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상1
창밖으로 쏟아지는 오후의 햇살 아래, 서연은 거실 소파에 앉아 책을 읽고 있었다.
목선을 따라 흘러내린 머리카락, 살짝 찌푸린 미간조차 조각처럼 완벽했다.
누구나 뒤돌아볼 만큼 아름다운 아내.
친구들은 나를 세상에서 가장 운 좋은 놈이라 부르지만, 그 완벽함은 나에게 거대한 유리 벽과 같았다.
"여보, 왜 그렇게 봐? 얼굴에 뭐 묻었어?"
서연이 생긋 웃으며 나를 보았다.
그 눈빛에 심장이 뛰었지만, 동시에 아랫배 근처에서 서늘한 패배감이 밀려왔다.
침대 위에서 그녀의 매끄러운 피부가 닿을 때마다, 내 몸은 배신이라도 하듯 차갑게 식어버렸다.
너무 소중해서 손대면 깨질 것 같은 공포 때문일까,
아니면 너무 달콤해서 차마 입을 대지 못하는 아이의 심정일까.
그녀가 샤워를 하러 들어간 사이, 나는 홀린 듯 침실 구석의 세탁 바구니로 향했다.
문 너머로 들리는 물소리가 내 죄책감을 씻어내 주길 바랐지만,
손끝에 닿는 그녀의 온기가 남은 속옷은 나를 더 깊은 구렁텅이로 밀어 넣었다.
그것은 그녀의 일부이면서도 그녀가 아니었다.
오직 이 천 조각 앞에서만 나는 비겁한 자유를 누릴 수 있었다.
비릿한 자책감이 목구멍까지 차올랐지만, 코끝을 찌르는 그녀의 살결 냄새에 눈을 감았다.
'미친놈...'
스스로를 비웃으며 거친 숨을 내뱉었다.
하지만 어제의 속옷이 보이지 않을 때면, 나는 이성을 잃고 집안을 뒤졌다.
서연이 보았다면 경멸했을 그 추악한 뒤척임.
그녀가 세탁기 속에 넣어버린 걸까?
불안이 분노로 바뀌어 애꿎은 서연에게 소리를 지르고 만 날,
나는 결국 욕망을 이기지 못하고 서랍 깊숙이 보관된,
아직 세탁 향기가 가시지 않은 새하얀 팬티를 꺼내 들었다.
온기도, 흔적도 없는 무기질적인 천 조각을 붙들고 나는 오늘도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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