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친구에 대한 얘기(5)
카톡방에서 수정씨 남편이 들어온 걸 알게 된 건 내가 그의 이름을 알고 있어서가 아니다.
수정씨가 남편을 초대했고 "제 남편이에요." 라고 해서 알게 된 것이다.
프로필을 눌러봤다. 아무 이미지도 없었다.
아내가 포함된 그룹방에서 수정씨가 "제 남편이에요" 라고 쓴 글은 숫자가 1만 남았다.
아내가 자고 있었다. 하지만 몇 초 후에 1이 사라졌다.
그리고 내방 문이 열렸다. 아내가 내 방에 들어온 건 몇 달 전이다.
잠옷을 입은 채 아내는 내가 앉아 있는 의자 뒤 침대에 걸터앉았다.
정말 일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지금 집사람이 내 뒤에 와있어요. 도대체 뭐죠?"
그러자 수정씨가 댓글을 달았다.
"어차피 다 아시게 될 일이었는데 좀 빨리 아셨네요. 너무 놀라진 마시구요.."
그리고 바로 밑에는 수정씨 남편의 댓글이 달렸다.
"**씨 저 수정이 남편입니다. 너무 놀라지 마세요."
좋은 이미지의 그가 이 방에서 뭔가 다 알고 있다는 듯한 톡을 보내고 있다.
나는 손이 떨렸다. 아내를 돌아보니 톡을 들여다보고 고개를 숙이고 있다.
"당신은 다 알고 있었고 수정씨랑 남편도 알고 있었던 일이란 거지?"
"응."
"도대체 뭐가 어떻게 된거야? 지금 뭐하는 거냐구!"
"수정이하고 나하고 계획한거야."
"계획? 뭔 계획. 나 유혹하라고 시킨거야? 그럼 당신은? 수정씨 남편하고 그렇고 그런 사이고?"
나는 마치 수정씨에게 당하기라도 한것처럼 언성을 높였다.
나는 원한 게 아니라 수정씨가 나를 유혹했고 그걸 아내가 시킨 거니까 억울하다는 걸 강조하려고 한 것이다.
양심에 찔리긴 했지만 이렇게 하면 뭔가 아내가 빨리 비밀을 털어놓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
"나 다 알고 있어. 당신이 수정이 처음 본 날 눈빛 보고 다 알았어."
"뭐? 내 눈빛이 어땠는데?"
"수정이 보던 눈빛 아직도 기억나. 나 처음 만났을 때 눈빛이었으니까. 걔 눈, 코, 입, 전부 스캔하는 거 다 봤어. 내가 바보도 아니고."
갑자기 얼굴이 붉어졌다. 그래도 변명을 해야 한다.
"그건 처음 보는데 뭔가 수정씨가 참 예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냥 좀 더 자세히 봤던 거지. 그것 뿐이야."
"그래? 수정이가 꽃 정리한다고 작업대로 갈때 수정이 뒷모습 물끄러미 바라보던 건 그것도 그냥이야?"
"무슨 소리야? 당신 지금 질투하는 거야? 우리가 지금 질투하고 그럴 나이야?"
"질투? 내가? 우리가 섹스도 안하고 지낸 게 몇년인데 질투라니! 난 질투한 적 없어."
"그럼 도대체 왜! "
아내는 가만히 있었다. 아직도 비밀은 밝혀지지 않았다.
카톡방은 조용해졌다. 그때 아내가 입을 열었다.
"수정이가 부탁했어."
깜짝 놀랐다. 수정씨가 아내에게 부탁했다고? 이건 또 무슨 소리지?
"그날 당신 처음 보고 당신 눈길 나만 느낀 거 아냐. 수정이도 당신이 자기 스캔하는 거 다 알고 있었어. 그리고 수정이도 당신을 스캔했고."
어이가 없었다. 내앞에서는 그렇게 근사하고 분위기 있게 행동했던 수정씨가 내 눈길을 알아챘고 자기도 그랬고 아내에게 부탁을 했다고? 날 유혹하게 해달라고?
"정말이야? 수정씨가 그랬어?"
"응. 수정이가 나한테 진지하게 부탁했어. 자기 유혹하게 해달라고."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 남의 남편을 유혹하게 해달라고 부탁하는 친구가 어딨어?"
"수정이 걔, 겉으로는 그렇게 보여도 엄청 뜨거운 애야. 그리고 내가 당신한테 말못한 게 있어."
"그래. 이렇게 된 이상 다 털어놓자."
아내는 이제 고개를 제대로 들고 나를 봤다.
"나.. 사실은 수정이 남편하고 좀 오래됐어. 우리 섹스 없이 지낸지 오래 됐고 나는 외로웠고 그래서.."
"친구 남편하고 그 외로움을 달래려고 섹스를 했다고? 내가 원해도 해주지 않던 자기가?"
아내는 오늘 끝장을 내야겠다는 각오 같았다. 이렇게 된 이상, 또 이 상황을 더 끌고가면 진짜로 불편한 일이 벌어질 거라고 생각했던 모양이다.
"나 솔직히 당신하고 결혼하고 나서 한번도 오르가즘 느껴본 적 없어."
이건 여태 들었던 말보다 더 충격적이었다.
나는 아내가 오르가즘을 느끼는 줄 알았다. 아내는 분명히 내 섹스 스타일에 만족하는 여자였다. 내가 사정을 빨리하는 스타일도 아니고 또 애무를 해주지 않는 스타일은 절대 아니다.
그래서 아내에게 전희도 충분히 했고 삽입도 부드럽게 정성을 들여서 했다.
그러면 아내는 흥분했고 내가 사정할 때를 맞춰서 늘 오르가즘을 느꼈다.
그런데 아내가 한번도 오르가즘을 느끼지 못했다니 믿을 수가 없었다.
"무슨 말이야. 당신 분명히 오르가즘 느꼈어. 그런 걸 어떻게 속일 수가 있어?"
"속일 수 있어. 당신한테 맞춰준 거지."
어지러웠다. 결혼생활 내내 그런 식으로 속였다는 건 믿을 수가 없는 일이었다.
"정말 한번도 없었어?"
"내 말은 오르가즘을 못 느꼈다는 거지 당신하고 섹스하는 게 안좋았다는 말은 아냐. 오해하지 마."
아내 말은 오르가즘에 도달하지 못했다는 말이었다. 그러나 그 전단계에서의 쾌감은 분명히 있었다는 것이다.
한편 이해는 되는 말이었다.
"왜 진작에 말 안했어? 그러면 내가 무슨 방법을 찾든지 했을텐데. 이건 진짜 너무 하잖아!"
정말 속상했다. 결혼 초에 시도때도 없이 덤볐을 때 아내는 거부하지 않았고 늘 친절하게 섹스에 충실했다.
물론 세월이 지나면서 서서히 시들해져 갔지만 그대로 나는 아내에게 만족하는 편이었고 사정을 못한 적은 한번도 없었다.
그런데 이런 청천벽력 같은 소릴 듣게 되니 정말 정신이 하나도 없고 귀에서 소리가 날 지경이었다.
손이 떨렸다. 카톡방은 여전히 조용했다.
"그냥 당신이 너무 원하고 좋아하니까 나도 거기 맞춰줘야 할 것 같았지. 또 쾌감이 없는 것도 아니고. 난 그냥 오르가즘을 못 느꼈을 뿐이야."
"정말 어이가 없네. 어지럽다. 이게 지금 현실인가 싶기도 하고."
그런데 문득 더 궁금한 건 수정씨 남편과 아내의 관계였다.
"그럼 언제부터 수정씨 남편을 만난 거야?"
"1년 정도 됐어. 자주 만난 건 아니고 가끔."
"만날 때마다 둘이 섹스를 한 거구나. 난 전혀 모르고 있었고."
"수정이는 우리가 만난지 얼마 안돼서 눈치를 챘어."
"수정씨는 그때 어떻게 했는데? 가만히 있진 않았을텐데."
"처음에 엄청 놀라고 화도 냈어. 내가 며칠 동안이나 가서 빌어야 했으니까. 근데 내가 당신하고 하면서 오르가즘을 못느끼는데 자기 남편하고 할 때는 매번 느낀다고 솔직하게 말했더니 갑자기 궁금해 하더라고."
둘은 1년 전쯤 수정씨 꽃가게에 갔을 때 만났다. 키도 크고 잘생긴 편인데다 밝은 인상에 체격이 좋았으니 나처럼 배나온 남편만 보다가 그런 남자를 보는 아내가 얼굴이 발그레해지는 건 당연했다.
그때 만나서 수정씨가 당시에는 꽃배달을 직접 하기도 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꽃가게에서 기다리는 동안 얘기를 하게 되었다.
그런 시간이 몇 번 이어지자 둘의 사이는 급속도로 가까워졌다.
그러다 결국 수정씨가 꽃배달을 나가고 가게를 지키고 있을 때 둘은 선을 넘게 됐다.
그 둘의 첫 섹스는 희한하게도 꽃가게 화장실이었다.
수정씨의 남편은 섹스를 하면서 특별한 기술이 있거나 전희를 하는 스타일이 아니었다.
그대신에 그가 가진 가장 큰 무기는 큰 편에 속하는 자지와 체력이었다.
아내가 화장실에 가서 소변을 보는 도중에 그는 문을 열고 들이닥쳤다.
놀라서 펄쩍 뛰는 아내를 변기 위에 앉혀놓고 그는 무작정 삽입을 했다. 큰 덩치에 보기에도 우람한 자지를 들고 자기의 보지에 밀어넣는 모습에 아내는 말도 못한 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키가 큰편이라 무릎을 꿇고 아내의 다리를 벌린 상태에서 그는 굉장한 파워로 아내의 보지를 뜨겁게 했다.
아내가 그때 완전히 새로운 경험을 한 것이다. 그는 힘이 좋았고 아내가 오르가즘에 도달할 때까지 계속 움직일 수 있는 남자였다.
그때 처음으로 아래는 오르가즘이라는 걸 알게 됐다고 한다.
그에게 매달려 부들부들 떨며 몸서리치던 아내는 그 자리에서 한번 더 섹스를 했다. 같은 자세로 했고 수정씨 남편은 두번째 사정을 했다.
둘을 그 이후로 미친듯이 섹스에 빠졌다. 수정씨가 꽃가게에서 일하는 동안 남편은 몰래 아내를 집으로 불렀고 현관과 식탁과 소파에서 미친듯이 섹스를 했다.
아내는 그의 우람한 자지가 들어와 스태미너 있게 움직일 때 오로지 보지에만 집중할 수 있어서 그게 제일 좋았다고 한다.
가슴을 빨거나 딥키스를 하거나 그런 건 흥미가 별로 없었다. 그런데 수정씨 남편도 그런 성향에 맞는 사람이었다.
그들에게 중요한 건 자지와 보지가 만나 서로의 쾌감을 자극하는 것 그게 제일 중요했다.
남자는 힘이 있었고 여자는 다른 자극을 원하지 않았으니 둘의 궁합은 명기끼리의 만남이었다.
그렇게 몇 번 만나던 중에 꽃집에서 다시 섹스를 하던 날 수정씨가 배달을 가다가 갑자기 행사가 취소됐다며 배달을 취소해달라는 연락을 받고 가게로 좀 일찍 돌아왔을 때 둘의 섹스장면을 보게 됐다.
당황하며 서로의 옷을 챙기는 장면을 고스란히 본 수정씨는 털썩 주저앉아 울고 말았다.
남편은 열심히 설명을 하려고 했고 절친이었던 아내는 우는 수정씨에게 말도 못하고 도망쳐 나왔다.
그렇게 된 것이었다.
하지만 아내가 나와의 섹스 이야기를 하자 수정씨가 갑자기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
내가 꽃가게를 찾아가기 전의 일이었다. 말로만 들었지 내가 누군지는 몰랐을 땐데 꽃가게에 갔을 때 수정씨가 나를 힐끔거리며 보던 그 눈빛의 의미를 알게 되었고 내가 화장실에 갔다가 나올 때 둘이 테이블에 앉아서 뭔가 얘기하던 게 무슨 내용이었는지도 이해하게 되었다.
그리고 내가 그녀를 껴안았을 때 저항하던 여자가 테이블 밑에 있던 내 발에 스킨십을 하던 것도 실은 아내에게 보이지 않으면서 자기 욕망을 드러낸 표현이었던 것이다.
또 가게 문을 닫고 나와 섹스를 하고난 뒤에야 아내가 나타난 것도 다 플랜이었고 그 시간에 아내는 수정씨 집에서 그녀의 남편과 섹스를 하고 온 것이었다.
이제 모든 게 다 이해가 됐다.
"그런 거였구나.. 이제 다 알겠어. 퍼즐이 다 풀렸어."
"말하고 나니까 시원하다. 당신이 수정이하고 꽃가게 화장실에서 섹스한 것도 수정이가 자세하게 얘기해줘서 다 알고 있어. 그래서 아까 나도 욕실에서 수정이처럼 해본 거고."
"그래.. 이제 알겠어. 그랬던 거군.."
뭔가 허탈했다. 다 알고 나니 아내에 대한 서운함이나 불만도 갑자기 흐릿해졌다.
아내나 나나 마찬가지고 수정씨나 그의 남편도 마찬가지다. 우린 서로 선들을 넘었고 누가 누구에게 뭐랄 것 없는 같은 처지가 된 것이다.
아내의 계획은 서로가 서로에게 죄책감이나 의무감 또는 도덕심 같은 것 때문에 부담스러워지는 걸 벗어버리는 데에 있었다.
그리고 수정씨도 보여지는 이미지와는 다르게 내면으로는 상당한 욕망을 감춘 여자였다.
그래도 한가지 궁금증은 남았다.
수정씨 남편이 내 아내를 그렇게 만족시켜줄 수 있는 사람이었다면 왜 수정씨는 자기 남편과 섹스리스가 됐을까?
그때였다. 아내가 핸드폰을 들고 보여줬다. 통화중 화면이었다.
수정씨 부부가 우리 대화를 처음부터 다 듣고 있었던 것이다.
아내에게 또한번 놀랐다. 이젠 새삼스럽지도 않았다. 이렇게 주도면밀한 여자였다니 마치 다른 사람을 보는 것 같았다.
수정씨 남편이 말하는 게 들려왔다.
"**씨. 그건 제가 설명할게요."
그때 옆에 있던 수정씨가 나섰다.
"아냐 자기야. 그건 내가 설명할게. 그게 맞아."
그리고 수정씨는 평소의 그 섹시한 목소리로 내게 자기 얘길 했다.
"**씨. 우선 미안해요. 일부러 그런 건 아니고 희정이가 이런 얘길 먼저 하면 남편이 반대할 것 같다고 그래서 우리가 이렇게 한 거예요. 이해해 주세요."
"아.. 네.. 정말 어지럽긴 한데 속시원한 것도 있네요."
"네.. 이렇게 된 이상 앞으로 우리끼리 더 잘 지내면 될 것 같아요. 아마 궁금한 게 있으실 거예요."
"네. **씨가 왜 수정씨와 섹스 없이 지내는지 그게 궁금하네요. 솔직히 남자로서 봐도 제가 부러울 정돈데요.."
약간 자존심도 상했다. 내가 아내를 만족시켜주지 못하는데 그는 아내를 최고의 오르가즘에 늘 도달하게 해준다니 말이다.
그래서 수정씨와 그녀의 남편이 왜 섹스리스로 지냈는지 그 이유를 모르면 잠을 잘 수도 없을 것 같고 앞으로 내 인생은 우울해질 뿐이었다.
수화기 너머에서 수정씨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씨. 희정이는 저하고 달라요. 남편은 저랑 할 때 먼저 만져주거나 키스를 해주거나 천천히 기다려주는 걸 못했어요. 늘 삽입이 우선이었죠. 저는 키스도 하고 가슴도 애무해주고 제 보지도 만져주길 원하는데 남편은 그걸 기다리고 참지 못했어요. 그래서 남편하고 할 때는 항상 아팠구요. 그런데 **씨는 정말 남편하고는 너무 달랐어요. 희정이가 저한테 미리 설명을 해줬거든요. 그리고 지난번에 화장실에서 할때도 **씨는 절 먼저 흥분시켰고 아프지 않게 해줬죠. 그때 너무 좋았고 전 오르가즘을 그때 느꼈어요. **씨가 저에게는 아주 잘 맞는 사람이었던 거죠. 그래서 희정이가 저에게 물어봤던 거고 **씨하고 어떻게 했는지 자세히 알려줬던 거예요. 그런데 오늘 욕실에서 희정이가 **씨랑 하면서 오르가즘을 느꼈다는 거예요. 처음으로요."
여기까지 듣는데 번쩍 하면서 뇌리를 치는 게 있었다.
아내가 오늘 욕실에서 나와 하면서 오르가즘에 도달한 건 자기가 수정씨가 알려준대로 나와 수정씨의 섹스장면을 떠올리며 그런 자세를 취했기 때문이라는 사실이 떠올랐다.
그렇다면 아내는 어떤 식으로든 지금보다 더 큰 자극이 있으면 얼마든지 오르가즘에 도달할 수 있다는 얘기였다.
이런 생각이 들자 내가 수정씨에게 할 말이 생각났다.
"수정씨. 그렇다면 수정씨는 제가 섹스 스타일에 맞는 사람이고 남편분은 제 아내가 섹스스타일에 맞는 사람이라는 얘긴데 앞으로 우리 관계는 어떻게 되는 거죠?"
"그렇죠. **씨는 저를 느끼게 해주고 제 남편은 희정이를 느끼게 해주는 사이네요."
그때였다. 아내는 나를 바라보며 재미있는 제안을 했다.
| 이 썰의 시리즈 (총 6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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