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날의 이야기 _ 10
옛 이야기
11
3771
40
2020.09.08 06:11
[ 마지막 시험 ]
"자~ 책상위에 필기구 제외 모두 치우세요"
"다 작성하신분은 제출후 조용히 나가주시기 바랍니다."
조교의 무미건조한 말투가 시험시작을 알리며
2학기 기말고사 마지막 시험이 시작되었어
그다지 많은 문항이 있는건 아니었지만,
고등학교때의 시험과는 전혀 다른 형식의 질문들이었기에
몇안되는 문제에도 머리를 쥐어뜯으며 빼곡하게 답안지를 채웠다 지웠다 반복하고 있었지
'교수님 사랑합니다~ 학점좀 주세요~' 라고 쓰고싶은 충동을 억누르며
어영부영 채워나간 답안지를 조교에게 제출하고 조용히 빠져나온 강의실.
앞으로 몇년 동안 다시 잡을 일이 없을 강의실 문고리를 아쉬운듯이 한번 쓱~ 훑고서
착잡한 마음으로 건물을 빠져나왔어
본격적인 전공수업이 시작되기전 군대를 다녀오려고, 이미 휴학계는 제출해놓아서
그 날의 시험을 끝으로. 이제 다시 학교에 오는 날은 몇년후가 되는 그런 날이었지
아직 한참 시험 보고있을 그녀에게 난 끝났다는 연락을 남겨놓고
한겨울의 캠퍼스 풍경을 둘러보며 이곳저곳 걸어다니고 있었어
- 처음 면접을 보느라 긴장된체로 헤매던 건물.
- 멍~ 한 표정으로 저 교수가 대체 한국말을 하는건 맞나 고민하던 공과대학
- 그녀의 손을 잡고 어색한 고백을 했던 그 장소.
그리고 처음 그녀를 만났고, 처음 그녀를 품었던 동아리실에 도착했을때
뭔가 찡~ 하면서 울적해지더라.
남들 다 가는 군대인데 당사자에게는 세상의 종말처럼 느껴지는 청승맞음 이었겠지 ㅎ
잠깐 감상에 젖다가 동아리실에 들어갔더니, 몇몇의 선배. 동기들이 앉아서 잡담을 나누고 있었어
이번 시험을 끝내면 겨울방학이 오기에
방학때 어디가자~ 어디가 좋더라~ 그런 시시콜콜한 이야기들
"어~ 왔어? 시험은 끝난거야?"
"네 이제 방학이에요"
"이번에 휴학한다고 했지??? 군입대?? 언제야?"
"1월이에요. 한달정도 남았어요"
"어휴~ 한참 추울때 고생하겠네. 잘다녀와라~ 휴가나오면 연락하고~"
"네 학교오게되면 들릴께요"
말은 그렇게 하고 있지만 그 어느누구도 진심이 담기지 않은 대화.
짧은 휴가기간 그 소중한 시간을 쪼개가며 만날 정도로 친분이 있지도 않았고.
내가 복학할때쯤 저 사람은 이미 졸업하고 없을 사람.
- 언제 한번 밥먹자~
라는 상투적인 인사처럼 기약없는 약속을 왜 하는걸까
그런 쓸데없는 시간을 보내는중에 그녀에게서 전화가 왔어
"나도 끝났어~ 어디야??"
"동아리실에 있어요. 나갈까요?"
"아냐~ 내가 갈께~~"
그 짧은 통화를 하고 몇분뒤에 동아리실 문을 부셔져라 벌컥~! 열어젖히며 그녀가 들어왔어
그리 크지 않은 키 덕분에 두터운 롱패딩이 종아리 까지 내려와있는. 지금 생각해보면 딱 팽수같은 그녀 ㅎ
발이 크게 벌어지지 않아 종종종~ 거리는 발걸음으로 뒤뚱거리듯 달려와
의자에 앉아있는 나를 뒤에서부터 풀썩~ 안아주었지
"고생했어~~~ 시험은 잘봤어?"
"야~ 서현진~ 넌 우리가 보이지도 않냐? 적당히 해라~~"
"부러우면 너도 니 여친한테 해달라해라~"
티격태격 하면서도 적당히 장난치듯 많은 사람들과 잘 어울리는 그녀.
내가 없어도 이 사람은 학교생활을 잘 해나가겠구나 싶은 생각이 그때 문득 떠오르면서
왠지 더 울적해지더라
딱히 대답을 하지못하고 묘한 표정으로 앉아있는 나를 보고 무언가 눈치챘던걸까?
"가자~~ 이 누님이 오늘 맛있는거 사줄께~ "
내 손을 이끌고 앞장서 걸어가는 그녀를 따라 다시 학교를 걷기 시작했어
"왜 이렇게 울적해… 군대 때문에 그래?"
"그냥 그래요 ㅎㅎ 늦게 중2병 또 온건가~"
"괜찮아!! 나 맨날맨날 면회갈꺼야 학교 끝나고 맨날 가줄께!!"
"누나 군대 면회 한번도 안가봤죠? ㅎ"
"왜? 밤에는 못만나?"
"아니…. 그게 아마 주말에만 가끔씩 될꺼에요."
"그럼 주말마다 가면 되지!!"
"ㅎㅎ 알았어요~~~ 누나는 나 군대가는데도 별 걱정 안되나봐요? 씩씩하네~"
한참 걷고 있던 그녀의 발걸음이 갑자기 멈췄어.
뒤돌아본 그곳에 그녀는 코끝이 빨개지고 있었고 눈에 살짝 그렁그렁 눈물이 돌기 시작하더라
"야! 어떻게 아무렇지도 않냐? 니가 막 우울해하니까 나라도 기운나게 해주려고 그런거지!!"
"내가… 내가… 이씨… 너 보내기 얼마나 싫은데!! "
울먹이는 목소리로 찡얼거리며 울기 시작한 그녀를 토닥이며… 그렇게 마지막 학교를 떠나게 되었지
그 뒤로 가지말았으면 싶은 시간은 야속하게도 멈춤없이 차근차근 꾸준하게 흘러갔고
온 거리에 캐롤송이 울리는 크리스마스.
새로운 한해를 알리는 자정의 타종소리.
모든것을 처음으로 같이했지만. 이제 몇일뒤면 입대한다는 생각에 마냥 즐겁지만은 않은 그런 나날을 함께했어
내 입대일이 다가올수록 그녀 역시 우울해하기 시작했고,
결국 입대전날 그녀의 집 앞에서 가지말라며 동네가 떠나갈듯 울음을 터트린 그녀.
"가지마... 안돼... 가지마... 미루면 안돼??? 응??? "
한참 울면서 메달리는 그녀를 어떻게든 보내야했기에
규영이에게 전화해서 나와달라 부탁하고는 씁쓸히 보내줘야했어
한참 어린아이처럼 울고있는 선배를 어르고 달래가며, 규영이에게 눈으로 살짝 인사를 하는데
남몰래 글썽이면서 무언가 이야기하고 싶지만, 차마 말을 꺼내지 못한채
그렇게 또하나의 그녀하고도 인사를 하고 돌아섰지
[ 의정부 ]
오지말았으면 싶었던 군입대의 날.
지금은 사라진 의정부의 306보충대로 입소를 하게 되어
아버지 차를 타고 온가족이 의정부에 도착하였고
착잡한 마음에 아무맛도 안나는 고기를 씹어가며 먹는둥 마는둥.
보충대 앞에서 혼자 들어가겠다며 부모님께 인사하고 그렇게 착잡한 발걸음으로
걸어들어가고 있었어.
불과 몇걸음 걸었을까.
북적북적 참 많은 사람들 틈에서 유독 눈길이 가는 긴머리의 여자가 보이더라
무언가 무대의 중심에 서 있는듯 많은사람의 시선을 잡아끄는 그녀
'응??' 하는 별 다른 생각없이 쳐다봤는데. 눈이 마주친 순간 걸음을 멈출수 밖에 없었어
안절부절 못하다가 나를 발견하고는
수많은 사람들 사이로 이리저리 부딛히면서도 다급하게 달려오는 그 사람
그리고 그 사람에게 거의 끌려오다싶이 허둥지둥 뛰어오는 한참 울고있는 한 사람.
"어?? 어떻게 왔어??? "
"어떻게 안와요… 오빠 못찾는줄 알았네… " 울먹울먹 하는 규영이의 머리를 토닥여주고
소리없이 계속 우느라 목이 메여 끅~ 끅~ 소리만 내고 있는 현진선배를
아무말없이 그냥 꼭 끌어안고 등을 토닥여 주었지
그런 나를 시셈하는듯. "입영대상자께서는 빠르게 입소하시길 바랍니다~"
크게 울리는 안내멘트에 아쉬운 손을 놓고. 그렇게 군대라는 곳으로 들어가게 되었어.
[ 낚시 ]
보충대를 거쳐, 경기도 외곽 어느 사단 신교대로 가게 되었고
그곳에서 매일매일 구르고, 달리고, 불침번으로 밤을 지세우는 그런 생활을 하고 있을때
어느날 안내방송이 나오더라
"ㅇㅇㅇ번 훈련병. 상황실로."
무슨일이지? 걱정을 하면서 상황실로 찾아가
"ㅇㅇㅇ번 훈련병! 상황실에 용무있어 왔습니다!!" 외치며 들어선 그 방에는
다른 조교.기간병들과는 무언가 약간 다른 전투복을 입고있는 사람이 몇몇 서류들을 훑어보고 있더라
"너. 우리랑 가자."
그렇게 낚여버린 그곳.
다른 부대보다 휴가가 많다는 꼬임에. '휴가가 많다 -> 자주 나간다 -> 그녀들을 더 자주 만난다.' 라는
멍청한 생각에 고민이고 뭐고 할 필요도 없이 사인을 해버린 그 서류.
훈련소를 수료하고 다른 동기들은 모두 각자의 자대로 뿔뿔히 흩어지고 있었지만
떠나지 못한 나와 몇몇 동기. 4명은 옹기종기 모여앉아 우리를 데려갈 차를 기다리고 있었어.
그렇게 뻘쭘하게 앉아있기를 잠시.
작은 파란 깃발을 펄럭이며 다가온 차량 짐칸에 올라탄 우리는 한참을 달리고 달려서
"친애하는 영도자 동지께서~~ 빰빠빠~~~" 라는 대남방송이 들려오는 어느 산골짜기로 들어가고 있었지
그곳에서 몇주간의 추가 교육을 받고. 전투복에 이상한 부대 마크들을 덕지덕지 붙인채로
두텁고 무거운 장구류를 잔뜩 입고. 일부는 등 주머니에 쑤셔넣고서.
민통선을 지나.
GOP 철책에서 출입증을 제출하고.
훈련소에서 잠깐 구경만 해본 실탄을 장전한체로 굳게 닫힌 그 철문을 지나.
'지뢰' 표시가 가득한 DMZ 안으로 걸어들어가게 되었지.
그게 나의 자대 생활의 시작이었어.
휴가?? . 휴가증이 많기는 많더라. 단지… 못나갈뿐이었지. 망할놈들 낚시를 하다니…
[ 편지 ]
일반적인 군입대자들이 100일 언저리쯤 나가는 첫 휴가.
100일 휴가를 난 나가지 못하고 있었어.
우리부대는 같은 소대 안에서도 팀 단위로 나뉘어져서
각자 맡은 직책따라 작전 수행을 하고는 했는데
선임들중 몇몇을 제외하고는 체육학과 출신. 혹은 중고등학교때부터의 선수생활등
몸쓰는일에는 최고였지만 무언가 외우고, 장비를 다루고 하는것에 그다지 익숙치 않았었나봐
첫 자대배치를 받자마자 "오!! 공대!!! 너의 보직은 정해졌다!!" 라고 좋아하던
말년의 그 외침을 듣고 직감했었지.
" ㅇㅇㅇ . ㅇㅇㅇ. 당소 xxx. 현시각 찰리파파삼 통과. 정확히 입감했는지?"
팀의 막내이면서. 등에 무전기를 짊어지고 수색 코스 돌아다닐때마다 열심히 현위치를 날리던 나.
음어를 외우기 싫다며 다들 무전보직을 꺼려할때 떡! 하니 배치된 나는 좋은 먹이감이었던거야
나말고 전부터 무전을 잡아오던 상병 선임은 저번 야간매복때 이른 봄 모기에 뜯긴 이후로
말라리아 증상을 보여 의무대에 누워있는지라
그 선임이 복귀할때까지 난 꼼짝도 못하고 100일휴가도 못나간채
푸른 새싹이 돋아나는 아름다운 자연의 보고.
DMZ 안에서 무전기를 짊어지고 한참 땀을 흘리고 있었어.
그나마 버틸수 있었던건. 작전을 끝내고 내무실로 복귀하면 나를 기다리고 있을 '그녀들' 의 편지 때문이었지
"막둥~ 오늘도 편지가 많네? "
"근데 넌 무슨 양다리냐? 무슨 사이야?"
본부소대의 상황병이 전해주는 그 편지들.
' 잘 지내고있어? 보고싶다. ' 로 시작해서 항상 언제나 '사랑해' 로 끝내오는 누나의 편지.
그리고 '오늘 학교에서 ~~~ , 언니가~~~ ' 등등 작은 일상 하나하나 전해져오는 동생의 편지.
우리부대의 악습중에 하나가 갓 전입온 신병이 집에 이상한 소리를 하지 못하도록
전화통화를 할때에 선임이 옆에서 같이 듣고 있는다는 악습이 있었기에
차마 그녀들에게는 전화를 못하고 있었어.
그렇기에 간간히 전해져오는 두 편지들을 읽으면서 울다가. 때로는 웃다가 그렇게 시간을 버티고는 했지.
[ 휴가 ]
다행히도 내 사수였던 상병 선임이 의무대에서 복귀하고 급하게 정해져 버린 나의 첫 휴가.
너무나도 갑작스레 정해졌기에 부모님께만 부대전화로 휴가간다는 연락을 하고
다음날 이른아침. 부식 수령을 위해 부대밖으로 빠져나가는 냉동차를 얻어타고서
온통 푸른빛이 도는 산에서 벗어나. 회색빛 시멘트가 가득한 도시로 다시 나오게 되었어
그 누가 회색빛이 칙칙하다 했는가.
매일매일 눈에 보이는게 '산' 그리고 '조금 낮은 산' , 그 뒤에 '아주 높은 산' 뿐이던 생활을 벗어나
알록달록 칠해져있는 콘크리트 벽돌을 보는데
온갖 가게들의 화려한 간판. 거리를 거니는 사람들의 알록달록한 옷차림. 그 모든것이 아름답게 보이더라
밤마다 어느 고라니께서 즈려밟으시는지 쾅쾅~ 터지는 지뢰소리나 지겹게 울어대는 풀벌레 소리가 아닌,
신경질 적으로 울리는 경적소리. 가게에서 흘러나오는 시끄러운 음악소리등. 그 모든것이 기분을 들뜨게 하였지
워낙 교통편이 안좋은 곳에서 근무하다보니
버스를 두세번은 갈아타고, 지하철을 통해 수원집에 도착하니 이미 저녁시간을 앞두고 있었고.
부모님하고 식사를 하고 오랜만에 푹신한 내 침대에 누워.
몇개월간 잠들어있던 내 핸드폰에 충전기를 연결하고, 깜빡깜빡 이며 차오르는 화면을 바라보고 있는데
그 짧은 시간이 그렇게 길게 느껴질수가 없더라.
'누구에게 먼저 연락을 하지? '
잠깐의 고민을 뒤로하고. 그래도 나의 첫사랑인 현진 선배에게 전화를 걸었어.
'뚜루루루루~ ' 짧은 신호가 채 몇번이나 이어졌을까?
잠시후 내 귓가에 들리는 정말로 그리웠던 그녀의 떨리는 목소리를 들을수 있었지.
"여보세요? ㅇㅇ이야? 여보세요???"
떨리는듯. 울먹이는듯. 내가 그리워했던 그 목소리와 함께 한참의 통화를 하면서
내일 만나기로 약속을 잡고나니 곧 이어 미친듯이 울기 시작하는 내 휴대폰.
"오빠… 오빠 진짜 맞아요??? 정말이죠??"
숨죽여가며 언니의 통화가 끝나기를 기다리다가 다급하게 전화를 걸어왔던 나의 또하나의 그녀.
아직 고등학생이라는 그녀의 위치. 그리고 언니의 시선 때문에 이 짧은 휴가기간 같이하지 못할 규영이.
아쉬워하며, 때로는 울먹이며. 거의 밤세도록 이야기를 하며 그렇게 첫날밤은 지나가게 되었어.
[ 또다시 찾아온 학교 ]
몇 달을 옷장속에서 묵혀왔던 내 옷을 꺼내입고
짧아진 머리와 거뭇거뭇해진 얼굴을 어떻게든 가려보려고
평소에 잘 쓰지도 않던 모자를 깊게 눌러쓰며 학교로 향했어.
불과 몇달전에 지겹게 오가던 그 길인데, 그날따라 한걸음. 한걸음이 설레더라
1년전. 내가 교양수업을 위해 찾았던 수많은 강의실이 가득한 그 건물 앞에 도착해서
오고가는 수많은 사람들 한명한명 쳐다보고 있었지.
혹시나 내가 눈치채지 못하는 사이 그녀가 지나쳐갈까봐
오고가는 수많은 사람들중에 그녀를 놓치지 않기위해 한참 두리번 거리고 있을때
복도 끝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더라
한참 학점이니, 토익이니… 공채가 어떻고~ 친구들과 떠드는 목소리
내 귓가에 뜨거운 숨을 내뱉던 그 음색.
열띤 목소리로 내 귓가에 사랑한다 속삭여주던 그 소리가 저 끝에서 들려왔고
그곳을 바라본 내 눈에 여전히 아름다운 그녀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어
따뜻한 봄을 맞이하듯 항상 즐겨입던 미니스커트와 하이힐 위로 하얗게 빛나는 다리는 여전했고
하늘하늘 거리는 봄꽃과 같은 블라우스는 살짝 안이 비칠듯말듯. 애간장을 녹여내는 모습이었지
처음만났을때처럼 다시한번 내 가슴을 뛰게 만드는 그녀.
그런 그녀가 벽에 기대어 서있는 내 옆을 지나갈때 익숙한 달콤한 향기가 살짝 풍겨왔었지만
꿈에서도 그리던 그녀가 나를 알아보지 못하고 지나쳐 가버렸지.
여리여리 선이 얇던 나를 기억하고 있는 그녀.
휴가라는 떡밥으로 나를 낚아버린 그 무지막지한 사람들 틈바구니 속에서
매일같이 구르고 뛰고 하다보니 조금은 커져버린 체격 때문일까?
그도 아니면 시커멓게 그을린 얼굴이 창피해 깊게 눌러쓴 모자 때문인가…
속절없이 지나쳐가는 그녀의 뒤를 살며시 따라가며
그녀가 친구들과 손을 흔들며 헤어질때.
떨리는 목소리로 그녀를 불렀어.
"현진아..."
또각 또각... 또각……... 뚝.
딱딱한 바닥에 맑게 울리던 하이힐 소리가 멈춰버렸고
그 소리가 마치 신호라도 되는듯.
일순간 내 주변 모든 소리가 사라지며
그녀를 제외한 모든 풍경이 다함께 시간이 멈춘듯 느껴졌지.
따사로운 봄 햇살이 복도의 작은 창문을 통해 길게 뻗어가며
곳곳을 비추고 있었고.
그 빛줄기 안에 둥둥 떠다니는 먼지조차 눈에 보일정도로
차분하고 고요한 봄날의 어느 오후.
내 부름에 굳어버린듯 멈춰있던 그녀의 스커트가 살짝 흔들거렸지.
살랑~' 거리는 소리가 들리는듯한 작은 움직임과
새하얀 그녀의 다리가 살며시 돌아가며 나를 향할때
꿈에서나 보아오던 그녀가 잔뜩 긴장된 얼굴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어.
항상 웃으며 나를 바라봐주던 사랑스러운 두 눈에 작은 눈물이 맺혀가기 시작할때
멈춰있던 소리가 빠르게 나에게 다가왔지.
또각……. 또각….. 또각... 또각! 또각! 딱!
그녀가 나에게 다가옴에 다시 흐르기 시작한 시간.
열심히 공들여 꾸민 화장이 번지는지도 모른채 내 품에 안겨 울기 시작하는 그녀.
"나쁜놈…. 전화 한번도 안하고…. 내가 얼마나 기다렸는데…. ㅠㅠ"
"미안해요… 미안해요…. 정말 보고 싶었어요.."
한참 우는 그녀를 달래며 꼭 안아줄수밖에 없었고
주변의 수근거림과 시셈하듯 바라보는 모든 시선은 몇달만에 내 품에 안겨오는 그녀를
꼭 끌어안는데 그 어떤 방해도 될수 없었지.
[ 두번째 밤 ]
'띠리릭~' 하고 열렸던 문이 다시 '쾅' 소리를 내며 닫혀버렸고
살짝 꽂아넣은 카드키에 어두웠던 공간안쪽부터 작은 불빛이 차례차례 켜져올때
이미 나의 입술은 그녀의 입술을 향해 다가가고 있었어
예전 어리숙했던 그녀와 나는 어디갔을까?
지금 이곳에는 몇달간 꿈속에서 그녀를 수없이 품어왔던 욕망 덩어리인 나와
그런 나를 한없이 갈구하고 있는 뜨겁게 달아오른 그녀뿐이었지.
잊을수없었던 부드러운 입술이 채 닿기도 전에
이미 내 입안으로 비집고 들어오는 뜨거운 그녀의 혀를 감싸안으며
하늘하늘 얇게 비추는 블라우스 위로 거칠게 그녀의 가슴을 쥐어가며 더듬어가자
차갑고 더러운 흙먼지만 쥐어오던 내 손안에 물컹하는 감촉이 다시한번 전해져왔고
딱딱하게 굳어가며 일어나는 젖꼭지의 느낌을 느낄수 있었지
내 자지는 껄떡거리며 팬티를 적셔가기 시작했고, 더 이상 기다리고 싶지 않았어
이미 나에게 메달리듯 목을 휘어감고 뜨거운 숨을 나누며 키스를 하고 있는 그녀.
한껏 꾸민 옷자락이 풀어해쳐져 하얗고 부드러운 젖가슴을 그대로 들어낸체로
누구나 한번쯤 만져보았으면 싶은 그 매끈한 다리가 이미 내 다리 사이로 비집고 들어와
뜨겁게 달아오른 샘물의 축축함을 전해주고 있었지.
키스를 멈추고 잠시 입술을 때어냈을때. 미쳐 거두기 싫은듯 살짝 나와있는 그녀의 혀 끝에서
길게 침이 늘어지며 그녀의 젖가슴 위로 내려앉았고.
반쯤 풀려가듯 야릇한 눈을 하고 있는 그녀를 벽에 기대어 세운체로
그녀의 블라우스 사이 봉긋하게 솟아있는 가슴을 핥기 시작했어
쿰쿰한 먼지냄새가 아닌 분유향과 같은 살내음이 온몸 가득 느껴졌고
입안 가득 부드러운 가슴을 베어물며 혀끝으로 살짝 젖꼭지를 돌려주니
간드러지는 신음 소리와 함께 그녀의 무릎이 꺽일듯이 휘청거리더라
"하흥….. "
입 밖으로 세어나오는 신음을 꾹 참아가며 그녀의 가슴을 핥고있는 내 뺨을 어루만져주는
그녀의 부드러운 손길.
이 손길을 얼마나 기다려왔던가….
내 뺨을 통해 느껴지는 따뜻한 그 손길과 내 눈앞에서 숨을 쉴때마다 오르내리는 하얀 젖가슴.
그 아름다운 모습을 두 눈 가득 담으며
내 두손은 그녀의 허벅지를 쓰다듬으며 미니스커트 안쪽으로 들어가
작디 작은 팬티의 끝자락을 부여잡고 서서히 끌어내리기 시작했어.
동그스름한 엉덩이에 걸친 팬티가 작은 저항감을 내비치다 스르륵~ 하고 내려올때
그녀의 보지에서 베어나와 축축히 젖어있던 애액이 길죽하게 늘어지며 내 손을 적셔왔지.
100일을 넘게 기다렸는데… 더 이상의 기다림은 필요치않았어.
급하게 바지를 벗고, 그녀의 다리 사이로 다가가 미끌거리는 그녀의 보지속으로
이미 쿠퍼액에 범벅이 되버린 내 자지를 우겨넣어 버렸지.
찔걱~' 소리와 함께 내 자지를 감아오는 따뜻한 그녀의 속살이 느껴졌고
잠시 떨어져있던 그녀의 입술이 다가와 다시한번 뜨거운 향내를 내 입안으로 뿜어내며
내 목을 감은 두 팔에 힘이 들어가는가 싶더니
두다리를 내 허리춤에 감아가며 메달리는 그녀.
벽에 기대어 선채로 그녀를 품안에 번쩍 안아들고.
그동안 기다림을 보상받듯이 급하게 그녀의 보지를 탐하기 시작했어
"흐읍~~ 하아~~ 하아~ 흡!!"
숨이 끊어질세라 가빠오는 숨소리에도 내 입안을 휘젖고 있는 뜨거운 그녀의 혀.
"찌걱찌걱~ 철벅철벅~"
온갖 질척거리는 소리를 울리며 빨갛게 달아오른 채로 내 자지를 조여오는 그녀의 보지.
뭉클~~ ' 거리며 내 가슴팍에 짓눌려가면서도 그 빳빳한 젖꼭지가 나를 찌르고 있었으며
허리춤까지 말려올라간 미니스커트 아래로 동그스름한 엉덩이가 내 손안에 가득 주물럭 거림을 당하고 있을때
내 허리를 휘감고 있는 보들보들하지만 탄력있는 다리가 나를 놓기 싫은듯 더욱 꽉~ 조여오기 시작했지.
"하아하아~~ 너무 좋아요….정말… 다시한번 갖고 싶었어요"
"흐응…. 나 오늘 괜찮아…. 안에…."
내 전화를 받고 이미 많은 준비를 한 그녀의 따뜻한 보지속 깊숙한곳에
그동안 참아왔던 내 정액을 뿜어내기 시작했고,
낭심끝에서부터 저려오는듯한 사정감에 다리가 잠시 비틀비틀 거릴때마다
그녀의 보지는 단 한방울도 흘리지 않으려는듯 자지를 꽉 조여오며
아랫배 깊숙히 퍼져나가고 있는 뜨거움을 느끼는듯했어
"하으으응~"
꿈틀꿈틀 보지를 조여오며 내 혀를 휘감는 그녀의 숨소리.
이미 사정을 해서 약간 풀어진듯 하지만 여전히 적당히 부풀어있는 내 자지를 보지안에 그냥 그대로 둔체로
[출처] 지난날의 이야기 _ 10 (인터넷 바카라 사이트 | 야설 | 은꼴사 - 핫썰닷컴)
https://hotssul.com/bbs/board.php?bo_table=ssul19&wr_id=154322
[초대박]핫썰닷컴 여성회원 인증 게시판 그랜드오픈!!
[이벤트]이용후기 게시판 오픈! 1줄만 남겨도 1,000포인트 증정!!
[재오픈 공지]출석체크 게시판 1년만에 재오픈!! 지금 출석세요!
[EVENT]10월 한정 자유게시판 글쓰기 포인트 3배!
[이벤트]이용후기 게시판 오픈! 1줄만 남겨도 1,000포인트 증정!!
[재오픈 공지]출석체크 게시판 1년만에 재오픈!! 지금 출석세요!
[EVENT]10월 한정 자유게시판 글쓰기 포인트 3배!
이 썰의 시리즈 | ||
---|---|---|
번호 | 날짜 | 제목 |
1 | 2020.10.10 | 지난날의 이야기_24 (13) |
2 | 2020.10.06 | 지난날의 이야기_23 (12) |
3 | 2020.09.29 | 지난날의 이야기_22 (10) |
4 | 2020.09.25 | 지난날의 이야기_21 (8) |
5 | 2020.09.23 | 지난날의 이야기_20 (11) |
6 | 2020.09.22 | 지난날의 이야기_19 (12) |
7 | 2020.09.22 | 지난날의 이야기 _ 18 (11) |
8 | 2020.09.19 | 지난날의 이야기_17 (7) |
9 | 2020.09.16 | 지난날의 이야기_16 (15) |
10 | 2020.09.15 | 지난날의 이야기_15 (12) |
11 | 2020.09.14 | 지난날의 이야기_14 (9) |
12 | 2020.09.10 | 지난날의 이야기_13 (7) |
13 | 2020.09.10 | 지난날의 이야기_12 (11) |
14 | 2020.09.08 | 지난날의 이야기_11 (9) |
15 | 2020.09.08 | 현재글 지난날의 이야기 _ 10 (11) |
16 | 2020.09.07 | 지난날의 이야기 _9 (7) |
17 | 2020.09.06 | 지난날의 이야기 _ 8 (6) |
18 | 2020.09.02 | 지난날의 이야기 _ 7 (7) |
19 | 2020.09.01 | 지난날의 이야기 _ 6 (8) |
20 | 2020.08.30 | 지난날의 이야기 _ 5 (6) |
21 | 2020.08.29 | 지난날의 이야기 _ 4 (8) |
22 | 2020.08.29 | 지난날의 이야기 _ 3 (6) |
23 | 2020.08.27 | 지난날의 이야기 _ 2 (15) |
24 | 2020.08.27 | 지난날의 이야기 _ 1 (21) |
핫해 |
09.29
+21
미농02 |
09.27
+12
익명 |
09.27
+9
수여닝 |
09.26
+47
행복지수100 |
09.23
+141
멤버쉽 자료모음
Comments
11 Comments
글읽기 -100 | 글쓰기 +500 | 댓글쓰기 +100
총 게시물 : 43,136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