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세모 13

나의 지식은 이 회사의 발전에 엄청난 이득을 가져다 주었다.
그후 국내시장에서 맥을 못추던 그 회사의 시스템은 불티나게
잘팔려갔고 이로 인해 나는 본사에 까지 초청을 받았다.
그리고는 이 회사는 중국 시장까지 진출하게 되었고 날이갈수록
규모는 커져 갔다. 외국인사장은 나만 보면 무엇이 좋은지 입을
찢어지도록 웃으며 연신 기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럭적럭 1년이 지나면서 회사에서 완전히 자리를 잡았다.
그동안 어머니가 수시로 전화가 왔으나 냉정하게 끊어버리자 그이후
거의 전화가오지 않았다. 이미 내마음에는 가족이라는 단어가
사라진지 오래였다. 오로지 이 회사에서 성공하여 내나름데로
조그마한 회사를 세워 좋아하는 사람과 결혼해서 단란한 가정을
꾸릴수만 있다면 더 이상 바랄게 없었다.
문득 창밖을 바라보니 하얀눈이 조금씩 내리는 것이 보이자 옛날
생각이 절로 났다.
내가 경찰에 잡힐때에도 창밖에는 하얀 눈이 세상을 순백색으로
뒤덮고 있었는데…………
그때 어머니가 내 손을 붙잡고는 펑펑 울던 생각이 나자 순간
어머니의 얼굴이 가슴한가운데로 다가오면서 나도모르게 뭔가
찡한 그리움이 올랐다.
그때 문득 프론트에서 전화가 왔다.
“실장님, 밖에 손님이 와 계신데요”
“그래? 손님이. 올 사람이 없는데”
“그럼, 돌려보낼까요?”
“아니야. 내가 나가보지. 잠깐 기다리라고 전해주세요”
밖으로 나가자 예상밖으로 놀랬다.
아버지가 초췌한 차림으로 입구에 계셨던 것이다.
나는 뭔가 또다른 뜻이 있나 싶어서 본래의 냉랭한 모습으로
맞이했다.
“오, 세모구나..”
“웬일이에요. 아버지께서 다 찾아오시고. 해가 서쪽에서 뜨겠네요”
나는 아버지에 대한 지독한 원망감때문이었는지 조롱이 섞힌듯한
말투로 대답했다.
“그래. 미안하다, 이 아비를 많이 원망했지?”
“무슨일이에요?”
“응. 다름이 아니고..저기 어디에 앉아서 이야기좀 할수 없겠니?”
그래도 아버지라고 여겨졌는지 옆의 휴게실로 안내했다.
“미안하구나. 그동안 날 많이 원망했을거야. 다 이 아비가 부덕한
소치이다”
“그래요? 알긴 아시네요”
내가 마치 보고싶지 않은 사람을 만난것처럼 무뚝뚝하게 얘기하자
아버지가 갑자기 눈물을 터트리는게 아닌가.
“흑흑흑, 미안하다. 세모야. 정말로 네게 몹쓸짓을 했구나.”
그래도 아버지가 울음을 터트리자 나는 미안한감이 들었는지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서는 건네드렸다. 아버지는 내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으시더니 충격적인 말씀을 꺼내는게 아닌가.
“이 아비가 네 엄마하고 이혼했다. 그리고 내 사업도 질안되서
사업체를 정리하고 네 형하고 누나하고 미국으로 이민가기로
결정을 봤다. 그래서 네게 알려주려고 찾아온것이다”
“………………”
나는 아버지가 울면서 말하는 충격적인 소식에 말문을 닫은채
가만히 고개를 숙였다.
-아, 결국 이혼하고 말았구나. 어차피 벌어질 일었는데..
그러자 아버지의 말씀이 또 이어졌다.
“그래서 다음날 초에 미국으로 갈것같다. 혹시 시간나면 공항에
나올수없겠니? 마지막으로 네 모습을 보고싶구나”
"죄송해요. 아버지 그런줄도 모르고..”
“아니야 됐어. 다 내잘못이야. 그래 바쁠텐데 일봐라.
나 그만갈게”
나는 돌아서서 문을 나서는 아버지의 초라한 뒷모습을 보는 순간
그동안 쌓여왔던 아버지에 대한 미움이 서서히 녹아들어가는 것이
느껴졌다.
예상되로 결국은 어머니와 아버지가 갈라섰다. 그러나 아버지의
사업이 잘안된다는 것은 다소 충격적이었다.
그렇게도 꼼꼼한 아버지였는데..
몇일후 나는 회사에 잠깐 얘기를 하고는 공항으로 나갔다.
멀리서 바라보니 어머니와 아버지가 두손을 꼭 잡고는 서로
위로를 하는 모습이 눈에 띄자 나도모르게 어린시절의 단란했던
우리가족에 대한 그리움이 추억속으로 아련히 떠오르자 나도모르게
눈물이 흘러나왔다.
눈물을 닦고는 다가가자 아버지와 어머니가 무척이나 반가운
표정으로 나를 맞이했다.
“오, 세모왔구나”
“아, 우리세모구나. 그동안 잘지냈니.흑흑흑”
어머니가 우시면서 나를 반갑게 맞이하자 나는 어머니에게 무척이나
미안한 감이 느껴졌다.
“어머니, 미안해요. 그동안 소식도 못드려서”
“흑흑, 아니야. 다 내가 못난탓이지. 아, 우리 세모 얼굴보자.
그래 건강은 어떠니?”
어머니는 잠시동안 내 얼굴을 두손으로 감싸안고는 이런저런
안부를 물었다.
잠시후 비행기가 떠날 시간이 되자 아버지와 형,누나가 게이트를
들어가면서 손을 흔들었고 어머니와 나도 자연스러이 흐르는 눈물을
감추지 못한채 열심히 손을 흔들었다.
“잘가세요. 아버지, 형,누나도 잘가”
“여보 잘가요. 너희들도 잘살아야되”
이윽고 비행기가 터미널을 뜬 것을 지켜보고 난후 나는 어머니가
몰고온 자가용에 함께 탔다. 운전대 옆좌석에 타자 어머니가 나를
보시더니 우울한 표정으로 말을 건넸다.
“세모야. 회사생활은 어떠니?”
“예. 좋아요. 사람들도 잘해주고 회사도 번창하고 있어요”
이젠 우리가족이 모두 떠나고 이땅에는 어머니와 나뿐이라는
블루메딕 후기작성시 10,000포인트 증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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