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엄마 명숙이(외전 그녀의 이야기9)
사랑을 처음 시작할때 두 연인은 서로를 구원한 구원자이자
서로를 위협하는 괴물이다.
알수 없는 미지의 존재가 자신의 삶의 영역에 침범한다는 점에서
연인은 서로에게 괴물일 수 있다.
그날밤 그녀의 조그만한 구멍을 뚫고 들어간 x가 명숙에게는 괴물이었을 것이다.
10년을 자신을 짝사랑해왔다 말했지만, 단지 하룻밤 성욕을 해결할
상대를 꼬시기 위해 사탕발림 같은 말을 하는 것일수도 있었다.
자신이 타인에게, 그것고 한참이나 어린 남자에게, 그것도 자신의 아들의 친구에게…
오나홀이나 육변기 취급을 받는다면 그것은 그녀의 자존심을 짓밟는..
아니 아예 존재자체를 부정해버리는 엄청난 상처가 됨은 분명한 사실이다.
모든 연인들은 그러므로 사랑을 시작하기전에 서로의 간을 보는 시간을 갖는다.
눈앞에 상대가 나의 삶을 충만하게 만들어줄 구원자인지,
아니면 자신의 삶을 황폐하게 만들 괴물인지를 알아내기 위해…
그게 썸이든 혹은 연예인들의 열애설에 등장하는 상투적인
’서로 알아가는 단계‘ 라는 표현이든 말이다.
한편 친구의 엄마와 아들의 친구사이의…
사회적으로 용인되지 않는 두사람의 관계라는 것은 보통 연인들이
처음 사랑을 시작하는 상대에게 품는 그러한 일말의 의구심에
불안감을 더더욱 증폭시키는 요인이었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그것은 도덕적으로 옳지 않은 관계였기에
그녀 자신의 윤리관을 붕괴시키는 죄악임을 스스로도 알고 있었고,
더군다나 이 사실이 세상에 알려진다면, 그래서 그녀가 가장 사랑하는 아들이
이 사실을 알게 된다면.. 그 파국은 결코 그녀가 감당할만한 일이 아니었음도 알고 있었다.
그러므로 그날밤.. 명숙은 막무가내로 밀고 들어오는 x의 박력에 이끌렸음에도
마음속의 불안감을 떨칠수가 없었기에 그녀는 x가 자신의 몸을 애무할때마다
온몸을 부르르 떨었을 것이다.
x는 아니 나는… 다른 의미에서 명숙이 두려웠다.
내 진심을 확신하지 못한다는 인상이 드는것은 시간이 해결해줄 문제라고 생각했기에
그것은 두려운 점이 되지 않았다.
다만, 그녀가 나를 하룻밤 일탈을 즐긴 어린 아이로 생각할까봐..
그래서 그녀가 “이쯤 재미봤음 됐지? 그럼 이제 그만 뚝!” 이라며
또다시 선을 그어버릴까 두려웠다.
첫 날밤에서 보여준… 모태솔로임을 확실히 드러내주는
나의 서툼과 어설픔. 그저 막무가내로 물어붙이기만 하는
나의 행동이 성숙하고 경험많은 그녀에게 실망스러운 나머지 그날의 일을 그저
하룻밤 실수한 사고 정도로 생각할까 두려웠다.
그런 두려움때문이었을까 우리가 처음으로 몸을 섞었을때 나는
강하게 그녀의 구멍을 파고들었고, 그녀는 그 늘씬한 두 다리로 내 허리를 꽉 감쌌다.
나의 불안함은 내가 그녀의 안에 처음으로 나의 씨앗들을 뿌리고 난후
그녀의 얼굴을 보기위해 안방의 불을 켰을때 다소 줄어들었다.
안방에는 옷가지가 널부러져 있었고, 화장대에는 장신구들이
정리되지 않은채 어지럽혀져 있었다.
그것은 그녀또한 나를 그저 어린아이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일종의 징표였기에
나는 실실 웃으며 부끄러워 얼굴을 감싸고 있는 그녀에게
다시 파고들 수 있었다.
그녀의 불안감은 내가 다음날 아침 일어나 해장국을 끓이기 위해
파를 썰고 있는 그녀의 뒤에서 가볍게 그녀를 안고
정수리에 입을 맞추었을때 다소 줄어들수 있었다.
그날 이후 나는 그녀와 섹스를 하고 난후 후희에 누구보다 더 열정적으로 매달렸다.
절정에 올라 한껏 달아오른 그녀의 육체가 그 뜨거움을 가능한 오래 유지할수 있도록
그녀의 몸을 쓰다듬고 이마와 볼과 눈과 입술에 연신 키스를 했다.
내가 그녀를 성적욕망의 해소로만 보지 않는다는 사실을 그녀에게
아주 절박하게 보여주기 위함이었다.
그러므로 그녀는 내가 그녀를 해할 괴물이 아님에 점점 확신이 들었을 것이다.
그러면 다음 질문으로 이어진다.
도대체 “왜? 수많은 사람들 중에 나인가?” 연인들이 어느정도 서로 신뢰를 쌓게된 후
상대방에 궁금해지는 것은 이것이다.
왜 너는 나를 사랑하는가? 이것은 모든 연인들이 서로에게 갖는
지상최대의 난제이자 미스테리이다.
그러나 질문에 대한 답을 요구받는 입장에서는 그것만큼 난처한 질문이 없다.
실은 자신도 그 감정을 제대로 언어로 표현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굳이 데리다의 ‘차연’ 같은 개념을 가져오지 않더라도
우리가 연애를 할때 상대방의 질문에 대한 나의 답이
그것을 정확하게 지시하지 못하고 미끄러진다는 느낌을 받은 적이 많을 것이다.
억지로 꺼내놓는 답은 상대방을 진정으로 설득시킬 수 없고
또다른 질문으로 이어진다. 그 질문에 대한 답 또한 그녀는 납득하지 못하기에
그녀는 다른 질문으로 이어진다. 왜 불교에서 선승들이 깨달음을 표현할때
그저 “할!” 이라고 외마디로 외치는지 알것만 같았다.
사실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나도 정확히 그 답을 모르기 때문이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명숙의 질문에 나는 이런 치트키를 쓸수밖에 없었다.
“그냥 너라서. 너라서 다 좋아.”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라는 질문에 정확히 대답할 수 없다는걸 알면서
상대방에게 ‘왜 너는 나를 사랑하는가?’ 물을 수 밖에 없는 모순이 연애인가?
그때부터였을거다. 우리의 관계가 서로의 육체를 탐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야기를 통해 서로를 이해해나가기 시작했던 것은.
서로의 벽을 조금씩 허물어가며 우리는 진짜 연인처럼 서로를 대하기 시작했다.
살면서 내가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다. 주말 새벽에 일할때를 제외하고는
그저 평범한, 아니 다른 연인들보다 약간 더 서로에게 더 몰입해버린, 연인들처럼
지내게 되었다. 나는 집에서 나와 독립했고 때는 여름방학이었으며
주말저녁을 제외한 시간은 오로지 그녀와 나의 것이었다.
우리는 함께 요리를 해먹고 함께 잠을 자고
서로 팔베게를 해주고 서로의 몸을 더듬고
시도때도 없이 입을 맞추고 이야기를 나눴다.
그녀와의 섹스는 더 이상 절박한 무언가가 아니라 장난스러운 놀이였다.
나는 발기된 나의 성기로 그녀의 얼굴을 찰싹찰싹 때리며
“때찌 때찌. 감히 나를 반하게 만들다니. 못됐어 정말” 이라고 말하면
그녀는 “그 몽둥이 내가 깨물어 먹어 버릴거야” 라고 말하며
주름이 잡힌 쳐진 눈꼬리로 웃으며 나의 자지를 입에 머금었다.
한번은 그녀에게 만들어주기 위해 내가 끓인 찌개를 한입 떠 먹은 명숙이
고개를 갸우뚱하며 이렇게 말했다.
“맛이 너무 슴슴한데?”
그러나 나는 팬티를 내리고 자지를 손으로 잡고 흔들며 이렇게 말했다.
“3분만 기다려. 조미료 좀 더 넣을께”
그녀는 그말을 듣고 배를 잡으며 떼굴떼굴 굴렀다.
그때쯤엔 명숙도 나의 정액을 거리낌없이 삼키던 시기였기에 그런 드립도 칠수 있었다.
한편 명숙에게는 x의 갈수록 높아지는 요구수위에 난감해하고 있었다.
한참이나 어린… 그것도 아들친구의.. 성기를 무릎을 꿇고 빠는 것 까지도 참을 수 있었고
얼굴에 사정하는 것도 참을 수 있었고,
자기 몸의 일부가 그녀의 피와 살이 된것 같다며 정액을 삼켜 달라했을때도
기꺼이 참고 그것을 해줄수 있었다.
그런데 기어이 이 녀석은 자신의 항문에다가 그 짓을 하겠다고
선언하고는 관장기구와 젤까지 구입했던 것이다.
명숙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x가 원래 성적으로 저런 변태적인 취향이었던가?
사실 명숙은 알고있었다. 명숙은 x가 그녀에게 유일무이한 사람이 되고 싶어서 저런다는 것을…
명숙은 자신이 한번도 항문으로 섹스를 해본적이 없다고 말했을때
미지의 대륙을 발견한 사람처럼 흥분한 x의 모습을 보고는
그 사실을 어렴풋이 깨달을 수 있었다.
사실이었다. 처음 그녀와 몸을 섞고 사랑을 하게 되었을때 나는 평생
그녀의 그림자로 살아도 상관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녀 옆에 있을수만 있다면 나는 그녀의 그림자든 노예든 상관없었다.
그러나 어디 사람마음이 그런가?
그녀에게는 사별했지만 진심으로 사랑하는 남편이 있었고,
자기 목숨과도 같은 아들이 있었다.
어느날 갑자기 툭 나타난 나는, 그녀에게 그 이상이 될 수 없었을것이다.
그러나 나는 명숙에게 특별한 무언가가 되기를 갈망했다.
그녀의 유일무이가 되고 싶었다. 내가 그녀에게 감당하기 힘든 요구를
했던 것은 그런 의식의 발로였을 것이다. 그녀의 유일무이한 존재가 되고 싶다는…
사랑의 힘이란 위대하다. 그녀는 자신이 취향이 아닌 나의 요구들또한
들어주었다. 처음에는 마지못해 해주었지만, 나중에는 그것을 즐기기도 했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문섹스만큼은 정말로 힘든것이었다.
훗날 나는 그녀의 이런 푸념섞인 고백을 들어야했다.
“너는 내가 널… 얼마나 사랑하는지 넌 모를거다. 뒤에다 하면
얼마나 아픈지 알아? 내가 거기에 하는거 좋아서 하는게 아니야.
너가 좋아하니까 아픈데도 억지로 참고 하는거야”
항문까지는 그래도 참을 수 있었다.
그런데 이 녀석이 느닷없이 “골든샤워라고 알아?” 라고 물으며
명숙을 앉히더니 얼굴과 몸에다가 오줌을 갈기는게 아닌가?
그 순간 명숙은 비참함과 분노 배신감 절망을 느꼈다.
그 때 나는 그녀의 눈에서 분명히 그것을 보았다.
살짝 눈물이 고인 그녀의 눈에는 살기에 가까운 분노가 서려있었다.
그제서야 나는 깨달을 수 있었다. 그녀의 유일무이한 사람이
되고싶다는 욕망이 얼마나 그녀를 비참하게 만들었는지.
훗날 고백하기로 그녀가 가장 비참함을 느꼈던 것은 그럼에도 나를 떠날 수 없었던
자기 자신의 나약함이었다고 한다.
나의 뺨을 갈기고 흠껏 두들겨 팬다음 다시는 쳐다도 보지 않으려 했고, 그래야만 했다.
그러나 명숙은 내가 없는 일상에 대한 공허함을 상상한 순간
차마 그 자리를 박차고 떠날 수 없었다 했다.
그런 자신이 비참했고, 그래서 그녀가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이불을 뒤집어 쓰고 누워 오열하는 것 밖에 없었다.
나는 그런 그녀의 옆에 무릎을 꿇고 앉아 눈물을 흘리며
빌고 있었다. 내가 잘못했다고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고.
그 사건은 정말이지 많은 것을 바꾸어 놓았다.
나는 그녀가 나를 떠날까 두려워 아예 학교를 휴학했다.
그리고 그녀에게 나의 존재감을 확인하려 난감한
요구를 하는 짓들을 그만뒀다.
진심으로 사랑했고, 사랑받는다는 것을 확인받았으니..
그저 그 사랑을 어떻게 표현할까를 내내 고민했다.
그때부터 내가 그녀에게 요구했던 것은 이런것들 이었다.
“너 업어보고 싶어”
“너는 그냥 먹기만해. 내가 알아서 다 요리할테니까”
“가고싶은거 먹고싶은거 하고싶은거 다 말해. 내가 뭐든 다 해줄께”
우리는 조금씩 다시 웃음을 찾아갔고, 즐겁게 사랑을
나누던 그때로 조금씩 회복될 수 있었다.
우리의 섹스 양상또한 이전과 달라졌다.
이런 표현을 쓰는게 조금 우습지만, 생각해보면 그때부터는
뭔가 영적인 면이 생기기 시작했다.
예전에 라캉인지 지젝인지와 관련된 책을 보다가 이런 주장을 들은적이 있다.
물론 정신분석학에 대해서는 문외한이며 전혀 알지 못하는 영역이므로
나의 완전한 오독일 수도 있다.
“진정한 성관계는 없으며, 각자의 판타지가 성관계를 가능케하며,
여기에는 제3자의 시선이 개입된다”
즉 무인도에서 단둘이 줄리아 로버츠와 섹스를 하더라도 그 성관계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제3자의 시선이 필요한데 이를테면
“야! 나 줄리아 로버츠랑 섹스했어!” 라고 말할만한 제3자이다.
과연 그런가? 한편으론 맞는말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므로 이 글은 어쩌면… 내가 그녀와 처음 섹스를 하던 그 순간부터
이미 쓰여지기 시작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나는 저 말이 온전히 표현하지 못하는 섹스에 대한 어떤 체험을 한적이 있다.
과연 내가 그 때 그 느낌을 잘 표현해낼수 있을까? 어찌됐건 한번 시도해보겠다.
그러니까 그녀와 섹스를 하던 어떤 날이었다. 내가 허리를 움직이며
그녀의 질속을 공략하고 있을때 그녀는 여느날과 같이 눈을 감고
낮은 신음을 토해내고 있었다. 그녀가 눈을 감았다는 사실이
그날 유독 이상하게 받아들여졌다.
그녀는 몸의 감각을 온전히 느끼기 위해 눈을 감는가?
아니면 눈을 감고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를 상상하는가?
그리하여 나는 계속해서 피스톤운동을 멈추지 않고 그녀에게 말했다.
“눈떠. 나봐봐 명숙아.”
그녀와 나의 눈이 마주쳤다. 그녀의 투명한 눈동자에 나의 모습이 비춰졌다.
그것을 계속 들여다보다 그녀의 표정을 보니 거기에는 내가 있는것처럼 보였다.
시간은 멈춰진듯이 느껴졌고, 마치 진공속을 떠다니는 느낌이었다.
유체이탈을 한 것처럼 내가 내가 아닌 느낌이 들었고,
그녀도 그렇게 느끼고 있는것처럼 느껴졌다.
이윽고 그녀의 안에 사정을 할때도 그녀와 나의 눈은 서로를 마주보고 있었다.
마치 무언가에 홀린듯한 표정이었다.
그때의 느낌은 쾌감으로 설명할수 없는 무언가였다.
잠시나마 내가 그녀가 된듯한 느낌이었고 그녀가 나인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 여운이 너무도 길어 우리는 내가 나임을 그녀가 그녀임을 자각하기까지
긴 시간을 멍하니 서로를 들여다 보았다.
마치 내가 간절히 찾던 것을 발견한 느낌이었다.
내가 간절히 찾던 것은 그녀의 구멍이 아닌 그녀의 눈동자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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