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에피소드, 호주 유학 백인 썰 1
- 파트 1 -
지금 쓰는 두번째 에피소드는 시간을 거슬거 올라가 2013년 9월경 이야기로 시작된다. 지금 현재 2022년 기준에서는 멜번으로 가는 직항이 아예 사라졌지만..
2013년 당시에만 해도 '미안하다 사랑한다' 드라마의 관광지의 버프가 조금이나마 남아있어서 그런지, 직항이 존재했다. 보통 항공사에 따라 비행기에 따라서 시간이 달라지는데 내가 타는 비행기는 10시간 30분이나 걸리는 태어나 처음 겪는 장거리 비행이었다.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알고, 밥도 먹어본 사람이 안다고, 3년전에 태국으로 가는 비행기 탑승을 한 번 경험하고나니, 게이트 위치만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으면 큰 걱정 할 필요가 없었다.
면세점은 크게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연희를 두고 온 게 내내 마음에 걸려서 가슴이 답답하고 좀 먹먹했지만 이런 감정에 휘둘려서는 수개월이 지나서도 이도 저도 안 될 것 같아서 최대한 마음을 진정시키려고 노력했다.
이코노미 클래스로 10시간 30분의 비행은 정말 인생 최대의 고역이었다. 콴타스 라 불리는 호주 비행사의 비행기를 탔는데 자리는 둘째치고 스튜디어스들이 굉장히 게으르고 불러도 늑장을 부리며 왔고, 말도 불친절한 듯한 억양으로 툭 툭 쏘아대며 내뱉는 스타일의 억양이라서 그런지 '아, 호주 사람들은 다들 이렇게 불친절하고 싸가지가 없으려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스튜디어스들을 보고나니 앞으로의 호주 생활이 약간 걱정됐다.
기내식은 총 세 끼를 주었다. 오후 9시 비행기 였는데, 정확하게 기억이 나진 않지만, 비행기가 뜨자마자 얼마 안 지나서 한 끼를 먹고 그 후 4시간뒤 마다 한 끼씩 해서 두끼를 더 제공해주었는데, 역시 기내식은 맛이 없다. 기내식이 뭐가 맛있네요, 어디 항공사가 더 맛이 좋네요 이 비행기 저 비행기 타며 기내식 리뷰 및 평가를 하는 유튜버들이 있는데, 기내식보다는 역시 그냥 나가서 일반식 먹는게 그렇게 맛있더라.
멜번에 도착했다. 상상했던 날씨보다 매우 추웠다. 날아오기 전날에 날씨를 체크했는데, 구름이 잔뜩 낀 영상 18도에서 영상 9도 사이를 웃도는 날씨라기에 가벼운 후드를 준비해서 갔는데 바람이 꽤나 매서워서 그런지 피부로 닿는 공기가 제법 차게 느껴졌다.
거기다가 하늘에 구름도 많이 껴있어서 그런지 햇빛이 자주 나는 편이 아니어서 어딜 걸어가든 약간 쌀쌀한 느낌의 공기가 콧속으로 흘러들어왔다. 워낙에 덥거나 후텁지근한 날씨는 싫어하는 성격이라서, 차라리 이렇게 시원하고 쌀쌀한 날씨가 낫다고 내 자신에게 위로하며 최면을 걸었다.
휴대폰을 꺼내 시간을 확인하니 호주 시간으로 오전 7시쯤 되어있었다. 멜번에 비행기를 타기 전에 플랫메이트 닷컴에 연락했던 호스트에게 공항에서 집으로 가는 경로를 알려 달라고 했고, 그 답장을 캡쳐 해두어서 폰에 스크린샷으로 저장해두었기 때문에 인터넷이 없어도 어느정도 정보에 대한 역할은 톡톡히 했다.
매 30분 마다 배차 되어있는 공항 버스인 스카이 버스를 탔다. 티켓팅 하는데 가격은 또 왜 그렇게 비싼지.. 다행이 스카이 버스 에서 와이파이를 제공 해주었기 때문에 멜번 시티로 가는 25분 동안 아이폰으로 Face Time (영상통화) 을 걸어 연희에게 잘 도착했다는 말과 함께 안부를 물었고, 버스를 타는 동안에 보이는 풍경을 영상으로 보여주며 잡담을 나누다가 통화를 끝냈다.
'연희와 같이 왔으면 재미있었을텐데...'
새로운 분위기와 두근거림이 있었지만 연희가 곁에 없다는게 매우 마음에 걸리면서도 아쉬웠다.
먼저 도착한 곳은 멜번 시내였다. 도심 한 가운데 치고는 공기가 매우 좋았다. 한국에서 산림욕하는 느낌과는 거리가 멀지만 산소량이 좀 풍부한건지 아니면 기압이 다른건지 몰라도 공기를 마실 때 마다, 몸이 가벼워 지는 기분이 들었다.
그냥 기분탓이라고 생각하자.. 유럽풍의 건물들과 매우 현대적인 건물들이 섞여 에워싸고있는 풍경 때문에 가장 우선적으로 내가 서 있는 곳이 국내가 아닌 해외라는 기분이 가장 먼저 들었다.
'플린더스 역에서 86번 트램..'
스크린샷을 해둔 지도를 보니 내가 위치한 곳은 스펜서 스트릿이였고, 플린더스 스트릿과 엘리자베스 스트릿이 교차하는 곳에 트램 정거장이 있는 듯 했다.
그 곳까지 십오분 정도 걸어서 주변 세븐일레븐 편의점에서 마이키 카드 라는 빅토리아주 지역의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는 교통카드를 사고 50불을 충전했다. 그 후에 다가오는 86번 트램을 타고 콜링우드 지역의 쉐어하우스로 이동했다.
풍경이 매우 다채로웠다. 도심 중간 중간에 조그만 공원도 있고 음식점, 각종 호텔과 소규모 카페 그리고 다양한 인종들.. 그리고 겨울이 가는 계절 치고는 제법 선선한 날씨(?) 까지..
생각했던 것 보다 트램의 속도는 매우 느렸다. 자전거 페달 좀 세게 밟으면 트램보다 빨리 달릴 수 있는 정도의 속도 체감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걷는 것 보단 빨랐고 편안했기에 탔다.
어느새 이십여분 안에 콜링우드쪽 트램정거장에 도착했고, 이 구역에 있는 쉐어하우스로 걸음을 옮겼다. 집의 크기는 생각보다 컸다. 실내만 찍어 두었던 사진만 있어서 몰랐는데, 2층이나 되는 타운하우스 느낌의 집이였다.
"여기가... 60번지..."
앞에 벨이 있어서 눌렀더니 인터폰으로 "갑니다!" 소리와 함께 나보다 약간 작은 슬렌더 몸매의 평범하게 생긴 20대 중반정도로 보이는 백인 여성이 나를 맞아주었다.
플랫메이트라는 사이트에 포스팅한 계정의 이름이 크리스틴이라는게 기억나서, "크리스틴씨 맞으시죠?" 라며 말을 던졌더니, 본인이 크리스틴이 맞다며 가벼운 볼을 맞대며 포옹하는 인사와 함께 나의 방으로 안내했다.
볼을 맞대는 서양식 인사가 조금 어색했지만, 기분이 나쁘진 않았다.
쉐어하우스의 입구에 들어섰고, 예상했던 대로 주방을 포함한 모든 공용 공간은 신발을 신고 다니는 듯 했다. 1층에는 거실, 주방과 샤워실 하나, 세면대만 있는 화장실 하나에 방 두개가 있었고, 2층은 변기만 있는 화장실 하나, 샤워실 하나에 방은 3개가 있었다.
내 방은 중앙에 위치했고, 방 안을 들어서니 방은 일곱평 정도 되어 보였는데 방 사이즈는 꽤나 커 보였다. 서울이나 인천 경기쪽의 원룸만 해도 겨우 5~10평 되는 곳이 허다한데, 방 한칸에 일곱평이면 혼자 쓰기엔 충분히 넉넉했다.
연희가 아무때나 멜번으로 놀러와도 충분히 편하게 같이 잘 수 있을 만큼 체감 공간이 넓었고, 방 안쪽에 발코니도 있어서 밖에 나가지 않고도 호주의 햇빛과 공기를 즐길 수 있어서 좋았다.
쉐어를 살면서 매 주마다 돌아가면서 쓰레기를 버리고 청소하는 간단한 룰이 있었고, 밤에 시끄럽게 노래 트는 것 안되고 등등 굉장히 많은 룰이 있었는데, 잘 기억이 나질 않지만 내가 충분히 지킬 수 있는 그저 내 몸에 밴 습관 같은 간단한 규칙이었다.
크리스틴은 와이파이 비밀번호를 나에게 주며, 쉐어하우스 에서 주기적으로 열리는 파티에 대해 알려주었다. 거의 한 달에 한 번 이 집에 사는 친구들과 파티를 한다는데 참여는 본인의 자유이고, 참가비는 각자 자신의 나라에서 먹을 수 있는 로컬 음식을 하나 준비하는 게 참가비이고, 부가적으로 술이나 즐길거리를 세팅하는 비용은 총 비용에 머릿수 만큼 나눠 지불한다고 했다.
간단한 호스트와의 통성명을 마치고 방 값을 현금으로 지불한 뒤, 긴 비행의 끝에 모든 긴장이 풀려서 그런지 몸이 노곤노곤 했다.
나는 연희에게 잘 도착했고, 좀 쉬어야겠다는 말을 카카오톡으로 남기고서, 샤워 후에 긴팔의 맨투맨 셔츠와 긴 수면바지를 입고 침대위에서 2시간 정도 기절했다.
잠깐의 수면은 매우 꿀맛이었다. 한국과 호주의 시차는 그리 크지 않기 때문에 시차적응이 쉬웠다. 섬머타임땐 겨우 1시간 차이, 그 후에는 2시간 차이 밖에 나지 않아서 시간차로 인한 밸런스를 맞추는데 크게 어렵지 않았다. 어느새 오전 10시가 되고, 나는 휴대폰 메모장을 읽어 내려갔다.
- 스카이 버스 탑승
- 11, 86번 트램 (86번 없으면 11번)
- 은행 계좌 개설
- 휴대폰 개통
한국에서 여기에 도착하기 전에, 멜번에 오자마자 필수로 해야 할 일을 메모해 두었었다. 가장 중요한게 은행 계좌를 개설하여 현재 수중에 있는 현찰을 보관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은행에 가서 계좌를 가장 먼저 개설했다.
Common Wealth 라는 노란색 테마의 은행으로 가서 여권을 보여주며 계좌를 개설 해달라고 하면 알아서 다 해주었다. 약간 두꺼운 문서가 있는데, 각 조항을 읽어보고 그 조항에에 대한 사인을 하면 개설이 끝났다. 개설을 할 때 줄서는게 좀 오래 걸리긴 했지만 개설까지 걸리는 시간은 30분 채 걸리지 않았다.
수중에 들고온 모든 호주달러를 계좌 안에 넣으니 가방이 약간 가벼워져서 기분이 좋았다.
휴대폰 개통은 선불 유심을 선택했다. 월 28불에 45일을 사용할 수 있는 시중 마트에서 구입할 수 있는 가성비 유심이 있다고 사전에 조사 했었기 때문에, Woolworth 라는 마트에 가서 선불 유심칩을 사고 쉐어 하우스에 있는 공용 컴퓨터로 유심칩 코드를 입력해 옵터스라는 통신사의 웹사이트를 이용해 유심을 개통시켰다.
계좌 개설에, 휴대폰 개통까지 막힘 없이 끝내고 대충 하루의 일과를 끝냈다. 혼자 알아서 계좌도 만들고, 휴대폰 개통을 하고나니, 영어에 대한 자신감이 더 붙었다.
학교 입학까지는 아직 한 달이나 더 남았기에, 며칠간은 주변에 뭐가 있는지 길을 익히는 것과, 멜번 도심에 놀러다니는 데에 몰두했다.
쉐어하우스의 호스트인 크리스틴이 집 주변에 있는 몇가지 가성비 음식점 포인트를 지도로 꼭꼭 집어주었다.
첫 번째로는 주변에 피자헛과 도미노 피자가 있는데 한국의 피자와는 다르게 비교적 매우 간단한 레시피의 피자들을 팔았다.
한 판에 4.95달러 (당시 약 5,800원) 정도 했고, 가벼운 돈으로 든든한 배를 채우기 좋다며 그녀가 매우 강력 추천해주었다. 가격 만큼 맛이 약간 떨어지긴 했지만 역시 피자는 피자이기에 자주 애용했다.
두 번째로는 타이음식을 파는 음식점이 있었는데, 포장도 해주고 음식점에서 편히 먹을 수 도 있어서 좋았다. 주변 음식점들을 기준해서 유일하게 매콤한 맛을 즐길 수 있는 음식점이라 여기도 내가 자주 애용했었다.
한국음식, 특히 집에서 해 먹을 수 없는 돼지국밥이 매우 고팠지만, 한국 음식 자체가 좀 비싸기도 했고, 한국 음식을 먹으려면 멜번 도심지로 가야했기 때문에 잠시 생각을 접었다.
왼손에는 피자 한판과 오른손에는 식빵과 아보카도, 땅콩버터가 들어있는 비닐백을 들고서 집에 도착했다.
처음엔 몰랐는데, 이.. 집에는 현재 나와 어떤 커플의 남성을 제외한 모두가 여자인 듯 했다. 2층에 나를 포함해 4명, 1층에는 3명이 살았다. 아까 만났던 쉐어 하우스 호스트인 크리스틴이라는 여성이 내 오른쪽 방, 프랑스 여성과 독일 여성이 내 왼쪽 방에 거주했고, 1층에 있는 첫 번째 방에는 영국인 커플, 두 번째 방에는 대만 여성이 살고 있었다.
여자가 많은 집에서 사는게 조금은 불편했지만, 그리 나쁘지도 않았다. 남자들 끼리 살게되면 청소가 되지 않는 부분도 많고, 그 것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았던 경험이 있다.
특히 샤워를 하고나서 욕실 안에 아랫도리 에서 떨어져 나오는 곱슬한 체모도 안 치우고 욕실안에 물을 흥건하게 뿌려 대는 바람에 욕실에 들어갈 때 발이 젖은 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는데, 이 집에 있는 게스트들은 다행이 모두 깔끔한 편인지, 샤워 전과 후의 욕실 상태가 매우 신경을 많이 쓴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깨끗했다.
기본적인 샤워부스가 있어서 그런지 부스 바깥으로 물이 새어나오지 않기 때문에, 욕실이 전체적으로 건조해서 훨씬 더 마음에 들었다.
약 2주 정도 지나고 파티 날짜가 다가왔다. 같이 사는 집에서 모든 구성원들과 통성명 정도는 하는게 예의라고 생각하여 나도 참가한다고 호스트인 크리스틴에게 말해두었다.
참가비용을 위한 로컬 푸드를 준비 하라고 해서, 고민을 좀 했다. 내가 요리솜씨는 그다지 전문적이진 않지만, 간을 잘 맞추는 편이라서 베이컨과 계란을 이용한 김치 볶음밥과, 간단한 소고기가 든 미역국을 준비했다.
이 재료들을 준비하기 위해, 멜번의 대박마트라는 한인마트에 가서 간단하게 고춧가루, 고추기름, 고추장과 건조 미역, 김치, 각종 한국식 조미료 들을 하루 전에 미리 샀고, 동네 마트에서 삼겹살과 양파, 파, 식용유를 샀다. 신 김치가 김치볶음밥과 매우 잘 어울리기 때문에, 미개봉한 김치는 구매를 하자 마자 발코니에 24시간 두었다.
파티 날이 다가왔고 집에 사는 사람들의 국적이 다양하다 보니, 음식도 제법 다양했다. 독일 여성은 쿠리부르스트라는 썰은 소세지 구이에 감자튀김을 곁들인 음식을 했고, 프랑스 여성은 꼬꼬뱅이라는 찜닭류의 음식 같은데, 와인에 절여 만든 찜닭같은 음식과 매쉬드 포테이토를 곁들여 내놓았다.
나는 할 줄 아는 요리가 몇개 없기 때문에 할 줄 아는 것들로 모아서 김치 볶음밥에 삼겹살을 약간 썰어넣고 계란을 풀어 준비했고 그 외 제육볶음을 남은 삼겹살로 넉넉하게, 미역국은 약간 맛 볼 수 있을만큼 조금 끓여서 준비했다.
거의 다 소세지, 고기 같은 육류에 감자튀김이나 매쉬드 감자 같은 뿌리채소를 곁들인 일차원적인 음식인 반면에, 전혀 방향성이 다른 곡물, 약간의 고기와 김치를 곁들인 김치 볶음밥과, 고춧가루와, 고추장을 이용한 제육볶음 요리가 나와서 그런지, 평소에 보기 힘든 진귀한 음식을 쳐다보듯 이목이 쏠렸다.
김치 볶음밥 자체는 그리 맵지 않아서 그냥 내가 하던 방식으로 높은 감칠맛을 살릴 미원을 첨가하여 볶았다. 마늘을 인정 사정 없이 듬뿍 넣고 싶었지만, 양놈들은 마늘 냄새에 기겁을 한다고 하기에, 마늘이 없는 대신 후추를 좀 많이 넣은 제육볶음, 마지막으로 심플한 미원과 맛소금으로 조미한 미역국을 내놓았다.
매운 음식에 기절 할 수 도 있어서, 제육볶음에는 고춧가루, 고추장 양을 줄이고 설탕을 조금 더 추가해서 살짝 달짝지근함과 감칠맛을 올려 맛을 냈다.
대만 여성은, 요리이름은 잘 기억지 나질 않지만, 닭고기를 약간 족발양념과 같이 졸인 간장베이스의 중국식 닭찜요리와 가볍게 곁들일 오이와 어떤 소스로 버무린 오이 탕탕이 같은 사이드를 내놓았다.
영국 커플은 비프웰링턴에 척아이롤 스테이크, 크리스틴은 직접 주문한 티라미수 한 트레이와 함께, 이틀전에 미리 세팅한 미트파이를 세팅하여 오븐에 구워 모두에게 나누어 주었고, 가성비 좋은 와인 4병에 샴페인 4병을 게스트들과 돈을 나누어 구매하여 만찬을 즐겼다.
서로 통성명을 했고, 외지에서 온 나를 환영한다며 다들 연락처와 이름을 알려주었다. 한국에서는 생소하지만 호주에서는 Whatsapp이라는 메신저 어플리케이션으로 연락을 주고 받는데, 그 안에서도 쉐어 하우스의 그룹채팅으로 나를 초대해주었다.
나도 여기 사는 동안은 영어 이름을 하나 만들어야 그 들에게 쉽게 기억 될 수 있을 것 같아서, 내 성인 '노'씨 성을 따서 노엔 이라는 이름으로 나를 그 들에게 소개했다.
대만 여자는 엘리, 프랑스 여자인 샤샤, 독일 여자 미쉘, 영국 커플인 에이미와 제이크 마지막으로 호주 사람인 크리스틴까지 그 들과 매우 북적 북적한 호주의 멜번 라이프가 시작되었다.
이 간단한 파티만 겪어봐도 분명, 호주와 미국과 캐나다.. 미국과 캐나다는 가보진 않았지만 호주만 가봐도 정말 다양한 국가에서 온 사람들과 교류를 하고 문화를 접해 볼 수 있어서 여행 하거나 아니면 놀러 가기에 굉장히 좋은 나라 라는 걸 마음속으로 느꼈다.
어느 덧 2주가 더 지나고, 리메디얼 마사지 코스가 시작 될 날짜가 다가 왔다. 이상하게 그 당일 날은 매우 분주했다. 아침에 1층도 2층도 모두 북적 북적 한 느낌이었고, 왼쪽 방에 살고있는 샤샤와 미쉘도 뭔가를 준비 하는 듯 요란한 드라이기 돌리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간단히 세안을 하고 트램을 타고 AIAS라는 내가 등록했던 리메디얼 테라피 학교로 출석을 했다. 일찍 출석을 한 사람은 나 밖에 없는지 로비에는 나 혼자 있었고, 20분에서 30분 정도 지나서야 하나 둘씩 학생들이 모여 북적 북적한 느낌으로 북새통을 이루었다.
나는 심심하기도 하고, 아는 사람 한 명 없어서 무심한듯 휴대폰을 쳐다보며 시간을 보냈다.
"리메디얼 학생분들 여기로 모여주세요"
겉으로 보이는 외관상 나이로 치면 약간 고모 뻘쯤 되시는 관계자가 리메디얼 코스를 등록한 학생들을 모으고 있었다.
나는 터벅 터벅 앞으로 걸어갔고, 내 옆에는 어떤 한 여성이 서 있었는데 우리집 쉐어 메이트인 샤샤가 서 있었다. '아니 왜 샤샤가 여기에 있지..?' 나는 조심히 놀라지 않게 입을 열었다.
"샤샤..맞지?"
샤샤는 눈을 동그랗게 뜨며, 놀란 듯 나를 쳐다보며 반가운 인사로 양쪽 볼을 맞대며 매우 반가워했다.
"노엔, 너도 여기 리메디얼 학생이야?"
"응, 옆방 친구를 여기서 만나니까 진짜 반갑네"
샤샤는 뭐가 그리 즐거운지, 나를 보자 해맑은 미소로 웃으며 나와 담소를 나누었다. 나도 영어를 잘 하는 편은 아니지만, 샤샤도 영어를 잘 하는 편은 아니었다.
학교 관계자로 보이는 사람이 이름을 호명하며 두개의 반으로 나누었는데 다행이 샤샤와 나는 같은 반이 되었다. 한국인은 오로지 나 하나뿐이었고, 대부분이 백인, 반 마다 두명씩 중국인 무리와 태국인 무리 들이 조금씩 섞여 있었다.
‘진짜 중국인은 어느 나라를 가도 있네..’
처음은 간단한 오리엔테이션이라 수업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학교에서 휴식시간에 쉴 수 있는 곳이 어딘지, 점심시간이 되면 밥을 먹을 수 있는 공간은 어디 인지, 마사지 실습실과 이론수업을 하는 곳은 어디인지 등등 여러 공간을 보여주며 안내해주었고, 그 하루의 수업은 그렇게 간단하게 끝이났다.
다행이 수업은 3일로 구성되어 있어서 좋았다. 나와 샤샤의 반은 월요일, 화요일, 금요일 수업이었다.
학교를 다니고 수요일, 목요일, 토요일은 일을 한 번 구해 볼 생각이 들었다. 학생 비자로 와도 2주에 40시간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간단한 일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학교 다니는게 좀 심심하면 어쩌나 하고 걱정했었는데 샤샤가 같은 코스를 듣는 같은 반 학생이라니 조금은 마음이 놓였다. 마음속으로 '혼자 보단 그래도 둘이 다니는게 좀 덜 심심하지..' 라는 생각을 하며, 샤샤와 같이 나란히 트램 정거장으로 걸어갔다.
"노엔, 그거, 또 해줄수 있어? 그..김치, 고기랑 쌀 들어간거.."
"김치 볶음밥?"
"어, 그거.. 그거... 가르쳐 줄 수 있어?"
샤샤의 입에서 의외의 말이 튀어나왔다. 프랑스인으로서 상당히 후각이 자극되면서 혀 까지 매운 맛에 자극되는 이국적인 음식일텐데, 그 음식을 또 해달라는 말에 약간 의외인듯, 나는 샤샤를 보며 입을 열었다.
"그래, 근데.. 혹시, 마늘은 먹을 줄 알아?"
"어, 마늘 너무 좋아하지."
어떤 프랑스인들은 모든 음식에 대한 거부감이 없다고 하던데, 샤샤는 그런 부류에 속한 것 같았다. 나는 끄덕거리며 그녀와 가까운 울월스 마켓을 같이 가자고 했고, 호주산 마늘 한 덩이를 구매하여 집으로 가져갔다.
김치, 계란, 돼지고기, 쌀, 조미료는 집에 있기에 마늘만 있으면 괜찮을 것 같아서, 딱 그 마늘 한덩이만 사서 집으로 갔다.
다들 일하러 나갔는지 아니면 뭔가를 하러 갔는지 집에는 샤샤와 나 말고는 아무도 없었다. 김치 볶음밥을 하면 냄새가 제법 많이 나는 편인데, 차라리 사람 없을때 음식하는게 좋을 것 같아서, 마음이 한 시름 놓였다.
파티 때 했던 김치 볶음밥과는 다르게, 나는 마늘 여섯 쪽을 다져서 기름에 볶고, 고기를 추가하여 더 볶았다. 마늘이 살짝 식용유와 삼겹살 기름이 섞인 기름에 그을릴 때 쯤 김치와 밥, 조미료를 듬뿍 추가하여 볶다가 까슬 까슬한 쌀의 질감이 눈에 보이면, 팬 가장자리에 식용유을 조금 더 추가하여 계란 두개를 깨 넣어서 스크램블 하듯이 계란을 풀고, 밥과 고루 고루 섞어서, 마지막엔 고춧가루를 넣어 약불에 좀 더 볶아서 요리를 마무리 했다.
내 옆에서 샤샤가 모든 조리 과정을 영상으로 찍는 모습이 조금 이상했다. 내가 그렇게 요리를 잘 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내가 가르쳐줄 짬의 요리실력이 되지는 않는 것 같은데, 아무튼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생각했던 것 보다 음식 양이 많게 조리 되어서, '남으면, 저녁에 데워먹어야지' 생각하고 샤샤 것과 내 것을 오목한 접시에 나누어 덜어 함께 식사를 했다. 옆에서 "슥, 슥" 숟가락으로 접시에 있는 김치 볶음밥을 떠, 그 작은 입에 넣고 오물 오물 씹는 모습이 꽤나 복스러 보였다.
"이게 원래 내가 해 먹는 맛인데 괜찮아?"
"우와, 엄청 맛있는데?"
마늘 먹인 김치 볶음밥을 한 숟갈 먹더니, 숟가락질이 점점 빨라지는 모습이 보였다. 먹는 속도가 나보다 정확히 1.5배는 빨랐다. 나도 제법 밥을 빨리 먹는 편인데도 그녀가 훨씬 더 빨리 끝냈다.
도대체 누가 프랑스인이 소식가에, 천천히 먹는다는 유언비어를 퍼뜨렸단 말인가? 내 눈앞에 보이는 프랑스 여성은 정말 많이 먹는 대식가에, 먹는 속도가 빠른 사람이었다.
내 개인적인 레시피로 만든 김치 볶음밥 한 접시를 싹싹 긁어 비운 샤샤는 매우 초롱 초롱한 눈빛으로 나에게 입을 열었다.
"볶음밥 남은거 좀 더 먹어도 돼?"
"그래, 다 먹어."
보기에는 슬렌더한 몸매임에도 대식가인 샤샤는 행복한 표정으로 김치 볶음밥을 고봉으로 접시에 덜어 먹는 모습을 보고, 나는 프랑스인이 천천히 소식하며 먹는다는 고정관념을 그 자리에서 깨버렸다. 나도 그녀가 잘 먹는 모습에 식욕이 조금 당겼는지, 팬에 약간 남은 김치 볶음밥을 긁어서 내 접시에 덜어서 마무리 했다.
거의 4인분에 해당하는 김치 볶음밥을 샤샤와 함께 두 명이서 마무리했고, 샤샤가 설거지는 자신이 하겠다며 설거지를 해주었다. 곧 이어 간단한 모카포트로 끓인 롱블랙 그리고 레몬시럽과 버터를 곁들인 크레페를 4장씩 굽고, 두장씩 각 각 한개의 접시에 덜어 식사 후의 티타임을 즐겼다.
레몬시럽의 새콤 달콤한 맛과 짭짤하고 풍미가득한 버터가 들어가있는 크레페의 맛이 조금 이국적이지만, 내 입맛에 잘 맞았는지 그렇게 김치 볶음밥을 뱃속에 때려 넣었는데도, 크레페 두장이 뱃속에 잘도 들어갔다. 모카포트로 끓여준 롱블랙 (아메리카노) 도 크레마가 잘 돌게 커피를 끓여서 그런지 매우 맛있었다.
커피를 한 모금 마시며 샤샤가 나에게, 리메디얼 코스를 왜 정하게 되었는지에 대해서 질문을 하기에 숨겨서 나쁠 것 없다고 생각하여 처음부터 세세하게 이야기 해주었다.
원래 한국에서 마사지를 했었고 한국 비장애인 마사지사로서의 인생 이러저러 해서, 본업으로 삼기에는 매우 무리가 있었기에 호주로 와서 공부를 결정하게 되었다고 얘기 해주니 매우 놀란듯한 눈초리로 나를 쳐다보았다.
맹인이 아닌 일반인의 마사지 행위가 불법인 국가는 태어나서 처음 들어봤다며, 별것 아닌 유감을 표했다. 나와는 다르게 그녀는 그저 마사지를 해보진 않았지만 마사지를 통해 좋은 경험과 행복감을 얻었기에 배우고 싶은 마음이 들어서 마사지 학교를 등록하게 되었다고 했다.
나는 프랑스에서 배우면 되는데, 왜 궃이 호주까지 와서 마사지를 배우는지 질문을 했더니, 샤샤는 그녀의 부모님이 호주로 이주 해왔기에 따라와서 마사지를 배우기 위해, 이 학교를 등록했다고 했다.
이런 저런 사연이 있는 사람이구나 생각했다. 샤샤가 조금은 부러웠다. 부모님과 함께와서, 부모님이 학비를 보조해주며 방값도 조금은 지원을 받을 것이고, 가장 큰 점은 든든한 사랑하는 가족이 가까운 곳에 있다는게 매우 부러웠다.
크레페를 얻어 먹었으니 크레페 접시와 모카포트는 내가 설거지 한다고 했다. 설거지가 끝나고, 나는 샤샤에게 Whatsapp 메신저로 김치 볶음밥 레시피를 영어로 적어 보내주었고, 그 후 그녀가 직접해주는 김치 볶음밥도 얻어 먹고 또, 내가 알려준 레시피로 샤샤의 부모님들의 김치 볶음밥 후기도 나에게 이야기 해주었다.
같이 학교를 가고, 같이 집을 오다보니 서로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게되었다. 외관상으로는 20대 후반정도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예상과는 다르게 만 20세의 불타오르는 젊음의 나이더라... 내가 연희와 연락할 때 마다, 같은반인 샤샤가 항상 옆에 있어서 그런지 샤샤도 영상 통화 할 때마다 보는 연희와도 "언니" 라고 부르며 안면을 텄다.
호주는 한 학기, 두 학기라고 칭하지 않고, 한 스테이지, 두 스테이지로 식으로 세아리며, 한 스테이지당 10주 수업에, 2주 방학이 반복적으로 돌아갔고, 크리스마스와 신년을 낀 연말은 매우 긴 방학기간으로 이어져 갔다. 벌써 한 스테이의 6주차 이론 수업이 거진 끝나갔고, 시험을 치뤄 4개의 과목을 패스했다. 나와 샤샤가 같은 집에서 살다보니 서로 과제를 서로 반 반씩 조사하여 과제를 빨리 끝냈다. 샤샤의 영어 실력으로도 크게 어렵지는 않았는지 문제없이 6주가 지나갔다.
6주의 간단한 해부학과, 이론수업이 끝나고 이제 남은 대망의 4주 간의 실습이 학교의 연습용 관리실에서 시작되었다. 서양의 마사지는 '오일'을 사용하는게 기본적인 베이스로 된 마사지라고 정의 하기에, 오일 마사지를 가장 먼저 시작을 했다.
샤샤와 내가 한 팀이 되어 수업에 참여했고, 실습 수업에서 트레이너의 동작을 보고 익힌 마사지 동작을 연습해야 했는데, 약간 게으른 트레이너라서 그런지 동작은 매우 간단하고 따라하기 쉽게 가르쳐주지만 정확하게 어떻게 근육을 눌러야 하는지에 대한 것은 따로 가르쳐 주지 않았다.
프랑스 여성이라서 그런지 남성 앞에서 탈의를 하는데 큰 거리낌이 없는 듯 했다. 나는 샤샤가 팬티만 남겨 놓고 탈의를 하는 동안 그녀를 등지고 서 있었고, 샤샤가 준비가 되었다고 했을 때 돌아서서 타월을 하체에 걸쳐 팬티가 안 보이게 가려준 뒤에 실습시간에 알려둔 동작들을 연습했다.
이 트레이너 아줌마는 딱 기본만 알려주었기에, 이 동작을 따라하며 연습했다. 워낙에 잘 알고 있는 기본 동작이었기에 그냥, 기본동작을 하는 겸 내가 알고있는 동작을 섞어 손바닥과 손끝으로 샤샤의 몸을 훑어내려갔다.
"샥 샤샥~ 샤그락~" 손이 몸을 타고 다니는 소리가 수업중에 들리고, 트레이너는 학생들이 문제 없이 잘 연습하는지 확인하며 돌아다녔다.
샤샤의 벗은 몸을 보니 약간 ‘힘숨찐’ 같은 느낌이 들었다. 겉으로 볼땐 헐렁하고 허름한 옷들을 자주 입고 있어서 눈치를 채지 못 했다. 내가 본 첫 인상은 슬렌더한 마른 몸매에 가슴과 골반이 작은 듯한 몸매였는데, 지금 엎드려 누워 있는 모습을 보니 젖가슴 사이즈가 얼마나 컸는지, 양쪽 겨드랑이 주변으로 옆가슴살이 자연스럽게 삐져 나오면서, 골반 뼈도 넉넉하게 넓으면서도 엉덩이가 우뚝 솟은 의외의 섹시한 모습이 매우 인상 깊었다.
'와.. 보기와 다르게, 가슴이랑 엉덩이가 꽤 컸었구나.'
등, 팔과 허리는 잘록한 반면 골반과 젖, 엉덩이는 또 반전으로 굉장히 넓고 컸다. 왠지 아이를 잘 낳을 것 같은 타고난 골반 구조를 가진 듯 했다. 운동을 많이 하는 성격은 아닌지, 근육은 상당히 부드러운 편이라서 마사지 하기 엄청 쉬운 근육을 소유 한 듯 했다.
샤샤같은 손님이 매일 온다면, 힘을 그다지 많이 안들이고 즐겁게 일을 할 수 있을 것 만 같았다. 괜히 샤샤의 몸을 눈으로 즐기며 마사지를 하면, 수업중에 의도치 못한 발기로 망신 살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최대한 그녀의 몸을 즐기는 것 보다 마사지 하는 것에 집중했다.
"와, 노엔이 확실히 경력자네.. 받았던 마사지 중에 제일 시원해."
몸에 힘을 뺀 상태로 얼굴을 아래로 둔 샤샤가 감탄하며 입을 열었다. 나는 별 대수롭지 않은 듯, 나와 한 팀이 된 것을 행운으로 생각하라며 생색을 내며 계속 마사지를 이어갔다.
트레이너 아줌마가 내 동작을 유심히 보더니, 내가 경험자인 것을 눈치 챈듯 실습 수업중에는 나를 크게 신경쓰지 않고, 다른 학생들을 가르치는데 집중한 듯 했다. '이럴려면 왜 돈을 내고 왔을까..' 라는 생각도 좀 들기도 했다.
3일차쯤, 샤샤를 마사지 할 때 가끔은 내 곁에서 서성 거리며 이런 동작은 알고 있냐, 저런 동작은 알고 있냐며 물어봐주었고, 나는 이런 동작은 내가 덩치가 있어서 이렇게 한다. 또는 다리를 팔로 들어올려 이렇게 스트레칭 동작으로 마사지 한다며 트레이너와 함께 소통을 했다.
트레이너 아줌마는 내가 잘못 알고 있는 자세는 고쳐주며 가르쳐 주었고, 그 트레이너도 나로 인해 몇 가지 새로운 동작과 노하우를 얻어갔다. 역시 이론보다는 실습이 개인적으로, 더 재미있는 수업인 듯 했다.
어느 때와 다르지 않게 샤샤와 함께 집으로 돌아왔고, 집에서 그녀와 함께 저녁을 먹는 도중 그녀가 뭔가 나에게 조언을 필요로 하는 듯 조그만 입을 열어 목소리를 내었다.
"요즘 집에서 마사지 연습하는데, 너무 어려워.."
"어? 뭐가 어려워?"
"우리 방 침대에 미쉘 눕혀서 연습하는데 힘이 안들어가."
보통 마사지를 연습하기 위해서는 일반 침대에서 연습 하기에는 턱 없이 조건이 열악했다. 일반 매트리스는 편안한 수면자세를 위해 음푹 들어가는 기반의 매트리스이기 때문에 누르는 만큼의 마사지압을 전달해주지 못한다. 그래서 별도로 구매해야 하는게, 마사지 베드이다.
바닥 에서 할 수는 있지만 카펫 바닥이라 얼굴이 바닥에 가까울 경우 기관지에 치명적인 문제가 생길 수 도 있고 더군다나, 얼마나 많은 세균이 바닥에 득실대겠는가? 예상치 못 할 피부 트러블도 일어날 것이다.
궃이 한다고 해도 트레이너가 가르쳐준 동작을 바닥에서 한다면, 자세가 굉장히 불편하고 무릎 관절과 허리 관절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기에 본격적으로 마사지를 배우기 위해서는 마사지 베드는 필수 불가결 하다고 생각을 했다.
"샤샤, 우리 돈 반띵해서 마사지 베드 사자."
"마사지 베드? 안 비쌀까?"
샤샤와 쉐어 하우스 공용 컴퓨터 앞에 앉아 인터넷으로 검색해 보니 다양한 가격대의 마사지 베드가 있었는데 가격이 낮은 건, 낮은 가격 만큼 빈 약한 톱밥 나무 재질이거나, 2명의 무게를 못 버틸 정도로 내구성이 약할 수 도 있다. 기왕에 살거면, 가격대가 최소 400불이 넘는 가격대의 스테인리스 스틸 프레임의 두꺼운 방수 레자로 마감된 단단한 품질의 좋은 마사지 베드를 사는게 정신 건강에 좋을 것이다.
마침 진짜 괜찮아 보이는 제품이 보였다. 힘들게 마사지 베드를 뒤집어서 다리 하나 하나마다 높낮이를 늘려 조절 하는 싸구려 방식이 아닌, 원터치로 간단하게 높낮이 조절이 가능했다.
후면의 다리 두개에 바퀴가 달려서 이동이 가능했지만, 접이식의 이동형 베드가 아니라서 이걸로 출장 형식의 마사지는 불가능 했지만 튼튼한 내구성으로 단점보다 장점이 더 많아 보였다.
전동으로 힘 안들이고 쉽게 조절 가능한 마사지 베드는 아니지만.. 전동타입 높낮이 조절 베드는 가격이 두배고, 무게도 훨씬 더 무겁기 때문에 배송비도 더 많이든다.
전체적으로 비교 해볼 때, 이 마사지 베드가 괜찮아 보였고, 나는 이 마사지 베드를 마우스로 가리키며,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마사지 베드는 이런게 좋을 것 같은데, 어때?"
"뭐? 너무 비싼거 아니야?"
"제대로 시작하려면 이정도는 사야지."
샤샤는 매우 심각한 표정으로 고민을 했다. 예상치 못한 많은 예산이 들어가서 조금 걱정이 되는 듯했다. 그래도 내가 돈을 반씩 내준다고 하고 기왕이면 좋은 제품을 사서 연습할 수 있으니 좀 돈을 과하게 쓰더라도 나쁘진 않을 거라는 듯 한 표정을 짓고 있었지만, 여전히 고민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듯 한 모습을 보였다.
"이거 반띵해서 사는거 도와주면, 내가 일하면서 배운 노하우 몇 가지 공유 해주고, 니가 미쉘 데리고 연습 할 때 나 불러서 같이 연습해. 교육비는 간단한 저녁밥으로 받을게."
샤샤는 밝은 표정을 지은채 매우 긍정적으로 내 의견에 수긍했고, 즉시 내돈 275불과 샤샤돈 275불로 가격대가 높은 550달러 짜리 고급 마사지 베드를 로컬 쇼핑몰을 통해 구매했다.
마사지 오일같은 경우는 개인이 사용하기 때문에 각자 개인돈을 들여 구매했다. 샤샤는 일반 K-mart 에서 간단한 마사지 오일을 구매했고, 나는 침대를 사는 겸, 온라인 쇼핑몰 판매자에게 슬쩍 메일을 보내어 조심스레 마사지 오일 구매시의 흥정을 요구했다.
판매자는 내가 생에 첫 마사지 베드를 샀으니, 첫 번째 오일 구매시 25% 저렴한 가격으로 오일 제품을 구매할 수 있게 해준다고 하였고, 나는 과감하게 수용성 스위트 아몬드 오일을 6.25L 구매했다.
일주일이 지나, 스위트 아몬드 오일 125 ml 한 병과, 6.25L 짜리 큰 박스가 왔다. 125ml 오일이 50개 들어있는 줄 알았는데, 박스 안에 큰 오일이 거대한 팩에 있고, 바깥에 스위치를 돌려 오일을 뽑아 리필 할 수 있는 노즐이 하나 있었다.
나는 호주로 오기 전에 한국에서 태국 마사지샵을 운영하는 매니저 직급에 있었는데, 당시 수용성 오일은 구경도 못했고 거기다 스위트 아몬드 오일이라는 제품 자체를 시중에서 단 한 번도 눈으로 본적이 없었다.
간단하게 수용성이 뭔지 알려드리기 위해 수용성의 반대인 지용성 오일에 대해 설명을 드리자면, 물과 섞이지 않아서 오일 전용 세탁기를 사용하지 않는다면 일반 세탁기가 고장 날 확률이 높고, 깨끗히 씻어내지 않는 경우 피부 트러블이 일어날 수 도 있다.
반면 수용성 오일은 물과 잘 섞이며, 특정 제품들은 물에 닿으면 씻기 좋게 거품화 되고, 오일이 잔뜩 묻은 옷이나 타월을 세탁기에 넣어서 세탁을 해도 고장도 안 날 뿐더러, 대부분 수용성 오일은 비누로 가볍게 씻어도 잘 지워지기 때문에 피부 트러블이 제법 적은 오일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본론으로 다시 돌아와서, 아무튼 크게 기대를 하진 않았지만, 마침 판매자가 할인 해준다고 하기에 나는 덥썩 미끼를 물었다. "기왕에 큰걸 구매해야 할인률이 높을건데.." 라고 생각 하며 6.5L 짜리를 구매 했는데, 와... 이건 진짜 내가 사용했던 역대 마사지 오일 중에서 가장 좋은 물건이였다.
향은 그냥 아몬드 오일이다 보니 견과류 향이 비강을 가득 메웠고, 피부에 잘 안착되는 오일이라서 그런지 다른 오일들 처럼 쉽게 미끄러지지 않고 균일한 압으로 부드럽게 마사지 할 수 있는 좋은 품질의 오일이었다. 대신 할인을 25% 때려도 여전히 높은 가격대 이긴 했지만, 제품의 만족도는 개인적으로 높았고, 몸의 건조한 부분이 있을때 때때로 로션 대신으로 샤워 후에 바르기도 했다.
나는 샤샤 덕에 좋은 오일을 알게된 계기가 된 것 같아서, 증정받은 125ml 크기의 아몬드 오일을 포장 없이 선물로 줬다.
마트에서 샀던 오일보다 확연히 달라보이는 퀄리티에 샤샤는 충격을 받은 듯 어디서 샀냐며 나에게 질문을 쏟아부었고, 나는 구매 사이트 링크를 왓츠앱 메신저로 보내주었다. 그녀의 얼굴을 보니 오일 가격에 2차 충격을 받은 듯 했지만, 그녀도 제품의 만족도가 꽤 높았는지, 그녀의 부모님께 부탁해서 조금 큰 2L 오일을 하나 구매했다.
벌써 8주차 수업으로 진입했고, 샤샤는 여전히 마사지가 좀 어려운 듯 했다. 우리가 다니는 AIAS 라는 학교 말고도, 그 외 많은 리메디얼 마사지 교육을 하는 학교가 있었는데, 우리가 다니는 학교도 그렇고 그 학교들도 리메디얼을 배우는 학생들에게 상담이 포함된 마사지 1시간을 받는데 15달러로 제공해주는게 있었다.
기왕이면 가까운 우리 학교에서 마사지를 받는게 좋다고 생각하여, 샤샤에게 얘기해 미리 우리가 받을 수업을 견학가자며 각자 카드나, 현금을 챙겨 나왔고, 우리는 수업이 없는 날에 예약을 하고 마사지를 받으러 AIAS 학교로 함께 걸어갔다.
- 다음 파트에서 계속 -
[출처] 세 번째 에피소드, 호주 유학 백인 썰 1 ( 야설 | 은꼴사 | 성인사이트 | 성인썰 - 핫썰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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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 날짜 | 제목 |
1 | 2023.09.07 | 세 번째 에피소드, 호주 유학 백인 썰 8 完 (80) |
2 | 2023.09.07 | 세 번째 에피소드, 호주 유학 백인 썰 7 (53) |
3 | 2023.09.07 | 세 번째 에피소드, 호주 유학 백인 썰 6 (44) |
4 | 2023.09.07 | 세 번째 에피소드, 호주 유학 백인 썰 5 (49) |
5 | 2023.09.07 | 세 번째 에피소드, 호주 유학 백인 썰 4 (57) |
6 | 2023.09.07 | 세 번째 에피소드, 호주 유학 백인 썰 3 (49) |
7 | 2023.09.06 | 세 번째 에피소드, 호주 유학 백인 썰 2 (60) |
8 | 2023.09.06 | 현재글 세 번째 에피소드, 호주 유학 백인 썰 1 (71) |
9 | 2023.09.05 | 세 번째 에피소드, 호주 유학 백인 썰 0 프롤로그 (4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