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상8
다음날 아침, 아내가 화장대 앞에 앉아 공들여 화장을 하는 동안,
나는 거실에 놓인 그녀의 가방으로 슬그머니 다가갔다. 심장이 입 밖으로 튀어나올 듯 요동쳤다.
가방을 열자 어제 보았던 것과 같은 결의, 또 다른 쪽지가 들어있었다.
안방에서 들려오는 화장품 달그락거리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나는 살며시 쪽지를 펴서 읽어 내려갔다.
[선생님 어제 너무 좋았어요. 다음에도 종종 부탁합니다.]
"씨발..."
욕설이 낮은 신음처럼 터졌다.
어제 과학실 어둠 속에서 얼마나 쎅스럽게 해줬길래 아이 입에서 좋았다는 칭찬까지 나왔을까.
게다가 '종종 부탁한다'니. 아이들의 노리개가 되어버린 아내의 처지가 머릿속에 그려지자,
아침부터 다시 아래가 딱딱하게 꼴려왔다.
'오늘 또 대주고 오는 거 아닐까...'
내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아내는 출근 준비를 마치고 현관을 나서며 나를 보지도 못한 채 말했다.
"여보 미안해. 나 며칠간은 계속 이렇게 바쁠 것 같아..."
그 목소리는 평소처럼 차분했지만, 내 귀에는 파렴치한 고백처럼 들렸다.
"응, 그래. 뭐 괜찮아..."
입으로는 담담하게 대답했지만, 머릿속에서는 이미 광기 어린 폭언이 휘몰아치고 있었다.
'그래, 씨발련아.
아이들한테 막 벌리고 다니니까 보지가 벌렁벌렁하지?
싱싱하고 힘 좋은 자지 먹으니까 아주 뿅가더냐?'
교문을 들어서며 어제 그 아이들을 마주하고,
다시 교실 구석이나 빈 창고에서 치마를 올릴 아내를 상상했다.
아내의 뒷모습이 사라진 뒤에도 나는 한참 동안 현관에 서서,
며칠간 계속될 이 추악하고도 황홀한 축제를 어떻게 지켜볼지 고민하며 거칠게 숨을 몰아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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