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상4
망원경 렌즈를 통해 보이는 아내의 옷차림을 샅샅이 살폈다. 치밀했다.
과학실에서 그 난리를 겪었을 텐데, 아내의 옷에는 구김이 하나도 없었다.
혹시 옷이 구겨질 걸 알고 아내 스스로 미리 벗어준 걸까...
그런 상상을 하니 머릿속이 하얘졌다.
도대체 얼굴이 얼마나 철면피이길래,
방금 전까지 자신을 따먹은 아이들과 저렇게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행동할 수 있나 싶어 소름이 돋았다.
물론 학교니까 남들 눈이 있을 것이다.
나는 아내의 입가에 걸린 미소가 그 추악한 진실을 교묘히 숨기기 위한 과장된 웃음이라 생각했다.
그 웃음 뒤에 숨겨진 수치심과 공포를 상상하자 아랫도리가 다시금 팽팽해졌다.
아내가 교문을 나서는데, 곁에 있던 아이들이 깍듯하게 고개를 숙이며 구벅 인사를 한다.
"씨발놈들..."
욕설이 저절로 튀어나왔다.
저렇게 예쁜 선생님이 공짜로, 그것도 반항 한 번 없이 순순히 대주니까 놈들에겐 얼마나 고마운 존재겠는가.
아내가 교문을 완전히 빠져나가자마자,
남겨진 아이들은 저마다 신이 나서 자기들끼리 낄낄거리며 난리법석을 떨었다.
승리감에 도취한 그놈들의 뒷모습을 보니 구역질이 나면서도 묘한 흥분이 멈추지 않았다.
나도 서둘러 다락방을 정리하고 집으로 향했다.
이제 곧 아내가 올 것이다.
아이들의 정액을 몸 안에 품은 채,
혹은 그들의 손길이 닿은 그 매끄러운 피부를 유지한 채 아무렇지도 않게 현관문을 열고 들어올 아내.
나는 집에 도착하자마자 거실 불을 끄고 어둠 속에 앉아 아내를 기다렸다.
오늘 밤, 아내가 벗어놓을 그 속옷에는 과연 어떤 흔적이 남아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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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