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딩때 과외한 썰 20
19부 http://www.핫썰.com/327543
몇번의 통화음 끝에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음.
선생님이 아닌...
다른사람의 목소리가...
"전화기가 꺼져있어 음성사서함으로 연결됩니다..."
'후;'
약간 꺼림칙 하긴 했지만 난 그날 외국어 성적때문에 기분이 너무 좋은탓에 별로 대수롭지 않게 여겼음.
그냥 '뭐 바쁜일 생기셨나보다' 정도로만 생각했지 그 이상 과대망상 하진않았음.
그런데도 자기전에 누워서 혹시라도 선생님의 연락이 오지않을까 존1나 조마조마하긴 했음.
그렇게 언제 빛날줄모르는 아무것도 없는 캄캄한 휴대폰 화면을 보면서 나도모르게 잠이들었음.
*
다음날, 학교에서 정규수업이 끝나고 보충 시1발 수업시간이 다가왔음.
이날 듣는 수업은 존2나 인기없는 수업이어서 난 여느때처럼 맨 뒷자리에 혼자 편하게 앉아있었는데
수업종치기 10초전에 아는놈한명이 헐레벌떡 들어와서 내 옆자리에 앉았음.
근데 이상했던게 이새2끼가 원래 나랑 보충 같은반도 아닌데 다짜고짜 들어와서 내옆에 앉은거임.
난 좀 의아해서 물었음.
"야 너 보충 여기 아니잖아"
그랬더니 존나 얼빠진 표정 지으면서 이러더라.
"어;;? 여기 xx샘수업 아닌가?"
'에휴.. 이 븅1신...'
"옆반이잖아..."
"어? 아ㅋㅋ 맞네ㅋㅋ"
이러고 머쓱한 웃음지으면서 옆반으로 또 헐레벌떡 달려가더라.
참 븅1듼 같았음.
그리고 그놈이 나가니까 수업종이 딱 울림과 동시에 앞문에서 보충담당 샘이 들어오셨음.
또 동시에 뒷문이 스윽하고 열리고 누가 들어왔는데 마치 지옥에서나 뿜어져 나올듯한 매서운 냉기가 느껴졌음.
난 뭔지모를 그 기운에 살짝 쫄아서 공포영화에서 귀신튀어나올때 천천히 뒤돌아보듯마냥 뒤돌아 누군가봤더니...
아뿔사...
요근래 한번도 못본 샤프년이 내눈앞에 떡하니 서있었음...
고개돌린 나랑 살짝 눈 마주쳤는데 내가먼저 난 절대 아무것도 못봤다는듯이 고개돌렸음.
그리고 다시 슬쩍 훔쳐봤는데 앉을자리 몰색하는듯 두리번두리번 거리더라.
난 혹시나 저년이 '씨..씨1발 설마 내옆에 와서 앉진않겠지?' 이러면서 졷나 긴장빨고있었음.
근데 내 옆자리 말고도 빈자리가 많아서 이년이 진짜 미치지 않고서야 내자리에는 안앉을꺼라고 생각했음.
그.런.데... 씨2발...
내뒤로 터벅터벅 지나가는듯 싶더니...
내 옆자리 의자를 드르륵 끌고 내 옆자리에 다소곳 하게 앉더라...
'아...시발'
솔직히 저년이랑 나랑 말은 안했지만 전에 공원에서 마주친이후로
그냥 암묵적으로 서로 쌩까고 지내는걸로 하는줄 알았는데(원래 뭐하면서 지내지도 않았지만)
저번 하교때 갑자기 나타난거하고 또 잊혀질때쯤 나타나서 날 존2나 혼란스럽게 하는데...
진짜 그년 머리끄댕이 확 땡겨 잡고 '너 정체가 뭐야' 이러고 싶었음.
*
후...
이건 어색함이라는 단어만으론 도저히 설명불가능한 분위기였음.
아니 시1발 이년이 내 옆에 앉았으면 나한테 뭐 할말이 있겠구나 싶어서 앉았겠거니 했는데
그냥 실어증 걸린 새2끼마냥 아무말도 안하고 그냥 고개 처 숙이고 평소엔 잘 보1지도 않는 교재만 처 보고있는거임.
모르겠음. 교재를 보고있던건지 걍 처 멍때리고 있던건지;
그렇다고 내가 이년한테 먼저 말걸기는 또 좀 그랬음.
다른 장소였으면 말걸었을수도 있었는데, 지금은 학교안이라서 내가 얘한테 친한척하면서 먼저 말거는건
다른 애들이 봤을땐 말그대로 시트콤에 나오는 콩트같은 한 장면이 될수도 있었음.
결국엔 나도 인사 한마디 없이 끝까지 입다물고 있었음.
그렇게 좇나 서로 어색하게 딴청피우면서 이 멈춰버린것만 같은 시간이 지나고 지나서 얼마나 지났을까...
1교시수업거의 끝나고 분위기 좀 풀렸을때 이년이 고개만 살짝 돌려서 나를 슬쩍 쳐다보더니
지 머리 귀 뒤로 슬쩍넘긴다음에 작게 말문을 뗐음.
"야..."
난 좇나 씹 상남자처럼 무뚝뚝하게 대답했음.
"어"
이랬더니 이년이 잠깐 뜸들이더니 더 조용한 목소리로 말하는거임.
"너... 주말에 뭐해?"
하 진짜 이때 '당황스러움' '난처함' '어이없음' 이런생각보다 제일먼저 엄습해온 기분은...
'두려움' 이었음.
이때 진심으로 이년이 조금 무서웠었음.
왜인지는 지금도 잘 모르겠는데 이년이 내 신상 조금씩 캐서 날 조지려고하는 속셈처럼 보였던거같음.
'시..시1발... 너 나한테 왜그러냐 내가 뭐 잘못했냐 시1발...? 혹시 그때 샤프 안빌려줘서...?
그래.. 그때부터 뭔가 니년과 이상하게 엮이기 시작했지... 문자로 내 안부를 물어보는 행동이라던가... 씨..씨2발..
설마 윗선과 연결돼있는 조직한테 일러바쳐서 샤프값으로 내 장기를 꺼내갈 생각인거냐..?씨..씨이발!!!!!!'
진심 이렇게 미친 피해망상증 환자가 할법한 과대망상까지 했음.
그리고 난 똑바로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잘못들었다는듯 다시 되물었음.
"어?;;"
그랬더니 방금한 망상때문인지 이년 표정이 마치 날 당장이라도 내 얼굴을 찢어발길듯한 표정처럼 보이는거임;
눈빛도 그렇고 시발... 내눈에만 그렇게 보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쨋든 날 존나 매섭게 쏘아보면서 말했음.
"주말에 뭐하냐구..."
와 살기가 시1발. 진짜 책상아래있는 두다리가 부들부들 떨려서 책상을 뒤엎을 판이었음.
어쨋든 대답은 해야되니 최대한 감정,표정 억제하면서 대답했음.
"그냥 뭐... 집에 있거나 가끔 영화보러 가고 그러는데..."
이랬더니 고년이 뭔가 읽을수없는 표정을 스을쩍 지었음...
졷나 ... 여기서부터 난 이년이 나를 안좋은일로 끌고 갈것이 분명하다고 느겼음.
이러니까 갑자기 또 존나 심장이 존2나 진동하는 기구마냥(뭘까?) 요동침과 동시에
뇌에선 이 상황을 어떻게 타파해야할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또 고민했음.
근데 그년이 또 말하더라.
"그래? 이번 주말에는 뭐해?"
와..하핰ㅋ 진심 씨3발 사지가 부르르 떨렸음.
마치 이년과 나 사이가 예전에 내가 이년한테 샤프 안빌려주기 전,
내가 이년한테 졷 찌질이처럼 굴었던 시절로 롤백한 느낌이 들었음.
그리고 그 순간 뭐라고 대답해야되나 존나 머리를 굴렸음.
'씨-발... 침착하자... 그냥 사실대로 집에 있을거라고 할까...?
아..아니야 시발... 그랬다간 존나 할짓없는 새2끼처럼 보임과 동시에 이년이 혹시라도 날 불러내서 뭔짓을 할지 몰라...
그렇다고 친구랑 놀러 간다고 하면... 그 친구놈들한테 당장 달려가서 확인받을 확률도 없지않아 있다...
그렇다면...'
"모르겠어. 그냥 집에있다가 영화나 보러 갈까 하는데"
이랬더니 그년이 나지막하게 대답했음.
"아...영화?... 혼자?"
'그래 혼자본다 시1발련아. 꼬움^ㅅ^?'
"아니; 혼자 보러 가겠냐. 친구랑 가던가 해야지"
이랬더니 그년이 무슨 중요한 말이라도 하려는듯 머뭇머뭇 거리는거임.
귀는 또 갑자기 새빨개져가지고...
그렇게 1분정도 지났나?
갑자기 정면 보는 상태에서 고개 푹 숙이고는 존나 귓속말하듯마냥 거의 들리지도 않을정도로 작게 말했음.
"나랑 영화 보러갈래...?"
"...뭐...?"
"나랑... 영화 보러 갈수있냐구..."
그년의 말이 내 귀에 들어옴과 동시에 세상이 딱 정지 된것처럼 느껴졌음.
주위에 떠드는놈년들,창밖에서 나는 소리, 바로 뒤에 있는 시계소리...
진짜 아무것도 안들렸음.
만화같은데 보면 주인공이 존나 충격적인 말 듣고나서 주위가 흑백으로 변하면서 존나 주인공 반쯤 넋놓고
점점 뒤로 줌아웃 되는 씬들 많이들 봤을거임.
그때 내가 딱그랬음.
진짜 머릿속이 백지가 되서 아무것도 안떠올랐음.
근데... 뭔가 기분 묘하더라.
초중딩때 여자애(여자라고 쓰고 씹-오크 라고 읽는다)들이 나한테 좀 찝쩍댄적은 있어도(진짜임 ^ㅅ^)
객관적으로 봤을때 한참 봐주고 봐줘서 좀 반반하게 생긴년(그것도 찐년이)이 영화를 보러 가자고 하니까...
과외선생님한테 느꼇던 설렘같은건 아니었지만 뭔가 살짝 비슷한 기분이 들었음.
잠시후, 난 지금까지 한 정신나간 망상들이 다 개1잡생각인걸 깨달았고 어떻게 대답해야할지 고민했음.
물론 어떻게 말하면 이년이랑 영화보러 '안'갈수있을까를 고민했음.
그때 난 세상이 내일 뒤집어진다해도 이년과 '단둘이' 영화보러가는건 절대 못할짓이라고 생각했음.
이년이랑 단둘이 영화보러 갈빠에 그냥 시2발 삭발하고 팬티만입고 이태원 게2이바를 가는게 차라리 나을정도였음.
그래도 만약 간다고 쳤을때... 둘이서 만나서 벌어지는일을 상상하면 ... 으 씨3발... 오글오글...
진짜 이라크에 인질로잡혀서 관자놀이에 AK-47 총구가 들어오지않는이상 같이가자고 못 말할것같았음.
난 그래도 뭔지 모를맘에 단박에 거절하진못하고 기분상하지 않을정도로만 대답해줬음.
"아 그게, 아직 갈지 안갈지 모르는거라서. 잘하면 가족들이랑 외식할수도 있고..."
'그니까 한마디로, 꺼지라는소리다 이년아 ^ㅅ^'
이렇게 말했더니 갑자기 그년 표정이 급 시무룩해지더라.
귀는 시뻘개진 상태로 고개숙이고 표정 개썩는데 눈 보니까 시1발 울것같이 보이는거임;;
진짜 그년 그런표정 처음봤음. 애초에 그년을 몇번 보2지도 않았지만;
뭐... 좀 불쌍해보이긴했음;
그렇다고 해서 이년과 단둘이서 영화보러 가고싶다는 마음이 생긴건 아니었음(뭐...0.000001% 정도?).
그리고 그년이 그런상태로 또 작게 대답했음.
"아... 그래"
그년이 딱 대답하자마자 타이밍좋게 쉬는시간 종이 울렸음.
그리고 종이 울리자마자 그년이 진짜 시-발 눈에 안보일정도로 빠르게 일어나서 뒷문열고 똭 나갔음.
난 존나 넋놓고 팔 한짝 의자에 올린다음에 그년이 뛰쳐 나간 뒷문만 얼빠지게 쳐다보고있었음.
'...'
*
야자까지 끝나고 10시좀 넘어서 집에 도착해서
평소처럼 가방 교복 훌렁 벗어던지고 뜨끈뜨끈한 물에 샤워를 했음.
그리고... 샤워를 끝내고 방에 들어가서 핸드폰을 확인하는데 새로온 메세지가 하나 보였음.
어젯밤부터 안왔던 선생님의 답장이었음!
'예쓰!!!'
「지하야! 집에왔지? 어젠 너무 피곤해서 답장못했어.
미안~. 그리고 외국어 잘본거 진짜 축하해!
지하 최고! 약속한대로 맛있는거 사줄께 ^^*
자세한 얘기는 내일 만나서 하자.
잘자 ~ ^^ 」
'하,ㅇ,하앟ㅇ..항가항가ㅏ...'
*
다음날 과외타임, 이제 과외하는것도 완전 적응됐고 선생님이 오는것도 별로 떨리지도 않았는데
그날은 뭐 초심이라도 찾은마냥 이상하게 개 떨렸음.
그렇게 선생님 오기전에 소파에 앉아서 잡생각하면서 멍때리고 있는도중에 선생님이 오셨음.
'오호... 화이트진에 아빠껄 훔쳐입은마냥 커보이는 하늘색 셔츠라...! 처음보는 조합이긴한데 ... 결론은 예쁘다.'
시발 어느새 나도 패션디렉터가 되어가고있었음.
어쨋든 선생님과 가벼운 인사를 나누고 나서 내 방으로 선생님을 모시고갔음.
*
"지하야 시험지좀 줘볼래?"
"네"
난 선생님이 오셨을때 선생님이 그 말을 할거란걸 예상하고 찾기쉽게 책상 맨위 서랍에 시험지를 넣어뒀었음.
그리고 좇-나 무슨 작년에 민증나오고 갓 고딩졸업한 새2끼가 편의점에서 담배살때 민증내밀듯 마냥 자신있게 내밀었음.
"여기요"
선생님이 짧은시간 시험지 이리저리 넘겨보면서 대충 훑어보더니 갑자기 맞은편에 앉아있다가 일어나셨음.
그리고 갑자기 나한테 다가오시더니...
무릎꿇고 반쯤 앉으셔서 날 살짝 안아줬음...
그리고 한 2초뒤에 바로 포옹 풀고 어버버한 표정으로 넋놓고 있던 나를 보고 싱긋 웃으시면서
양손으로 내 볼을 빙글빙글 돌리면서 말하셨음.
"지하야 ~ !! 잘했어!"
이러시면서 진짜 무슨 본인이 시험합격한 마냥 좋아하시는데...
진짜 기분 개 좋았음... 선생님이 나한테 갑작스럽게 포옹을 해줘서 좋았던거보다
선생님도 노력해서 만든 내 결실을 보고 좋아하시는걸 보니까 진짜 너무 좋았음.
그리고 선생님이 다시 맞은편 자리로 돌아가셔서 말하셨음.
"지하야... 선생님 진짜 감동이야."
"헷..."
근데 선생님 얼굴을 자세히보니까...
눈에 눈물이 고여있었음...
선생님 본인도 뒤늦게 눈치 채고나서 손으로 눈에 고인눈물 닦으신다음 애써 웃으시면서 말하셨음.
"아 미안...ㅎㅎ"
'선생님...'
솔직히 말하자면 처음엔 조금 어이없었는데 선생님의 눈물을 보고나니까 진짜 가슴한켠이 메어왔음.
진짜 눈물없는 나도 살짝 울컥해서 울뻔했음.
그후에...
이날은 뭐 시험도 잘봤겠다 딱히 별다른 수업은 안했음.
그냥 모의고사 틀린거 체크만했는데, 틀린것도 몇개 안돼서(^ㅅ^) 수업이 금방끝났음.
그리고나서 선생님이 말하셨음.
"지하야 뭐 먹고싶은거 있어?"
'끄끆ㅋ.. 제 눈앞에 있는데요'
난 순간적으로 머리굴려서 센스있게 대답했음.
"주먹밥이요..."
그랬더니 선생님이 진짜 세상다가진듯 꺄르르 웃으시더라.
선생님이 그렇게 웃으니까 나도 따라서 실실웃었음.
"ㅋㅋ"
그리고 선생님이 계속 웃으시면서 말하셨음.
"주먹밥 먹고싶어?ㅎㅎ"
"네ㅋㅋ"
"알았어. 언제한번 선생님집 또 놀러오면 주먹밥 많~이 만들어줄께ㅎㅎ
근데 이번엔 선생님이 맛있는거 사준다고 했으니까 나가서 먹을수있는거로 골라봐"
'끄.ㅇ.ㄲ으끼ㅡ끆ㄲ'
"음 저는 뭐... 가리지 않고 다 잘먹어요"
이러니까 선생님이 또 방긋 미소지으시면서 말했음.
"지하야, 그럼 혹시 내일 시간 돼?"
'끄..끄윾>끆>ㄲ끆>끄끄.윽...'
"내일요? 음... 네 돼요."
"ㅎㅎ 그러면 내일 선생님이랑 만날래?.
선생님이 맛있는거 사줄께^^
'아아...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감사합니다... '
"네...감사합니다... 근데요..."
"응?"
"언제 어디서 만나요?"
"한 4시쯤에 선생님이 지하집쪽으로 갈께"
"아 제가 선생님 집으로 가도 되는데..."
"아니야~ 선생님 집 주변은 맛집도 별로 없어.
지하집이 시내랑 가깝기도 하구"
"아...네"
그리고 선생님이 잠시 고민하는듯 하더니 책상에 팔꿈치 두쪽 올리고 양손으로 얼굴을 받치셨음.
마치 선생님의 그 모습은 황량한 벌판에 양손을 잎사귀로하고 가운데 아름다운 꽃 한송이가 개화하는
모습을 연상케했음.
그렇게 선생님이 말하셨음.
"괜찮으면 내일 영화도 볼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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