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딩때 과외한 썰 21
20부 http://www.핫썰.com/327725
"괜찮으면 내일 영화도 볼래?"
이 말을 듣고 가장먼저 느낀 감정은 기쁨과 설렘보다는 오싹함이었음.
'만약 어제 내가 그년이랑 같이 영화보러 가겠다고 말했다면...'
상상만해도 속에있는 내장이 뒤틀릴것만 같았음.
헌데 그런 찝찝한 기분도 잠시.
이 꿈만같은 현실이 믿겨지지가 않았음.
가끔 살다보면 딱히 좋은 상황은 아니더라도 분명히 현실인데 막 몽롱하고 꿈같은 순간들 다들 경험해봤을꺼임.
그때 딱 그런 기분이 들었음.
순간 시야가 흐릿흐릿 뿌여 지면서 좇나 꿈꾸는거처럼 몽롱해졌음.
'서..선생님이랑 내가 ... 영화를...본다..? 단..둘이서?.......쎾ㅅ.ㄲ쎼쓰ㅜ?!'
난 선생님한테 내 떨리는 마음을 가까스로 숨기면서 차분한 톤으로 대답했음.
"영화요?...음... 네 봐요."
그 후에 오손도손 이런저런 얘기도 더 하고, 컴퓨터로 요새 영화 재미있는거 뭐있나 찾아보기고 하다가
어느새 선생님이 돌아갈 시간이 다가왔음.
"지하야 잘있어~ 푹 자고 내일보자 ^^*"
"네... 안녕히가세요."
'잘가 누나...'
*
난 선생님이 가신 후에 너무 황홀한 나머지 불 끈 방안 침대에 누워서 아무런 생각이나 미동조차 없이
깜깜한 천장만 멀뚱멀뚱 쳐다보고있었음.
근데...
갑자기 설레어서 미칠것 같은거임.
전까지만해도 여자랑 단둘이 영화는커녕 단둘이 길한번 걸어본적 없는 찌2질이 새2끼였는데
다른사람도 아니고 내가 지금껏 몰래 흠모해온 선생님이랑 단둘이서 영화를 본다는게... 진짜 씨2발 크흨.ㄱㅋ...
그날 밤은 정말 내 인생 최고로 잠못드는 밤이었음.
힘겹게 자다깨다 자다깨다를 몇번 반복했을까...
일어나보니 아침 6시 30분이었음.
내가 마지막으로 본 시각은 새벽 5시 30분쯤이었고... 그니까 거의 한숨도 못잔거임.
그런데도 이상하게 졸리지도 않고 졸리긴 커녕 오히려 평소때보다 더 총명해진것같은 기분이들었음.
근데 시발 그때서야 생각난게 만나기로 한 약속시간은 오후 4시...선생님을 보기까진 한참남은 시각이었음.
난 약속시간 전 까지 할일을 찾았음.
아침먹기...
TV 보기...
컴퓨터하기...
소파에서 넋놓고 앉아있기...
할거 존1내없었음. 뭐 여튼 그러다가 시간이 오후 1시쯤 됐음.
근데 여기서 곧있을 내 찬란한 앞길을 위협하는 큰 위기가 닥쳐왔음.
갑자기 졸음이 쏟아지기 시작한거임...
어느정도로 졸렸냐면, 중고딩때 밥먹고 난후 5교시(특히 국사) 시간에 쏟아지는 졸음은
이때에 비하면 그냥 개 좇3밥 수준이었음.
학교가기전에 엄마가 깨워서 일어났을때 졸려서 5분만 더자겠다고 하는때의 그 졸림보다 훨씬 졸렸음.
진짜 잠들면 그냥 이대로 자연사할것같았음.
이정도로 존나 졸리긴한데 지금자면 약속시간에 절대 못일어날거같고...
설상가상 세계를 짊어진듯한 눈꺼풀은 내 양쪽 눈을 눌러오고...
진심 인간의 수면욕이 얼마나 강한지 느껴지는 순간이었음.
순간 또 동시에 머릿속에선 두가지의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음.
'그래! 딱 2시간만 자는거야! 그리고 3시에 일어나면 되잖아. 지금 안자봐봐 이따가 선생님만나서
졸린거보단 낫잖아? 사람은 피곤하면 아무것도 못해! 그럴땐 잠을 보충해야지! '
'안돼! 잘생각해. 넌 오늘 선생님이랑 약속이 있다고 이 븅2신아... 그것도 단둘이 !
지금자면 어떻게 될지 잘생각하는게 좋을거야.
지금 너혼자 외로이 니 방에서 혼자 처 자고싶어?
아니면 선생님이랑 단둘이 자고싶어?
선택은 니몫이다'
난 결국...
수면욕을 못이기고... 잠에 들었음.
사람이 진짜로 졸릴땐 성욕,식욕 이딴건 다 뒷전이더라. 진심 우선 처 자고 봐야함.
그래도 난 무조건 늦어도 3시에는 일어나겠다는 생각으로 알람도 2시 50분부터 3분간격으로 3개를 맞춰놨음.
그런데도 혹시몰라서 엄마한테 보험까지 들어놨음.
"엄마, 나 4시에 나가봐야 되니까 3시에 꼭 깨워줘 알았지?
진짜 안일어나면 얼굴에 찬물이라도 뿌려서 꼭 깨워줘야 돼. 알았지?!"
난 꿈을 매일매일 기억할정도로 잘 꾸고 잘 기억하는편인데 이땐 정말 단 한 순간도 기억안나고
그냥 영화속에 널부러진 시체처럼 곤히 잤음.
알람은 당연히 안들렸고 누가 날 깨우는것 같긴했는데 난 그냥 세상만사 다 제껴두고 잤던거같음.
근데 그 순간 누가 내 귓구녕안으로 버럭 소리질렀음.
"야 임마!"
시2발 엄마가 아니고 웬 남자목소리길래 존나 놀라서 화들짝 일어났음.
딱 보니까 씨2발 무장한 강도!!
는 훼이크고 아빠였음.
난 급하게 일어난 정신못차린 상태에서 오늘이 토요일인줄도 모르고
'아빠가 지금 집에 왜있지...? 이거 꿈인가...?' 이러면서 아빠얼굴만 빤히 보고있었음.
근데 아빠가 무겁게 한마디 툭 던지면서 내 방을 나갔음.
"오늘 어디 나간다면서? 엄마가 꼭 깨우라더라."
'아!!!!!!!!!!!!!!!!!!!'
그제서야 정신이 바짝들었음.
난 재빨리 핸드폰으로 시간을 확인했음.
아직까지도 정확히 기억남.
정확히 3시 3분이었음.
난 허겁지겁 일어나서 어느때보다 빠르게 나갈 준비를 했음.
샤워 15분만에 끝내고
5분 머리말리고
10분정도 입을옷 찾고 나갈채비 다 끝내니까 3시 30분 정도됐음.
그리고 소파에 가만히 앉아서 신랑이 결혼식장에서 웨딩드레스입은 신부와의 첫 대면을 기다리는마냥
언제올지모르는 선생님의 문자를 기다리고 있었음.
잠시 후...
선생님이 보낸 문자가 왔음.
「지하야! 선생님 지금 출발할께.
한 20분정도 걸리니까 준비하고 집 앞에 나와있어줘~」
'아아... 올것이 왔구나...끆...'
「네. 기다리고있을께요」
그 문자를 끝으로 무슨 전쟁터에 나가는 군인마냥 결의를 굳게 다지고 일어섰음.
와 근데 너무 긴장해서인지는 모르겠는데 일어나자마자 좇나 현기증이;; 세상이 어질어질 했음.
난 다시한번 내 방 전신거울에 서서 내 상태를 체크 한다음에 집밖을 나섰음.
"다녀올께요 아빠"
"...일찍와라"
그렇게 집문을 나서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는데...
와 진짜 씨1밬ㅋ 진짜 심장의 울림이 진짜... 잘못하면 발작나서 돌연사할것같았음.
존2나 선생님이랑 단지 과외하면서 공적으로 만나는것만으로도 미1칠것같은 일인데
사적으로 단둘이 만나서 뭘 한다고 생각하니까 들뜨고 설렌마음에 내 마음을 진정시킬수가 없었음.
그러던중 엘리베이터는 1층에서 멈춰서고...
난 계속 그 떨리는 마음을 유지한 채 맑은하늘속 아파트단지를 나섰음.
그리고 '아마 선생님은 버스를 타고 오실꺼야' 하는 마음으로 집 앞에서 제일 가까운 버스 정류장앞으로 나갔음.
정류장 의자에 앉지도 못하고 멀뚱히 서가지고 아무생각없이 한 여름의 정취를 맡으면서 얼마나 지났을까...
저 멀리서 이쪽 정류장으로 오는 버스 한대가 보이기 시작했음.
선생님이 탔을지 안탔을지도 모르는데 순간 그 버스가 수많은 리본과 풍선으로 감싸진 웨딩카처럼 보이더라...
난 나도모르게 정류장 뒤에 안보이게 살짝 숨어서 버스에서 누가 내리나 몰래 훔쳐봤음.
뒷문으로 한두명씩 내리는데...
선생님이 안보이는거임.
그래서 '이 차가 아닌가... 아니면 버스타고오시는게 아닌가... 아...'
이러던참에 마지막에 한 사람이 내렸음...
찰랑거리는 긴 머리에, 여름의 환한 햇살을 받아 빛을 발하는,
아름답다는 말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한 눈부신 외모...
거기에 마치 프랑스의 장인 조각가가 자신의 혼을담아 조각한듯한 여자로서 완벽한 몸의 굴곡...
여신이라는 존재가 인간의 몸을빌려 하늘에서 내려온듯한 형상이 눈앞에 보였음.
선생님이었음.
왠지 그날따라... 진짜 유난히 더 아름다워 보이시더라...
내 떨림은 그에 비례해서 최고조로 올라가있었음.
선생님이 버스에서 내려서 땅에 발을 딛자마자 난 정류장에 방금 도착했다는듯
뒤에서 나와서 선생님뒤로 몰래 다가갔음.
그리고 떨리고 설레는 맘으로 선생님을 불렀음.
"선생님...!"
그러자 선생님이 햇살받아 반짝이는 긴머리를 찰랑이며 휙 뒤돌아보셨음.
그리고 내 얼굴을 확인하고 싱그럽게 웃으면서 내쪽으로 다가오시는데...
하아... 진짜...
"안녕 지하야^^*, 기다리고 있었어 ?"
"아... 아니에요. 저도 방금 막왔어요."
순간 선생님이 약간 놀라워하는 표정지으면서 말하셨음.
"근데 선생님 여기서 내리는지 어떻게 알고왔어?"
난 살짝 당황했지만 차분하게 대답했음.
"전에 지하철말고 버스로 다닌다고 하셨었잖아요. 그래서 대충 짐작해봤어요..."
"아~ ^^* 기억력 되게 좋다~"
그말과 함께 선생님이 내 곁으로 더 가까이 다가오셨음.
난 순간 붕 뜬기분에 아무말도 못하고 그냥 돌상처럼 가만히 있었음.
선생님이 내 옆에 가까이 딱 붙더니 말하셨음.
"우리 오늘 첫 데이트네^^*?"
'끄.끄으으으으.ㅇ끄끆잌엑윾..선생님...'
그리고 선생님과 나는 단둘이 한여름의 따스한 햇살과 기분좋은 공기를 맡으며
둘만의 한적한 길을 걸어나가기 시작했음.
마치...
한쌍의 연인처럼...
[출처] 고딩때 과외한 썰 21 (야설 | 은꼴사 | 놀이터 | 썰 게시판 - 핫썰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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