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토남은 괴롭다(A남)-3
와이프는 내 계획이 영 마음에 안든다는 기색을 비치면서도, 결국 마지못해
일단, A남에게 슬쩍 운을 띄워 보겠지만 기대는 하지 말라했다.
뭐 남자를 꼬실만한 여우짓도, 말도 못하는건 익히 알고있어서
그 정도는 애초에 기대도 안했고, 다만 여지를 살짝 주는듯한 말 정도는
내가 지시한 대로 하기로 약속을 했다.
전화를 끊고 나서, 머리속은 자연히 상상을 하게 된다.
무슨 대화를 하고있을까? A남의 성격도 잘 모르겠고. 얼굴도 모른다
지난번 보는 앞에서 잠시 전화 시켜서, 대화를 지켜본게 다 였고
정말 그러고 보니 A에 대해 아는 정보가 너무 적었다.
하지만 한가지 확신은 하고있다, 적어도 뒤로 딴 마음은 먹고있을
거라는걸..
아무리 좋게 헤어지고 좋은관계로 남았다고 한들, 만일 내게 전여친이
그렇다고 한다면??
난 그 애매하고 이상한 관계를 껄끄러워 할 것 같다.
게다가 그 전여친이 꾸준히 남자친구가 있어왔다? 괜히 쓸데없는 오해를
주기 딱 좋은 관계...
친하면 친한대로 문제이고, 안 친하다면 굳이 연락을 지금까지 이어갈 이유도 없다.
그래서 난 내 멋대로 A를 음흉한 성격일 거라고 단정 지었다.
시간이 제법 지났지만, 연락하지 않았다. 애초에 해야할 이야긴 사전에 다했고
몇번이나 강조도 했고 이 이상은 궂이 더 간섭하고 강조해봐야 좋을 것 도 없을것 같아
기다림이 쉬운일은 아니였으나, 그냥 마냥 기다렸다.
그렇게 얼마나 기다렸을까??
"여보세요 오빠 나야" 라며 와이프한테 전화가 왔다.
시간이 지나면 아무리 강렬한 기억이라고 해도 풍화되고 변형되기
마련이라, 이떄의 기억도 느낌도 이젠 마모되어 확실하게 전달하긴
어렵지만.
왠지 와이프의 목소리에선 비밀스러운 쑥스러움과 어색함이 동시에 느껴지고
전화 넘어 들리는 배경 소음은 다소 소란스러운 느낌이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어딘가 공기가 착 가라앉은 듯 했다.
"전화 늦게해서 미안, 좀 빨리 할려고 했는데 중간에 전화하기 좀 어려웠어"
"그래서 어떻게 됐어? 어딘데?"
사실 대답을 듣지않아도, 왠지 그냥 느낌이 바로 왔다, 와이프의 목소리나 배경음이나 모두
"지금 dvd방에 왔어, 아 아니 지금은 아니고 조금됐어 한 3~40분 정도"
"그래? 그럼 지금 혼자인거 같은데 어떻게 된건데?"
"어...지금 A는 잠깐 편의점 간다고 나가서, 그 사이에 얼른 전화 한거야"
"그럼 언제 들어 올지 모르겠네? 그럼 빨리 중요한 것만 이야기 해봐"
"어...일단 오빠가 말한거랑 비슷하게 된거같고. 그냥 오빠가 시킨거랑
비슷하게 말했거든? 술좀 마셔서 취한거 같다, 약간 술 깰때까지 다른데
가서 있자 그렇게"
"그랬더니?"
"뭐 말하다가 오빠가 시킨대로 아까 갔던 룸카페 다시 이야기 하고 그러다가
dvd방에서 잠시 술깰때까지 있자고 말 나와서 왔어."
"그리고?"
"어...진짜로 아까 맨정신엔 말이 안나와서 술좀 급하게 마셨더니 약간 술기운도 있고해서
정말로 들어와서 바로 눈좀 붙인다고 하고 누웠더니, 자기한테 기대도 된다고 해서
진짜 살짝 눈 붙였는데. 어...그러고 있다가 예전에 사귈때 이야기 나오고
자주 이러고 있었다고 그러고, 뭐 막 그런 이야기 하다가 보니까. 예전 느낌 난다고 걔가
그러더라고"
"뭐 지금은 간략하게 이야기해, 그렇게 까지 자세하게 설명할 시간은 안되잖아"
"아니 이게 나도 이야기가 어떻게 줄여야 할지 모르겠어서 그래"
"그래서 그러다가 어디까지 갔는데?"
"어...걔가 애무좀 해줬어"
"어떻게?"
"키스하면서 손으로 가슴좀 만지다가, 입으로 하고 싶다고 해서...입으로 가슴좀
애무 받았어. 그리고 나서 밑에좀 만졌고"
"밑에는 어떻게 만진건데? 자세히"
"어...처음에 그냥 위로 만지다가, 손가락 넣고 애무 좀 받다가
그러다가 걔도 흥분이 많이 되서 막 넣고 싶다고 그러길래. 일단 거기서 멈췄어"
"왜?? 니가 싫다고 한거야 아니면?"
"일단 내가 그만 하라고 한건 맞고...그냥은 하기 싫다고 그랬거든
그래서 알겠다고 그러고 걔가 마실거랑 콘돔 사오겠다고 그래서"
"아 그럼 지금 걔 편의점 간게 콘돔사러 간거야? 그럼 너도 콘돔끼면
하겠다고 한거네?"
"어..."
"너 핸드폰에 기본 어플로 녹음 어플 있거든? 전화 끊고 바로 확인해서 녹음
켜두고 가방에 넣어두던 여튼. 그건 니가 알아서 하고
녹음 눌러놔"
"근데 오빠, 여기 이거 영화소리 커서 녹음 제대로 안될거 같은데"
"안되면 안되는대로 상관 없으니까, 일단 녹음은 해"
"알았어 그럼, 그런데 나중에 제대로 안됐다고 화내고 그러지마"
"알았어 안그럴테니까. 뭐 지금 당장와도 안 이상할거 같으니까. 얼른 전화
끊고, 녹음이나 제대로 눌러. 나와서 들어갈때 그때 전화하고"
"알았어, 그럼 있다 전화할게"
그러고, 두시간이 훌쩍 넘어가고 나서 와이프한테 전화가 왔다.
혼자 버스 정류장에 다 와서 그제야 전화를 걸었다고, 편히 이야기할 장소는
아니니 집에 들어가 다시 연락을 하겟다며, 집에 들어온 와이프는 전화를
하기전. 메신저로 음성파일을 보내왔다.
파일이야 나중에 확인을 하기로 하고, 그날 비디오 방에 있던 일들이나
그전 술집에서 오고간 대화 라던지. 자세히 캐물었다.
사실 벌어진 일에 비해 와이프는 담백하다 못해 허전할정도로 자세한 묘사나
상황설명을 해준게 아니라, 그저 '사실'위주의 설명만을 했다.
익숙한 맛이다.
생략의 맛...축소의 맛
사실 와이프의 말이 아주 틀린건 아닌게 '섹스'라는게 설명을 하자고 하면
있는 사실 그대로만 설명하면, 참 별것 없다.
키스했다, 애무를 받았다, 애무를 해 줬다, 삽입을 했다, 정상위를 했다, 후배위를 했다.
쌌다. 끝
에라이...
dvd방에 들어가기 전까지의 이야기도 사실 태클을 걸고 넘어지자면 넘어질게
정말 한둘이 아니였으나, 일단 그건 생략하자...
와이프의 부족한 설명을 그대로 곧이 곧대로 믿을수 없지만, 그래도 그냥 그려려니
하고 들어본 바로는
음...그래 중간에 A가 콘돔을 사러 편의점에 다녀온 그 언저리부터 이야기를
하는게 좋겠다.
dvd방에 들어가서, 술이 좀 깰때까지 눈좀 붙이겠다고. 영화는 대충 아무거나
고르라고 하곤 와이프는 쇼파(사실상 침대)에 누워서 눈을감고 정말
취기를 좀 가라앉히고 있었고, 잠시후 A가 들어와 옆에 같이 누웠고
그때 A가 본인의 어깨를 빌려줘서 어깨에 기대고 작은 쿠션을 끌어안고 눈을 감고
있는데, A와 몇마디 실속없는 이야기좀 주고 받던중에
A가 남친과는 어떠냐는 식으로 물어봤다고 했다. 와이프 말로는 사실 술을 마실때
부터 약간 뒷담화 식으로 이야기가 나왔는데
안 그래도 와이프는 앞선 초대남 사건이나, 아니면 실제로 당시 권태기도 있기도 했고
그렇다보니 반은 농담, 또 반은 진심으로. 나한테 느낀 서운한 부분을 과장해서
민감한 부분은 제외하고 이야길 했다고 했다.
A는 맞장구도 치고, 기분도 맞춰가며 그에 대해 마치 고민상담 이라고 하는듯 이야길
했는데, 그 이야기의 연장선으로 말을 했다고 한다.
다만 앞서 술집에서와 다르게, 권태기 부분을 물어왔는데 '섹스'의 이야길
넌지시 물으며, 본인은 이해가 잘 안간다. 그렇게까지 오래 사귄 사람이 없어서
그럴수도 있지만. 자기라면 그렇게 좋아하는 사람이랑 '섹스'가 지루하거나
질리지 않을거 같다.
실제로 그래서 A는 아직도 가끔이지만 고등학교때 사귈때 생각이 아직도 가끔 난다
아마 처음 사귀기도 하고, 처음 그런 관계라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어쩌구 저쩌구..
물론 내가볼땐 그저 개수작 이고, 뻔한 수작질이지만...뻔한 수작질이 때로는
여자 입장에선, 잘 먹히기는 하나보다.
둘 사이엔 어딘가 달짝지근한 대화 였는지 어땠는지, 와이프도 과거에
그럼 뭐가 가끔 생각났는지 묻고, A는 처음엔 뭐 일상적인 부분의 사귈때의
이야기를 하다. 조금씩 19금쪽의 이야기로 넘어가서는 나중에는
당시에 다른건 다 해봤는데, 결국 삽입으로 '섹스'까진 못 해본게 두고두고 생각나고
그 이후 여럿 사귀었지만. 그게 계속 아쉬움 같은 느낌으로 남아 있다고
왈왈왈 했고, 아니 이건 미안하다 사심이다. 그런데 난 욕을 좀 해도 될것 같다.
그래...그냥 내가 보기엔 개소리지만
뭐 와이프도 그걸 모르는건 아니였지만, 이게 남자가 받아들이는 느낌과 여자가 받는 느낌은
좀 다르기라도 한지.
와이프도 그게 '너랑 섹스하고 싶다'라는 궤변인걸 다 알면서도, 와이프 말로는 그게
그렇게 싫진 않았단다.
"아니 그렇게 하는게 뭐 귀엽고 그런건 아닌데, 그냥 빤히 보이긴 하거든 내가 아무리
눈치가 없어도, 그런데 나랑 하고싶어 하는 티를 막 내니까. 그게 기분이 나쁘진 않더라고
그냥 뭐라고 해야하지...다 알면서 받아주고 싶어지는 느낌이라고 해야하나"
그렇게 A의 개수작에 호응해서, 아주 자연스레 키스와 애무가 이어졌고
와이프는 최대한 있던 사실만 서술하는 방식으로 설명하려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분위기 자체는 상상하기 충분했다.
키스와 애무를 주고받다, 서로 흥분을 했고. A는 자연스럽게 와이프가 입고있던
바지의 단추를 풀고 바지를 내리고 팬티와 함께 하의를 전부 벗겨내고는
아주 본격적인 애무를 했고.
와이프 역시, 손으로 애무를 받으면서 본인도 손으로 A의 발기된 자지를 만졌고
아주 자연스럽게 넣기 바로 직전까지 갔을때
"오빠한테 미리 dvd방에 왔다고 말도 안했는데, 거기까지 사고치면 진짜 안될거같아서
일단, 콘돔도 안끼기도했고...그래서 콘돔끼고 하고 싶다고 사오라고 그랬어
그런 다음에 그때 오빠한테 얼른 전화 한거고"
그다음은, 뭐...내가 상상하던 대로, 그리고 여러분이 상상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을거 같다.
장소가 장소였던 지라, 마음 편하게는 하진 못했고 제약도 많았지만 그럼에도
그 A가 얼마나 바랬을지 모를 '섹스'를 했다고 한다.
같은 방향으로 옆으로 누워, A가 등뒤에서 껴안듯이 뒤로 삽입을 해서 섹스를 주로했고
나중엔 정상위로 삽입해서 끝이 났다고 했다.
이렇게 와이프의 설명이 모두 끝나고, 아직 술이 덜 깬채로 피곤을 호소하던
와이프는 전화를 끊고 단 잠에 빠져드는 동안
난 받은 녹음 파일을 컴퓨터에 옮기곤, 헤드폰을 끼고 소리를 들었다.
와이프는 녹음을 할때 핸드폰으로 녹음을 눌르고 혹시 몰라 가방에 넣고는
쇼파옆 바닥쪽에 가방을 놓았다 했다.
본인 말로는 녹음이 잘 됐는지 걱정이 되서 집에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잠깐
틀어봤는데 가방안에 넣어서 그런지 녹음이 잘 된거 같진 않다 했다.
실제로 아쉽게도, 녹음은 기대에는 크게 못미쳤다. 괜히 사람 목소리를 녹음하자고
녹음실에 비싼장비를 쓰는지 알수 있었다.
그래도 적어도 분위기 정도는 느낄수는 있었다, 요란한 영화소리 사이에 삐그덕대는
쇼파의 소리와 간간히 들리는 와이프의 신음소리.
명백히 섹스를 했다는 증거...많이 아쉽지만 어쩔수는 없었다.
인생은 고구마다, 늘 기대하고 예상한 만큼 이루어 지지 않고, 결과도 늘 기대한 것에
한참 못 미치곤 한다.
이때도 그랬다...의문은 여전히 그대로 남아있었고, 의심도 여전히 남아 있었지만
달리 다른 방법이 없었다.
그리고 A와의 사건 이후에, 와이프는 여럿의 초대남을 겪었다.
대충 세어보니 대략 열명내외 였던것 같다, 대부분은 원나잇으로 끝났고. 그다지
대단히 기억에 남지 않는 인물들이다.
하나같이 비슷하기도 했고...
다만 그중 한명과는 반년 이상 섹파의 형태로 지났으며, 또 다른 한명과는 '노예교육'에 가깝게
반년 이상을 지냈다.
그리고 이런 남자들을 겪는동안에도, A에게 간간히 이전처럼 연락이 오는걸 전해 들었지만
당시 A에 대해 관심을 둘 여지도 없었고, 관심도 없었다. 이건 와이프도 마찬가지고
의례 있던 밥만 먹으러 잠깐 보는것 조차, 와이프는 귀찮아 했고
아예 전화 자체를 씹기도 했으니까. 다만 연락이 왔었다 정도만 전했다.
그렇게 A는 우리 사이에서 잊혀지는 사람이였다, 차라리 여름철 모기 한마리가 훨씬 신경쓰이지
A따위는...
결혼전 와이프의 마지막 초대남은 '노예교육'을 시킨 초대남(?)이였고. 그후 여러 고비도있고
우여곡절도 있었지만. 결국 우리는 결혼을 하기로 둘다 마음을 합쳤다.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기 전, 둘다 지내고 있던 집이 계약이 만료시점도 비슷하게 다가올 떄고
당장은 멀었지만, 1년 내에 구체적인 식을 잡자고 말하던 시점이라.
살림부터 일단 합치자고 이야기가 나왔다, 굳이 따로 지내며 집세를 낭비도 줄이고
결혼전 사실혼 개념에 가깝게, 신혼집을 천천히 구해 보자는 말이 나오는 시점 이였다.
한가지 약속을 했다. 적어도 같이 살림을 합치고서 결혼까진, 초대남은 더이상 하지 않기로
'노예교육'을 끝으로 적어도 같이 살면서 부터 결혼전 까진 더 이상은 갈등을 낳고 싶지 않다는게
와이프의 주문 이였고. 나도 동의했다.
그 시기였다. 각자, 혹은 같이 임시 신혼집을 알아보러 다니던때, 식은 언제 올릴지는 아직은
멀었을때. 각자 아주 친한 친구 정도한테만 언급만 살짝 해두었을쯤
여름 모기 보다 존재감이 좀 떨어지던 A한테 연락이 왔다고 와이프는 심드렁하게 이야길 했다.
정말로 와이프는 좀 귀찮게 여겼다, 나도 그렇게 생각했다.
앞서 설명한 그런 만남과 교육까지 받아서 그럴까 와이프의 평가는 이전과 매우 다르게
각박하고 냉정하면서도, 천박했다.
"한번 하자고 그러는거지 뭐, 별거 있겠어?"
"아직 집도 안구했고, 이사하려면 한참 남았는데. 아직 말했던 금지기간 전이니까
생각있으면 한번 놀고 오던지"
"별로 재미없을거 같아, 뭐 딱히 그전에도 그래서 그다지"
"왜 예전엔 그래도 꽤나 좋게 말하더니, 그때 dvd방에서 섹스한거 나름
좋았다며"
"그땐 경험이 나도 뭐 지금같지 않았으니까, 그래 그땐 그것도 좋았다고 느끼긴 했는데
지금은 뭐...걔가 잘하는 애도 아니고, 그렇다고 잘 맞는편도 아닌거 같고"
"그래? 그럼 그거랑 별개로 혹시 또 연락와서 껄떡대면 이야기해."
"왜? 또 무슨일을 벌일려고"
"너 교육 받은것도 있는데, 그래도 결혼 전 한번 써먹어보지 뭐"
"뭐래..."
"왜 나름 그것도 재미있을거 같은데? 솔직히 좀 불쾌하기도 하고 A는"
"불쾌하다면서 뭐하러?"
"어차피 너도 걔 더이상 볼생각도 없잖아, 걔 목적 이란게 뻔해 보이고"
"어"
"그러니까, 솔직히 걔가 무슨 친구냐, 그냥 껄떡남이지"
"모르겠다, 그냥 안보면 되지 뭘"
와이프는 투덜거렸지만, 이때 XX의 교육덕에 이런일에 가장 거부감도 없을때의
맥스를 찍었을때라. 결국은 조건부에 한해서 수락을 했다.
만일 또 껄떡 댄다고 연락이 온다면
-이사해야 할듯 해서 한참 좀 바쁠것 같다. 신혼집으로 미리 이사를 준비 해야해서
짐 정리를 해야 할게 많아서 좀 바쁘다.
그래서 보기 힘들거 같다. 도와줄 사람도 없기도 하고, 이삿짐 센터에 맡길만한 짐들이
아니라 미리 좀 정리를 직접 해야한다, 정 볼려면 와서 일을 도와주면 밥 한번 사겠다-
라고 운을 띄웠을때 온다고 한다면. 빼박이라고 생각했다. 뭐 와이프도 동의했고
역시나...나나 와이프나 예상을 하건데 아마 한번쯤은 또 연락이 오겠거니 했다.
왜냐하면 이전에 전화 왔을때 와이프가 안받고 씹었으니까...
와이프는 A한테 연락이 왔고, 이야기를 하자. A는 결혼을 하는 거냐며 놀랐고
그래서 당장 식을 올리는건 아니고 이러저러 해서 일단 미리 같이 살림을 합치기로 했다
등등 대략적으로 말하고, 그래서 주말엔 시간이 안 난다. 평일은 당연히 일하느라 못보고
그러니 정 한번 보려거든 와서 일손을 도와주면 그때 볼수는 있을거 같다.
라고 운을떼자.
A는 흔쾌히 본인이 그럼 가서 얼굴도 볼겸 힘쓰는데 도와주겠다 했다.
이야기를 나누어 쓰다보니, 시간의 흐름을 제대로 못느낄지 모르겠으나...벌써 고등학교를
졸업한지 10년이 한참 넘어갔고. 이전 dvd방에서의 섹스도 이미 몇년전 일이다.
평소에 교류도 거의 없으면서 말이지...
순수한 의도는 전혀 없다고 확정해도 되었다.
그래서 와이프는 A를, 나와 미리 이야기 한 대로 본인이 제법 오래 지낸 빌라로 불러 들였다.
당연히 집도 아직 알아보는 중이였고, 그래서 이사는 더더욱 멀었으나.
계획에도 없던 옷방 정리(주로 안쓰는 물건을 선별해서 버리는)를 하기로 했다
사실 뭘 정리하든 그냥 구색맞추기 였으나, 그나마 미리 손볼게 그정도였다.
모두가 일을 쉬는 토요일. 와이프는 나와 말을 맞춘대로 점심 이후쯤 A를
본인이 제법 오래 지낸 빌라로 불렀다.
난 그 둘이 저녘을 먹기 전쯤, 와이프와 미리 이야기한 시간에 기습적인
방문을 하기로 했고
내가 예상한 대로 흘러가면 흘러간 대로, 그게 아니여도 A의 낯짝은 한번은
볼 생각이였다.
와이프와 미리 말을 맞춘 시간대에 기습방문을 했다, 대략 오후 5시쯤으로
A의 행동은 내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는지...와이프는 짧은 톡으로
-했어- 한마디만 보내왔다.
이번 일이 아니더라도 와이프가 부탁해둔 마트 장거리를 한손에 들고
내 집 마냥 번호키를 눌러, 와이프가 살던 빌라에 들어갔다.
거실엔 대형 쓰레기 봉투가 여러개 묶여있고, 방바닥엔 아직 정리가 안되
어질러진 잡다한 물건이 가득했다.
와이프는 자연스럽게
"오늘 못 올것 같다더니, 어떻게 왔네" 하고 들어오는 나를 맞이했고
작은 방에선 한 남자가 쭈볏거리며 나와서 통성명을 했다.
예전 사진으로 얼굴 정도는 확인했으나, 실물로 보긴 처음 이였고. 사진과
그간 A의 행동으로 상상 하던 것 과는 다소 다르긴 했다.
좀 야비하고, 양아치의 느낌을 가지고 있었는데...물론 내 편견이 많이
섞였겠지만. 그보단 유약한 느낌이 왠지 들었다.
A는 몹시 당황스러운 것 처럼 보였다. 난 자연스럽게 통성명 하며
대충 아는체를 했다.
예전 고등학교 동창이고, 오늘 잠시 와서 일도 돕고 얼굴도 오랜만에
본다고 이미 들었다고.
"넌 뭘 이런거에 친구를 부려먹니??"
괜히 와이프를 타박주는 말도 해가면서.
그래서 A는 자신이 아마 상상도 하지 못한, 빼도박도 못하고
나와의 저녘 식사를 하게됐다.
그냥 편하게 배달음식을 시키겠다고 와이프가, 주문을 넣었고
음식이 오자, 어질러진 거실 바닥을 대충 치우고 앉아 냉장고에서
충분히 차갑게 보관된 맥주와 함께 저녘을 먹었디.
비록 이삿날은 아니지만, 중국집에서 요리위주로 시켰다.
왠지 지금 돌아보면 그 상황에서도 그러고 연기를 한게 우습긴 하다...
아무리 상황이 안좋아도, 먹을건 먹여야 한다는
조선반도의 예를 지켜 일단은 저녘을 먹이긴 했다, 저녘을 먹으며
그냥 분위기 풀기용의 간단한 대화정도만 했다.
A는 지가 한 일이 있어서 그런지, 굉장히 불편해 보였으나 그래도
말을 계속 같이 섞는 노력을 보이긴 했다.
셋이서 다 먹기엔 다소 많은 음식을 시킨 탓에, 음식은 한참 남았고
와이프는 땀난거 씻지도 못한게 찝찝하다며 얼른 샤워좀 하고 올테니
둘이 나머지 다 남기지 말고 먹으라며. 씻겠다며 욕실로 갔다.
투룸에 크지 않은 빌라였지만 구조가 요상해서, 작은 거실에선
욕실 입구 자체도 보이지않는 다소 기형적인 구조의 집이라. 와이프가
씻으러 가고 나선 딱 둘만이 남겨진 분위기 속에서
A는 마치 어색한걸 감추듯 혹은 찔리는걸 감추듯
결혼 축하한다는 뻔한 말과 함께, 와이프에 대한 칭찬을 헀다
난 괜히 학교다닐때 이야기나 기억나는 일화 등이 있는지 스몰토크를
유도했다.
A는 와이프의 성격이 좋았고, 친구 관계가 어땠고, 예전부터 착하고 어쩌고
어디까지 입발린 소리 인줄은 모르겠으나...
난 이야기중 자연스레 A의 양해를 구하고
거실에 낮은 볼륨으로 켜두던 티비 앞으로 가서, 티비 화면을 몸으로 가리고
미리 준비한 usb를 주머니에서 꺼내 셋탑박스에 꽂고 리모콘을 들고 다시 자리에 합류했다.
"그런데 얘 없을때 말하는 거지만, 얘 단점도 많을거 아니에요? 너무
장점만 말하시는것 같은데 흠은 없었어요?"
A는 딱히 흠같은건 없던거 같다, 성격도 원만하고 대인 관계도 좋았다
등등등...왈왈왈 아니 말을 했다.
난 그 말을 들으며 슬쩍 리모콘을 누르며 조작을 했는데, 내 상상하곤 다르게
딱 누르면 딱 정확한 타이밍에 딱 맞추고 싶었지만
그래 좀 버벅버벅 거렸다. 이게 상상이랑 실제랑은 참 달랐다
A가 내가 대화하는 도중 리모콘을 누르며 티비를 힐끔 거리는걸 이상하게
봤을지 어떨지 그것까지 신경을 써줄 여럭도 없었고.
꽂아둔 usb를 외부장치 재생으로 들어가 폴더에 들어가..파일을 선택하고
재생을 누르기 전.
"그래요? 그런데 얘 단점이 큰거 하나가 있긴 한데"
무슨말을 하는지 눈치 채지 못할 A에 답변을 듣기 전에 난 이 상황극을 얼른 마무리
짓기 위해, A가 어떻게 반응을 하던 말던 내 할 말을 했다.
"얘가 진짜 타고난 단점이 있는데 한번 보시죠"
하이라이트 타이밍에 가깝게 맞춰 편집해둔 5분이 안되는 짧은 영상이였다.
바로 얼마전 '노예교육'을 특기로 하는 남자에게 받은 영상이다.
얼굴엔 잘 밀착되어있는 면적이 넓은 검은 안대를 쓰고, 입으나 마나 거의 벗겨진
속옷을 입은채, 양 다리를 벌려 고정 당한채. 보지엔 전동 딜도가 박혀서
돌아가고 있었다.
신음인지 비명인지 모를 소리를 내면서, 남자에게 애원을 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였다.
비록 안대를 씌워두고, 아주 보기 좋은 각도로 촬영된게 아니라서 av영상에 비하면야
미흡 하겠지만.
적어도 A는 그 영상의 주인공이 누군지. 안대를 씌워 놨어도 알아채리라.
A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당시에도 모르겠고 지금도 모르겠다.
뇌정지가 온건지 그냥 멍하니 tv를 바라보고 있었다, 내가 영상의 볼륨을 다소 크게
높인게 하나의 신호이기도 한만큼. 와이프는 약속대로 영상의 소리가 들리자
자연스럽게 욕실에서 나와 알몸으로 수건 하나만 손에 들고는, 태연하게 그저 영상이 재생되는
티비 앞을 스쳐서 말없이 자기 방으로 들어갔다.
A는 넋이 약간 나간 상태로 벌떡 일어서더니 허리만 깊게 숙여 연신
'죄송합니다'만 외치더니 도망치듯 나가버렸다.
말릴 생각도 없었지만, 말릴 틈도 없이 순식간에 도망갔다.
잠시후 와이프가 가벼운 복장에 수건으로 머리를 탈탈 털며 나왔다.
"갔나보네?뭐래?"
"그냥 죄송하다고 하던데?"
와이프는 지루하고 따분한 표정을 지었다.
"이제 이런건 시키지 마라"
"어, 뭐 그럴일도 없고 마지막 놀이라고 생각하지 뭐."
그 후로 A에게 다시는 연락이 오지 않았다, 청접장도 당연히 돌리지 않았지만
당연히 오지도 않았다.
사실 더 독하게 그 앞에서 정신공격을 하고 싶긴 했으나, 그 정도로 만족 하기로했다.
실행하기 전에는 갖은 상상을 하며, 어떻게 더 효율적이고 파괴적으로
멘탈이 부셔지게 만들지 계획했지만, 내 능력으론 그 정도 밖에 실행하지 못했다.
내가 와이프의 빌라로 들어가기전. 역시나 A는 일을 돕는게 목적이 아니라는듯
개수작을 틈틈히 걸어댔고. 와이프는 나와 미리 말을 맞춘대로 그 개수작을
받아줬다.
그리고 그 마지막 개수작에 대한 와이프의 경험담은 한마디로 정리됐다
"개 완전 조루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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