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날의 이야기_21
옛 이야기
8
3941
11
2020.09.25 20:29
[ 운수 좋은 날 ]
봄비가 내리려는듯 잔뜩 먹구름이 낀 월요일 아침.
여느때와 다름없이 학교에 가기위해 집을 나서게 되었지
수원역까지 가는 버스안에서 이어폰 넘어 흘러나오는 노래소리에
흥얼흥얼~ 어깨춤을 추며 가고 있었는데
- 헐.
몇 정류장이 지났을까 잠시후 버스 앞문으로 정말 청순함의 대명사 같은
단아한 미인이 올라타더라고
규영이는 무언가 통통 튀는 매력의 아이돌 같은 화려한 미인이라면
그 분은 본격 멜로 드라마나 영화에서 비련의 여주인공을 맡을법한
그런 분위기를 풍겨오고 있었어
남자의 본능인걸까?
분명 지금 내 곁에는 누구에게도 뒤지지않을 아름다운 연인이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미인을 보게되면 자연스레 눈길이 가는것 같아
이름모를 그분은 버스에 올라타 조심조심 뒤로 오고 있었는데
나와 그리 떨어지지않은 자리. 손잡이 하나를 가운데 두고 옆에 나란히 서게 되었지
내 옆 시선에 아른아른 스쳐지나가듯 보이는 하얀 팔목에서 흘러나오는듯한
달달한 향기에 괜히 두근거리며 곁눈질로 힐끔힐끔 거렸고
잠시후 수원역에 도착해서 우루루~ 사람들이 내릴때
내 바로 앞에 서 있는 그분의 샴푸향기가 살짝 코 끝을 간지럽혔어
- 오늘은 아침부터 기분이 좋네~~ ㅎ
"띠리리리~~ 청량리~ 청량리행 열차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내가 타야하는 지하철의 알림음이 울려퍼질때
나는 맨 앞줄에서서 곧 열릴 문을 기다리며 한참 눈치싸움을 하고 있었어
' 치이익~~ '
기다리던 문이 열렸을때
연한 회색의 비어있는 플라스틱 의자가 눈에 들어왔고
마음속으로 찜해놓은 자리를 향해 달려가다싶이 걸어들어가 털썩! 앉는데 성공했지
맨 구석 자리를 차지해서 기분좋아 흥얼 거리고 있는 나와
내 옆옆으로 조금씩 거리를 두고 점점 채워가는 자리들.
어느정도 사람들이 자리를 메워가고 있을때
"타다닥~~~"
긴머리의 어떤 여학생이 뒤늦게 달려오며 지하철에 올라탔어
대학 신입생 느낌이 물씬 풍겨오는 귀여운 그 학생은 비어있는 자리들을 둘러보며
잠깐 고민하는듯했지
봄 햇살에 잔뜩 기분을 내려고 했는지 약간 짧은듯한 치마를 살랑 거리고 있었고
그 아래 뽀얀 종아리가 지하철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햇살에 비춰지고 있을때
아마 그 지하철에 앉아있던 남자들은 모두 같은 생각이었을꺼야
' 제발 내 옆에 앉아라~'
잠시 고민하는듯 둘러보던 그 여학생은 내 옆으로 와서 조심조심 앉아가고 있었는데
상큼한 섬유유연제 향기가 살며시 전해져오며 '사르륵~' 거리는 느낌으로
나에게 기대듯 느껴지는 부드러운 어깨의 감촉에 나는 눈을 감고 살짝 미소를 지었어
'ㅋㅋㅋ 내가 이겼다~ 이것들아~~'
"덜컹~"
오래된 1호선의 선로 덕분에 지하철이 한번씩 흔들릴때마다
살짝살짝 내 다리에 닿아가고 있는 부드러운 허벅지 느낌이 아침부터 설레이게 만들었어
- 오늘 아침부터 대체 무슨일이래? 운이 좋구만~
"가자~~! 배고프다~~!!"
"아… 나 오늘 선약있어 커플들끼리 드셔요~"
"선약?? 우리말고 학교에 아는 사람도 있어? "
"나경이… 그 춘천닭갈비 "
"아…. ㅋㅋㅋㅋㅋ 맛있게 먹어라~"
무언가 음흉한 눈빛을 보내며 친구는 자기의 여자친구를 찾아 떠나갔고
난 약속했던 장소로 천천히 걸어가고 있었지
북적북적 시끄럽고 오래된 조명에 어둑어둑한 공과대학 복도를 지나
밝은빛이 비추고 있는 현관문을 나서자
'반짝~~'
항상 시선을 잡아끄는 금발의 단발머리를 귀엽게 뒤로 살짝 묶고서
새하얀 원피스를 입고 나를 기다리고 있는 나경이가 눈에 들어왔어
살짝살짝 꽃무늬가 장식된 하얀 민소매 원피스를 입고있는 그녀.
밝은 금발머리 아래로 갸녀린 목선이 작은 어깨까지 흘러내리고 있었고
하늘하늘 거리는 원피스 치마아래 뽀얀 다리가 얇은 종아리까지 이어지고 있었지
잔뜩 힘주고 화장한듯한 새빨간 입술이 눈길을 사로잡을때
나경이는 나를 발견하고는 또다시 얼굴을 붉히며 수줍게 인사해 주더라
"또각. 또각~ 또각~"
나경이의 굽높은 하이힐 소리가 점점 다가와 내 앞에 멈춰섰고
"안녕하세요 선배님…. 저… 매번 죄송해요…"
"ㅎㅎ 왜요~ 오늘은 오빠라고 안불러요?"
우스개소리로 농담을 건네는 나의 대답에 미소를 띄며 수줍게 웃는 그녀.
빨간 입술 사이 하얗고 고른 치아가 살짝 비춰지며 웃는 그 환한 웃음에
순간 놀래버렸지.
' 뭐지… 원래 이렇게 예뻣었나?? '
학교 정문을 향해 조금씩 걸어나갈때
내 옆을 따라 걸으며 살며시 미소를 짓고 있는 나경이의 옆모습이
무언가 풋풋한 첫사랑의 느낌을 떠오르게 만들어
가슴이 설레이면서도 왠지 죄를 짓고있는듯한 느낌이 들었어
나에게 비춰지고 있는 이 모습은 분명. 나에게 호감을 비추고있는 모습인데
대체 어디서 어떻게 이야기를 해야하지…
"저기 선배님~ 아니… 오…빠…. 예전에 C.C 셨다면서요?"
"응?? 그랬었죠… 동아리 선배였는데 군대에 있을때 헤어졌어요 ㅎ"
"아…. 그랬구나… 그리고 말 편하게 하셔도 되요..."
손에들고있는 작은 가방의 손잡이를 괜히 만지작 거리며 우물쭈물하고 있는 모습에
왠지 더 시간을 끌었다가는 서로 곤란해지겠다 싶었어
그렇다고 지금 만나자마자 이야기하는것도 아닌듯하여
일단 밥은 먹고 이야기하기로 마음먹고 식당에 들어가
이것저것 주문한채로 잠시 기다리고 있는데
자꾸 힐끔거리며 나와 눈이 마주치고는 얼굴이 빨갛게 물들며 고개를 푹 숙이더라
"아니 대체 이러신분이 왜 술만마시면 그리도 용감해지셨을까요~"
"제발… 잊어주세요…"
수줍어하는 모습이 귀엽기도 하고, 한껏 꾸민 모습이 예쁘기도 하여
내 마음도 조금 설레이기는 했지만.
그래도 어쩌겠어… 나에게는 지금 규영이가 있는데…
식사를 마무리하고 근처 카페에 앉아 잠시 시간을 보내고 있을때
한참을 망설이다가 힘들게 이야기를 꺼냈지.
"저기… 나 C.C는 헤어졌지만 지금 다른학교에 만나고있는 사람이 있어요"
"나도모르게 오해하게 만들도록 실수도 했고… 미안한데… "
"괜히 나중에 이야기하는것 보다는 지금 이야기 하는게 좋을것 같아서요…. 미안해요…"
정말 딱 한순간에 시간이 멈추듯 그녀의 손길이 멈추어버렸지
나를 바라보는 동그랗고 커다란 눈동자가 파르르~ 떨리는듯 싶다가 살며시 바닥을 향해 내려갔고
그 이후로 나경이는 한번도 고개를 들지 않았어
애초에 길게 앉아있을 상황도 아니었기에 조용히 자리를 마무리 하고 나가는 그 순간까지
한마디의 말도 하지않는 그녀.
조용히 카페의 계단을 내려와 문 밖으로 나서고 있었는데
아침부터 잔뜩 끼어있던 먹구름에서 한방울 두방울 봄비가 내리기 시작하더라
"투둑… 투둑…. "
갑자기 내리기 시작한 빗방울에 미쳐 우산을 챙겨오지 못했던 나와 나경이는
잠시 카페의 썬쉐이드 밑에서 떨어지는 빗방울을 보며 어색하게 서있었지.
"투두두두두~"
소나기 같지 않게 점점 굵어지는 빗방울에 마냥 기다릴수 없어서
급하게 근처 편의점에 뛰어가 우산하나를 구입해서 돌아왔는데
한껏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나경이의 두 눈에 그렁그렁 눈물이 맺혀있는듯 했어
살며시 나경이의 머리위로 우산을 씌어주는 사이.
카페의 썬쉐이드는 말려들어가버렸고
"투두둑… 투두둑…."
나와 나경이가 들어가있는 작은 우산안에서 조용히 내리는 빗소리를 들으며 서있게 되었지
"오후 수업 있어요?"
- 절레절레~
대답은 하지못하고 조용히 고개만 좌우로 흔드는 그녀.
"집에 갈래요?"
- 끄덕끄덕…
어디로 가야하는지도 모른채 그녀가 비에 젖지않도록 우산을 씌어주며 천천히 걸어가기 시작했고
조용히 떨어지는 빗방울과 길가에 지나다니는 차소리만 가득 들려오고 있을때
나경이는 살며시 내 옷깃을 붙잡고 가야할 방향을 알려주었어
잔뜩 내리기 시작한 빗방울 아래 눈물을 글썽이고 있는 후배와 조용히 걷고 있는 골목길.
봄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분위기속에 내 마음도 아침과는 다르게 무겁게 가라앉아 버렸지
- 아… 오늘은 운수좋은 날이었는데…
[ 봄비 ]
"쏴아아아~~~"
조금씩 떨어지던 봄비가 어느덧 꽤나 빗줄기가 굵어져 우산을 잔뜩 때리고 있을때
골목길 한쪽 구석. 짙은 청색의 철문 앞에 도착했지
"끼이이익~"
녹이슬어 잘 열리지않는듯한 그 철문을 힘겹게 열고 들어갔을때
빨간벽돌로 지어진 흔하디 흔한 2층집의 좁은 마당과 그 끝에 있는 조그마한 현관문이 내 눈에 들어왔는데
2층은 아마도 집주인이 사는듯했고, 그 밑에 조그마한 원룸같은 1층 집이 그녀의 자취방이었어.
주섬주섬 열쇠를 꺼내 그 작은 문을 열고 나를 살짝 바라보는 나경이에게
쓸쓸한 미소를 지어주며 손을 흔들어주고 나는 돌아가려 했는데
한발자국 물러나는 나의 옷소매를 나경이고 꼭 움켜쥔채로 놓아주지 않았어
우산 밖으로 벗어나 조금씩 비에 젖어들고 있는 하얗고 작은 손길.
"….선배…. 그…. 옷이…."
나경이에게 우산을 씌어주느라 내 몸의 절반은 우산밖으로 빠져나와 흠뻑 젖어있었는데
그런 나를 빨갛게 부어오른 두 눈으로 바라보며 말을 잇지못하고 있더라
괜찮으니 어서 들어가 푹 쉬라는 말에도 내 옷깃을 잡은 손을 놓지는 않았고
꼭 쥐는것만이 아닌, 점점 그녀쪽으로 잡아당기기 시작했어
"쏴아아아~~~……."
잔뜩 내리고 있는 빗소리가 '텅~' 하고 닫혀버린 문 뒤에서 조용히 들려올때
현관에 서있는 내 몸에서는 '뚝… 뚝….뚝…." 한방울씩 빗물이 흘러내려오고 있었지
다급하게 욕실에서 수건을 꺼내온 나경이가 살며시 내 손끝부터 조심조심 수건으로 닦아주고있었는데
빗물에 차갑게 식어있던 내 몸위에 얹어지는 따뜻하고 부드러운 수건의 감촉이
그렇게 포근하게 느껴질수 없더라
톡톡톡…'
조금씩 두드려가며 닦아주는 수건의 움직임이 조금씩 팔을 타며 올라왔고,
톡…. 토옥…. 톡…. '
그 움직임이 어깨를 넘어 얼굴까지 올라왔을때에 손의 움직임은 상당히 느려졌어
나를 올려다 보고있는 나경이의 두 눈은 또다시 파르르~ 떨리고 있었고
내 얼굴에 수건을 가져다대고 멈춰버린 그녀의 손길에
살며시 수건을 밀어내며 살짝 웃어주었던거 같아
"저기… 이제 괜찮아… 나 갈께… 미안…"
어느덧 쉽게 말을 놓아버린 나의 말에 나경이는 잠시 움찔하며 눈빛이 흔들리더니
옷깃이 아닌 내 손을 잡아버렸어
차가운 내 손과는 다르게 따뜻한 그녀의 체온이 손을 통해 전해져왔고
내 손을 더욱 꼭 잡아가며 나경이는 떨면서 이야기 해주더라
"저… 저기…. 오빠… 머리라도 말리고 가요…."
[ Room ]
작은 침대와 조그마한 TV. 화장대 및 좁은 붙박이장이 놓여있는 작고 작은 그녀의 방.
난 대체 이곳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건지..
"위이이잉~~"
뜨거운 바람을 내뱉고 있는 드라이기 소리만이 가득한 그곳에서
나를 비추고 있는 거울 넘어 초조하게 앉아있는 나경이가 비쳐 보였어
"하아…. "
그 답답한 공기에 나도모르게 한숨을 쉴때마다 움찔움찔 거리는게 눈에 띌 정도로 긴장하고 있는 그녀.
빨리 말리고 가야되겠다는 생각에 대충 정리를 하는둥 마는둥~ 어설프게 마무리하고 일어나려하자
갑자기 그녀가 일어나서 내 등뒤로 다가와 드라이기를 대신 잡아주더라
"잘 안말리면 감기 걸려요…."
멍~ 하니 화장대 앞에 앉은채로 내 머리를 메만지는 그녀의 작은손길이 느껴질때
거울에 비쳐오는 나경이의 잘록한 허리와 봉긋한 가슴에 나도 모르게 자꾸 시선이 가게 되더라
'객관적으로 봐도 참 어여쁜 아이인데… 혹여나 내가 규영이와 만나지 않았더라면 이 친구와 사귀게 되었을까?'
이런저런 잡생각을 하고 있는 사이 내 귓가를 어지럽히던 드라이기 소리는 멈춰버렸고
창 밖으로 울리는 빗소리만이 조용하게 들려오고 있었지
"나 이제 갈께…"
이제 그만 돌아가려고 의자에서 일어나려 했던 그때
내 머리를 메만지던 작은 손이 살며시 내려와 내 어깨위에 놓여졌어
떨리는 손길이 어깨위에 잠시 머물다가 살며시 앞으로 움직이며 내 목을 감싸안았고
내 등뒤로 '물컹~' 거리는 가슴의 감촉이 한가득 느껴졌지
나를 뒤에서 안은채로 조금씩 훌쩍이기 시작하는 나경이.
어설프게 안고있는 두 팔 조차 바들바들~ 떨리고 있는게 눈이 보일정도였고
조금씩 커져가는 훌쩍임에 상당히 무리하고 있는걸 알았기에
살며시 그 팔을 풀며 뒤로돌아 울고있는 나경이를 바라보게 되었어
"나경아…. 나 만나는 사람이 있자나… "
들썩거리는 어깨와 밝은 금발의 머리카락 사이 빨갛게 변해버린 작은 귓볼.
동그랗고 커다랗던 두 눈에서 조금씩 눈물이 흘러내릴때
"…. 지금 … 여기에는 없자나요…"
나를 또렷하게 바라보며 그녀는 나의 대답에 또다른 답을 말해버렸지
조금씩 감겨오는 두 눈과 빨간 입술이 서서히 나에게 다가왔고
말캉~' 그녀의 입술이 내 입술에 닿았을때 그녀의 떨림이 입술넘어서까지 느껴지더라
바들바들…. 눈에 보일정도로 떨고 있는 그녀의 작은 어깨를 잡아주었을때
나경이의 입술이 조금씩 열리며 작은 혓바닥이 살며시 나와 살짝 내 입술에 닿았어
"흐응…."
작은 콧소리가 내 바로 앞에서 흘러나오는 순간.
나도 더 이상 참지 못하고 그녀의 혀를 받아들이기 시작했지.
"하웃~~ 하웁~~ 하아… 오빠…. 훕~~"
혀와 혀가 뒤엉키며 잔뜩 달아오른 숨이 그녀와 나 사이 수없이 오고가고 있을때
앉아있는 내 위로 살며시 걸터앉는 그녀.
내 허벅지위로 따뜻하며 폭신한 그녀의 엉덩이가 느껴지자
내 자지는 미친듯이 부풀어올라 그녀의 허벅지를 지긋이 눌러갔고
그런 내 자지의 느낌에 살짝 놀라면서도 나에게 더욱 안겨오며
더욱더 깊은 키스를 나누게 되었어
"하아… 하아…. 오빠…. 나 … 오빠 좋아해요…."
선 키스 후 고백...
이미 딱히 말로하지 않아도 알수있는 그 마음에 살며시 웃어주자
그런 나를 바라보며 똑같이 활짝 웃어주는 그녀
밝은 금발과 동그랗고 커다란 눈. 한없이 환한 미소가 그녀의 얼굴을 더욱 빛나게 하고 있었지
"띠리리리링~~~"
그렇게 그녀와 잠시 바라보고 있었는데
내 전화기가 울리기 시작했고.
살짝 바라본 화면에는 내 친구의 이름이 떠올라 있었어.
"아… 오후 전공수업…."
"나경아… 나 이제 가봐야할꺼 같아… 그리고 미안해… 나도 모르게…. "
"아니에요… 빨리 가봐요~ 전공이면 빠지면 안되자나~"
"오빠..."
"응?"
"학교에서는... 오빠 여자친구 자리 비워줄래요?"
차마 그 말에 대답을 못하고 있었는데
그런 나를 잠깐 바라보다 살며시 웃어주더니 다가와 살짝 입맞춤을 해주고는 나를 배웅해주었어
"괜찮아요~~ 나 얼마든지 기다릴수 있어요~~"
"내일 봐요… 오빠…"
살며시 웃으며 손을 흔들고있는 나경이에게 인사하며
봄비가 가득했던 운수좋은 그날은 그렇게 지나가게 되었지
[ 그녀가 다가오다 ]
"자~ 오늘 수업은 여기까지 하고. 다음주는 축제니까. 다다음주에 봅시다."
어느덧 봄기운이 물러가고 한낮의 햇살이 조금씩 따갑게 느껴지는듯한 계절
다음주는 정말 오랜만에 학교 축제가 있는 날이었지.
군대에 있을때 TV화면속에서만 봐오던 연예인들을 직접볼수 있다는 기대에
콧노래를 부르며 가방을 챙기고 강의실을 나왔는데
"선배~!"
밝은 햇살처럼 환한 미소를 가득품은 반짝반짝이는 나경이가 강의실 밖에서 나를 불렀어
"어? 계속 기다린거야??"
"ㅎㅎ 네~ 선배~ 나 배고파요~"
언제부터인가 내 주위를 맴돌던 나경이가 아주 자연스레
나와 친구의 무리에 끼어서 함께 다니고 있었어
"야~ 이나경~ 넌 친구도 없냐? 왜 맨날 우리한테 와서 앵기는거냐?"
"선배 보러 온거 아니거든요? 가요~ ㅇㅇ선배~"
어짜피 대단한 식사를 하는것도 아니고, 흔해빠진 학생식당에서 먹는 점심일 뿐인데
나경이는 항상 시간맞춰 찾아와 우리와 함께 하고는 했지
"선배~ 다음주 축제때 뭐해요?? 동아리에서 주점 한다는데 선배도 와요?"
"괜히 복학생이 끼어들면 분위기만 이상해지지 않아? 그냥 적당히 구경만 하다갈꺼같은데..."
"아니에요~ 아마 회장오빠도 기다릴껄요? 이따 같이 가볼래요?"
그냥 시덥잖은 잡담과 함께 식사를 하고는
나경이는 또다시 환한 웃음과 함께 손을 흔들며 뒷걸음으로 멀어져갔어
적당히 손을 흔들어주며 배웅? 하고는 우리도 오후 수업을 듣기위해 다시 어둑어둑한 강의실로 가고 있었지.
"야. 근데 너네들 진짜 뭐냐? 이건 뭐 사귀는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그냥 선후배도 아닌거 같고?"
"그러게나 말이다… 이게 대체 무슨 관계인건지…."
[ 예상치 못한 방문 ]
오후수업도 끝나고 조금씩 하늘이 빨갛게 물들어가고 있는 저녁시간.
"우와~~ 오빠~~ 하늘 봐봐요~ 진짜 예쁘지 않아요? "
둘만 있을때에는 어느덧 편하게 부르고 있는 나경이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동아리실을 향해 걸어가고 있었어
발그스름한 저녁노을빛이 한껏 멋부린 그녀의 금발위에 살며시 내려앉아
핑크빛 머리를 귀엽게 흩날리며 예쁘게 웃고있는 그녀는
함께 걷고있는 내 손을 잡을까 말까 너무 티나도록 고민하고 있어서
그 어색함에 그녀를 바라보면 항상 베시시 웃어주고는 했지.
만약 내가 아니었다면 다른 누군가와 지금 한참 사랑을 속삭이며
한껏 예쁨받고있을 어여쁜 아이인데…
나경이를 바라볼때면 특유의 예쁨에 설레이면서도 한편으로는 미안한 마음에
가슴한켠이 아려옴을 느끼며, 잔뜩 꼬여버린 관계를 매듭짓지 못한채 지속 하고 있었지
천천히 걷는다고 걷고있는 나의 보폭조차 그녀에게는 버거웠는지
내 옆에서 조금씩 숨이 가빠오면서도 열심히 쫓아 걷고있는게 안쓰러워 쳐다보면
뭐가 그리도 좋은지 항상 나를 바라보고있는 나경이의 눈빛과 마주치고는 했어
눈을 마주칠때마다 환하게 웃어주는 그 모습에 살며시 뽀얀 금발 머리를 쓰다듬어주고는 했는데
"바보…"
"치~~ 맨날 바보래~~ "
입으로는 툴툴 거려도 내 손길이 싫지는않은지 살짝 볼을 붉혀오는 그녀와 함께
정말로 오랜만에 동아리실의 문을 열게 되었지
"끼이익~~ 안녕하세…….... 요….."
정말 오랜만에 문을 열고 들어간 그 공간.
이제는 이곳에 있을리없는 선배가 예전모습 그대로
몇년전 살짝 걸터앉아 조용히 기타를 연주하던
[출처] 지난날의 이야기_21 (인터넷 바카라 사이트 | 야설 | 은꼴사 - 핫썰닷컴)
https://hotssul.com/bbs/board.php?bo_table=ssul19&wr_id=154642
[초대박]핫썰닷컴 여성회원 인증 게시판 그랜드오픈!!
[이벤트]이용후기 게시판 오픈! 1줄만 남겨도 1,000포인트 증정!!
[재오픈 공지]출석체크 게시판 1년만에 재오픈!! 지금 출석세요!
[EVENT]10월 한정 자유게시판 글쓰기 포인트 3배!
[이벤트]이용후기 게시판 오픈! 1줄만 남겨도 1,000포인트 증정!!
[재오픈 공지]출석체크 게시판 1년만에 재오픈!! 지금 출석세요!
[EVENT]10월 한정 자유게시판 글쓰기 포인트 3배!
이 썰의 시리즈 | ||
---|---|---|
번호 | 날짜 | 제목 |
1 | 2020.10.10 | 지난날의 이야기_24 (13) |
2 | 2020.10.06 | 지난날의 이야기_23 (12) |
3 | 2020.09.29 | 지난날의 이야기_22 (10) |
4 | 2020.09.25 | 현재글 지난날의 이야기_21 (8) |
5 | 2020.09.23 | 지난날의 이야기_20 (11) |
6 | 2020.09.22 | 지난날의 이야기_19 (12) |
7 | 2020.09.22 | 지난날의 이야기 _ 18 (11) |
8 | 2020.09.19 | 지난날의 이야기_17 (7) |
9 | 2020.09.16 | 지난날의 이야기_16 (15) |
10 | 2020.09.15 | 지난날의 이야기_15 (12) |
11 | 2020.09.14 | 지난날의 이야기_14 (9) |
12 | 2020.09.10 | 지난날의 이야기_13 (7) |
13 | 2020.09.10 | 지난날의 이야기_12 (11) |
14 | 2020.09.08 | 지난날의 이야기_11 (9) |
15 | 2020.09.08 | 지난날의 이야기 _ 10 (11) |
16 | 2020.09.07 | 지난날의 이야기 _9 (7) |
17 | 2020.09.06 | 지난날의 이야기 _ 8 (6) |
18 | 2020.09.02 | 지난날의 이야기 _ 7 (7) |
19 | 2020.09.01 | 지난날의 이야기 _ 6 (8) |
20 | 2020.08.30 | 지난날의 이야기 _ 5 (6) |
21 | 2020.08.29 | 지난날의 이야기 _ 4 (8) |
22 | 2020.08.29 | 지난날의 이야기 _ 3 (6) |
23 | 2020.08.27 | 지난날의 이야기 _ 2 (15) |
24 | 2020.08.27 | 지난날의 이야기 _ 1 (21) |
핫해 |
09.29
+21
미농02 |
09.27
+12
익명 |
09.27
+9
수여닝 |
09.26
+47
행복지수100 |
09.23
+141
멤버쉽 자료모음
Comments
8 Comments
글읽기 -100 | 글쓰기 +500 | 댓글쓰기 +100
총 게시물 : 43,136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