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그리고 나와 그들 11 (완 + 에필로그)
네코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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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간전
아내 그리고 나와 그들 011
남사장이 묶여있는 스튜디오에는 하루에 한 번 들르기만 했다. 남사장의 배설물을 처리하고
간단한 식사를 먹인 뒤 곧바로 스튜디오를 나오고는 했다. 남사장을 더 이상 폭행하지도 않았다.
남사장에 대한 책임을 어떻게 물을지 판단도 안 섰거니와 나 스스로의 복수에 대한 동기부여가
현저히 떨어져 있는 상태가 되어 있었다.
그렇게 4일째의 아침을 맞이했다.
처제의 눈을 제대로 쳐다보지도 못했던 지난 삼일 동안 처제는 아침에 왔다가 밤에 A시의 집에 들어가고 있었다. 은철이가 자대 복귀한 마당에 은희마저 장모 홀로 남겨두고 잠자리마저 언니집에 둘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늦은 아침 식사를 마치고 오랜만에 처제와 얼굴을 마주하고 앉았다. 처제가 말문을 열었다.
“형부! 무슨 일인지는 몰라도.... 어떤 일이 발생한다고 하더라도.... 저는 형부의 여자에요. 제가 살아있는 한
형부는 제가 지켜드릴 거예요.... 그러니까.... 적어도 저와 함께 있을 때에는 다른 걱정은 다 잊으세요.”
처제에게 [아내와 나 그리고 그들]에 대한 얘기를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3일 내내 고민했다.
마음 속에서는 언젠가는 얘기를 해야 된다고 내 자신에게 종용하고 있었으나, 차마 입 밖으로 내뱉지는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날 역시 끝내 고백하지 못한 채 점심 때에 이르고 있는데 모르는 전화 하나가 걸려왔다.
“정지석씨 되십니까?”
“네 그런데 누구시죠?”
정중한 목소리의 남자였다.
“네에~ 저는 OO법무법인의 장호철 변호사라고 합니다.”
“변호사요? 무슨~일이신지요?”
“한 세영씨 아시죠?”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한 세영씨 관련해서 상의드릴 것이 있어서 전화 드렸습니다.”
“지금, 세영이 거기에 있습니까? 그렇습니까? 먼저 바꿔주십시오!”
너무 흥분한 나머지 무슨 일인지도 듣지 않고 미친듯이 세영이를 찾았다.
“아~, 그건 제가 말씀 못드리겠고....오늘 오후에 편하신 시간에 저희 사무실로 방문을 해주실 수 있는지 여쭤보고 싶은데....”
“어딥니까? 지금 당장 갈테니까....”
“아~으음! 그러지 마시고 2시에 와주시면 좋겠습니다. 여기는 서초동 법원 단지 근처입니다.”
세영이를 만나 어떤 얘기를 듣더라도 나에게 면죄부가 주어지지는 않을 것이었다.
그렇지만 세영이를 만나보지 않고서는 내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지 그 답을 영원히 찾지 못할 것이므로,
마음을 다잡고 차를 몰아 서초동으로 향했다.
장변호사의 방으로 안내되어 들어섰다.
중년의 변호사 한 명과 부부로 보이는 노년의 남자와 여자가 일어서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전화드렸던 변호사 장 호철입니다.”
“네~ 정지석이라고 합니다.”
“회장님! 저는 잠시 나가 있겠습니다. 말씀 끝나시면 불러주십시오.”
장변호사가 노년의 부부를 돌아보며 뜬금없는 말을 던지고는 방을 나갔다. 생전 처음 보는 두 노인의
서 있는 자세가 어딘지 불편해 보인다 싶은 순간, 서 있던 그 자리에서 두 노인네가 동시에 무릎을 꿇어왔다.
“아,아니....이게....”
너무 황당한 상황에 말마저 잇지 못하고, 나역시 노인네들과 함께 무릎을 꿇고 말았다.
“세영이 애비, 애미 되는 사람들입니다.”
“네에?”
“아내분의 일, 애도를 드립니다. 용서하십시오.”
두 노인네는 진심으로 아내의 죽음에 대해 애도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이들은 내가 아내의 죽음에 세영이가 어떤 관여를 했는지 모르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먼저 용서를 구하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나는 남사장으로부터 충분한 얘기를 들었음을 말해주었고
두 노인네는 7년 전, 미국에서의 세영이의 일을 시작으로 세영이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래서 하나 밖에 남지 않은 자식마저 잘못되게 할 수 없어서 다음날 아침 강제로 미국으로 출국을
시켰습니다. 부디 이 늙은 것들을 봐서 우리 세영이 용서해주십시오.
만약 세영이가 잘못되면 우리 부부는 그대로 죽고 말겁니다. 그러니 제발....”
아내가 죽은 날 밤, 세영이가 떨면서 두 노인네에게 전화를 걸었다고 했다.
너무 무서워서 꼼짝할 수 없으며, 너무 떨려서 집밖으로는 한발자국도 나갈 수 없다는 전화에 세영이의 아버지가 직접 차를 몰고는 세영이의 집에 가서 세영이를 데려왔다고 했다.
그날밤 정신이 반쯤 나간 세영이에게서 그간의 일을 듣게 되었고, 두 노인네는 이틀 후,
그러니까 아내의 유골이 안치되던 날 세영이를 강제로 미국행 비행기에 실어 보냈다고 했다.
7년 전, 나와 세영이가 헤어졌던 이유는 특별히 없었다. 여름방학 동안 미국의 막내 이모 집에 다녀온다고 떠난 뒤 연락이 끊겨졌고, 나 역시 대학 졸업하고 입사한 지금의 회사에서 두바이에 발령받아 2년가량 근무하게 되면서
세영이란 여자 후배는 자연히 잊혀져버린 그런 이별이었다.
그런데 7년 전 그때, 미국에서 세영이에게 몹쓸 짓을 하던 한인교포 두 명이 죽는 총격 사고가 세영의 오빠에 의해 벌어졌고, 세영의 오빠는 다음날 목을 매 자살했으며, 몇 개월 후에 그 사실을 알게 된 세영은 정신적 충격이
너무나 커서 2년 정도를 미국의 요양소에서 치료를 해야 했다고 했다.
그리고 부끄러운 얘기지만 세영이와 그녀의 오빠 간의 관계는 보통의 남매 관계가 아닌,
이성적으로 서로 사랑하는 관계였음을 요양원의 정신과 치료 과정에서 알게 되었다고도 했다.
남사장이 부적절하게 관계를 맺는 여자의 남편이 ‘나’라는 것을 알게 된 세영은 몇 년 간의 시공을 뛰어넘어
자신의 가장 불행했던 시절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헤어져야만 했던 두 사람 중 한 사람이 돌아왔다고
생각했으며, 나와 세영이의 오빠를 동일시하게 되었다고 했다.
그래서 반드시 나와 행복한 가정을 꾸며야겠다고 결심한 결과가 또 다시 한 사람의 자살로 이어지자,
세영은 7년 전 미국에서의 요양하던 시절로 돌아간 듯 극심한 불안과 자책에 시달려야 했으며,
보다 못한 세영이의 부모가 그녀를 미국행 비행기에 강제로 태웠다고 했다.
“여기 이 서류들은 세영이가 한국에서 자기 명의로 갖고 있던 모든 재산들입니다. 여기 이것들을 받아주십시오.
그렇지 않으면 세영이는 요양원에서 제대로 치료조차 받지 못할 겁니다. 저희 두 늙은이의 바램도 역시 같습니다. 이미 여기 장변호사를 통해 법적 증여절차는 모두 마친 상태입니다.
이런 것으로 용서를 대신하려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만, 이런 것마저 하지 못한다면 세영이는 다시는 요양원을
벗어나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얼마나 괴로우면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와중에도 이 문제를 꼭 마무리해달라고
하겠습니까? 제발....”
남사장 명의 지분 10%를 포함한 세영의 지분 65%와 서초동 빌라 1채, 상도동 아파트 전세보증금, 현금 7억여원,
용인의 토지 6필지 등 증여가액만 해도 웬만한 코스닥 회사 시가 총액에 육박하는 큰 금액이었다.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했다. 변호사는 언제든 마음이 결정되면 오라고 했지만, 두 노인네는 하루라도 빨리 결정해줘서
자신들도 한국 생활 다 정리하고 세영이에게 갈 수 있게 해달라고 사정했다.
집에 돌아왔다. 어느새 저녁 때가 되었는지 집안에서는 된장찌개 끓는 냄새가 풍겨왔다.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지금까지의 모든 일에 대해 말을 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며 왔지만, 막상 처제의 얼굴을 보자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다.
저녁 식사를 끝낸 후 처제와 함께 느릿느릿하게 공원 산책을 했다. 말없이 걸어도 붙잡은 손 하나만으로도
그녀의 아픔과 그녀의 사랑이 전해졌다.
아내와 세영이의 불행했던 과거가 계속해서 오버랩되고 있었다. 한 명의 불행은 지독한 가난에서 시작됐으며,
한 명의 불행은 풍요로운 여행 도중 시작됐으며, 그중 한 명은 죽음을 택했고, 또 다른 한 명은 요양원에서 자신의 모든 재산을 내준 채 용서를 구하고 있었다.
그리고 나와 남사장의 비뚤어진 욕망도 계속해서 오버랩되고 있었다. 한 명은 아내에게서 느끼지 못했던
광란의 섹스에 영혼을 팔았으며, 다른 한 명은 그의 아내에게 돈과 지위를 받고 영혼을 저당 잡혔으며,
그중 한 명은 지하 어두컴컴한 곳에서 피투성이가 되어 묶여 있는 반면, 나머지 한 명은 평온하게 공원을
산책하고 있었다.
'내가 만약 모든 것을 다 털어 놓는다면 내 영혼은 자유로워질까? '
'또 그 얘기를 들은 처제와 그의 식구들은 지금의 아픔을 덜어낼 수 있을까? '
눈을 감고 내게 묻고, 하늘을 보며 하늘에게 물어보았지만 답을 내릴 수가 없었다.
처제와 잠자리에 들었다. 처제는 장모에게 전화해서 언니 집에 있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날밤 나는
처제와 섹스를 통한 사랑이 아니라, 사랑을 통한 섹스를 느꼈다.
아내와의 섹스처럼 부드럽고 느릿느릿한 섹스도 아니며, 세영이와의 섹스처럼 거칠고 격한 섹스도 아닌,
깊고 푸른 심해 바다의 물결처럼 마음에서 마음으로 밀고 들어가다 밀려나오는 섹스를 가졌다.
물결치는 처제의 몸속에서 저녁 내내 나와 하늘에게 물어보았던 답이 전해져 오고 있었다.
그것은 처제의 보지 속 깊이 뿌려지고 있는 내 정액이
처제의 보지 속 깊은 곳에서 열리고 있는 자궁의 입구에 도달했음을 알리며..
나와 처제의 입에서 동시에 튀어나온 한 마디의 말이었다.
“사랑해!”
에필로그
세영이의 부모님을 만난 후 며칠이 지나, 변호사 사무실을 찾았다.
그들의 바램대로 세영이의 모든 재산을 증여받았다.
그러나 증여받는 자의 성명 난에는 내가 아닌 은철이와 은희 이름을 기재했다.
나는 그저 은희와 은철이의 대리인의 자격으로 서명날인을 했을 뿐이었다.
동생들 뒷바라지에 온 힘을 쏟았던 아내에게 돌아갈 용서의 몫이었지 내가 받을 것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물론 은희나 은철이에게 증여 사실을 알리지는 않았다.
젊고 순수한 그들이 언니의 죽음에 대한 사연을 모두 알고서도
세영이의 재산을 순순히 받아줄리 없을 것이기 때문이었으며,
당장 그 많은 재산이 어디서 어떻게 떨어졌는지 설명할 수도 없기 때문이었다.
시간이 흐르고 아내의 죽음에 대해 관조할 만한 정신적 여유가 생긴 먼 훗날 언젠가는 말해줘야 하겠지만....
그리고 한 달 쯤 더 지나서, 은희가 임신을 했다.
나는 매우 기쁘면서도 난감해했지만, 은희는 그렇지 않았다.
장모에게 내 아이를 임신했다고 말하고는
은철이에게도 매형과의 지난 일을 설명한 뒤 축하 인사말까지 받아왔다.
은희의 용기있는 행동에 나 역시 내 부모님께 찾아가 은희의 임신사실을 말씀드렸고,
아버지는 내 얘기를 다 들으신 후 어깨를 ‘툭’‘툭’ 두 번 두드려 주시는 걸로 대답을 대신 하셨다.
아버지의 말없는 승낙은 중3 때의 그 일 이후
아버지가 내게 가져왔던 지난한 죄의식으로 부터의 해방을 뜻하는 격려의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그 오랜 세월 아버지는 어린 자식 놈에게 얼마나 쪽팔려하며 살아 오셨을까?
남사장은 스튜디오에서 풀어줬지만 두 달 넘게 병원에 입원해 있어야 했다.
그의 명의로 신고 되어 있었던 회사 지분 마저 모두 은희와 은철이에게 넘겨 왔으며,
임시주주총회를 개회하여 대표이사 직에서도 해임시켰다.
그리고 새로 대표이사에 취임한 전문 경영인으로 하여금 과거 남사장의 횡령 건에 대해 고소를 하였으며,
병원에서 퇴원 명령서가 떨어지면 곧장 구치소로 향하도록 예정되어 있었다.
마음 같아서는 자지를 잘라버리고 싶었지만,
나에게 얻어맞는 과정에서 망가져버린 불알 한 쪽에 만족하기로 했다.
그는 영원히 짝불알로 살아갈 것이었다.
그리고 나는 회사에서 TFT 수행능력을 인정받아 런던 지사로 발령이 나서 지금 런던에 있다.
물론 내 옆에는 두 잔의 아메리카노를 Take Out해온 처제, 아니 아내가....
테즈강변에서 이제 세 달이 다 되가는 주니어 정을 품고서 앉아 있다.
아참!! 어제는 박지성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이청용의 리버풀 간의 레즈더비를 구경하고 왔다.
경기 결과야 다들 아실테지만, 생애 첫 헤트트릭을 해버린 박지성의 맨유가
2골 밖에 못 넣은 이청용 혼자서 분전한 리버풀을 3:2로 이긴 그 경기 말이다.
그런데 아내 뒤에 앉아 있는 금발의 유러피언 여자애 하나가 자꾸만 나를 야리더니
아내가 잠시 화장실을 간 사이에 명함 하나를 테이블 위에 던져놓고는 야시시하게 쳐다보며 돌아서고 있다.
흐음!!!
이름과 폰넘버만 찍힌 명함을 슬며시 주머니에 넣고는 커피잔을 들었다.
설령 콜걸이라 해도 아무래도 전화 정도는 해줘야 예의라고 생각하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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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메딕 후기작성시 10,000포인트 증정


윤지
나다짱가
시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