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하숙, 나의 여자 12

나의 하숙, 나의 여자 12
아줌마가 왜 그렇게 차갑게 날 대했는지 그 이유는 확실히 모르겠다. 아마 여러 가지 일이 있었을 것이고, 그녀로서는 내게 서운함을 넘어 분노의 감정을 갖게 될 만큼 내가 뭘 잘못을 했을 것임에 틀림없다. 나란 사람이 그런 놈이었으니까.
사실 아줌마는 평균 이상으로 성깔도 있고 질투심, 내숭 뭐 이런 여자들이 갖고 있는 면을 다 갖춘 여인네였다. 좀 예쁘고 키가 커서 매력적이었을 뿐이다. 그녀가 내게 처음으로 여자의 독기를 보인 건 제주도에서 돌아온 지 얼마 안 됐을 때였다.
신촌에 가 양복바지를 맞추는데(당시는 시장에서 원단을 떼 와 양복점에서 맞추는 일이 아직 남아 있을 때였다), 그 주인 여동생인가 처제가 있었다. 빼어난 미인이었다. 수작에 들어갔다.
영화를 보고 같이 식사를 하는 사이가 됐다. 식당에서 다른 손님들이 그녀를 모두 쳐다봤다. 그 정도로 눈에 띄게 예쁜 여자였다. 나는 자랑스러워 어깨를 으쓱하는 마음이었다.
그러나 나는 실업자였고, 별로 멋있는 사나이가 아니었다. 그날 밤 그녀가 집으로 가면서 쪽지 한 장을 주었다. 안 봐도 이별을 뜻한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쪽지에는 자기 이름이 적혀 있었다. 나와 앞 두 글자는 같고 마지막 이름자만 달랐다.
`OO옥'
사람들이 남매로 알까 봐 결혼까지는 가지 못할 사람이라고 생각한 것 같다. 그녀와 헤어진 그 시간 지하철역에서 사 본 다음 날자 신문에 나의 임시 직장 합격자 명단이 인쇄돼 있었다. 그녀와 한 글자만 다른 내 이름이 거기에 있었다.
"아, 하루만 더 참지..."
아쉬운 마음으로 하숙집에 돌아오니 아줌마의 날카로운 독사눈이 기다리고 있었다. "나이 든 사람을 유린한 지 며칠 됐다고 그새 바람이냐"라는 눈빛이었다. 그때만 해도 나는 그녀의 소유물이 아니고 내 마음대로 누구든 좋아할 수 있는 총각이라고 생각했었다.
아파서 누워 있던 자리에서 단호하게 나의 접근을 뿌리쳤던 아줌마는 그 후 어디론가로 가서 지냈다. 그것이 그 하숙집을 정리하는 과정의 하나라는 걸 그때는 몰랐다.
나 때문에 하숙도 그만 치게 됐고, 나는 곧 새 직업을 얻고 결혼할 것이니 그 큰 집에 살 이유가 없었다. 아줌마는 그런 변화가 불안하고 나에 대한 원망이 분노로 바뀌는 심리 과정을 겪고 있었다.
한옥이라 불편하기도 했고. 아줌마는 50대 중반을 넘고 있는 나이였다. 지금이야 50대는 전성기 중년 여인이지만, 그때는 파마머리, 할머니 전단계의 늙고 있는 여자였다.
그 해 겨울은 거의 나 혼자 동네 밥집에서 밥을 사 먹으며 지냈다. 시험은 원하는 두 곳에는 떨어지고 다른 곳에 붙었다. 대학으로 말하면 후기 합격이었다. 아줌마의 생기가 살아나는 계기가 되었다.
우리는 다시 신혼부부가 되어 내가 살 집을 보러 다녔다. 그녀는 막연히 내가 자취 비슷하게 혼자 살고 자기가 자주 와 반찬도 해 주고 그것도 하는 사이로 지내는 꿈을 꿨던 것 같다. 나는 그 꿈에 적극 동조할 수 없었다.
"내가 날마다 그것도 해 주고 다 잘해 줄게..."
그거란 오럴이었다. 내가 그걸 아주 좋아하는 걸로 알았던가 보다. 그녀로서는 내 색시가 돼 모든 정성을 다하겠다는 뜻으로 그 예를 그걸로 들었을 것이다. 그렇게 말하면서 그녀는 창피한 듯 웃었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여자 무안하게시리...
생각해 보면, 나는 그때도 그렇고 언제나 말을 따뜻하게, 여자가 원하는 걸 말해 주지 않았다. 그런 말을 한다고 해서 책임져야 할 것도 아니고, 그 순간 기분 좋게 해 주는 것뿐인데도 말이다.
입사일이 다가오자 그녀 생각이 났다. 하고 싶었다. 회사 생활을 시작하면 그 전문직 세계는 군대와 같은 생활로 들어가기 때문이었다.
세종문화회관 음악회 표 2장을 사서 전화했다. 그녀가 예쁘게 치장하고 나왔다. 어두운 객석에 앉은 우리는 음악은 듣지 않고 몸 만지기에 열심이었다, 나는 그녀 치마 지퍼를 열고 가운데를 더듬었다.
거기에 한번 손이 들어가니 충동을 자제할 수 없었다. 빨리 박고 싶었다. 내가 그녀 귀에 대고 말했다.
"하고 싶어."
나는 그녀가 조금만 참고 음악회 끝나면 가자고 할 줄 알았다. 나를 또 한 번 놀라게 한, 그녀가 가쁜 숨을 쉬며 속삭인 말이 내 귀를 울렸다.
"그럼 지금 나가..."
나는 놀라면서도 너무 기분이 좋았다. 처음부터도 거의 듣지 않았고 그나마 도중에 나온 내 인생 최초의 음악회였다. 아줌마는 내 여자가 다시 되어 있었다.
세종문화회관 뒤편 골목에 있는 허름한 여관 하나를 겨우 찾아(몸의 요구가 급하니 여관이 좀처럼 보이지 않았다) 들어갔다. 그녀도 하고 싶었는지 대중목욕탕같이 생긴 욕실에 바로 들어가 몸 구석구석을 빠르게 씻었다.
여자가 외출복을 입고 화장을 하면 평소의 2~3배로 예뻐진다. 예쁜 그녀가 씻고 나오자 나도 대충 빨리 씻고 이불 속으로 들어왔다.
그녀의 다리는 벌써 벌어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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