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수지역 식당, 유부녀 사장2
2.
진짜 너무 깜짝 놀랐다.
내가 어지러운 골목길을 들어와 낯선 공간에 들어서긴 했지만.
거기서 나오는 게 몬스터라곤 생각하지 못했으니까.
"들어갈게요."
육중한 덩치를 자랑하는 '그것'은 내 답변 같은 건 듣지 않고 방 안으로 들어섰다.
나는 순식간에 탈출로를 빼앗긴 포로 신세가 되었다.
선빵을 처야 하나. 탈출구가 생겼으니 도망쳐야 하나. 지옥의 이지선다가 머리를 어지럽게 만들고
흥분으로 고양되었던 심장의 박동은 두려움의 신호가 되어 내 전신에 피를 보내고 있었다. 빨리 도망가라고.
지금 생각해보면 그렇게까지 최악은 아니었던 것 같다.
이십대 중,후반 정도 되어 보였고, 얼굴엔 노년의 흔적 대신 아직 앳댄 젖살이 남아 있었으니까.
다만, 다케우치 유코나 히로세 료코 등 일본의 청춘 영화에 등장하던 여자들만 봐왔던 그 당시 병신 같은 나에게 그 충격이 컸을 뿐.
더군다나 살이 상당히 쩠던게 혐오의 감정을 불러 일으켰던 거 같다.
가슴 큰 여자를 좋아하긴 하지만, 배가 가슴만큼 나온 건 그 당시 내 기준에서 '사람'의 범주를 벗어난 존재였으니까.
아무튼 그렇게 멀뚱하게 서있자 '그것'이 말했다. 유창한 한국어 였다.
"벗어요."
도망쳐야 겠다 마음을 먹고 문으로 향하려는 순간 그것은 옷을 벗으며 말했다.
'뭐해요? 얼른 벗어요."
마치 당장 벗지 않으면 내 옷을 직접 쥐어 뜯을 거 같은 박력. 내게 k-2가 없는 시점에서 나는 더 이상 저항을 하지 않았다.
체급상 내가 이길 수 있을 것 같지 않았으니까.
대충 공대장이 줬던 옷가지와 모자를 벗고 앉자 '그것'이 피식 웃었다.
"팬티는 못 챙겼나 보네. 팬티도 벗어요."
팬티 상단에 적힌 이름을 보곤 저도 브래지어와 팬티를 벗어 던졌다.
마치 익숙한 듯 아무렇지 않게 바닥에 앉더니 다리를 M자로 들었다.
꿀꺽.
두터운 살덩이 사이에 검은 털뭉치는 이전까지 느꼈던 거부감을 조금은 줄여 주었다.
그동안 계속 봐왔던 여체의 그 부분은 항시 모자이크로 가려져 있었으니까.
마치 블랙홀에 끌려가는 인듀어런스 호처럼 무릎을 꿇고 다가가 '그것'의 그곳을 유심히 바라봤다.
검은 털들 사이로 작은 둔덕이 보이고 갈라진 틈 사이로 전복과 같이 생긴 것이 보였다.
심장이 두 배는 더 빠르게 뛰면서 나는 판도라 행성에서 처음 본 외계 생명체를 만지는 것처럼 손을 가져다 대었다.
찰싹-
'그것'은 매섭게 손을 날려 내 행동을 제지했다.
"만지지 마요."
시발, 이게 대체 뭐지? 내가 여기 들어온 이유가 '이것'에 내것이 들어가기 위함이 아니었나? 그런데 내것은 들어 갈 수 있는 반면
손은 댈 수 없다는 게 쉽사리 이해가 되지 않았다.
"애무 하려면 추가 비용 내요."
본디 결합이란 건 서로의 가슴을 만지고 거기를 만지고 입에다 넣고 빼고를 하는 것이 포함되는 것 아니었던가.
나는 영국인들에게 처음 토지 계약서를 받아본 아메리카 원주민처럼 이해가 되지 않음에도 알겠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이 영국인의 총칼에 협박을 받았던 것처럼 나 또한 '이것'이 나에게 위해를 줄 지도 모른다 생각했으니까.
"추가 할 거예요?"
"안 합니다."
"그럼 빨리 해요."
'그것'이 콘돔을 내밀었다. 순간 멈칫 거리는 것이 본래는 안 하고 하는 것이었는데 병신이라는 견적이 나오자 마자 콘돔을 내민 것 같았다.
나는 옳다구나 하는 생각으로 콘돔을 받았다. 솔직히 저 검은 전복 사이에 내 소중이가 오가다 감염이 될 것 같았거든.
더구나 내 것은 몇 년동안 쓰지 않은 민트급 중고였다. 확률적으로 우리 둘이 성병에 걸리면 그 원인은 '저것'일 확률이 절대적으로 높았으니까.
얼른 빠르게 끝내고 나가고 싶다는 생각에 콘돔을 째고 끼려는 순간.
"어?"
이상하게도 소중이가 반응을 안 했다.
맥심 모델의 수영복을 보면서도 딱딱해지고, 가요 프로그램에 허벅지만 슬쩍 보아도 주체할 수 없는 기운을 보여줬던 놈이.
맨살과 털뭉치 검은 전복까지 보여줬음에도 반응을 하지 않았다.
손으로 자극을 줬지만 여전히 반응은 없었다.
어쩐지 심장 소리가 귓가에 울려 퍼지고 있었다.
"혹시 처음이야?"
그것이 반말을 하기 시작했고.
"아.... 네."
나는 고민 끝에 그렇다고 말했다. '그것'은 작게 한숨을 쉬더니 직접 내 소중이를 만지작 거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럴 수록 심장 소리만 커질 뿐 반응은 오지 않았다.
"입으로 해줄까?"
그것이 그렇게 제안을 했지만, 근본적인 거부감이 인다.
그건 마치 돼지에게 내 소중이를 핥게 하는 것 같은 기분이었으니까.
"그것 말고, 거기 한번만 만져 보면 안돼요?"
잠시 고민하던 그것이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살살 만지라'는 추가 주문이 붙긴 했지만.
검은 전복에 다가가는 내 손이 덜덜 떨렸던 걸로 기억한다.
그것이 손에 닿자 뜨근한 기운이 느껴진다. 뭔가 질척한 액같은 것이 손가락을 휘감으며 형용할 수 없는 어떤 욕망을 끓어 올린다.
"어, 섰다."
그것은 재빨리 콘돔을 씌웠다.
"들어와."
그리곤 이불에 반쯤 몸을 기대었다.
천천히 다가가 울컥 거리는 그것을 검은 전복의 틈바구니 사이로 집어 넣었다.
질퍽-하는 기분이 느껴졌지만 손가락으로 만질 때 상상했던 그 기분과는 또 달랐다.
나는 천천히 피스통 운동을 하기 시작했고 그것은 내 박자에 맞춰 감흥 없는 신음 소리를 냈다.
하지만 기대처럼, 상상처럼, 좋은 기분은 전혀 들지 않았다.
심장의 두근 거림이 계속 귓가에 울려 신경 쓰였고, 소중이를 감싸는 감각은 평소 손으로 할 때처럼 황홀하지 않았다.
슬쩍 가슴에 손을 올렸지만 '그것'은 아무말 하지 않았다.
배의 높이와 비슷한 가슴, 그리고 검은 빛깔의 꼭지와 빅파이처럼 큰 유륜. 상상했던 것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흥분이 올라올만한 기대값은 된다 생각했건만.
피스톤 질을 아무리 해도 소중이는 무엇도 뱉어낼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잘 안 느껴져?"
기계처럼 신음을 내뱉던 그것은 내가 피스톤 질을 하고 있음에도 구경하는 사람처럼 물어왔다.
아무래도 '이것'의 앞모습이 도저히 나와 같은 동족으로 느껴지지 않게 하는 것 같았기에 해결 책을 제시했다.
"자세 바꿔도 되요?"
그것은 당연한 듯 말했다.
"추가 요금있는데."
씨발.
지가 무슨 현대차도 아니고, 당연하게 들어가야 할 옵션에 왜 자꾸 추가 요금이 붙는 걸까.
이제 더이상의 타협은 필요치 않았다. 맞짱 뜨자고 하면 죽을 각오로 반격하겟다는 심정으로 열심히 피스톤 질을 하기 시작했다.
퍽, 퍽, 퍽, 퍽, 퍽.
옆방의 탱커한테 들릴 만큼 큰 소리로 허리를 놀렸지만, '그것'과 내 소중이는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시발 시발을 몇 번이나 반복했을까. 결국 그것이 '잠깐만'하며 몸을 돌렸다.
몸을 돌린다고 몸무게가 줄지 않지만 육안으로 좀 나은 기분이었다.
그나마 두툼한 엉덩이에 반해 허리선이 들어갔고, 그 끔찍한 얼굴 대신 번들거리는 검은 전복과 항문을 보니 조금은 흥분도가 올라가는 것 같달까.
나는 천천히 다가가 내 소중이를 넣으려 했으나 어쩐지 영업시간이 끝난 미용실처럼 셔터를 닫아 버린 듯 소중이는 들어가지 않았다.
"진짜 손 많이 간다."
그것은 직접 내 소중이를 잡고 자신의 구멍에 넣어줬다.
나는 매시간 매분 매초마다 자괴감과 수치심에 빠졌다. 분명 돈을 내고 들어온 것이 분명하건만 마치 원하지 않는 걸 억지로 당하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다시금 피스톤 질을 시작할 때. 나는 대학에 원서를 넣을 때보다 더 깊이 내 선택을 후회했다.
퍽퍽 피스톤질을 할 때마다 코를 찌르는 똥냄새가 내 정신을 아득하게 만들었다.
터질 것처럼 부풀었던 소중이에 강도가 점점 약해지는 것이 느껴진다.
숨을 참고 입으로 숨을 쉬어 가며 억지로 허리를 놀려 봤지만 이 냄새는 사라지지 않았다.
허리는 움직이지만 사정이 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나는 사정 보다 구역질을 먼저 할 거 같은 생각에 피스톤 질을 멈췄다.
"쌌어?"
고개를 돌리며 이쪽을 보는 그것.
"시간 없어 얼른 싸."
그것은 마지막 일말의 동정이었을 까. 다시금 손을 내미는 그것의 배려는 나는 피했다.
"아, 도저히 안되겠어요. 그만 할게요."
".......손으로 해줄까?"
"괜찮아요."
"그럼 입으로? 비용은 안 받을게."
시발 현대차처럼 졸라게 까다롭게 굴던 년이 갑자기 왜 이렇게 변했지. 처음부터 이랬으면 내 사정에 좀 더 도움이 되었을 텐데.
하지만 역시나 뇌리에 박힌 똥냄새가 잊혀지지 않아 거절했다.
아무것도 들어 있지 않은 콘돔을 대충 빼고, 물티슈를 몇 개 뽑아 내 소중이를 닦아 주었다. 다시금 여인의 손길이 닿음에도
축 처진 내 소중이는 패잔병처럼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야 좋았냐?"
일을 마치고 나온 공대장 새끼의 물음에 아구창으로 대답하고 싶었다.
하지만 이제 갓 100일이 지난 이등병 따리가 그럴 수는 없는 법.
공대장은 꽤 만족한 듯 고양감을 풍겼다.
딜러도 히죽 거리며 웃고 있었고. 탱커는 마치 전 재산을 주식에 물린 사람 마냥 얼굴에 그림자가 지었다.
얘기를 들어보니 흰머리가 가득한 중년 여인이 들어와서. "어구 귀여워라" 라고 했단다. 그 말을 듣자 마자 돌아가신 할머니가 떠올랐다나.
"이 새끼들 운이 없네."
공대장 새끼가 우릴 제물로 지만 이쁜 여자를 앉은 건가 생각했지만.
탱커가 화장실 가면서 보기론 그냥 시장통 생선팔이 아줌마 같은 사람이 들어갔다고 했다.
4인 팟 에서 20대를 만난 건 나뿐이라는 걸 그제야 알았다.
그리고 동시에 인간의 행복이란 그 사람이 얼마나 가졌는지가 아니라 얼마나 만족하는지에 따라 달라지는 거라는 걸 깨달았다.
다음 날 우린 옷을 맡겼던 식당으로 갔다.
해장국을 먹고 싶었지만, 굳이 그곳으로 향했다. 한 끼는 팔아줘야 옷을 맡아 준다나?
공대장이 이등병 때부터 다녔던 곳이란다.
"얼라들이 맹해 보이네. 이기 막내는 덜떨어져 보이는데 괘안나?"
아줌마라 보기엔 늙었고 할매라 보기엔 독해 보이는 사장은 싸가지가 없었다. 음식은 그냥 저냥 했고. 식당 테이블은 끈덕거리는 느낌이 있었다.
외박을 나온 뒤로 마음에 드는 거라곤 하나도 없었다.
언젠가 공대장 새끼를 마음의 편지로 영창 보내겠다 다짐 하며 내 첫 외출은 끝났다.
그리고 난 병장이 될 때까지 외박을 단 한 번도 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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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말하는 풀린 군번.
8개월 차이의 내 사수가 전역을 함과 동시에 상말이 된 나는 군생활에서 더이상 눈치를 보지 않았다.
"ㅇ병장님 체력 측정 결과 상위 다섯 명한텐 외박권 뿌린다던데 말입니다."
"나 아직 많이 남아 있어. 너네나 열심히 해."
"O 병장님은 외박 안 나가십니까?"
내게 트라우마를 남긴 그 단어를 말한 죄로 질문하던 상병놈의 관물대가 더럽다는 꼬투리를 잡아 연병장 두 바퀴를 돌렸다.
나는 눈치 볼 사람도 없었고, 외박 나가고 싶은 마음도 없었다.
그 당시 휴가에 외박을 붙여서 사용하던 시기에서 휴가와 외박을 붙일 수 없는 시가로 넘어가고 있었기에
결국 이대로라면 남은 외박이 모두 날아가겠지만 나는 아무런 신경 쓰지 않았다.
외박을 나가고 싶지 않았거든.
소대 왕고가 되면서 내 성격에 변화가 생겼다.
분명 나는 찌질이 등신에 찐따였었는데.
뭔가 거침이 없어졌다고 해야 할까?
두번 세번 생각하면서 말하던 습관이 사라지고,
체단실에서 선임들 때문에 억지로 했던 운동이 관성이 붙으면서 몸이 뿔고
내 말 한마디에 애들이 벌벌 떠는 모습 보고 그러니까 스스로가 낯설다고 느껴질 정도.
아무튼 그런 변한 스스로가 크게 나쁘지 않았다.
그리고 병장을 달았을 때 정기 휴가를 나갔다.
전역한 친구들의 놀림과 이제 3학년이 된 학교 동기들과의 연이은 술자리.
지난 트라우마를 지우려 시도했던 광란의 나이트 등등 이 순식간에 지나가고 나는 부대로 복귀했다.
병장을 달고 난 다음엔 부대 복귀도 그닥 거북하지 않았다. 오히려 너무 거북하지 않아서 복귀를 여섯 시간이나 남겨두고 터미널에 도착해 버렸다.
아무리 이제는 부대가 집처럼 친근하게 느껴진다고 한들 빨리 들어가고 싶은 생각은 없었기에 밥이나 먹고 피시방이나 가야지 하며 식당을 둘러 보다가.
예전 공대장새끼가 옷을 맡겼던 그 식당이 눈에 들어왔다.
나는 당당하게 그 식당에 들어섰다.
그 싸가지 없는 년이 다시금 내 욕을 하면 똑같이 욕을 해주겠다는 생각으로.
나는 옷을 맡길 일이 없으니 이년과 싸워도 상관 없잖아?
암튼 그렇게 딱 들어갔는데.
내부 구조가 조금 바뀌어 있었다.
그전에는 조리실이 안쪽에 있었던 거소가 반대로 조리실이 오픈형으로 바뀌었고, 탁자의 수도 줄었다.
가만 보니, 식당 자체의 크기가 줗어들었다. 본래 조리실이 있던 곳에 새로운 가게가 들어오면서 식당 구조가 바뀐 거였다.
싸가지 없는 년의 행실이 이런 결과를 낳았다는 생각에 그 싸가지 없는 년을 찾았다.
식당의 한켠엔 작은 방과 같은 구조가 있었는데 그곳에서 퍼질러 자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이년이 식당을 운영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확신하며 자리에 앉았더니.
"아, 죄송합니다."
방 안쪽에서 청아한 목소리에 처음 보는 여자가 불쑥 튀어 나와 사과를 하는 것 아닌가.
"뭐 좀 가져오느라."
작은 손가방의 지갑을 닫으며 주방 아래쪽에 넣은 여자는 그 가늘고 긴 손으로 국자를 들어 냄비를 몇 번 휘젓더니 내게 물었다.
"뭐 드릴까요?"
근본 없는 잡다한 메뉴들 사이에서 뭘 처먹을 거냐고 묻던 그녀를 보며 내가 생각 했던 건 딱 하나였다.
'미친...... 존나, 이쁘네......'
[출처] 위수지역 식당, 유부녀 사장2 (인터넷 바카라 사이트 | 야설 | 은꼴사 - 핫썰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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