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다시 장바구니를 들고 팔장을 끼고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 돌아와도 아무도 없는 텅빈 거실 ...정적이 흐른다.

여보 오늘 병원은 잘 다녀왔어?

네...

평소라면 구질구질 대답에 덧붙이기를 할텐데 오늘은 그냥 단답형이다.

왜? 병원에서 무슨일 있었어?

아뇨.

그럼 침이 많이 아팠어?

아뇨 그닥.

그럼 뭐야 평소 당신 답지않게...

한참 있다가 시무룩한 표정으로 말한다.

여보 나 어떡해?

왜? 내보지 다봤단 말야..

그게 무슨 말인데?

나 진료 하는데 다른 의사선생님들이 우루루 몰려와서 다 구경 했다고...

왜?

몰라 ...나 완전 걸레된 기분이었어...아니다 돌림빵 당하는 기분 이었어...

도대체 왜 그랬는데?

아니 진료 하기전에 싸인 하라는거야...난 그냥 침의 부작용 이런건줄 알았어...그래서 읽어 보지도 않고 사인을 했거든....그런데 그게 진료 참관 동의서 였나봐....

어이쿠... 뭐니? 잘좀 보고 하지 그랫어?

내가 그걸 언제 하나하나 다 읽어보겠어?

그래서 어떻게 되었는데? 어떻게 되긴 내 보지가 동네방네 다 공개되고 난 마치 창녀가 된 기분이었어...아니다 창녀보다 더 한 기분이었어

당신이 창녀 기분을 어떻게 아는데?

그냥 남에게 보지 대준 기분 아닐까? 근데 난 한번에 여러명에게 보여줫으니 창녀보다 더 참혹했던거지...

아이구 그 의사새끼 지만 보는것도 화나는데 그것도 모자라서 당신을 여러 사람들과 돌려본느 개새끼네....

그래도 뭐 그렇게 나브지만은 않았어...

뭐? 여러사람들 한테 보여지는데 나쁘지 않았다니...

아무나 본게 아니고 의사들만 본거니까...회음침을 많이들 맞나봐 그래서 한의사들은 그 시침 하는걸 꼭 익혀야 하는데 참관을 하기 힘들다는거지...

참 의인 납시셨네 교육용으로 당신 몸을 기증 하다니....

아냐 그냥 무료기증은 아냐

그럼 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