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아내, 노출, 그리고 스와핑 -12부
크리스마스를 한주 앞둔 금요일날 정욱이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몇 년전 우리 회사에서 처음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던 정욱은 공교롭게도 내가 졸업한 모교에 다니고 있었다. 같은 동문이라는 이유때문인지 아르바이트를 하는 동안 나를 무척 잘 따랐고 기본적으로 예의가 바르고 성실했던 탓에 나도 무척 아꼈던 후배였다. 집안이 가난했기 때문에 혼자 벌어 학비를 마련했던 터라 여기 저기 수소문을 하여 아르바이트 자리를 소개시켜주곤 했었다. 해가 바뀌면서 군에 입대하더니 일병 정기 휴가를 나온 모양이었다.
본가가 부산이라 혼자 어렵게 자취를 했었기 때문에 가끔 회사로 불러 고기를 사 먹이고 생활비를 조금씩 보태주곤 했었다. 그 때문에 그 놈은 나를 친형처럼 따랐었다. 퇴근 시간에 맞춰 회사 앞으로 오라고 한 뒤 전화를 끊었다. 하루 업무를 마치고 회사 앞으로 나갔을 때 정욱이는 내게 멋드러지게 경례를 붙이며 인사를 해왔다.
"하하. 요놈 이거 이젠 어른 다됐네."
"그동안 잘 지내셨어요?"
"응. 덕분에 잘 지냈어. 군 생활 할만 하냐?"
"네. 뭐 밥먹여주고 옷도 주고 할만 하던데요."
"하하. 그래? 너 군대 체질인가 보다. 아예 말뚝 박아라."
"어허. 이거 왜 이러십니까. 군에서 썩을 제가 아닙니다."
"오랜만에 만났으니 술 한잔 해야지? 가자. 저쪽에 고기 맛있는 집 있다."
나는 그를 데리고 고깃집으로 향했다. 힘들게 군생활 하다 나온 거친 얼굴을 보니 영양 보충을 시켜주고 싶었다.
"집에는 언제 내려가?"
"내일요."
"그럼 오늘 잠은 어디서 자고."
"서울역 근처에 가서 여관 잡아서 자야죠."
"그래? 그럼 오늘 우리집 가서 자자. 쓸데없이 돈 낭비 하지 말고. 내가 내일 아침에 기차역까지 데려다 줄테니까 걱정말고 오늘은 우리집 가서 자는거야. 알겠지?"
"에이. 어떻게 그래요. 형수님도 계시는데."
"뭐 어때. 임마. 내가 자라면 자. 쓸데없는 소리 하지말고."
난 오랜만에 만난 그 놈과 소주 몇 병을 헤치우며 그의 군생활 얘기를 들어주었다. 조금 췻기가 오르자 집안 걱정도 꺼내놓고 애인 문제도 꺼내놓았다. 나와는 꼭 열살 차이였다. 스물 두살의 나이에 너무 많은 걱정을 안고 사는 것 같아 측은한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술에 취해 비틀거리며 회사 주차장까지 걸었다. 대리 운전기사를 불러 운전을 맡기고 뒤 자리에서 끊임없이 수다를 떨어댔다.
집에 도착하자 아내는 가벼운 화장까지 하고 우리를 반겨주었다. 고기집에서 미리 전화를 해두었기 때문에 아내는 그가 함께 온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우선 그를 씻게 하고 편한 옷을 내준 뒤 아내가 차려놓은 술상 앞에 다시 마주 앉았다. 아내도 함께 자리를 하게 되자 분위기는 더 좋았다. 아내에게 정욱이의 얘기를 해준 적이 있어 아내도 그를 좋게 생각하고 있었다. 또 다시 술잔이 돌며 아내도 몇 잔을 마셨고 이야기 꽃이 피는 동안 시간은 벌써 새벽으로 이르고 있었다. 그쯤 되자 아내는 피곤한 모양인지 눈꺼풀을 자꾸만 깜박 거렸다.
"당신 피곤할텐데 먼저 들어가서 자."
"네. 그러세요. 형수님. 괜히 저 때문에 잠도 못주무시고."
"그래도 손님이 오셨는데."
"어휴. 형수님이 그렇게 손님 대접 하시면 저 불편해서 또 못와요. 그냥 들어가셔서 주무세요. 전 형이랑 술 좀 더 마시다가 잘게요."
"네. 그럼 먼저 들어가서 쉴게요. 저기 건넌방에 이불 깔아놨으니 거기서 자요."
"네. 감사합니다. 형수님."
아내는 먼저 안방으로 들어가 잠들었고 둘 만 남아 소주잔을 기울였다. 남자들끼리 얘기를 나누다 보니 얘기의 초점은 어느새 여자 얘기로 흐르게 되었다.
"너 총각 딱지는 뗏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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