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 걸레 엄마 6
【6】
결국 아무것도 끝나지 않았다.
당연하겠지만 최면을 건 사람이 누군지 찾아내지 못한다면 계속 놀아나게 될게 뻔했다.
"미안해... 엄마가 이상한 전화를 걸어서..."
엄마는 여전히 울상을 지으며 내게 말했다.
조종당했을 뿐이라면 엄마의 잘못이 아닐텐데도 사과했다.
"일단... 이렇게 됐으니까 학교는 내일 쉬어야할거같아. 엄마는... 일단 어떻게든 상황을 해결해볼게."
"응, 알았어."
엄마는 해결해보겠다고했지만 솔직히 방법이 떠오르지는 않았다.
정체모를 누군가에게 그만해달라고 구걸하는거말고 우리 모자가 할수있는 일은 없었다.
애초에 보이지도 않는곳에서 최면을 거는 사람을 상대할 방법따위는 없다.
정돈되지않은 마음으로 한숨을 내쉬며 의자에 앉았다.
폰을 만지작거리다 화면을 바라보았다.
혹시 뭔가 단서라도 찾을수있지 않을까 왔던 문자를 처음부터 보았지만 뾰족한수는 생기지않았다.
'즐거운 시간이었죠?'
갑자기 다시 온 문자에 나는 화들짝 놀라며 혹시 폰을 보는 내모습도 보고있는게 아닌지 공포가 들었다.
하긴 그것도 얼마든지 가능한 일일지 모른다.
보이지도 않는곳에서 엄마와 나에게 이런짓을 시켜봐야 재밌을리도 없겠지.
'저희한테 왜 이러는거죠?'
'그야 재밌으니까요. 우리는 취향이 제법 겹치기도 하구요.'
멋대로 사람을 조종하는 인간에게 듣기에는 불쾌한 말이었다.
'취향이 겹친다구요?'
'우리는 둘다 제법 음습하지않나요? 저는 숨어서 사람을 조종하며 감상하는걸 즐기고, 당신은 엄마를 감상하는걸 즐기니까요.'
'전 그런 사람이 아니에요. 엄마가 사이좋은건 사실이지만...'
'이상하군요. 엄마가 나온 CF를 보면서 자위행위를 한다던가 하는걸 보면 감상을 즐기는거 같았는데 말이죠.'
예상치 못한 내용에 심장이 쿵쿵거리며 진정할수 없었다.
뭘 어디까지 얼마나 알고있는지... 숨기고 싶은 치부를 알고있는 상대에게 두려운 마음이 들어 몸이 떨려왔다.
'진정하세요. 일단 밖에 나가서 바람이라도 쐬는게 어떨까요?'
다시온 문자를 읽은 나는 잠깐 뜸을 들이다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상대의 문자를 권유라고 생각해선 안되는 상황이었다.
시키는걸 거슬렀다가 상대의 기분이 상하기라도 하면... 어떤 끔찍한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조종당하는 상황에 엄마와 이상한 행위를 하긴 했지만... 나 스스로 했던 일을 엄마에게 공개당하는건 차원이 다른 문제였다.
그런 행위는 변명의 여지가 없는 일이다.
이층 계단을 내려가 어두컴컴한 거실을 향하는 동안 평소에는 그렇게 좋아하던 나무계단의 질감이 소름끼치도록 차갑게 느껴졌다.
내 발자국 소리가 그럴리 없는데도 지나치게 큰 소음으로 들렸다.
이미 가정부 아줌마는 퇴근한 상태였고 일층은 조용했다.
현관문으로 다가가자 새로운 문제가 생겼다.
문을 잡을수가 없었다.
'왜그러시죠? 뭔가 문제라도 있습니까?'
도발하듯 날아온 문자에 나는 뭐가 원인인지 쉽게 알수있었다.
'혹시 문을 붙잡을수없나요? 현관을 향해 손을 뻗는것조차 불가능한겁니까? 큰일이군요. 엄마와 단둘이 집에 갖혀버렸군요.'
문자에 웃음기는 없었지만 상대가 낄낄거리는것 같다는 착각이 들었다.
손에 든 폰이 무서워서 집어던지고 싶었지만 그럴수는 없었다.
상대의 말을 들을수있는 유일한 수단을 내팽개칠수는 없는 일이다.
"왜그러니? 잠이 안와?"
때마침 방문을 열고 나온 엄마가 현관앞에 서있는 나를 보고 다가왔다.
엄마는 아직 이 상황을 모르는것같았다.
"문을 못열겠어."
"그게 무슨소리야? 뭐에 막혔어?"
천천히 다가오던 엄마는 심상치않은 내 표정을 보더니 점점 걸음을 빨리했다.
나의 옆에 선 엄마는 나처럼 팔을 뻗지못하고 우두커니 서있었다.
"어?"
문을 향해 손을 뻗을수없다는 사실에 당황한 엄마가 바보같은 소리를 흘렸다.
P.S 오늘은 야한내용이 없군요. 직장인이라 연참은 어렵습니다. 연재주기도 들죽날죽할수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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