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 복수의 네토란제 ----- 01
네코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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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제 1 화. 파르메리아 기사 양성 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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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드 대륙 북부의 랑그리아 왕국 북서쪽에 위치한 기사단 양성 학교.
북쪽에는 극한의 산맥이 있고 서쪽에는 울창한 숲이라는 살기 어려운 곳에 기사 학교가 있었다.
'파르메리아 기사 양성 학교'는 랑그리아 왕국이 보유한 여러 기사단의 차세대 유망주를 키우는 곳이다.
산과 숲, 그리고 마족의 영토의 경계에 세워진 학교는 실질적으로 마족으로부터 국경을 지키는 요새이다.
성벽은 없지만 최상급의 결계가 겹겹이 쳐져 있어서 하급 마물조차 함부로 드나들 수 없는 곳이다.
그 결계를 수월하게 이동할 수 있는 건 상급 마족 정도이지만
그들은 더 남쪽에 있는 마귀족의 직할지에 많이 살고 있었다.
따라서 위험한 것 처럼 보여도 의외로 안전한 장소라 새내기 기사들을 키우는데 딱 좋은 위치에 있는 것이다.
이미 이 기사 학교는 500년 이상의 역사 동안 여러 번 위기를 극복했다.
새싹 기사들이 이론을 배우고 때로는 실전을 겪으며 랑그리아 왕국의 미래를 만드는 곳이었다.
그런 유서 깊은 곳에 -
- 내 원수 중 하나가 있었다.
*
기사 학교의 아침은 빠르다.
새벽 5시 정도부터 일을 시작하는 사람 중에는 나도 있었다.
"안녕하세요, 온크 씨!"
직원용 기숙사를 나오면 바로 학교 부지 내 농장이 보인다.
거기서 작업을 하고 있는 어린 학생들이 손을 흔든다.
"아, 안녕하세요."
이 기사학교에서 배우는것은 검과 마법과 법률 만이 아니다.
그 외에도 살기 위한 지식은 모두 주입된다.
그 결과, 농업의 즐거움을 아는 학생도 있는 것이다.
아직도 어두운데 나와 있는 학생에게 감탄하며 나도 일을 시작한다.
소국의 성보다 큰 교사는 불빛조차 없었다.
어두울 때의 교사는 마치 마귀족령에 있다는 망령의 성을 연상시킨다.
그런 성이 부지 내에 수십개나 있는 것이다.
좌학은 물론 체술과 마법, 연금술도 배우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에 시설도 완비되어 있고 교사들도 많았다.
"아, 온크씨다! 안녕하세요!"
"어이! 온크! 얼마전 말했던 잡지 들어왔으니 찾아가!"
부활동에 힘 쓰는 학생들을 지날 때마다 인사하면서 학교에 들어가 1층 복도를 걷는다.
평소에는 학생들이 북적거리는 복도도 지금은 혼자만 있어서
카페트를 밟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조용하다.
"안녕하세요, 온크씨!"
복도를 지나 식당을 향하자 또 다시 북적인다.
아침식사 준비를 하는 식당의 부인들이다.
서투른 가사행위보다 힘을 쓰는 곳이고 학교의 위장을 쥐어잡고 있기 때문에 그녀들에게 거스르는 자는 적다.
나 조차도 그녀들 만큼은 적으로 돌리고 싶진 않다.
그런 부인들에게 인사를 하면서 식당 옆의 방으로 들어간다.
여기가 나의 성이다.
빽빽하게 늘어서 있는 필기도구, 소품, 약, 생활용품, 간식.
이 '매점' 이야 말로 지금의 나의 일이다.
상인으로서 지식과 연줄을 최대한 활용 - 했다고 말하면 대단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지금의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고작 이정도다.
이미 반년 정도 여기서 계속 일하고 있다.
나는 기사 교관들처럼 매우 강하지도 않고 교사처럼 똑똑한 사람도 아니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물건을 다루는 정도.
마족에게 배운 마법을 공공연하게 사용할 이유도 없다.
"그럼....."
위장역은 제대로 완수해야 한다.
재고 확인, 현금 확인, 진열대에서 모자란 물건은 창고에서 가져오고
재고가 없어질 것 같은 건 주문서에 기록하며 오래된 약품은 폐기한다.
그렇게 아침 준비를 하고 있으면 시간은 금방 흘러간다.
"안녕, 온크."
낮은 목소리에 뒤돌아본다.
아직 개점하지 않은 점포의 앞에 서 있는 건 키 큰 남자다.
기사 제복이 아니라 상급 기사의 제복을 입고 있다.
허리에 차고 있는 검도 마력을 띈 장검인데, 그 장검 만으로도 내 월급 몇년치를 족히 뛰어넘을 것이다.
스물 다섯 살의 나이로 상급 기사에 임명되고 여기 파르메리아 기사양성학교의 교사 겸 지휘관으로서 배속된 우수한 기사.
그의 이름은 리처드 에름스트.
소속은 --- 스투트 기사단.
현 왕국의 4대 기사단 중 하나로 용맹함으로 이름을 날리는 무투파 기사단이다.
그가 이전에 소속해 있던 은의 검 연대는 5년 전 소멸했다.
대장이 비열한 마족의 함정에 걸려 실종되었다고 한다.
연대는 와해되었지만 각 대원들은 다른 부대에 흡수되었다.
하지만 나는 기억한다.
리처드 에름스트, 이 자가 나의 베리시아 위에서 허리를 천천히 흔들던 모습을.
짐승 같이 신음을 흘리며 아내의 얼굴에 사정하던---!
"안녕하세요, 에름스트 선생님."
나는 미소를 지으며 에름스트에게 인사한다.
어디에나 있을 듯한 교사와 상인 간의 대화다.
"얼마 전에 주문한 교과서는 도착했어?"
"네, 입고되었습니다."
나는 창고에 들어가서 책을 들고 에름스트에게 전했다.
그 책은 검술 지침서다.
초보자부터 상급자까지 기본적인 검술 방법이 자세하게 적혀 있었다.
"언제나 검술 연습에 열심이신 에름스트 선생님인 줄 알았는데 좌학도 필요하신 거네요."
"나도 교직에 종사하기 전까지만 해도 몸만 움직이면 된다고 생각했지만,
이론을 알고나서 몸을 움직이는게 더 쉽더라고. 아직 공부중이야."
머리를 긁적이며 에른스트가 웃는다.
마치, 매우 선량한 교사의 표본이다.
아직 젊은데도 최전선에 서기 보다는 후진 양성에 불타고 있다.
학생들의 평판도 좋다. 특히 여학생들의 인기는 절대적이라고 한다.
--- 그렇다고 과거가 사라지는 건 아니다.
"안녕하세요, 온크 씨."
에름스트 바로 옆에 서 있는 건 그와 같이 상급 기사의 제복을 입은 여자다.
"아, 안녕하세요, 부인."
그녀도 파르메리아 기사 양성 학교의 교사다.
또한 에름스트의 아내이기도 하다.
깊은 보라색의 머리카락을 묶고 있고 기사 제복도 전혀 흐트러짐 없이 깔끔하다.
필시 학창시절도 성실했을 것이다.
온화한 얼굴에는 강한 의지가 서려 있었다.
"후훗, 부인이라뇨.... 언제나 처럼 한나로 불러도 좋아요."
나 같은 상인에게도 진심으로 웃는 얼굴로 미소를 돌려준다.
실제로 한나는 기사인데도 누구에게나 신분의 차별 없이 대하는 성녀같은 존재다.
그러나 인망이 넘치는 성격 외에도 그녀의 커다란 가슴과 엉덩이는 남자들의 시선을 모으는 것 같다.
그녀의 가슴이 신경 쓰여서 수업에 집중할 수 없다고 푸념을 하는 남학생들의 말이 식당에서 종종 들려온다.
마치 커다란 열매 같은 그 가슴에 매달리고 싶어하는 남학생들이 많은 것이다.
물론 한나 본인도 스투트 기사단의 일원이다.
유사시에는 에름스트처럼 부대를 이끌고 싸우는 강자다.
억지로 그녀를 덮치면 죽은 마족과 같은 운명이 된다.
에름스트와 같은 나이의 스물 다섯살의 재녀.
"......크흐."
무심코 웃음이 새어나온다.
"안녕! 오빠! 형수님!"
그런 그들 사이로 씩씩한 목소리의 주인공이 끼어든다.
"안녕, 미화."
그 여자는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긴 금발머리를 포니 테일로 묶고 있다.
움직일 때마다 포니테일이 찰랑거리고 짧은 스커트도 팔랑거린다.
가슴도 약간 흔들리지만 똑같은 제복을 입고 있는 한나 정도는 아니었다.
에름스트와 같은 누런 눈을 한 소녀.
미화 에름스트. 2학년 견습기사다.
"아저씨! 오늘도 우유 줘!"
"네네, 차가운 거 드릴께요."
나는 냉장고에서 우유를 꺼내 그녀에게 건네준다.
식당에서도 판매 중이지만 차갑게 식은 건 여기서 파는 것이다.
미화는 허리에 손을 대고 우유를 단숨에 마신다.
아무 긴장 없이 마시고 있는 그녀는 이미 학내 제일로 알려져 있다.
가장 고학년인 3학년 남자 조차 그녀를 이길 수 없다고 한다.
친오빠인 에름스트에게 직접 지도를 받고 있으며,
졸업 후에는 준기사와 기사를 뛰어넘어 바로 상급 기사로 임명받을지도 모른다는 소문도 있다.
학생들은 훈련만이 아니라 실전 토벌도 몇번이나 경험해야 한다.
서쪽의 마의 숲에 둥지를 튼 마물을 토벌하고
인근 마을을 습격한 마족을 실제로 토벌하는 임무도 있다.
따라서 극히 희박하지만 목숨을 잃는 학생도 있다.
그런 싸움을 거쳐 성장하는 수련 기사들이지만,
그 중에서도 미화의 실력은 이미 수련 기사의 영역을 훨씬 뛰어넘고 있었다.
"오빠, 오늘은 잘 봐줘! 오늘이야말로 형수님을 이겨 보일 테니까!"
"그 말은 한나에게 직접 말하지?"
"으...... 혀, 형수님과는 매일 말하고 있어."
"후후, 오늘도 지지 않을꺼야?"
약간 거리감은 있지만 겉으로 봐선 사이좋은 자매같다.
오빠를 넘어서기 전에 먼저 형수부터 이겨야 한다는 건가.
이미 미화의 검술은 교사와 비견되려 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좀처럼 남자 친구를 사귈 수 없다고 미화 본인으로부터 들은 적 있다.
"잘 먹었어요, 아저씨!"
비어있는 우유 병을 나에게 던진다.
싹싹한 아이다.
이미 매점의 외부에는 많은 학생들이 거닐고 있다.
기사단의 아침이 오자 속속들이 등교하는 것 같다.
매점에도 몇 명의 학생들이 쇼핑하러 왔다.
"아, 저기, 온쿠 씨."
그 중 하나, 고개를 아래로 숙인 여학생이 말을 건다.
작은 키의 소녀가 미약하게 미소를 짓는다.
세미롱 흑발 머리 아래로 그녀의 사랑스러운 얼굴이 눈을 치켜뜨고 올려다 보자
동그란 눈매가 마치 작은 동물 같아 보인다.
영양 상태가 의심되는 체구이지만 얼굴은 건강해 보인다.
새우등처럼 상체를 웅크리고 있는 그녀에겐 S 사이즈의 제복이 어울린다.
"그.... 주문한 책, 도착했나요?"
"아, 아르미리아 씨, 기다리고 있었어요."
방금 에름스트의 책을 가지러 갔었을 때 그녀의 책도 함께 가져왔었다.
그 책을 선반에서 바로 꺼내는 사이에 아르미리아도 다른 사람에게 인사한다.
"안녕하세요, 선생님, 미화."
"안녕 아르미리아! 또 마도서야?"
"으, 응.... 도시에서 새로운 이론이 만들어졌다기에 알아보고 싶어서..."
미화와 자매처럼 이야기하는 그녀는 일학년 학생이자 에름스트의 제자다.
"마법이라면 형수님이 더 잘하는데. 오빠 마법은 형편없어서."
"어쩔 수 없어. 방향이 다르니까."
"차라리 반을 바꾸는 건 어때? 응?"
"그것도 어려워."
에름스트는 쓴 웃음을 짓는다.
아르미리아의 담임은 에른스트이고 미화는 한나가 맡고 있다.
학생의 남매가 담임이 되면 문제가 생기는 걸까?
난 잘 모르지만 에름스트가 미화를 사양하고 있다는 건 알고 있다.
"하지만 에름스트 선생님은 나도 알기 쉽게 검술을 가르쳐 주시고 있어... 덕분에 성적도 조금 올라갔고..."
"정말?! 꽤 하잖아! 아르미리아!"
미화가 스스럼없이 아르미리아를 안는다.
그녀들은 소꿉 친구다.
왜 내가 그걸 아냐면---
아르미리아의 아버지 또한 은의 검 연대의 사람이기 때문이다.
은의 검 연대 대장, 젝사 브라운.
그녀는 외동딸이다.
에름스트에게는 소중한 제자이자 은인의 딸인 것이다.
한나 에름스트.
미화 에름스트.
아르미리아 브라운.
이 세 사람이야 말로 리처드 에름스트가 가장 중요히 여기는 존재.
그가 칼과 모든 긍지를 걸고 지키고 싶어하는 사람들.
그도 그럴 것이다.
이렇게 아름답고 우수하고 올바른 여성들이다.
썩어빠진 이 세상에서 보기 드문 인재들이다.
게다가 그녀들은 이런 나 조차 공평하게 대해준다.
다른 사람들이 나를 볼 때와 같은 경멸의 시선이 전혀 없다는 걸 난 안다.
"대장, 여기 계셨습니까?"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온다.
에름스트의 부관이자 부담임인 소피아.
"아,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되었네. 미안."
"잘 확인해주세요. 오늘은 직원 회의 전에 훈련 내용을 검토한다고 말씀하셨잖아요."
에름스트 주위의 여자들을 둘러보며 부관이 탄식한다.
에름스트는 그녀들에게 무르다.
그걸 알고 있기에 부관도 어쩔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안경을 손가락으로 들어올리고 에름스트를 보려는 듯 하더니--- 잠깐 나와 눈이 마주쳤다.
"......"
마치 쓰레기나 벌레는 보는 듯한 눈초리.
오크나 고블린 같이 추악한 내 모습에 대한 정당한 평가다.
나는 그녀의 눈에 미소를 지으며 돌려준다.
"큿......!"
소피아는 눈을 돌려 다시 에름스트에게 설교를 시작했다.
부관에게 사과하는 에름스트를 바라보는 아내나 여동생이나 여제자도 살짝 웃고 있다.
평소와 같은 아침, 언제나와 같은 풍경---
그것을 파괴하는 것이 나의 목표다.
리처드 에름스트.
내 아내를 겁간한 남자 중 하나.
직접 죽이진 않을테다.
네 놈의 가장 소중한 존재들로 같은 꼴을 당하게 만들어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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