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친구 --- 15
네코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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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분전
여자친구 --- 15
8월 달이 되었고 환우와 소은은 드디어 둘만의 여행을 떠나게 되었다.
주말을 이용한 1박 2일의 짧은 스케줄이었지만 둘이 떠나는 첫 여행이기에 무척이나 설레는 두 사람이었다.
아침 일찍 기차를 타고 동해로 향했다.
동해역에서 내려 근처 마트에서 장을 보고 나오자 예약해둔 펜션의 주인아저씨가 나와 있었다.
주인아저씨의 차를 타고 펜션에 도착하자 아저씨가 한마디 하신다.
“성수기 주말인지라 오늘 손님은 다 젊은 커플이네요.”
환우와 소은은 아저씨의 안내에 따라 2층에 있는 방으로 올라갔다.
아저씨가 열어 주시는 방으로 들어가려는데 옆방에서 젊은 남녀가 나온다.
젊은 남녀라지만 스무 살의 환우와 소은보다는 나이가 있어 보였다.
옆방의 커플이 스쳐지나가자 소은이 환우의 옆구리를 살짝 꼬집는다.
환우의 시선이 멍하니 여자의 뒷모습을 쫓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 왜?”
“너 뭘 그렇게 보니? 흥!”
소은은 화가 난 듯 재빨리 방으로 들어갔다.
아저씨가 안내를 마치고 돌아간 후에도 소은은 무언가 화가 났는지 계속해서 뾰로통한 상태이다.
함께 짐정리를 하던 환우는 그녀가 왜 그런지 몰라 조심스레 물었다.
“너 왜 그래?”
“뭐!”
“아니 계속 화가 난 거 같아서….”
소은의 눈이 가늘어진다.
“너 몰라서 묻니?”
“응? 뭘?”
“너 아까 그 여자 계속 뚫어지게 바라봤잖아. 지나가고 난 다음에도 뒤돌아서까지 보더라?”
“내, 내가?”
소은의 말에 환우는 무척 당황했다.
여자를 보긴 봤었는데 자기가 뒤돌아서까지 봤다고?
무의식중에 그랬는지 기억에 없다.
소은의 화난 목소리가 이어진다.
“흥. 됐어. 앞으론 그러지마.”
“알았어. 미안해….”
환우는 그렇게 사과했지만 소은의 화는 아직 풀리지 않았다.
사실 소은이 화가 난 이유는 따로 있었기 때문이다.
짐정리를 마치고 해수욕장으로 놀러가기 위해 수영복으로 갈아입기로 했다.
화장실에서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나온 소은을 본 환우는 너무나 예쁘고 귀여운 그녀를 향해 달려가 꼭 안았다.
노출이 많은 비키니는 아니지만 그녀에게 너무나 잘 어울리는 파스텔 톤의 많은 레이스가 달린 귀여운 비키니였다.
게다가 소은의 가슴이 꽤 큰 편이라 귀여운 비키니임에도 불구하고 꽤나 섹시한 느낌을 풍겼다.
환우는 비키니를 입은 그녀를 보자 갑자기 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소은아 우리 하고 나갈까?”
“지금? 에이…. 이따 밤에 계속 할 건데. 지금 힘 빼지 말자.”
그녀의 콧소리 섞인 말에 환우는 조금 참기로 한다.
“그래? 아싸. 빨리 밤이 왔으면 좋겠다.”
둘은 위에 옷을 대충 걸치고 해수욕장으로 가기 위해 밖으로 나선다.
그러자 아까 나갔던 옆방 커플과 다시 마주친다.
어딜 나갔다 들어오는 모양이다.
소은은 환우가 또 그 여자를 쳐다보지 않을까 재빨리 지나가려다가 남자의 시선을 느꼈다.
자신의 가슴으로 향해 있는 남자의 시선을….
‘뭐야 저 사람. 짜증나….’
그러나 환우에게 말하기도 뭐해서 재빨리 환우의 손을 이끌고 자리를 뜨는 소은이었다.
8월초의 해수욕장은 사람들 천지였다.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하고 그저 둘이 물에 들어가 간단히 물을 뿌리는 정도밖엔 할 수 없었다.
그래도 첫 여행인지라 들뜬 마음에 제법 재밌게 논 두 사람. 하루 종일 뙤약볕에 노출되어 뜨거워진 몸을 이끌고 펜션으로 돌아왔다.
한숨 기분 좋게 자고 일어나 텔레비전을 보며 저녁을 먹고 술을 마시려 하는데 누군가 방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린다.
갑작스레 두드리는 소리에 깜짝 놀란 소은을 진정시키며 환우가 큰소리로 물었다.
“누구세요?”
“예. 저기 옆방에 온 커플인데요.”
제법 굵직한 목소리로 자신을 소개하는 남자. 환우는 아직 문을 열지 않고 한 번 더 물었다.
“예. 근데 무슨 일이시죠?”
“아뇨. 혹시 괜찮으시면 저희 커플이랑 같이 술 마셨으면 해서요.”
확실히 옆방에 온 커플 같았다.
환우는 더 이상 문을 안 열기도 뭐해서 소은을 한 번 바라보곤 문을 열었다.
그러자 짧게 수염을 길러 거친 인상을 풍기는 남자와 여우 같은 눈매의 여자가 나란히 서 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아까 낮에 두 번이나 마주쳤던 옆방 커플이었다.
“안녕하세요.”
남자의 인사에 환우도 꾸벅 인사를 한다.
“예. 안녕하세요….”
“괜찮으시면 저희랑 같이 술 한 잔 하셨으면 해서요. 그냥 심심하게 둘이 마시는 것 보다 넷이 이야기하면서 마시면 더 좋을 거 같아서요.”
남자는 그렇게 이야기하며 안쪽의 소은을 한 번 바라본다.
남자와 눈이 마주쳐버리고만 소은...
재빨리 눈을 피했다.
환우는 잠시 생각하다 입을 연다.
“아. 저기 그럼 잠깐 기다려 주시겠어요? 여자친구한테도 물어봐야 돼서요.”
“예. 그럼요.”
남자가 동의하자 환우는 문을 닫고 소은에게 와 물었다.
“어때?”
“뭐가?”
그러나 왠지 냉랭한 반응의 소은...
“저 커플이랑 같이 놀까? 나쁜 사람들 같진 않은데?”
“넌 어떤데?”
“난 뭐 괜찮은데. 여럿이서 놀면 왁자지껄한 게 더 재밌을 거 같고….”
환우의 대답에 소은의 표정이 다시 냉랭해진다.
“흥. 그렇겠지.”
그녀의 심기가 불편한 이유를 모르는 환우는 갑작스런 그녀의 반응에 어리둥절했다.
“어? 왜 그래…?”
소은은 한숨을 한 번 쉬고는 약간은 진정이 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아냐. 너 놀고 싶으면 그렇게 하자.”
“응, 응….”
환우는 소은이 그렇게 말하자 다시 문 쪽으로 갔다.
소은은 그런 환우를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저 옆방 커플 여자….
여우 같은 눈매에 도도해 보이는 것이 어딘가 은빈을 떠올리게 하는 구석이 있다.
그래서 아까 환우가 쳐다봤을 때도 그렇게 화를 냈던 것이고….
결국엔 자기에게 돌아와 준 환우라서 은빈에 대한 질투는 전혀 하지 않기로 했는데 역시 자신도 어쩔 수 없는 여자였다.
소은의 허락으로 옆방 커플이 환우네 방으로 들어오게 되었다.
자기들이 싸온 것이라며 술과 안주거리도 잔뜩 들고 왔다.
술자리를 준비하며 서로들 소개를 했다.
남자의 이름은 박종철이었고 스물 여섯..
여자의 이름은 신유리였고 스물 둘이었다.
환우와 소은도 각자 소개를 하자 종철은 형, 언니라고 편하게 부르란다.
그렇게 넷은 술자리를 갖게 되었다.
종철과 유리는 생각보다 붙임성이 좋은 사람들이었다.
특히 종철이 약간 뻔뻔하면서도 능글맞게 분위기를 이끌어가니 환우와 소은도 재미있게 술자리를 이어갈 수 있었다.
술이 꽤 많이 들어가기 시작하자 다들 취기가 올라온다.
술이 약한 소은은 자제를 하며 마시긴 했지만 취하기 시작하는 건 남들과 마찬가지였다.
대한민국의 젊은 성인 남녀들이 취하기 시작하면 무슨 이야기를 할까?
게다가 한 여름에 떠나온 바닷가 여행이다.
이런 분위기도 장소도 최고조인 상태에서의 화젯거리는 너무나도 뻔했다.
농도 짙은 이야기….
당연히 먼저 칼을 빼든 것은 연장자인 종철이었다.
“너네 사귄 지 5개월 정도 됐다고 그랬나?”
“예.”
“그럼 해봤겠네?”
갑작스런 종철의 말에 환우와 소은은 살짝 당황한다.
하지만 나쁜 이야기도 아니고 해서 환우가 대답한다.
“예. 그럼 당연하죠.”
환우는 대답을 하고는 자기들 이야기만 해서는 손익이 안 맞는다 생각해서인지 적극적으로 물어보기로 하곤 말을 이었다.
“형네는 지금 4년 째 사귀신다면서요. 그럼 대체 언제 처음 하신 거예요?”
환우의 질문에 소은이 살짝 째려본다.
뭘 그런 걸 질문하냐는 것이다.
하지만 질문을 받은 당사자를 포함해 여자친구인 유리도 별 신경 쓰지 않는 눈치였다.
종철은 담배에 불을 붙여 한 모금 빤 뒤 시원하게 뿜으며 입을 열었다.
“언제긴 언제야. 얘 고2때니까 그때 처음 한 거지.”
“우와 여고생 때?”
“그게 뭘 놀랄 일이라고.”
피식 웃는 종철에게 환우의 질문이 재차 이어진다.
“4년 정도 사귀면 할 거 못 할 거 다 해보셨겠네요?”
“그렇지. 그래서 얘랑 하는 것도 옛날에 질렸어.”
종철은 여자친구인 유리가 옆에 있음에도 그렇게 말을 한다.
그러나 유리는 종철을 살짝 째려보기만 할 뿐 별다른 화는 내지 않았다.
종철의 말이 다시 이어진다.
“그리고 유리 얘 몸매 봐라. 이게 여자 몸이냐? 남자 몸이지.”
종철은 그렇게 말하며 옆에 앉아 있는 유리의 가슴을 잡았다.
하지만 손에 잡히는 것은 거의 없었다.
워낙 마른 스타일인 유리인지라 가슴도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유리가 살짝 짜증을 내며 종철의 손을 쳐낸다.
당황하는 환우와 소은을 무시한 채 종철의 말이 계속됐다.
“아 난 좀 글래머러스한 여자가 좋아. 그래야 떡 칠 때 좀 하는 맛이 있거든….”
종철은 그렇게 얘기하며 소은을 슬쩍 쳐다본다.
갑자기 종철과 눈이 마주쳐 놀란 소은...
재빨리 눈을 피한다.
소은의 반응에 종철은 입맛을 다시곤 다른 곳으로 화제를 돌렸다.
“야 그럼 너넨 얼마나 자주하냐?”
질문을 받은 환우는 소은을 쳐다봤다.
그러나 고개만 숙인 채 가만히 있는 소은….
환우는 그냥 말하기로 한다.
“사귈 때 초에는 거의 매일 했었는데요. 요샌 1주일에 한 번 정도씩 해요. 아껴주고 싶어서요.”
환우의 말에 종철이 웃음을 터트린다.
“푸핫. 야 아껴주기는 뭘 아껴주냐. 이미 해놓고선 아껴준다는 게 말이 돼? 여자친구랑은 좋을 때 최대한 많이 해놓는 게 진짜 최고야. 나중가면 처음 그런 느낌도 안 들고, 또 그렇게 길들여놔야 나중에 다른 생각 못한다니까.”
이제 종철의 발언은 거침이 없었다.
다들 취해감에 따라 이야기의 수위는 높아져만 간다.
그때 종철이 한 가지 제안을 했다.
“얘들아 우리 게임 하나 하자.”
“게임이요?”
환우의 반문에 종철의 설명이 이어진다.
“응. 우리 서로 파트너를 바꿔서 진짜 연인처럼 알콩달콩 노는 거야. 시간은 내일 아침까지 하기로 하자.”
설명을 들은 소은은 이게 무슨 게임이냐며 반문을 하려 했다.
그런데 환우의 대답이 먼저 튀어나와 버린다.
“오! 재밌겠다! 찬성! 찬성!”
많이 취한 환우는 그저 재밌겠다며 좋아한다.
그러자 종철의 재빠른 진행으로 소은은 얼떨결에 자리를 옮기고 말았다.
어이가 없었지만 설마 무슨 일이 있겠냐는 생각에 가만히 있기로 한다.
게다가 다행으로 종철이 귓속말로 소은을 안심시켜준다.
“걱정 마. 소은아. 그냥 자리만 바꿔서 술 마실 거니까.”
"예….”
종철의 말은 사실이었다.
가끔 소은의 어깨에 팔을 두르며 술을 마시긴 했지만 게임의 내용을 생각하면 이 정도는 굉장히 양호한 것이었다.
소은도 종철의 행동에 적이 안심이 되는지 편하게 술을 마시기로 했다.
그러나 문제는 뒤늦게야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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