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세모 30

그때 등뒤로는 어머니가 슬피 흐느끼는 소리가 애처롭게 들려왔다.
"흑흑흑,엉엉엉"
그날 나는 한숨도 자지못한채 자책과 방황으로 고민하다가 새벽녁에 깜빡 잠이 들었다가 순간적으로 눈을 떴다.
그리고는 무언가를 느끼고는 얼른 안방으로 들어가자 이미 어머니는 사라지고 없었고 침상위에 쪽찌가 놓여있었다.
<세모야. 미안해..이 엄마가 정말 화냥년이야.아들을 유혹하려들다니..흑흑흑...
제발..이 못난 엄마를 용서해줘…그리고 행복해야되>
이글을 읽는 순간 나는 복받쳐오르는 슬픔에 눈물을 터트렸고 왜 어머니가 내 집으로 찾아왔는지 이해가 갔다.
어쩌면 어머니가 마지막으로 찾아왔는 곳이 나의 집이었는데...
내가 이런 짓을 하다니. 아, 어머니 제발..어디계세요?
나는 급한김에 얼른 밖으로 뛰쳐나갔으나 이미 어머니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다.
다시 아파트로 돌아와서는 얼른 옷을 갈아입고는 차를 끌고 어머니의 아파트로 갔다.
어머니의 아파트 문 입구에 도착하여 초인종을 누르기 시작했다. 아무리 눌러도 반응이 없자 주먹으로 문을 꽝꽝 두들겼다.
그때 반대편에서 아파트 문이 열더니 말을 건넸다.
“누구세요?”
“예. 저희 어머님 댁인데요..아무리 두들겨도 반응이 없어서..”
“그래요? 아들인데도 몰랐어요?”
“뭘 말입니까?”
“그집 사모님 사업이 망했나봐요..지난주에 법원에서 와서는 전부 딱지 붙히고 갔어요”
“에-엣?”
그 순간 뇌리속으로 어머니의 사업이 망했고 그래서 오갈데가 없어서 어젯밤 불쑥 내집으로 찾아온 이유를 알았다.
그런 어머니를 내가 그렇게 대하다니…
이윽고 나는 급하게 다시 의상실로 갔다.
이미 거기에도 문이 굳게 닫혀 있자 나는 허탈감에 싸인채 발걸음을 집으로 옮겼다.
그런후 나는 회사에 아프다는 핑계로 몇일간 휴가를 내고는 매일 아침이면 어머니를 찾기 위해 돌아다녔으나
전혀 소식을 아는 사람이 없었다. 심지어 모델계를 돌아다녀봐도 전부다 안됐다는 안타까움만 내비친채 행방을 아는 사람이 전무했다.
하는 수없이 마지막으로 어머니 의상실 근처를 샅샅히 뒤지다가 우연히 식당의 주인아줌마가 행방처를 알고있는 사람을 알려주었다.
“그 사모님. 참 안됐어요..아마 그때 같이 근무하던 종업원중에서 프론트에 있던 아가씨가 어디 명동에서 옷가게를 운영한다던데..”
“예. 고맙습니다. 아주머니”
그 순간 나의 기억속에 작년 이맘때 어머니의 의상실을 찾아갔을 때 보았던 아가씨가 또렷히 머릿속으로 떠올랐다.
너무나도 예쁘서 내가 한동안 넋이 빠진 순간이 떠오르자 나도모르게 실소가 터져나왔다.
이윽고 나는 온종일 명동 가게를 헤매다가 우연히 저 멀리서 그 아가씨가 가게입구에 보이자 반가운듯이 뛰어갔다.
“저기!..아가씨…”
“예. 어서오세요,손님”
“그게 아니고..저 기억못하시겠어요?”
아가씨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내 얼굴을 또렷히 쳐다보고는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글쎄요…잘모르겠는데..”
“작년 이맘떼 찾아갔던..그 강남의 유의상실 사장님 아들.. 기억못하세요?”
“아, 맞다.그때 그 얼굴이 발개진 학생이..아, 미안해요..”
그 아가씨는 내 얼굴이 눈에 떠오르자 아마 자신의 미모에 넋을 잃고 당황하던 나를 제대로 기억하고 있었다.
잠시후 내가 어머니에 대한 사정을 이야기 하자 그 아가씨는 고개를 숙히고는 눈물을 흘리면서 지조지종을 꺼냈다.
“흑흑흑!..사모님이 너무 안됐어요.. 너무도 좋으신분이었는데..그만 동업자한테 속아서 가진 재산을 모두 날려버렸어요.
그리고는 빚만 잔뜩 진채로 채권자들에게 여러 번 돈을 갚으라고
재촉을 당했나봐요.그런데 누가 사모님를 도와주겠어요?..흑흑흑!
마지막 말미가 그저께였는데 어머니는 결국 돈을 못구했나봐요..
결국 채권자들의 고소로 지금 구치소에 갇혀계세요..흑흑흑”
그 아가씨의 말을 듣는 순간 나도모르게 가슴 한가운데서 찡한 슬픔이 솟구치며 어머니에 대한 불효가 죄스러움으로 다가왔다.
“저 혹시 그 돈이 얼마인지 아세요?”
“아마 한 20억 되나봐요”
순간 나는 무언가 결심을 하고서는 아가씨에게 고맙다는 발걸음을 돌리자 멀리서 아가씨가 손을 흔들며 외쳤다.
“어머니. 꼭 구해내세요”
귓가로 아가씨의 외로운 말이 들리자 나의 결심은 점점 굳어져 갔다.
그리고는 바로 구치소로 직행했다.
블루메딕 후기작성시 10,000포인트 증정
- 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