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 천약유정(天若有情) --- 097
네코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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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약유정(天若有情) --- 097
마음 속으로 생각하길 당신 이 일절의 것은 나의 공로야. 분명 어젯밤 우리의 결합이 매여의 오랫동안 공허했던 신체로 하여금 남자의 위로를 받은 것이었다. 나의 타고난 특이한 양물과 지구력이 매여에게 한 번 또 한 번 고조를 가져다 주어 매여의 마음 밑바닥에 침전되어 있던 각종 부정적인 면의 정서를 씻어내 버린 것이었다. 그녀의 신체부터 심령까지 모두 극도로 풀어질 수 있게 이완시킨 것이었다. 그래서 그녀의 오늘 얼굴색이 현란하고 다채로운 것이 마치 소부와 같은 것이었다. 사실이 증명하는 것이 한 건장하고 힘 있는 남자는 여인의 가장 좋은 보양품이었다. 홍주와 무슨 숙면의 관계는 크지 않은 것이었다.
“그런가? 그런데 왜 나도 술을 마시고 충분히 잤는데 효과가 없지? “
양내진은 믿는 듯 아닌 듯 답을 했다.
그녀의 회답에 나는 거의 밥을 뿜을 뻔 했다. 나는 속으로 생각을 했다. 아가씨! 당신이 이 효과를 원한다면 방법은 아주 간단해. 다만 자신이 실제로는 몸을 뺄 도리가 없는 것이 마음이 온통 당신 엄마의 신상에 가 있기 때문이야.
매여는 크게 난감해하며 급히 기타의 말로 얼버무렸다. 양내진이 다시 무슨 난감한 질문을 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매여는 아주 주동적으로 기타 방향으로 말을 이어갔다. 동시에 식사를 하는 속도를 빨리했다.
그들 두 사람의 식사량은 많지 않았다. 내가 흰죽 한 사발을 다 먹자 조찬 또한 끝났다. 우리는 거실로 이동해 앉았다. 오씨 아줌마가 뜨거운 커피를 가져왔다. 우리는 각자 밀크와 설탕을 넣었다. 매여는 조금도 첨가를 하지 않았다. 마치 그 짙은 블랙커피가 그녀에게 잘 맞는 듯 했다.
오씨 아줌마는 커피 서비스를 끝낸 후 되돌아 갈 것을 표시하며 말했다.
“부인, 저는 그럼 올라가 방을 치울게요. “
매여는 개의치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오씨 아줌마가 막 몇 걸음을 떼었을 때 그녀는 갑자기 무엇이 생각난듯 조건반사적으로 나한상에서 일어나며 급히 오씨 아줌마를 불렀다.
“앗! 기다려요. 아줌마! “
오씨 아줌마는 계단 입구에서 걸음을 멈추고 어리둥절해서는 고개를 돌려 바라봤다. 매여는 줄곧 행동이 침착하고 차분했다. 방금과 같은 이렇게 급한 모습은 정말 보기 드물었다. 오씨 아줌마와 양내진이 모두 얼굴 가득 의아해 하는 것이 당연했다.
매여는 말하려다 멈추더니 한참을 주저하더니 비로서 입을 열었다.
“아줌마 먼저 진아 방부터 정리하세요. 내 방은 내가 직접 정리를 할 테니까. “
오씨 아줌마야 당연히 이런 기쁜 일을 거절할 리가 없었다. 그녀는 평소와 같이 고개를 끄덕인 후 계단을 올라갔다. 하지만 그녀의 평범한 오관 아래 매여의 언행에 호기심을 느낄지 않을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었다. 매여의 오늘 행동거지는 실제 평상시와 너무 다른 것이었다.
“모처럼 오늘 날이 좋아. 나도 활동을 좀 해야지. “
매여는 다시 앉으며 제발이 저려서는 보충해 설명을 했다.
양내진은 중요히 여기지 않았지만 나는 명약관화 뻔히 알고 있었다. 매여가 오씨 아줌마를 그녀의 방에 들어가지 못하게 하는 것은 충분한 이유가 있었다. 이 시각 그녀의 침실 안에는 도처에 남녀 성교의 흔적이 즐비하기 때문이었다. 그 커다란 침대에 분비물이 잔뜩 묻어있는 침대시트를 포함해 공기 중에는 남자 정액 냄새가 자욱했다. 그 열 몇 개의 조용히 바닥에 떨어져 있는 사용한 흔적이 있는 콘돔은 더 말할 것도 없었다.
남편이 감옥에 수감되어 있는 한 양가집 부인, 동시에 또 세가대족 출신의 고결한 여성, 더욱이 이십대 한 청춘 소녀의 모친, 그런 그녀의 침실에서 뜻밖에 이러한 사용한 흔적이 뚜렷한 것들이 출현한다. 혹은 하얗고 탁한 액체가 가득한 천연고무 제품, 그것은 그야말로 매여라는 사람의 형상을 뒤집어 놓을 수 있는 것이었다. 만일 이러한 것들을 오씨 아줌마가 본다고 한다면 매여는 금후 몸 둘 바를 모르게 되는 것이었다.
생각이 이에 이르자 나는 입가에 저절로 한 자락 음흉한 웃음을 노출했다. 아무 생각 없이 고개를 드는데 매여의 그 봉목이 혹독하게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그녀의 양 쪽 빨간 얇은 입술이 단단히 오무려져 있었다. 마치 나에게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았다. 너 웃음이 나와? 이 모든게 다 너 때문에 초래된 일이야.
그렇지만 나는 조금도 넘어가지 않고 여전히 그런 도발적인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봤다. 매여는 나의 눈빛을 더 받지 못했다. 그녀의 마음 속에는 또 자기 침실 속 그 “증거” 들이 걱정스러워 좌불안석하며 급히 핑계를 찾아 우리 두 사람을 남겨두고 계단을 오르는 것이었다.
아래 층에는 다만 나와 양내진 두 사람만이 남았다. 나는 여전히 매여의 귀여운 매우 난처해하는 모습을 기억하며 웃음을 걸고 있었다. 내 얼굴의 웃음에 양내진은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했다.
“여보세요? 뭔데 실없이 웃고 그래? “
양내진은 나의 어깨를 밀며 물었다.
“아무 것도 아냐. 다만 오늘 날씨가 너무 좋아 기분이 좋아 그래. “
나는 그녀에게 웃는 얼굴을 보이며 입으로는 모호하게 회답했다.
“뭔가 이상해. 너랑 우리 엄마랑 똑같아. 귀신에 홀렸나? “
양내진은 퉁명스레 나를 쏘아보며 입을 삐죽이며 말했다.
이어지는 며칠간 나의 예측 밖으로 매여는 뜻밖에도 다시 원래의 상태를 회복했다. 비록 나는 마음 깊은 곳으로부터 그녀와 옛정을 되살리고 싶어 하는 것이지만 그녀로부터의 피드백은 언제나 거절이었다. 비록 그 하룻밤 나는 자신의 패기를 이용해 그녀 신체상의 틈을 하나 연 것이고 나아가 최대한의 남성적인 용맹스러움과 부드러움을 그녀의 체내에 주입해 그녀 체내에 오랫동안 억눌려있던 여성의 요구와 매력을 끄집어 내는데 성공한 것이었다. 하지만 이 일절 모든 것은 그 날 밤에만 머무른 것이었다. 매여는 아주 빠르게 다시 그 지혜와 예의로 포장된 싸늘함을 이용해 포장 속으로 되돌아갔다. 이전의 충동은 마치 깨끗이 버려진 콘돔과 같이 그림자 조차 없이 사라졌다.
남자는 인내심이 있어야 해. 나는 암암리에 자신이게 이렇게 말을 했다. 이것은 일방적인 생각에 지나지 않았다. 나는 이 비바람에 흔들리는 시각 매여가 우리 사이의 밀당을 독한 마음으로 끊지 못하리라고 믿었다. 사실은 내게 틀렸다고 증명했다. 비록 우리는 한 집에 같이 있었지만 고개를 숙이든 들든 만나는 것을 피할 수 없었다. 하지만 매여는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잘 아는 것 처럼 나와 단독으로 한 곳에 머무르지를 않았다. 양내진이 집 안에 있으면 그녀는 분명 이유를 찾아 딸의 신변에 머물러 나에게 조금의 기회도 주지 않으려 했다. 어쩌면 내가 충동적으로 전횡을 한 모습이 그녀에게 너무 깊은 인상을 주었는지도 몰랐다. 하지만 실제 나의 내심도 그날 밤의 행동에 대해 후회를 했다. 비록 나의 강세가 나로 하여금 그녀의 몸을 갖도록 했지만 이것도 내가 그녀의 면전의 최후의 한 겹 위장을 찢은 것이었다. 매여는 내가 단순히 단지 그녀의 몸을 가지려 한 것인지 그녀가 생각하는 것 보다 더 요구할 것인지를 알지 못했다.
어쨌든 양내진의 정황은 날이 갈수록 좋아졌다. 그녀는 이미 휴가를 취소하고 다시 일의 직책으로 되돌아가기 시작했다. 젊은이는 이러한 것이다. 상처에서 아주 빠르게 회복되는 것이다. 아무튼 그녀는 다시 그 정력 넘치는 모습을 회복했다. 그러나 매여는 여전히 나날이 창백해져 갔다. 마치 그 날 아침의 생기 충만한 피부는 다만 우연히 햇빛에 반사되었을 뿐인 것 같았다. 그 청아하고 수려하니 탈속한 봉목 아래 눈언저리는 점점 어두워져 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요즈음 그녀는 잠을 잘 못 자는 것 같았다. 원인이 나 때문인 것인가? 나는 감히 긍정하지 못했다.
어느 날 오후 오씨 아줌마가 전해준 말에 의해 나는 다시 서재의 그 홍목 문 앞에 있었다. 나의 마음은 약간 혼란했다. 약간 불안했다. 안에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지 모를 일이었다. 하지만 뇌 속으로 매여의 맑고 수려한 옥 같은 얼굴이 떠올랐다. 자연히 다시 일진 상상을 자극하는 것이었다. 재삼 사색을 하다 나는 깊이 숨을 한 모금 들여 마시고는 문을 열었다.
중오의 햇빛이 창 모서리를 뚫고 서재 안을 비치고 있었다. 반은 어둡고 반은 밝은 속에 고요한 맛이 있었다. 구석에 있는 청동 야수의 입 속에서 한 줄기 옅은 연기가 흩어지고 있었다. 한 줄기 냉랭한 유향이 코를 찔러 왔다. 이 향인지 사향인지 꽃향기는 아닌 그러한 농후한 향기는 아니었다. 하지만 나는 또 그 존재를 등한시 하기가 어려웠다. 이 향은 마치 심신을 안정하는 효과가 있는 듯 나로 하여금 저절로 정신을 들도록 만들었다.
“고암, 앉아. “
매여의 싸늘한 목소리가 옆에서 울려왔다. 나는 이제서야 비로서 서거 옆 옆문에서 걸어 나오는 그녀를 발견했다. 손에는 길고 가는 형태의 선홍색 쓰촨 특산인 채색 비단 도안의 보자기를 들고 있었다.
매여는 그 나한상으로 걸어가 앉았다. 나는 그녀가 고개를 들어 나를 보려는 의사가 없는 것을 보고 약간 멋쩍게 맞은편 그 산지목 의자 위에 앉았다.
그리고 매여가 그 때 수중의 그 보자기를 풀고 안에서 온통 새까만 기물을 꺼냈다. 그 기물은 길이는 약 3척 6촌 전후로 넓이는 6촌 정도의 불규칙한 긴 사다리 형이었다. 몸체는 한쪽에 비해 다른 한 쪽은 좀 넓었다. 양 쪽 머리부위는 몇 촌 정도 파여 들어간 형태였다. 그 윤곽은 약간 마치 양 손을 꼭 붙인 인형 몸의 옆 같았다. 기물의 형상과 무게로 보아 분명 목질이 분명했다. 그것의 신상에는 일곱 줄의 빛나는 가늘고 긴 현선이 있었다. 비교적 넓은 머리 부위 아래쪽으로 일곱 선의 은줄이 달려 있었다. 이것은 분명 악기였다. 비록 나는 그것의 이름은 모르지만 악기는 현선과 은줄을 제외하고는 전신이 시커먼 것이 무광이었다. 하지만 어렴풋이 장중하고 소박하니 예스런 맛이 있었다. 마치 길고 지루한 세월을 겪은 것 같았다.
매여는 오늘 길고 긴 고한복식의 단의를 입고 있었다. 청색 모시 재질의 옷섶이 그녀의 얌전하고 고운 몸매를 엄밀히 가리고 있었다. 월백색의 허리띠 하나가 날렵하기 그지없는 허리가지를 묶고 있었다. 같은 색의 목둘레선은 아주 위쪽에 있어 단지 눈처럼 하얗고 긴 목덜미만이 밖으로 노출되어 있었다. 단의의 치맛자락은 아주 널찍했다. 그녀의 책상다리를 하고 있는 양 다리를 완전히 감싸고 있어 근본적으로 그 길고 하얀 아름다운 다리를 엿볼 수 없게 하고 있었다.
나는 매여가 그 악기를 약간 조작하는 것을 보았다. 그런 후 자신의 무릎 위에 걸쳤다. 약간 넓은 그 머리 부분을 오른쪽 무릎에 기댔다. 그리고 뾰족한 머리 부분을 가볍게 나한상에 놓았다. 그 한 떨기 은줄이 그녀의 오른 무릎 쪽 아래로 드리워졌다. 매여의 눈빛이 밑으로 악기 위로 떨어졌다. 그녀는 섬세한 손으로 가볍게 길고 긴 현선을 털어냈다. 그 표정과 태도는 마치 한 소녀가 자신의 청춘 동체를 닦는 듯 했다. 희열과 마음에 들어하는 감상이 충만했다.
일성 맑고 그윽하고 또한 유장한 음조가 울려 나왔다. 이 소리는 듣기 좋은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귀로 들으면 아주 잊기 어려운 것이었다. 그런 후 또 세는 소리가 연이어졌다. 매여의 가는 손가락이 가볍게 움직이는대로 몇 가지 악기의 음색이 테스트 되어졌다.
그녀의 그 비단같이 매끄러운 어깨까지 늘어져 있던 흑발은 자수를 놓은 머리띠를 이용해 뒤로 묶인 채 윤이 나고 깨끗한 옥과 같은 수려한 이마를 드러내고 있어 그 얼굴의 작음과 수려함을 더욱 뚜렷하게 해주었다. 미미하게 고개를 숙이고 있는 까닭에 그녀의 길고 짙은 눈썹은 뚜렷이 온유해 보였다. 길고 긴 속눈썹은 아래를 향해 맑고 투명한 눈동자를 가리고 있었다. 양 쪽 새빨간 얇은 입술은 단단히 오무리고 입가는 미미하게 위로 들어 올려져 있는 것이 마치 모든 몸과 마음을 손 안의 악기에 투입하고 있는 것 같았다.
음악 소리가 멈췄다. 그녀는 가볍게 고개를 들고 입으로 유유자적하게 말했다.
“이것은 고금인데 고금의 이름은 중화(中和)야. 칠성공월(七星拱月), 오덕삼색(五德三色). 봉소임악(鳳沼臨岳), 천인합일(天人合一). “
나의 얼굴이 의아한 빛을 띠며 입을 열어 물으려는 것을 보고 매여는 가볍게 손을 흔들며 말했다.
“말할 필요 없어. 정신을 집중하고 조용히 들어. “
그녀의 일거일동은 아주 우아하고 아름다웠다. 하지만 또 의심할 여지 없는 마력을 갖고 있었다. 나는 다만 산지목 의자에 단정히 앉아 눈조차 깜박이지 않고 그녀가 연주를 시작하는 것을 바라봤다.
그녀는 양 어깨를 미미하게 드리우고 양 쪽 가늘고 긴 팔을 가볍게 금 위에 내려 놓았다. 그녀의 앉아 있는 허리는 아주 곧았다. 다만 팔꿈치의 이동에 기대어 금현을 탔다. 어깨는 시종 그대로 유지하며 미동도 하지 않았다. 길고 긴 청색 소매가 안쪽으로 한 겹 접어지며 비취 팔찌를 차고 있는 눈처럼 하얀 손목을 노출했다. 수선화 같은 새하얂고 가느다란 열 손가락이 그 일곱 가닥의 현 위에 떨어져 내렸다.
내가 세밀히 보니 그녀의 열 손가락 위에는 모두 손톱이 남아 있었다. 왼손 손톱은 대략 4센티 전후로 짧고 오른 손은 6센티 이상이었다. 모든 손톱은 길고 가는 타원형으로 손질이 되어 있었다. 비록 어떠한 매니큐어도 칠해져 있지 않았지만 천연의 옥석 같은 광택이 빛났다. 그녀의 하얀 거의 투명한 가는 손가락 위에 붙어 어렴풋하게 손가락 살점의 분홍의 광택을 볼 수 있었다.
그녀는 왼손은 가볍게 들어 천천히 내려 놓았다. 무릎을 들어 올렸다. 무명지와 명지를 이용했다. 오른 손은 혹은 칠하듯 혹은 두드리듯 혹은 걸듯 혹은 쑤시는 듯 혹은 뽑아내듯 변화가 다양했다. 좋은 것이 너무 많아 미처 다 볼 수 없음이니 그 가늘고 세밀한 옥 같은 손가락이 마치 열 명의 자태가 곱고 요염한 선녀 같았다. 이 스타일이 옛스럽고 소박한 고금의 신상 위를 내달리듯 춤을 추며 우아하고 아름다운 또한 극히 매력적인 자태를 늘어놓고 있었다. 하나의 느릿한 악곡 소리가 고금의 현 아래 드러나고 있었다.
그 노랫소리는 처음에는 보잘 것이 없었다. 다만 진귀한 문물로써 이따금 드러날 뿐이었다. 점점 졸졸 흐르는 실개천이 강물이 되는 듯 했다. 부지불각 중에 망망대해가 되어 있었다. 하지만 또 조금도 파도가 밀어 닥치는 것을 볼 수 없었다. 다만 유창하게 광활하게 펼쳐져 있었다. 그리고 시원한 바람이 솔솔 불어 들어오기 시작했다. 다만 온몸이 시원스럽게 가뿐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몸이 어느 방향으로 가는 것인지 모르게 바람에 휘날리는 연처럼 마음대로 떠다니는 것 같았다. 눈길이 닿는 데까지 멀리 바라보니 모르는 사이 몸이 만장 구름 위에 떠 있었다. 그리고 앞서의 망망대해는 이미 식별할 수 없었다. 다만 유유하니 짙푸른 색만이 남아 있었다.
고금의 음이 멈췄다. 나는 전혀 느끼지 못했다. 여전히 상념 속에 잠겨 있었다. 이 곡은 단정하니 사악함이 없었다. 자연스럽고 담백했다. 나로 하여금 순전히 살육과 정벌, 인연과 욕념 그리고 외계의 각종 근심을 잊게 만들었다.
한참이 흘렀다. 나는 마침내 고개를 들어 바라봤다. 매여의 그 맑고 투명한 비칠 것만 같은 봉목이 나를 응시하고 있었다. 그녀의 눈 속은 온화하고 평화로웠다. 완전히 무였다. 마치 그날 밤 우리 사이의 일이 발생하지 않았던 것 같았다. 나는 이 며칠간 계속 자신을 괴롭히던 욕망이 하나도 남지않고 완전히 없어진 것 같음을 느꼈다. 다만 기쁘고 만족스러운 생기가 차올랐다. 마음 속으로 그녀를 향해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나의 입가 또한 과연 치켜 올라갔다. 매여는 여전히 나에게 담담한 웃는 얼굴이었다. 그녀는 가벼운 소리로 말했다.
“고암, 내가 방금 연주한 이 곡은 ‘망기(忘機)’ 라고 해. 곡명은 하나의 우화에서 발원된 것이야. 너 알아? “
나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입은 열지 않았다. 다만 넋이 나간 듯 그녀의 옥 같은 얼굴을 바라보았다.
매여는 나의 생각을 잘 아는 것 같았다. 그녀는 가볍게 무릎 위 고금을 밀었다. 가녀린 손가락으로 탁자 위에서 한 권의 얇은 서책을 들었다. 몸을 앞으로 조금 기울이더니 나의 수중에 건넸다.
나는 손을 내밀어 건네받아 뒤적여 읽으려 했다. 매여가 또 말했다.
“급하지 않아. 너 돌아가서 천천히 봐. “
나는 눈빛을 거두고 그녀를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몸을 일으켜 서재를 걸어 나왔다. 나는 매여가 다음으로 무엇을 생각하는지를 몰랐다. 나는 다만 그날 밤의 그 분위기로 되돌아감은 이미 가능하지 않음을 알았다. 매여는 완전히 이미 원래의 그녀 자신을 회복했다.
객방으로 돌아온 후 나는 침상에 누워 등불의 힘을 빌어 그 책자를 뒤적였다. 이것은 책을 묶은 실이 책 밖으로 드러나 보이는 선장본이었다. 누런 색을 띤 겉표지에는 번체 글자로 “열자(列子)” 라고 쓰여 있었다. 포장에서부터 책장까지 보아하니 아주 연대가 오래된 물건이었다. 책 속에는 가늘고 긴 우아한 책갈피가 꽂혀 있었다. 책갈피는 단향목을 이용해 한 그루 가냘픈 한 겨울의 매화를 조각해 놓고 있었다. 나는 매화 형상의 책갈피를 떼내어 표식을 해두었던 그 페이지를 펼쳤다.
그곳에는 일편 고문이 있었다. 편명은 “호구조자(好鷗鳥子; 갈매기를 좋아하는 아들)”, 글은 다음과 같이 쓰여져 있었다.
“해상지인유호구자(海上之人有好漚鳥者)
매단지해상종구조유(每旦之海上從漚鳥遊)
구조지지자백주이부지(漚鳥之至者百住而不止)
기부왈(其父曰)
오문구조개종여유(吾聞漚鳥皆從汝遊)
여취래오완지(汝取來吾玩之)
명일지해상(明日之海上)
조구무이불하야(漚鳥舞而不下也)”
문어문에 대해서 나로 말하자면 약간 이해하기가 힘들었다. 하지만 매여는 이 점을 고려한 것으로 짐작되는 것이 책 안에 메모를 꽂아 놓았다. 메모 위에는 그녀 특유의 서체로 구어체 문장이 쓰여 있었다. 이 문자의 내용은 이해할만 했다. 다만 보고난 후 마음 속은 여전히 일편 망연한 것이었다.
석두도 모르는 문어문의 고문을 흑슈가 어떻게 알겠습니까?
다행히 열자의 책이 번역되어 국내에 나와있어 호구조자의 내용을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아마도 매여의 메모에는 이 정도 풀어 놓은 글이 적혀 있었겠지요…
“바닷가 사람들 중에 갈매기를 좋아하는 아이가 있었다. 매일 바다에서 갈매기와 어울려 사이좋게 놀았다. 몇 백 마리인지 그 수를 헤아릴 수가 없었다. 하루는 아이의 아버지가 말했다. ‘내가 들으니 갈매기들이 너와 사이좋게 논다고 하는데 내일 아침 바닷가에 나가면 한 마리만 잡아오너라. 내가 데리고 놀게. ‘, 다음날 바다를 나가보니 갈매기들은 공중에서만 빙빙 돌 뿐 내려와 앉지를 않는 것이었다. “
소설의 본문에는 없지만 원래 열자의 원문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더 남아 있습니다.
고왈(故曰)
지언거언지위무위(至言去言至爲無爲)
제지지소지, 즉천의(齊智之所知則淺矣)
고로 말하기를,
지극히 선한 말은 말이 없고, 지극한 행위는 하는 일이 없다
세속적인 지혜로 인식되어진 지식은, 아주 천박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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