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나같은 네토가 있을까 나의 네토이야기 #6

승희와 결혼하기 전에 나의 네토생활을 촉진시키는 몇 가지 사건이 있었다
첫 번째는 삐끄다
이 녀석은 나와 같은 찐따 스타일이다
나보다 나이가 두 살 많았는데 그냥 친구로 지내자고 했다
같은 찐따 타입이라 은근 동질감이 있었다
하지만 내가 그를 좋아하지는 않았다
삐끄는 인도네시아에 아내와 자식들이 있다고 했다
그는 작은 지하상가에서 도장 파는 일을 한다고 했다
무슨 컴퓨터 프로그램을 써서 기계로 도장을 파는데 그걸 배웠단다
한국말뿐 아니라 한자도 알아야 하는데...한국사람도 하기 어려운 일 아닌가...
보면 볼 수록 그는 생존의 화신이었다
무엇보다 머리회전이 빠르고 눈치가 상당했다
그래서 이 녀석은 빠른 시간에 나란 놈을 파악했다
내가 찐따라는 것을 말이다
그 후로 하염없이 기어오르길래
내가 사실은 총무가 아니라 사장이라고 말해버렸다
그 한 마디에 공손해졌다 서글서글해졌다
눈치가 빠르다보니 태세전환도 빨랐다
하지만 그에게 그 이상 함부로 대하지는 못했다
삐끄와 나는 중요한 사건을 공유했기 때문이다
바로 승희와 석구 사건이다
삐끄는 내가 승희와 사귄 것을 안 후로 느끼한 눈빛을 보냈다
어떨 땐 “승희씨랑 좋아?”라고 하면서 씩 웃더니 바지 위로 자기 자지를 움켜쥐기도 했다
그리고 장난스럽게 두 손을 내 가슴 위치에 놓고 애무하는 흉내도 냈다
난 뭐라고 할 수가 없었다
그때 그 사건에 나도 함께하며 나도 같이 딸을 잡았기 때문이다
마치 약점이라도 잡힌 것처럼 나는 삐끄의 그런 행동을 참아주었다
그후로 삐끄는 노골적으로 부탁했다
승희 사진이나 영상이나 있으면 보여달라고 말이다
아니면 데이트할 때 관전시켜달라고 했다
그런 말 들으면 화가 날 줄 알았는데 이상하게 꼴릿했다
그렇게 인기 많고 예쁜 승희를 나와 같은 루저가 소유한 것 같은 우월감도 느껴졌다
난 그 후로 삐끄와 일종의 비밀 친구가 되었다
삐끄가 내 앞에서 승희를 탐할 때마다 난 흥분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당시에는 키스조차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주로 일상사진이나 영상을 보여주었다
무더운 여름 때 승희는 간혹 살짝 노출이 있는 옷을 입었는데 그런 걸 공유해주면 좋아했다
나중에는 아예 톡으로 보내달라고 했다 딸잡겠다고 말이다
이건 그가 승희 자료를 소유하겠다는 말과도 같았는데 그냥 승락했다
난 그때 내 여자가 다른 사람의 고정 딸감이 되는 꼴림을 경험했다
또 한 가지 중요한 사건은 정 선생님과의 만남이다
그와는 네토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만나게 되었다
당시만 해도 난 눈팅족이었다
네토에 대한 확신도 없었고
승희를 뭐 어떻게 하고자 할 생각도 없었기 때문이다
특히 지금은 승희가 처녀막이 아직 뚫리지 않은 아다였다
당연히 내 여자인데 내가 아다를 뚫어야지...
지금 아직 나도 못 먹었는데 다른 사람들과 무언가를 하는 건 말도 되지 않았다
그래서 눈팅만 했었는데
우연처럼 한 구인 글이 눈에 들어왔다
“네토 초보이신 분, 가이드 해드립니다. 소*넷 시절부터 네임드로 활동했었습니다”
그분의 글을 보니 아무런 개인적 욕심도 없어보였다
그때의 느낌은 그냥 네토 세계에서 은퇴한 분이 지식을 전수해준다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메시지를 보냈고 며칠 뒤에 응답이 왔다
외국회사 메신저로 대화를 하자고 했다
난 생전 처음으로 메신저를 폰에 설치한 뒤에 그분과 인사를 하고 대화를 했다
그 분의 이름은 정*율이었다
그때 나이가 무려 57세셨다
난 그때 30살이 막 되었으니 아버지 뻘이었다
그래서 호칭을 고민하다가 그냥 “선생님”이라고 부르기로 했다
그는 출판사의 대표였다
그래서 그런지 부드러우면서도 통찰력이 있었다
그분과의 대화는 신세계 같았다
정말 많은 개념들을 체계적으로 배웠다
그분은 현재 딸도 출가시키고 부부가 여유롭게 지내고 있는 상태였다
성향은 그냥 평범한 네토리라고 하셨다
하지만 질싸와 탁란이 로망이라고 하셨다
나는 그에게 승희에 대해 감추려 했다
왜냐하면 시간이 지날수록 선생님에 대한 느낌이 더욱 분명해졌기 때문이다
마치 맹수를 본능적으로 느끼는 초식동물의 감각이랄까
난 네토리들에게서 비슷한 경계심을 느낀다
그런데 선생님에게서도 그런 느낌이 들었다
그분은 노련한 고수였다
그래서 초반엔 알 수 없었다
그저 네토세계에서 은퇴하여 네토인들과의 소통을 통해 무료함 정도 달래는 분인 줄 알았다
그래서 초반에 내가 너무 가드를 풀었다
나는 그분의 교묘한 화술에 말려들어갔고
정신차려보니 승희에 대한 이야기를 모조리 다 하고 있었다
뭐 어쩌랴? 그냥 엎질러진 물이라고 생각하고 그분과 계속 대화를 했다
아직 서로가 개인정보를 주고 받지 않았기 때문에 여차하면 쌩까고 튀면 된다고 여겼다
선생님은 승희에 대해 자료 하나 받지 않았음에도
나의 말만 듣고 승희를 보고 있는 것처럼 분석해내었다
나는 점점 그분을 의존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불안했다
그에게서 석구보다 몇 배의 위험신호가 느껴졌기 때문이다
마지막 세 번째 사건은 웨딩촬영 때 있었던 일이었다
내가 웨딩촬영 업체를 한창 고르고 있다는 말을 하자
선생님이 한 작가를 추천해주셨다
자기 출판사와 연결된 분인데 아주 탁월한 작가라고 하셨다
주로 인물 인터뷰를 게재할 때 그 작가분이 촬영을 해주신다고 했다
그러면서 연락처까지 알려주셨는데 난 그냥 “네 참고하겠습니다”라고만 대답했다
당연히 내가 그 작가에게 갈 리가 없지 않은가
그러면 나와 승희의 신상이 그대로 들통날 텐데 말이다
그래도 알려주신 홈피를 슬쩍 검색해봤다
제법 유명한 작가인 것은 분명했다
광고촬영 뿐만 아니라 웨딩촬영 바프촬영 등 정말 다양한 분야를 촬영했다
그러면서 홈피에 있는 몇몇 작품들을 보게 되었는데 묘한 느낌이 들었다
평범한 사진들도 있었지만, 반나체, 혹은 올누드의 여성이 팔과 다리로 중요부분만 가린 채 찍은 예술사진들도 버젓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느낌이 좀 묘했다
만약 저렇게 벗고 있는 여자가 승희라면...
별래별 생각이 다 들었다
저런 사진을 찍을 때 젖꼭지며 보지며 다 봤으려냐?
갑자기 내 심장쪽이 두근거리고 뜨거워지면서 발기가 되었다
그냥 충동적이었다
이런 생각이 들었다
선생님 소개가 아닌 우연히 왔다고 하면 나인줄 모르지 않을까...
그 사람이 나인 걸 어떻게 알겠어
얼마 후 나는 그 업체와 예약했다
작가분과 먼저 통화를 했다
촬영 계획을 먼저 정하고 그 다음에 컨셉에 맞는 옷은 자기 업체 쪽에 다 있다고 했다
심지어 드레스를 아직 정하지 못했다면 자기 쪽에 비치된 드레스를 입어도 된다고 했다
보통 어떤 촬영을 하느냐고 추천해달라고 했더니
작가분은 잠시 생각을 하더니 일단 모든 컨셉을 말해줄테니 생각해보라고 했다
한복, 드레스, 셔츠에 청바지, 자유복장...여기까진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그 다음에 나온 말이 충격이었다
잠옷 컨셉도 있고 수영복 컨셉도 있다고 했다
당황한 나에게 그는 이렇게 말했다
요새는 이런 컨셉촬영도 하시는 분들이 간혹 있다고
그래서 결혼 전 가장 아름다웠던 시절을 기념하여 개인적으로 소장한다고 했다
말도 안 됐다
승희에게 욕이나 안 먹으면 다행이다
그런데 두근거렸다
그 말을 들은 이후로 촬영당일까지 계속 그 상상만 했다
승희가 잠옷을 입고 부끄러운 표정을 짓고 있는 모습, 수영복을 입고 촬영하는 모습...
촬영은 무려 세 번에 걸쳐 이루어졌다
드레스 야외, 드레스 실내, 한복 등등 몇 번을 방문하며 촬영했다
그러면서 작가를 직접 보게 되었는데
그분은 나이가 가늠이 안 되었다
말투나 풍기는 느낌은 50세가 넘은 것 같았는데
외모는 매우 미끈하고 피부도 좋았기 때문이다
독특한 건 수염을 길렀는데 머리는 매우 짧게 잘랐다는 것이다
수염도 매직으로 그린 것마냥 매우 잘 정리되어 있었고
안경까지 쓰고 있어서 대단히 전문가처럼 보였다
다만 독특했던 것이 있었는데
어떤 옷을 입고 촬영하든 키스를 많이 시킨다는 거였다
승희는 매우 부끄러워했다
자꾸 웃거나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
그럴 때마다 그분이 유쾌한 말빨로 승희의 긴장을 풀어주었다
키스 장면을 유독 많이 찍는구나 생각이 들 정도로 매회 많이 요구했다
물론 우리는 어색하게 입맞춤만 했다
“남자분 더 꽉 좀 끌어안아봐요! 더 강하게! 키스 안해봤어요?”
그분 덕분에 승희의 몸을 깊게 안아보고 느껴볼 수 있었다
평소에는 허락조차 해주지 않던 포옹이었는데
이 기회에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깊게 포옹할 수 있다니 꿈만 같았다
승희의 등과 허리를 만질 때마다
포옹할 때 승희의 가슴이 느껴질 때마다
그리고 입맞춤하며 승희를 느낄 때마다
나는 가슴이 뛰었다
발기가 될듯 말듯 했다 애매했다
뭔가 더 하고 싶다는 알 수 없는 욕구가 나의 내면에서 솟구쳤다
마지막 촬영을 앞두었을 때 작가분이 나에게 확인하듯 물었다
컨셉 촬영은 자유복장 두 세트로 끝내실 거냐고
그래서 내가 더듬더듬 말했다
아직 아내될 사람에게는 말을 못했는데
사실 나는 잠옷컨셉과 수영복컨셉 촬영도 하고 싶다고
그런데 아내될 사람이 아마 허락하지 않을 거 같다고 했다
나도 왜 그렇게 병신같은 말투로 쭈뼛쭈뼛 말했는지 모르겠다
그런데 그런 나의 말을 듣더니 순간 사진사가 씩 웃었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다
“그런 분들 적지 않구요 원하시면 제가 아내분께 잘 말씀드려서 리드해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보통 처음에만 어색해하시지 막상 촬영 들어가면 다들 잘 하시구요 끝나고 화면 보여드리면 흡족해들 하세요”
그래서 난 그냥 그에게 모든 걸 맡기겠다고 하고 나와버렸다
될 대로 되라 모르겠다
설마 승희가 결혼 코 앞에 두고 화내며 파혼하자고 할리는 없을 것 같고
일단 저질러보자
이 썰의 시리즈 (총 14건) | ||
---|---|---|
번호 | 날짜 | 제목 |
1 | 2025.09.27 | 세상에 나같은 네토가 있을까 나의 네토이야기 #13 (29) |
2 | 2025.09.26 | 세상에 나같은 네토가 있을까 나의 네토이야기 #12 (23) |
3 | 2025.09.25 | 세상에 나같은 네토가 있을까 나의 네토이야기 #11 (22) |
4 | 2025.09.24 | 세상에 나같은 네토가 있을까 나의 네토이야기 #10 (27) |
5 | 2025.09.23 | 세상에 나같은 네토가 있을까 나의 네토이야기 #9 (33) |
8 | 2025.09.19 | 현재글 세상에 나같은 네토가 있을까 나의 네토이야기 #6 (35) |
블루메딕 후기작성시 10,000포인트 증정
- 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