌아 갈 수 있었다.글짓기가 잼병인 나는 오전 내내 겨우 1장을 채우기도 빠듯했다. 오히려 쓰면 쓸 수록 왜 반성문을 써야 하는 지 그리고 내가 뭘 그리 잘 못했는지 역효과만 날 뿐이었다.
ㅅ는 씩씩 대고 있는 내 옆에 의자 하나를 끌고 와서 앉더니 뭐 이런 걸 쓰고 있냐면서 쓰고 있던 반성문을 빼앗아 꾸겨 버렸다.그는 어이 없어 하는 나에게 이미 몇몇의 친구들에게 반성문을 맞게 두었으며 우리는 나중에 이걸 배껴서 제출하면 된다고 안심 시켰다. 그제서야 밝은 얼굴로 돌아 선 내 얼굴을 보며 장난스러우면서도 작정했다는 표정으로 그때 어땠어? 다 봤어?라고 물었다. 나는 ㅅ의 얼굴을 손으로 밀어 내며 그때?라고 되 묻자 그때 우리집 가게 창고 라고 하며 마치 취조 하듯 물었다. 나는 살 떨려서 보지는 못했고 소리만 들었는데 그것도 TV 소리와 섞여 자세히 듣지도 못했다고 답했다. 녀석은 잠시 내 얼굴을 빤히 쳐다 보더니 그래? 아쉽네 라며 말을 마치고 난 후 한발 물어나 멀직히 의자를 고쳐 앉았다.
그런 그에게 너는 그런 걸 본 적이 있어? 라고 물어 보았다. 이에 그는 자신도 자세히 본 적은 없지만 얼핏 본 것 같기도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다시 해 볼까? 끝을 봐야지 라고 해 맑에 웃었다. 나는 대답 대신 얼핏 본 여자가 혹시 아는 사람인지 물어 봤다. 그러자 자세히 본 적이 없어 모른다며 그냥 술집 여자 거나 하겠지 라며 가볍게 내 말을 따돌렸다.ㅅ는 또다시 다시 볼거야?라고 재차 물어 왔다.나는 그럴까 라고 약간 자신감이 떨어진 말투로 대답했다. 그런 나의 표정을 읽었는지 ㅅ는 걸리면 어떨까 겁나지?라고 묻고선 걸리면 냅다 튀는 거야 하며 깔깔깔 웃었다. 나는 니네 아버지인데도 보고 싶니?라고 물었다. 그러자 뭐 어때. 나도 나중에 할 건데 너도 할 거 아냐 그냥 봐 두는 거지 라며 돌연 진지한 설득조로 얘기했다. 어떨결에 그러자고 대답은 해 놨지만 그 상대가 우리 엄마일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머리가 복잡해졌다.
점심 시간이 끝날 쯤 ㅅ는 반성문 10장을 받아 왔고 오후 내내 팔목이 떨어질 새라 그걸 베끼고 있었다. 거의 다 베껴갈 무렵 문득 지난 밤 엄마의 말이 생각나서 ㅅ에게 엄마와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물었다.
그러자 ㅅ는 별일 없었는데? 하며 별 대수롭지 않은 투로 대답했다. 그리곤 잠시 후 그것 때문인가?라고 혼잣말을 하더니 이야기를 꺼냈다.
일주일 전 유도부 합숙 훈련이 끝나고 집에 들어 가 자신의 방에 들어 가 옷을 갈아 입고 있는데 화장실에서 남녀의 깔깔거리는 소리가 들려 이 시간에 누구지?하고 거실로 나가 화장실 문을 살짝 열어 봤는데 ㅅ의 아버지와 우리 엄마가 같이 화장실에 있었다는 것이다. 그의 이야기를 듣자 마자 내가 같이? 왜?라고 반문하자 ㅅ는 왜인지는 모르지만 ㅅ의 아버지가 술에 취해 넘어져 오른쪽 팔목을 다쳐 깁스를 하고 있던 중이었는데 아무튼 우리 엄마가 ㅅ 아버지의 머리를 감겨 주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ㅅ가 이모 안녕하세요 라고 인사를 했더니 ㅅ의 아버지와 우리 엄마 모두 동시에 화들짝 놀라며 ㅅ에게 인기척을 내고 다니라고 호통을 쳤다고 했다. ㅅ는 반가운 마음에 인사를 했는데 오히려 야단을 맞는 것 같아 당황해서 잠시 엄마를 쳐다 보고 다시 그의 방에 들어 갔다고 했다. 그의 이야기를 듣고 나니 특별히 이상한 점은 없어 보였다. 하지만 어쩐지 뭔가를 숨기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런 일이 있은 후 한 달이 조금 넘은 어느 날 저녁에 ㅅ가 갑자기 찾아 왔다. 부모님에게 인사를 하는 둥 하더니 내 방으로 급히 들어 와 나가자 라는 말과 함께 누워 있던 나를 발로 차서 일으켜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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