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복수를 대신하다 20(완)
네코네코
0
9
0
36분전
아내의 복수를 대신하다. 20
린은 나와 결혼했다. 부케를 받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였다. 사실, 일이 다 끝나고 린은 앞으로의 미래도 생각해서 진지하게
설득을 해보았지만… 그녀는 절대 그러고 싶지 않다고 울먹이며 말했다. 처음에는 좋은 돈벌이라 생각했는데… 지금은
정말로 내가 좋아지고, 내 아내가 좋아졌다고 말했다. 그런 그녀의 의사를 아내는 존중해서 나는 아내의 허락을 받아
그녀와 베트남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법적으로 혼인신고는 하지 않고 시댁식구는 부를수 없는 아는 사람들만의 결혼식이었다. 그리고, 그 결혼식에 나의 아내가
참석해서 박수를 치고 있다는 사실은… 사람들이 알게 되면 의외로 호러스러운 장면이 아닐까? 하지만, 린과 별로 나이
차이도 나지 않아 보이는 아내는 사람들에게 그저 린의 친구 정도로 생각되는 듯 하였다. 그래서… 린의 부케도 아내가
받았다. 아내는 부케를 들고 나에게 눈웃음을 보냈다. 우와… 난처하게…
신혼여행은 몰디브였다. 나와 린은 혹시나 아내가 저번처럼 따라오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아내는 이번에는 정말로 자리를
피해주었다. 그래서 우리는 일주일동안 허리가 나가도록 하고 또 하고 또 했다. 그래서, 덕분에 허니문 베이비도 생겼다.
린은 진심으로 기뻐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나는… 십대를 임신 시킨 시점에서 아내의 원수인 그 국회의원 녀석과 같은
수준이 아닌가 고민했지만… 아내는 의외로 그거랑 이거는 다르다고 말해주었다.
지금 린은 우리 부모님 댁에 있다. 아내는 린을 자신의 후배로 만들려는지 코넬대학의 유학을 권했고, 성적이 좋았던
린은 아이의 미래를 위해서도 바란다며 티엔의 동의를 얻어 유학길에 올랐다. 그리고… 머물게 된 곳은 우리 부모님의
댁이었다. 아내는 린을 자신의 지인으로 소개했다. 평소에도 싹싹하고 예의바른 린은 곧 우리 부모님에게도 금방 사랑을
받았고, 지금은 거기서 딸처럼 대우받으며 지내고 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미국에서 내 아이를 낳았다. 우리 부모님은 그에 대해 자세히 묻지 않고, 그저 린을 사연있는
미혼모려니 하고선 오히려 더 아껴주신다고 한다. 그리고 린이 낳은 나의 아들을 친손자처럼 아껴주고 있으셨다. 우리
부모님이… 맨날 자신들을 어머님, 아버님 하는 걔가 정말 본인들 며느리고, 태어난 아이가 정말 자기 친손자인걸 알게
되면 무슨 반응을 보이실까? 아마도 이건 영원한 비밀로 남겨둬야 할 것 같다.
얼마전에는 오랜만에 나의 옛애인을 만났다. 그녀가 전화를 해온것이다. 나는 그녀를 근처의 카페에서 만났다. 그녀는
나를 만나고 웃으며 몇가지 사소한 근황을 이야기 하고 뭔가를 내밀었다.
“이건?”
“전에… 아이 치료비로 받은 돈…”
“아냐, 이건 돌려 받으려고 준게…”
“가져가. 내 마음이 홀가분해지고 싶어. 그 사람 재산에서 빼온거 아냐. 그동안 일해서 번걸로 마련했어.”
나는 그녀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예전에 나의 마음을 흔들었던 생기가… 조금 돌아와 있었다. 그녀는 그후로 작은
처남의 아이를 낳았다. 아들이었다. 그리고 오랫동안 해온 스낵바를 청산하고 그 건물에 이벤트 카페를 열었다.
프로포즈나 작은 결혼식이나 모임등을 전문으로 하는 그 카페는 제법 번창하고 있다고 한다.
“복잡한 경리나 회계는 몰라도… 원래 노는걸 좋아하는 사람이어서 그런지 몰라도 그런거 건수 물어와서 영업하는
재주는 뛰어나. 그리고 자기도 같이 어울려 놀면서 흥을 띄우니 사람들이 다들 좋아해. 그 사람은 그제서야 자기가
제대로 인정받는 일을 하게 되었다고 하루하루 쉬지 않고 일하고 있어. 건물 임대료는 거의 저축해. 생활비는 거기서
나온걸로 충당하고 이렇게 빚을 갚기에 충분할 정도야.”
“다행이네… 작은 처남도 많이 좋아졌구나.”
작은 처남은 정말로 많이 좋아졌다. 인정받는 삶이란 그에게 있어 일생동안 바랬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지금 사랑하는
사람에게 인정받으며 손님들의 좋은 평을 들으며 그는 밝아졌고, 훨씬 개념찬 사람이 되었다. 이제는 실버타운에서
은거하는 장인에게 제일 열심히 찾아가는 것도 작은 처남이라고 한다. 그는 처음에는 혼자 가서 자기 아버지를 보고
오다가… 어느샌가 부친이 퇴행성 치매에 걸려 잘 알아보지 못하는 걸 알게 되자… 나의 옛애인을 슬쩍 아내라고 말하고
그녀의 아이와 태어난 아기를 손자들이라고 말하고 찾아갔다고 한다.
장인은… 그 말에 의심하지 않고 오히려 손녀딸과 어울려 사탕을 빼앗으려 해맑게 웃으며 노는 것을… 조금 늦게 아내와
같이 찾아간 우리도 목격했다. 그건 마치, 정말로 철없는 할아버지와 똑똑한 손녀의 즐거운 일화 같은 훈훈하기 그지 없는
장면이었다. 물론, 장모님은 정신이 멀쩡하셨지만… 자기 아들이 데려온 알수없는 며느리라고 말하는 여자에 대해 그리
별다른 지적을 하지 않았다. 그냥 조용히 내게 말했듯이 아들을 잘부탁한다고만 하셨다고 한다. 나는 옛애인과 그런
이야기를 나누다 시간이 지나자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녀가 말했다.
“아내분에게도 안부전해줘…”
“그래, 알았어.”
“전에 내가 헤어질때 그랬지? 나보다 좋은 여자 만나라고… 멋진 복수네. 정말로 내가 봐도 나보다 훨씬 좋은 여자를
만났으니… 축하해.”
“뭘… 그리고 좋은 여자라고 말하기엔… 너도 우리 덕분에 못할짓을 한것도 있고…”
“뭐? 아… 그 사람에게 안긴거? 괜찮아. 신경쓰지마. 좀 과격하고 아직도 이유를 잘 이해하긴 힘들지만… 나쁘진 않았어.
많이 무서웠었지만… 겪어보면서 그게 그리 나에게 나쁜 일만은 아닌걸 알게 되었어. 사실, 처음에는 이런 생각도 했었어.
널 너무 매정하게 버린 내가 복수를 당하는게 아닌가 하고 말이야… 그래서 이 남자한테 안기면서 나는 점점 더
나락으로 떨어져 가는게 아닌가 하고 말이야… 하지만, 결과는 그렇지 않더라고.”
그렇게 말하고 그녀는 잠시 생각하는 듯 하다가 말했다.
“그거… 정말 복수였을까? 당신의 아내가 바랬던거 말이야…”
“글쎄… 나도 뭐라고 쉽게 말할수 있는 문제가 아닌 것 같네.”
“어찌되었건… 나는 지금 행복해. 그리고… 너도 행복을 찾아서 보기 좋아. 과거의 일은 수백번을 사과해도 모자라지만…
그래도 염치없는 이 행복을 누리며 항상 감사하며 살도록 할게.”
“그래… 잘들어가.”
나는 그렇게 그녀와 작별하고 발걸음을 돌렸었다. 그러면서 생각이 들었다. 정말로… 아내가 바란 것은 복수였을까?
나 역시도 그것에 대해서는 의문이 든다. 그녀는 말로는 복수라고 하고 있지만… 의외로 그녀를 통해서 비참해지거나
불행해진 사람은… 아무도 없다.
셋째 아내는 아마도 내가 없었다면 평생을 시댁의 노예로 재혼하지 못하고 미망인으로 떠난 남편을 추억하며 살아갔을
것이다. 그녀의 지금의 생기넘치는 모습은 아마도 아내의 복수로 내가 접근하지 않았다면 영원히 이뤄질수 없는 일이겠지.
넷째 아내도 그토록 불행했던 결혼 생활을 청산하고, 자신이 바라던 아이도 안게 되었다. 비록, 회사에서 차지하던 자신의
지위는 상당히 잃었지만… 지금 그녀의 근성을 보면 왠지 그녀는 그것에 그리 실망하고 있단 생각이 들지 않는다.
티엔은 회사의 CEO로서의 자리를 내정받았다. 작은 배신으로 인해 한동안 아내가 꽤나 거친 일에 부려먹은 듯 하지만…
그녀는 결국 충성을 다한 대가로 보상을 받았다. 린도 행복해졌다. 그 아이가 나를 보는 눈빛은 진심이었다. 그리고 그
아이는 자신을 아껴주는 새로운 언니를 얻었다. 작은 처남과 나의 옛애인도 행복해졌다. 작은 처남은 재산을 많이 포기
했지만 그로 인해 오히려 행복한 삶과 아이들의 미소와 사랑하는 사람을 얻었다.
그리고 장인 어른…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일생을 이룰수 없는 게 틀림없는 꿈을 쫓는 것은 비참하다. 지금, 그 망집을
잃고 유아 퇴행한 장인의 얼굴에서는 한점의 그늘도 없다. 오히려… 행복이 가득찬 모습이다. 그리고 그런 장인의 곁에서
유일하게 그가 의지하는 사람이 된 장모님의 얼굴에도 오랜 고통을 마치고 마침내 보상받은 고행자의 미소가 드리워져
있다. 그것은 정말로 만족스러운 표정이었다.
일부 정말 용서받기 힘든 악당은 어쩔수 없었다. 티엔의 내연남은… 얼마 후 토막이 나서 감옥에서 발견되었다. 티엔은
유학온 자신을 꼬득여 포르노를 찍게 한 남자에 대해 별다른 애도를 표하지 않았다. 아내를 범한 국회위원은 좋은
정치가가 되었다. 물론… 표면상으로만 그렇겠지만, 폐인이 된 얼굴로 보좌관들과 함께 억울하고 힘겨워 하는 사람들의
제일 앞열에서 휠체어를 밀며 전진하는 그에게 많은 사람들이 박수를 보냈다. 그의 곁에 아이를 안은 그의 아내도
동참했다. 그것은 이 나라 국민들에게 축복이었다.
결국… 그 누구도 그리 불행해진 사람은 없다. 아내는… 그것이 오랜 시간동안 맛볼 유열에 가까운 복수라고 말하고
있지만… 정말로 그럴까? 아내는 정말로 복수를 원한걸까? 만약 그녀가 잔혹해질 마음만 먹었다면 그들을 자살로 내몰고
정신병자로 만들고, 폐인으로 시궁창에 처박고, 창녀로 만들어 세상 모든 이가 돌려먹도록 하는 결말도… 충분히 만들수
있었다. 하지만… 아내는 그러지 않았다. 나는 문득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이건 아내에게 있어 복수가 아닌…
오랜 시간동안 바래온 화해와 용서의 과정이 아니었나 하고 말이다.
마지막으로 나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겠다. 그동안의 일로 인해 나는… 의외로 출세코스에서는 좀 벗어났다. 베트남
신규 사업이 아무래도 그리 큰 재미를 보지 못한 탓이 컸다. 그리고 회사에서는 다른 동기들이 회사의 내부 감사와
신규 사업으로 인해 치고나가기 시작해서… 나는 가장 빠른 길에서는 벗어났다. 그런 상황에 대해서 아내는 자신의
복수 때문에 일에 전념하지 못한 탓이라 여겼는지…”
“어떻게… 내가 좀 우회적으로 도와줄까?”
“아냐, 그거 치트키. 그렇게 해서까지 출세하고 싶진 않아. 그리고… 실패도 좋은 경험이지. 그걸 부정하면 나는 결국
어리석은 큰 실수를 해도 모르게 될꺼야. 그것도 내것이라고 생각하고 안고가고 싶어.”
“우와… 여보 좀 멋있었어. 실패도 나의 것이니 안고 간다는 그 말… 나 조금 와버렸어. 그래, 이번에는 속편으로 하자.
저번에 천재 인턴과 악덕 상사의 속편으로… 승승장구하던 악덕 상사는 결국 사소한 과실로 사업에 실패하고, 거기에
더불어 인턴의 옛 남자는 회사의 후계자여서 상사는 퇴출당하지. 그런 상황에서 인턴에게 다시 돌아오라고 말하는
후계자를 뿌리치고 천재 인턴은 상사를 따르는데…”
“너무 복잡해!!! 연기력이 대종상감은 되야 소화를 하겠다!!!”
뭐 이런 대화가 오갔었다. 덕분에 나는 베트남 사업부에서 전출되서 법인 영업팀으로 자리를 옮겼다. 덕분에… 일은 좀
한가해져서 이렇게 세집살림을 하는게 가능한거겠지. 대신에 출세 한 것은, 회사 내부의 경리 부정을 잡은 어느
원칙주의자 동기와 신규 사업으로 대박을 친 여자 동기였다. 나는 그 깐깐한 원칙주의자 동기를 여자 동기가 네살 연하의
남편과 결혼하는 결혼식장에서 만나 빙긋이 웃었다. 지금의 상황을 이 친구가 듣는다면 뭐라고 말할까?
걸음을 재촉하며 나는 어느새 우리 집이 눈에 들어오는 것이 보였다. 나는 생각했다. 지금까지 아내가 한 것이 복수가
아니라며… 어쩌면 나에게 있어서도 아내의 생각은 조금 다른 느낌이었을지도 모른다. 생각해보면… 그건 남자들에게
있어 자만하고 오만해지기 충분한 상황이었다. 그래서, 그것을 획책한 아내를 버리거나 혹은 홀대할수도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나는 결국 아내외에는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래서 생각이 들었다. 만약에 내가 그러지 않았다면….
혹시나 아내에게 다른 마음을 품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상상하고 싶지도 않다.
그러면서 드는 생각이… 어쩌면 이건 아내에게 있어서 나에 대한… 마지막 시험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자신만을 영원히
사랑해주고 자신의 편이 되어줄 것인지를… 아내는 시험한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생각하니 소름이
돋았다. 역시 나의 여신님… 아프로디테는 자신의 며느리가 될 프쉬케를 죽을만큼 어려운 시험을 내어 통과하게 해서야
겨우 인정을 했다지? 어쩌면 이 복수는 나에게 있어서도 일종의 그런 시험이 아니었을까?
그런 여신님의 시험을 통과하고 곁에 있게 된 나는 뭘까? 아프로디테의 못난이 남편인 헤파이토스일까? 아니면 내연남인
말썽쟁이 아레스일까? 그때 문득 그보다 적당한 사람이 떠올랐다. 아프로디테와 페르세포네를 오가며 두집살림하는
행운아, 아도니스가 어쩌면 나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마침, 아도니스는 피그말리온의 후예이다. 그런 쓸데없는
생각을 하면서… 나는 어느새 집에 도착했다. 대문을 열고 들어가니 아내가 나를 기다리고 있다. 아내가 물었다.
“늦었네… 어서와. 식사, 목욕, 아니면 나?”
“그 질문에 대답은… 이미 정해진 거 아니야?”
“꺄악!!!”
나는 아내를 안아들고 방으로 들어가며 그녀에게 키스했다. 나는 아내를 사랑한다. 이 세상에 그 누구보다도…
나의 사랑스러운 여신님… 오늘밤도 나와 함께…
--------------------------------------------------------------------------------------------------------------------------------------------
| 이 썰의 시리즈 (총 20건) | ||
|---|---|---|
| 번호 | 날짜 | 제목 |
| 1 | 2026.04.30 | 현재글 아내의 복수를 대신하다 20(완) |
| 2 | 2026.04.30 | 아내의 복수를 대신하다 19 |
| 3 | 2026.04.30 | 아내의 복수를 대신하다 18 |
| 4 | 2026.04.30 | 아내의 복수를 대신하다 17 |
| 5 | 2026.04.30 | 아내의 복수를 대신하다 16 |
블루메딕 후기작성시 10,000포인트 증정


윤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