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천년 2-27
네코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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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27章 검후(劍后)의 길
스악!
흑의인의 검식은 숨쉴 틈도 없이 고숙정의 검세를 가르며 날아들었다
.
그의 종횡무진하는 검식에 고숙정은 땀을 뻘뻘 흘리며 맹렬히 검을
휘둘러 흑의인의 공세를 막아냈다.
헌데 기이한 일이 벌어졌다. 고숙정은 흑의인의 공세를 막아내는 가
운데 자신도 모르게 방어의 초식수가 줄어들었으며 마침내 그녀는 흑
의인의 기묘무쌍한 공격을 단 한 초로 효과적으로 막아내게 되었다.
그것은 이미 상궤를 벗어난 경지였다. 목검이 그녀의 신체 일부가 되
어 상대의 공세에 반응하는 것이었다.
고숙정은 흠칫 놀랐다.
'이 사람, 지금 내게 복마신검결을 가르치고 있다!'
그녀도 비로소 흑의인이 자신에게 검법을 가르치고 있음을 깨달은 것
이다.
흑의인이 구사한 수법은 다름아닌 복마신검결이었다.
복마신검결을 알고 있는 사람은 이 세상에서 자신과 사부 유성신검황
, 그리고 이검한밖에는 없었다.
그렇다면 흑의인이 누구인지는 더 이상 설명의 필요도 없다.
"바득! 이검한! 네놈이었느냐?"
고숙정은 모멸감과 분노를 금치못하며 교갈을 내질렀다.
스슷!
흑의인은 유령같이 신형을 빼내어 장권에서 물러났다.
흑의인은 다름아닌 이검한이었다.
"오랜만이오, 고소저!"
흑의인은 비로소 얼굴을 가린 손수건을 떼어내며 말했다.
그러자 헌앙하기 이를 데 없는 이검한의 얼굴이 드러났다.
"네… 네놈이 나를 우롱하다니! 바득! 오늘 사생결단을 내고 말겠다!
"
고숙정이 수치와 분노에 몸을 떨며 사납게 교갈했다.
그런 그녀의 모습에 이검한은 짐짓 싸늘한 냉소를 지었다.
"소저는 아직 내 적수가 아님을 스스로 잘 알고 있을텐데?"
"바득! 길고 짧은 것은 대봐야 아는 법이다!"
고숙정은 이를 갈며 앙칼진 음성으로 외쳤다.
그러나 이검한은 태연한 표정으로 손을 내저었다.
"안됬지만 오늘은 소저와 겨루려고 찾아온 것이 아니오! 승부는 다음
기회로 미루어야겠소이다!"
말과 함께 그는 고숙정의 반응을 무시한 채 몸을 돌려 곡구를 향해
걸어갔다.
"서, 서랏!"
고숙정은 분노에 발을 구르며 황급히 이검한의 뒤를 쫓아가려고 했다
.
헌데 바로 그 때였다.
"사, 사매! 큰일났다!"
한소리 다급한 외침이 고숙정의 발걸음을 묶어놓았다.
화라라락!
허공에서 중후한 인상을 지닌 한 명의 장한이 질풍같이 날아내렸다.
천자검 종리백!
유성신검황의 대제자인 그가 사색이 되어 나타난 것이다.
"무슨 일이예요, 대사형?"
고숙정은 종리백의 안색이 심상치 않음을 직감하며 의아한 표정으로
급히 물었다.
"사모님이 위독하다! 빨리 가봐야 한다!"
종리백은 곡구쪽으로 걸어가는 이검한의 뒷모습에 눈길을 주며 황급
한 어조로 말했다.
고숙정이 깜짝 놀랐다.
"언, 언니가 위독하시다고요?"
그녀는 대경하며 외쳤다. 그와 함께 그녀는 본능적으로 자신의 언니
의 부상이 이검한과 관계가 있음을 직감했다.
종리백은 초조한 안색으로 말을 이었다.
"갑자기 자진(自盡)을 하시려고 해서 저지했지만 한발 늦어서 폐부(
肺腑)에 심각한 손상을 입으셨다!"
그는 이마로 흘러내리는 빗물을 닦으며 고숙정을 재촉했다.
"어, 어서 가요. 사형!"
고숙정은 잠시도 시간을 지체할 수 없었다.
스팟!
그녀는 더 이상 이검한에게 신경쓰지 않고 급급히 교구를 날려 빗속
으로 날아올랐다.
종리백도 급급히 몸을 날려 그녀의 뒤를 따랐다.
'자애검모가 자살을 시도하다니!'
이검한은 괴로운 표정으로 두 남녀가 사라진 곳을 주시했다.
그는 자애검모 고숙향이 자살을 시도한 이유를 충분히 짐작할 수 있
었다.
그윽하고 자애로운 성품을 지닌 고숙향이 자살을 시도했다는 말을 듣
자 마음이 아파왔다.
'가보자. 내 도움이 필요할지도 모르니!'
이검한은 내심 중얼거리며 침중한 눈빛을 지었다.
스읏!
그의 신형은 이내 폭우 속을 뚫고 고숙정과 종리백이 사라진 곳으로
쏘아져갔다.
쏴아아!
빗줄기는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거세어지고 있었다.
* * *
"흐윽! 전 어쩌라고 이런 어리석은 짓을 하셨어요, 언니?"
여인의 비통한 울부짖음이 폭우 속에 서 있는 남천암을 뒤흔들었다.
남천암 주위에는 수십 명의 검수들이 침통한 표정으로 고개를 떨구고
있었다.
방문이 열린 남천암의 본당 안에는 자애검모 고숙향이 두 눈을 꼭 감
은 채 침상 위에 누워있었다.
핏기 한점없는 파리한 안색에 상의가 벗겨진 채 흰 천으로 칭칭 감고
있었다.
"흐윽!"
침상 옆에는 고숙정이 주저앉은 채 처연하게 오열하고 있었다. 그런
그녀의 뒤로 두 명의 비구니가 침통한 표정으로 서 있었다.
현재 고숙향은 다량의 출혈과 함께 폐부의 손상으로 인해 기색이 엄
엄한 상태였다. 빠른 시간 내에 기사회생의 영약을 구하지 못하면 그
녀는 죽고 말 것이다.
하지만 당장 어디서 그같은 영약을 구할 수 있단 말인가?
"흐윽! 돌아가시면 안돼요, 언니!"
고숙정은 죽어가는 언니의 손을 붙잡고 몸부림쳤다.
헌데 바로 그때였다.
"무, 무엇하러 왔느냐? 고독전신!"
돌연 남천암의 뜨락에서 노기서린 외침이 터져나왔다.
고숙정은 흠칫하며 문 밖을 돌아보았다. 그런 그녀의 시야로 빗속에
우뚝 서 있는 이검한의 모습이 들어왔다.
"모두가 네놈 때문이다! 어서 무기를 뽑아라!"
몇몇 젊은 고수들이 분노를 참지 못하고 장검을 뽑아들었다.
헌데 실로 기이한 일이었다.
'혹시 저자라면 언니를 살려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검한을 보는 순간 고숙정은 왠지 모를 기대감이 마음 속에 솟구쳐
오르는 것을 느꼈다.
"그를 막지 말아요!"
그녀는 급히 외쳐 동문들의 행동을 저지시켰다.
그녀의 갑작스런 외침에 혁련검호각의 문하들은 의아한 기색을 감추
지 못했다.
그러나 감히 누구도 그녀의 명을 어길 수는 없었다.
혁련검호각의 제자들은 불만스러웠으나 급히 물러서 이검한에게 길을
터주었다.
이검한은 말없이 걸음을 옮겨 남천암 안으로 들어왔다. 그리고는 침
상으로 다가와 고숙향의 맥문을 쥐어보았다.
'안 좋군!'
그의 안색이 일순 침중하게 변했다. 고숙향의 상세는 엄중하기 이를
데 없어 기식이 엄엄했다.
'이대로 방치하면 일 각 이내에 사망하고 만다!'
이검한의 얼굴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그것을 본 고숙정은 불안과 초조가 깃든 간절한 시선으로 이검한을
올려다 보았다.
"어, 어떠냐? 방도가 없느냐?"
그녀는 입술을 잘끈 깨물며 사정했다.
"언니를 살려다오! 그럼 너를 위해 무슨 짓이라도 하겠다!"
그녀는 말과 함께 이검한의 앞에 그대로 무릎을 꿇었다. 철석간담을
지녔다는 그녀였건만 그녀의 두 눈에서는 닭똥같은 눈물이 뚝뚝 흘러
내리고 있었다.
이검한은 그런 고숙정의 모습에 절로 가슴이 뭉클해짐을 느꼈다.
그는 침중한 안색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소! 소저와 긴히 할말이 있으니 동문들을 남천암에서 모두 물러
가게 해주시오!"
"아, 알겠다!"
고숙정은 마치 지옥에서 부처를 만난 기분에 즉시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이어 그녀는 동문들에게 명해 모두 남천암 밖으로 물러나도록 했다.
이내 남천암에는 고숙향과 고숙정 자매, 그리고 이검한만이 남게 되
었다.
이검한은 다른 사람들이 물러가고 나자 쓴웃음을 지으며 어렵게 입을
열었다.
"내게 영자(令姉)를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이 한 가지 있기는 하오만
그 방법이란 것이 좀……!"
그는 어색한 표정으로 말 끝을 흐렸다.
순간 고숙정의 얼굴이 새빨갛게 물들었다. 눈치 빠른 그녀는 이검한
의 말에서 그 치료법이란 게 어떤 것인지 대강 짐작한 것이다.
그녀는 갈등의 눈빛으로 사경을 헤매고 있는 고숙향을 내려다 보았다
. 그녀로서는 어려운 결정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러나 더 이상 망설일 수가 없었다.
'그래! 한 번이나 두 번이나 무슨 차이가 있겠는가?'
이내 그녀는 결심하고는 잘근 입술을 깨물었다.
"좋, 좋다! 네가 무슨 방법을 쓰든 상관치 않겠다. 언니를 회생시켜
만 다오!"
"알겠소. 최선을 다하리다!"
이검한은 침중한 안색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고숙정은 창백한 안색으로 죽은 듯이 침상에 누워있는 고숙향의 얼굴
을 한 번 더 응시했다.
'용서해요, 언니!'
그녀는 입술을 깨물며 내심 중얼거렸다.
이어 고숙정은 말없이 남천암 밖으로 날아나갔다.
탕!
거칠게 문이 닫히고 이내 암자 안에는 이검한과 고숙향 두 사람만이
남게 되었다.
"휴우!"
이검한은 길게 심호흡을 했다. 고숙향과 단둘이 있게 되자 어쩔 수
없이 가슴이 두근거린 때문이었다.
'이분과 전생에 무슨 깊은 인연이 있었기에 두 번씩이나 이런 상황을
겪는단 말인가?'
이검한은 연민과 고뇌의 시선으로 반라의 고숙향을 내려다 보았다.
현재 그녀의 몸에 걸쳐진 것은 승포의 치마 뿐이었다.
'언제까지 이렇게 있을 수만은 없는 일이다!'
이검한은 입술을 깨물며 약해지려는 마음을 부추켰다.
먼저 그는 대라금침을 고숙향의 상처부위에 꽂아 더 이상 상세가 악
화되지 않도록 처방했다.
그리고는 자신의 의복을 벗기 시작했다.
곧 그의 건장한 육체가 드러났다. 치료를 하기 위해서 고숙향의 알몸
을 어루만지는 사이에 그의 하체 일부는 이미 극한까지 팽창하여 은
은한 통증이 느껴질 지경이었다.
자신의 의복을 모두 벗어버린 이검한은 떨리는 손길을 고숙향에게로
가져갔다.
떨리는 손길에 의해 고숙향의 치마끈이 풀어지는 순간 이검한은 숨을
죽였다. 묻어날 듯 희디흰 허벅지가 시야에 쏘아들어왔기 때문이다.
이검한의 숨결이 절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안돼! 나는 지금 이분을 살리려는 것이다!'
이검한은 들끓는 본능을 억누르며 심호흡을 했다. 그리고는 눈을 감
고 다시 한번 옥룡흡정도인술의 진결을 되뇌여보였다.
마음의 준비가 된 그는 눈을 떴다.
'용서하십시요!'
이검한은 가슴 찌르는 죄책감에 몸을 떨며 고숙향에게로 다가가 그녀
의 다리를 벌린 뒤에 풍만한 그녀의 알몸 위에 겹쳐 누웠다. 가슴에
난 상처를 누르지 않기 위해 두 팔로 상체를 버팅긴 자세로…
그의 건장한 하체가 지긋이 눌려졌다. 순간 이검한의 입에서 앓는 듯
한 신음소리가 흘러나왔다. 형언할 수 없이 따스하고 옥죄는 자극이
그의 예민한 부위에 느껴진 것이다.
그것은 실로 견디기 힘든 것이었다. 그러나 이검한은 정신을 집중하
여 한 가지 구결을 운용하기 시작했다.
우르르릉!
이내 그의 내부에서 천둥소리가 일며 막강한 역도가 고숙향에게 흘러
들기 시작했다.
그것은 생명의 격랑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었다. 이검한의 극양지정
은 고숙향의 죽어가는 육신으로 흘러들어가 그녀의 사그러들었던 생
명력을 자극하였다.
음(陰)과 양(陽)!
남녀가 서로에게 흡인력을 지니는 그 상반된 기운이 삽시에 고숙향의
심맥에 가득 들어차 휘돌기 시작했다.
그것은 막 이승과 저승의 경계인 음양계(陰陽界)를 건너려던 고숙향
의 영혼을 다시금 이승으로 끌어들이기에 충분한 막강한 힘이었다.
스으으!
한치의 틈도 없이 결합된 두 남녀의 육체 위로 희고 붉은 기류가 감
싸며 휘돌기 시작했다.
그것은 양극지기! 음과 양이 조화를 일으키며 생성되는 하늘과 땅 사
이의 가장 강력한 기운이랄 수 있는 것이었다.
남천암의 밖,
"……!"
쏟아지는 폭우 속에 한 여인이 장승처럼 우뚝 서 있었다.
눈 한번 깜박이지 않고 남천암 쪽을 노려보고 있는 훤칠한 체격의 그
여검수는 물론 철사자검 고숙정이었다.
남천암의 문은 꼭꼭 잠겨져 있어 그 안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
지, 엿볼 수가 없었다.
하지만 지금 남천암 안에서 벌어지는 일이 그녀의 뇌리에는 마치 실
물을 보고 있는 듯이 선명하게 비추어졌다.
고숙향이 어떤 자세를 취하고 있는지 그녀의 육체 위에서 이검한이
어떤 행위를 하고 있는지를 말이다.
고숙정의 눈꼬리가 고통스럽게 경련을 일으켰다.
'네놈은 나 고숙정의 손에 죽어야만 한다, 이검한!'
고숙정의 입술이 피가 나도록 깨물려졌다.
그녀의 궁극적인 목표는 전설의 검후(劒后)가 되는 것으로 검예의 절
정에 이르기 위해서는 마음의 평정이 최우선의 조건이 아니겠는가?
하지만 현재 고숙정은 마음의 평온을 얻을 수가 없었다.
긴요한 순간마다 떠오르는 고숙향과 이검한의 음란한 모습이 그녀의
마음의 평정을 무참하게 빼앗아 버리는 것이다.
'죽인다. 놈을 죽여야 나 고숙정은 구원을 받을 수가 있다!'
고숙정의 손이 목검의 손잡이를 으스러져라 움켜 쥐었다. 들끓는 분
노와 투지가 활화산처럼 그녀의 내부에서 들끓고 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자신이 이검한을 벨 수 없음을 잘 알고 있었다. 아니,
검후로서 지녀야 할 무욕과 무심의 경지에 이르지 못함을…
뜨거운 두 줄기 눈물이 고숙정의 핼쑥한 두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검후를 꿈꾸는 이 여인의 이름은 고숙정이었다. 종남의 암사자라 불
리는 여걸…
이검한이 남천암을 나왔을 때 비는 어느덧 그쳐 있었다.
그리고 남천암 밖에는 고숙정의 모습도 사라져 있었다.
단지 탐스럽고 긴 머리카락이 잘려진 채 빗물 속에 잠겨 있을 뿐이었
다.
이검한은 잘려진 머리카락을 소중히 집어들고는 긴 한숨과 함께 그의
모습은 남천암 아래로 흐르듯이 멀어져 갔다.
* * *
-청화관(淸華館)!
낙양 교외에 자리한 도관으로 저 무당파의 지파(支派)였다.
청화관에는 관주인 수운도고(水雲道姑)와 그녀의 제자 십여 명이 수
련에 정진하고 있었다.
여도고들로만 이루어진 청화관은 낙양의 귀부인들이 자주 예불을 드
리러 오는 명소였다.
하지만 지금 청화관은 사악한 마수에 유린 당하고 있었다.
"제, 제발, 용서해 주세요. 시주들!"
"무… 무엄하다, 이놈들! 내가 누군 줄 알고……!"
어린 도고의 겁에 질린 울음소리와 귀부인의 두려움에 찬 신음소리가
뒤섞여 흘러나오고 있었다.
청화관 일대는 온통 피비린내가 진동하고 있었다.
끔찍하게도 청화관 마당에 여러 명의 남녀가 무참한 모습으로 죽어있
지 않은가? 그들은 청화관에 예불을 드리러 온 귀부인들의 수행 하인
들이었다.
한창 엄숙한 예불이 진행되고 있을 무렵 이십여 명의 파락호들이 갑
자기 청화관에 들이닥쳤다.
그자들은 불문곡직하고 주인과 수행온 하인하녀들을 모조리 격살시켰
다. 그리고 귀부인과 도고들은 모두 본당 안으로 몰아넣은 것이었다.
"으헤헤! 여도사들이니 물론 처녀겠지?"
"클클! 네년이 낙양지부의 마누라냐?"
음험한 음담패설이 신성한 도관을 더럽히고 있었다.
도관 안에서는 여인들이 파락호들에게 희롱당하고 있었다. 십여 명의
도고들과 네 명의 귀부인들이 그녀들이다.
도고들은 어린 소녀로부터 나이 든 중년 도고까지 그 연령층이 다양
했다. 한결같이 미색이 뛰어난 도고들은 일신에 회색 도포를 걸치고
있었으며 머리는 짧게 깎은 모습이었다.
네 명의 귀부인들은 현 낙양지부의 부인과 다른 관리의 아내들이었다
. 하나같이 대단한 미모와 도도한 기품을 지닌 여인들이었다.
그러나 도고들은 물론 그 지체높은 부인들마저도 지금 파락호들에게
온 몸이 주물려지며 희롱당하고 있었다.
이십여 명의 파락호들은 한눈에 도둑질과 살인, 강간 등을 예사롭게
일삼는 하오문의 무리들임을 알 수 있었다. 그런 그자들의 만행은 차
마 눈뜨고 볼 수 없을 정도였다.
"놓, 놓아랏! 감히 내게 이런 짓을 하다니!"
한 명의 귀부인이 두 명의 파락호들에게 유린 당하며 몸부림치고 있
었다. 다소 살찐 몸매지만 후덕하고 기품있는 용모의 이 중년미부는
바로 낙양지부의 아내인 주부인(朱婦人)이었다.
지금 그녀는 두 명의 음적에게 유린당하고 있었다. 한 놈은 그녀의
팔을 짓눌러 꼼짝달싹 하지 못하게 만들었고 다른 한놈은 그녀의 비
단 저고리를 잡아뜯고 있었다.
저고리 고름이 뜯겨 나가며 그 틈으로 백설같이 흰 한 쌍의 육봉이
출렁이며 드러났다.
"클클! 고관대작의 계집들은 거기도 특별한지 구경해보자!"
저고리를 찢은 놈이 히죽 웃으며 치마도 거칠게 찢어냈다.
날카로운 비명과 함께 주부인의 치마와 속옷이 한꺼번에 벗겨졌다.
그러자 만지면 묻어날 듯 희디흰 여인의 하체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
여인은 남편 외에 한 번도 외간 사내에게 보여준 적이 없는 하체의
깊은 곳이 노출되자 비명을 지르며 몸부림쳤다. 그녀는 필사적으로
무릎을 오므려 부끄러운 곳을 감추려 했다.
그러나 소용없는 짓이었다. 사내의 거친 손길은 그녀의 허벅지를 활
짝 벌려버렸다.
"안돼! 흐윽, 제발, 놓아다오!"
주부인은 오열하며 간절하게 애원했다.
그러나 파락호들에게는 그야말로 우이독경이었다.
"켈켈! 이거 다른 계집들과 별로 다르지 않는걸?"
그자는 음탕하게 웃으며 주부인의 몸 위로 올라왔다.
'"그럼 어디 낙양지부와 동서가 되어볼까?"
이어 그자는 음험하게 웃으며 하체를 주부인의 중심부로 거칠게 밀어
붙였다.
다음순간 여인의 입에서 처절한 비명이 터졌다.
작살에라도 맞은 듯 퍼득이는 그녀의 알몸 위에서 사내는 미친 듯이
요동을 치기 시작했다.
그같은 만행은 청화관의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었다.
치한들은 대개 한 여인을 끼고 희롱하고 있었다. 하지만 사내의 숫자
에 비해 여자가 모자라는 탓으로 그 중 몇 놈은 두 명이 한 여자를
차지한 채 희롱하는 모습도 보였다.
실로 목불인견의 만행이 아닐 수 없었다.
"클클! 마음껏 짓밟아라! 그 계집들은 이 어르신네가 너희들에게 주
는 선물이니라!"
그같은 만행이 자행되고 있는 청화관의 제단 앞에 한 명의 청년이 광
기 어린 눈을 번득이며 외치고 있었다.
청년의 나이는 이십대 초반의 영준한 용모로 오랫동안 술에 찌들고
황음하여 그자의 행색은 추악하게 변해버리고 말았다.
-유령잠룡(幽靈潛龍) 유운학!
유령마제의 제자로 사부의 딸인 구양소소를 능욕하여 순진무구했던
그녀를 악독한 흡정마녀로 만든 장본인인 바로 그자가 아닌가?
헌데 그자가 지금 폐인이 된 모습으로 이곳 청화관에서 천인공노할
만행을 자행하고 있는 것이었다.
야심만만하고 영기발랄하던 그자가 어쩌다가 이런 몰골이 된 것일까?
유운학을 망친 것은 죄책감이었다.
혈마대장경에 눈이 어두워져서 사모인 유령부인을 시해한 그날 상가
촌으로 달려갔던 그는 자신의 어머니 유부인이 유령마제 구양수에게
사로잡힌 것을 보게 되었다.
하지만 그는 자기 목숨이 아까워서 유부인이 유령마제의 수하들에게
유린당하는 것을 방치하고 현장에서 도망쳐 버렸었다.
불효하고 비굴한 자신에 대한 혐오감!
그것이 만성극독처럼 유운학의 몸을 망쳐갔다.
크나큰 희생을 치르고 손에 넣은 혈마대장경을 익힐 마음도 생기지
않았다. 그저 술과 여자로 하루하루를 연명했다. 쾌락에라도 몸을 맡
기지 않으면 당장 미쳐버릴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유령부인 해옥정과 구양소소의 거처를 알아내고 쳐들어가
천인공노할 만행도 저질렀다.
하지만 복수의 통쾌함보다는 지독한 자기혐오와 죄책감만 더 짙어졌
을 뿐이다.
결국 더욱 더 술과 쾌락에 몰입하게 되었고 그 결과 지금같은 폐인이
되어버린 것이다.
"흐흐흐! 쓰레기들……!"
유운학은 연신 술병을 기울이며 광기 번득이는 눈으로 장내를 쓸어보
았다.
여인들을 겁탈하고 있는 파락호들은 바로 유운학이 끌어 모은 부랑자
들이었다. 하오문의 무리들인 그자들은 무공이 뛰어나고 노략질한 물
건들을 아낌없이 나눠주는 유운학을 수령으로 모신 것이었다.
"신… 신벌(神罰)이 두렵지 않나요, 시주?"
유운학의 옆에서 탄식성이 흘러나왔다.
제단 앞에는 한 명의 중년도고가 힘없이 기대앉아 있었다.
청수하고 단아한 용모를 지닌 중년도고의 안색은 파리하게 변해 있으
며 입가로는 피가 흘러내리고 있었다. 일견하기에도 심한 내상을 입
은 듯했다.
그녀는 바로 청화관의 관주인 수운도고였는데 유운학과 싸워 극심한
내상을 입은 상태였다.
청화관 내에는 무공을 제대로 연마한 사람은 수운도고 한 사람뿐이었
다. 따라서 수운도고가 제압 당하자 다른 도고들은 저항조차 하지 못
한 채 꼼짝없이 제압 당하고 만 것이었다.
"신벌이라고?"
수운도고의 말에 유운학은 광기가 번들거리는 눈으로 히죽 웃었다.
"만일 신이 존재한다면 나란 놈은 이미 오래 전에 벼락을 맞아 죽었
을 것이다!"
그자는 입꼬리를 비틀며 조소를 머금었다.
"그러나 보라! 나는 아직까지 멀쩡하게 살아 있다. 이것이 신이 없다
는 증거가 아니고 무엇이겠느냐?"
그자의 광오한 어투에 수운도고는 장탄식을 발했다.
"무, 무량수불! 구제할 수 없는 악종이로고!"
그녀는 고개를 설레설레 저으며 중얼거렸다. 유운학의 눈에 가득찬
자포자기의 자기학대의 광기를 그녀는 본 것이었다.
유운학은 고개를 끄덕이며 앙천광소를 터뜨렸다.
"크하하! 그렇다! 나는 하늘을 거역하는 패륜아다!"
이미 삶을 포기한 그로서는 아무것도 두려울 것이 없었다.
"이런 나를 하늘이 벌하지 않는 것을 보면 나의 악업이 아직 하늘까
지 닿지는 않은 모양이다!"
그자의 두 눈에는 잔혹하고 섬뜩한 광기만이 가득차 있을 뿐이었다.
그것은 이미 회복할 수 없는 극한의 자기 파멸로 치닫고 있었다.
"해서… 나는 앞으로도 악행을 계속해서 과연 신이 나를 응징하는지
시험해 볼 작정이다!"
유운학은 거침없이 광오한 어조로 지껄였다.
"너! 그리고 너! 이리들 와봐라!"
그자는 문득 몇 명의 사내들을 향해 손가락을 했다.
"헤헤! 부르셨습니까, 공자님?"
"분부만 내리십시요!"
지적을 받은 사내들은 즉시 허리를 굽신거리며 유운학 앞으로 다가왔
다.
유운학은 그런 그자들을 향해 수운도고를 가리키며 냉혹한 어조로 명
했다.
"이 계집을 짓밟아라! 내가 보는 앞에서!"
"시, 시주!"
유운학의 입에서 떨어진 냉혹한 말에 수운도고는 기겁했다.
그녀의 안색은 삽시에 새하얗게 질렸다.
"켈켈! 알아 모시겠습니다!"
"크카카! 내가 먼저다!"
유운학의 명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파락호들은 일제히 수운도고를 덮
쳐갔다.
수운도고는 사내들에게 깔리며 비명을 질렀다.
그녀의 도복은 삽시에 사내들의 거친 손길에 찢겨나갔다.
현문에 귀의한 몸인지라 그녀는 사내를 전혀 모르는 순결한 처녀의
몸이었다. 그런 그녀의 순결한 육체가 음수들의 마수에 무자비하게
유린당하려는 순간이었다.
"천, 천벌을 받을 것이다!"
수운도고는 육중한 사내의 몸무게를 느끼며 절망했다.
유운학은 음적들에게 유린당하는 그녀의 모습을 내려다보며 냉혹하게
웃었다.
"흐흐! 어떠냐? 이런데도 신이 있다고 주장할 테냐?"
그자의 두 눈은 도착적인 광기로 번들거리고 있었다.
헌데 바로 그때였다.
"신은 없을지 몰라도 네놈들을 쳐죽일 사람은 있다!"
돌연 청화관 밖에서 싸늘하기 이를 데 없는 여인의 음성이 들려왔다.
쾅!
동시에 본당의 문이 박살나며 두 명의 여인이 유령같이 안으로 뛰쳐
들어왔다.
"헉! 너, 너는!"
갑자기 뛰쳐든 두 여인 중 한 명을 본 유운학의 두 눈이 찢어질 듯
부릅떠졌다.
두 명의 여인들은 야리야리한 몸매에 섬세한 용모를 지닌 소녀와 극
히 무표정한 안색을 지닌 중년여인이었다.
-구양소소!
-금강신녀!
바로 그녀들이 아닌가?
무산의 신녀묘에서 실종되었던 두 여인이 나타난 것이다.
"켈켈! 이것들은 또 웬 떡이냐?"
"크카카! 어린 계집쪽은 내가 점찍었다!"
여인들을 겁탈하고 있던 파락호들은 돌연 나타난 두 여인을 보자 입
이 찢어져라 벌어졌다. 그자들은 앞뒤 가릴 것도 없이 그대로 두 여
인을 향해 덮쳐갔다.
우지직!
다음 순간 뼈가 으스러지는 끔찍한 소리와 함께 피가 확 솟구쳐 올랐
다.
"크에에엑!"
"케에엑!"
그 속에 터져오르는 단말마의 비명들!
구양소소와 금강신녀의 몸 주위에는 보이지 않는 무형의 벽이 쳐져
있었다. 그것을 모르고 덮쳐든 파락호들이 강맹한 반진력에 휘말려
즉사한 것이었다.
구양소소는 살기가 뚝뚝 돋는 시선으로 주위를 쓸어보았다.
"살아있을 가치도 없는 것들!"
싸늘한 중얼거림과 함께 그녀는 벼락같이 십지를 날렸다.
"크아악!"
퍼퍽!
뼈와 살이 으깨지는 끔찍한 소리와 함께 도처에서 시뻘건 피보라가
일어났다. 장내의 파락호들이 몰살당한 것은 거의 찰나지간의 일이었
다.
파락호들에게 겁탈당하고 있던 도고와 귀부인들은 이 돌연한 사태에
겁탈당하던 자세 그대로 누운 채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었다.
그것은 낙양지부의 아내인 주부인(朱婦人)도 마찬가지였다.
부르르르!
헌데 사지를 민망하게 벌리고 누워있던 그녀의 허연 알몸에 돌연 세
찬 경련이 스쳐지나갔다.
'맙… 맙소사! 저… 저분은……!'
격렬한 파문이 이는 그녀의 시선은 구양소소와 함께 도관으로 들어선
금강신녀에게 꽂혀 움직일 줄 몰랐다.
'태황후(太皇后) 마마!'
주부인은 숨이 멎는 듯한 충격을 받았다.
금강신녀는 그녀가 잘 아는 고위한 여인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녀
는 이미 삼 년 전에 죽어 황릉에 묻힌 것으로 알려졌었다. 헌데 그녀
가 버젓이 살아서 주부인의 눈앞에 나타난 것이다.
'황… 황후마마께서 살아 계시다니… 이게 대체……!'
주부인은 너무도 놀라 이 순간 자신의 몸이 이미 파락호들에게 더럽
혀졌다는 사실조차도 잊고 있었다.
과연 금강신녀의 정체는 무엇일까?
"크크! 훌륭한 선천강기로군!"
구양소소를 알아본 유운학은 그러나 태연한 표정으로 히죽 웃으며 여
전히 쥐고 있던 술병을 기울였다.
이미 생을 포기한 그자에게 두려움 같은 것이 남아있지 않았다. 그에
게 있어 죽음은 공포가 아니라 구원이라 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단 한 번의 손짓으로 장내의 파락호들을 몰살시켜 버린 구양소소는
원한과 살기 가득한 눈으로 유운학을 노려보았다.
"바득! 드디어, 네놈을 찾아냈구나! 저주받을 놈!"
그녀는 천천히 유운학을 향해 다가섰다.
유운학은 다가서는 구양소소를 바라보며 충혈된 눈으로 키득 키득 웃
었다.
"흐흐흐! 그거야 네가 나를 쫓아다니는 기술이 어리숙해서였지 내가
일부러 피한 것은 아니다!"
그자는 취기가 오른 핏발선 눈을 광기로 번득이며 말했다.
"언제고 네가 나를 찾아올 줄 알았다. 해서 일부러 여기저기 내 흔적
을 남겨두었거늘 이제야 찾아내다니……!"
그자는 구양소소를 향해 끌끌 혀까지 찼다.
구양소소는 어이가 없었다.
"바득! 태연한 척 하지 마라! 육시를 할 놈!"
그녀는 악을 쓰며 모질게 일장을 후려쳤다.
퍼펑!
그녀의 원한이 깃든 일장은 유운학의 가슴을 강타했다.
우두둑!
폭음과 함께 뼈가 으깨지는 끔찍한 소성이 일어났다.
유운학은 전혀 피할 생각도 하지 않고 그대로 구양소소의 일장을 맞
은 것이다. 그 바람에 그자의 가슴 늑골이 몇 개인가 부러져 그자의
폐부를 찔렀다.
"크크! 약하다! 이래서는 나를 죽이지 못한다!"
유운학은 히죽 웃으며 비틀비틀 일어섰다. 그리고는 입가에 피를 씻
을 생각도 하지 않고 다시 술병을 들이켜 술을 마시는 것이었다.
그자는 술병을 입에서 떼며 구양소소를 주시했다.
"자, 여기다! 여기를 으깨면 네 소원대로 나란 놈은 지옥으로 떨어질
것이다!"
그자는 자신의 머리통을 손으로 가리키며 광기어린 웃음을 흘렸다.
그것을 본 구양소소는 분노와 함께 억울한 심정을 금할 수 없었다.
"흥! 네놈을 그렇게 간단히 죽일 것이라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그녀는 이를 바득 갈며 악을 쓰듯 외쳤다.
"우선 나를 욕보인 그걸 뿌리 채 뽑아준다! 그 후에 온 몸의 관절을
부러뜨려 영원히 서지 못하게 만들어 버리겠다!"
그녀는 늘 머리 속에 유운학을 어떻게 죽일 것인가에 대해 생각해 왔
었다. 가장 잔인하고 처절하게 그자의 목숨을 끊어 복수하고자 했던
그녀였다.
하지만 유운학은 그런 구양소소의 복수에의 일념을 무참히 깨뜨리고
말았다.
"네 즐거움을 미리 빼앗아가 미안하구나!"
그자는 킬킬 웃으며 자신의 하의를 훌렁 벗어내렸다.
순간 어지간한 구영소소도 두 눈을 부릅뜨며 비칠 뒤로 물러서고 말
았다.
처참했다! 바지가 벗겨지며 드러난 유운학의 하체는 차마 눈뜨고 볼
수 없을 정도로 처참하기 이를 데 없었다. 끔찍하게도 그자의 남성의
상징은 형체도 없이 으깨져 버린 것이 아닌가?
그자의 실체를 그렇듯 무참하게 파괴한 장본인은 바로 유운학 자신이
었다. 스스로 자해하여 끔쩍하게 으깨진 그곳은 제대로 치료를 하지
않아 처참하게 썩어들어가고 있었다.
그런 몸으로 아직 살아 있다는 것이 신기할 정도였다.
"크하하! 너는 결국 뜻을 이루지 못할 것이다. 구양소소!"
유운학은 광기 서린 눈으로 미친 듯이 웃어제꼈다.
"미, 미쳤군!"
구양소소는 심한 허탈감을 느끼며 교구를 비틀했다.
그녀의 평생 염원은 바로 유운학을 잔인하게 죽여 복수하는 것이었다
.
하지만 유운학은 이미 제정신이 아니었다.
미쳐 스스로 끔찍한 방법으로 자해하기까지 하는 광인을 죽여 대체
무엇을 하겠는가?
지금 유운학을 죽여본들 그저 고해에 허덕이는 한 명의 광인을 구제
하는 행위일 뿐이었다.
그렇다고 그자를 살려 두기에는 구양소소의 가슴에 맺힌 한이 너무나
크고 깊었다.
그녀는 피가 나도록 잘근 입술을 깨물었다.
"바득! 미친 척해도 소용없다! 네놈을 이 세상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방법으로 죽여준다!"
그녀는 이를 갈며 번쩍 손을 쳐들었다.
그러나 유운학은 개의치 않았다.
"클클! 오냐! 어서 손을 쓰거라!"
그자는 태연하게 바닥에 주저앉은 채 술병을 거꾸로 쳐들며 오히려
구양소소를 재촉했다.
구양소소는 그런 유운학을 향해 이를 악물며 손을 내리치려 했다. 그
녀의 교수가 내려쳐지면 유운학의 한많은 인생도 막을 내리게 될 것
이다.
헌데 바로 그때였다.
"그러면 안되지!"
구양소소의 등 뒤에서 싸늘한 여인의 냉소가 들려왔다.
스읏!
동시에 한 가닥 음유한 경기가 벼락치듯 다가섰다.
"누구냐?"
구양소소는 반사적으로 홱 돌아서며 노갈과 함께 벼락같이 일장을 후
려쳤다.
펑!
"으악!"
가공할 폭음과 함께 청화관 전체가 들썩 뒤흔들렸다.
무서운 기세로 장내를 휩쓰는 강렬한 잠경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도고
들과 귀부인들이 피를 토하며 사방으로 나뒹굴었다.
"크흑, 이럴 수가!"
그 와중에서 경악의 신음과 함께 쓰러질 듯 휘청 물러서는 하나의 왜
영이 있었다.
창백한 안색으로 입가에 피를 흘리며 물러서는 소녀는 바로 구양소소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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