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의 하루 20

★숙의 하루 (제15부)★ 교실 안의 정사, 숙과 은 ⑤
너, 너희들 뭐하는 거야!
그 황당한 광경 - 물론 은으로서는 계산된 상황이다 - 에 걸맞게, 은
은 새된 목소리를 내지르고 있었다.
-어머나, 세상에...!
자신의 치마폭을 다급히 말아쥐는 그녀. 그녀의 그 행동은 연기일 뿐
이지만, 마주 놀라는 학생들의 반응은 실제였다.
-어, 어쩜 이럴 수가...
짐짓 뜨악한 표정을 지으며 도망치듯 교실을 뛰쳐 나오기는 하나, 은
은 속으로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느라 견디기 힘든 지경이었다. 놀라
는 꼴들이라니. 후훗, 덕분에 좋은 구경했지, 녀석들아?
표정관리를 잘해야 한다... 은은 아랫층으로 내려가며 다짐했다.
미술실 안은 이미 찬 물을 끼얹은 듯 조용해져 있었다. 보여 주길래
본 것뿐 - 학생들의 죄목은 그것이었지만, 그것까지 알아차릴 수 있
는 아이는 아무도 없다. 다만 여기저기서 장탄식만이 새어 나왔다.
잠시 후면, 곧 그 댓가가 들이닥칠 것이다.
그런데도 나즈막히 들려오는 몇몇의 철 없는 놈들의 수군거림.
-봤지, 봤지?
-그래, 흰 색이야, 흰 색...!
-정말? 그게 보였어?
은은 울상인 표정으로, 노크도 없이 학생부실로 뛰어 들어갔다. 그
난데 없는 침입자에 후다닥 - 탁자 위에 다리를 뻗은 채 졸고 있던
권선생이 몸을 일으켰다.
-무, 무슨 일이시죠...?
놀란 목소리의 권. 그가 보기에 은은 봉변을 당한 여자의 얼굴, 완벽
히 그것이었다.
-아...!
-엇, 은, 은선생님!
비틀거리며 벽을 짚는 은, 펄쩍 뛰며 그녀를 붙잡으려던 그... 그렇
지만 어디를 어떻게 잡을지 몰라 순간적으로 멈칫거리던 그의 팔은
간신히 그녀의 팔뚝을 붙들었다.
-왜, 왜 그러세요...?
그러나 아랫입술을 깨문 이 미술강사는, 정말로 난처한 표정을 지으
며 그의 시선을 피하고 있었다. 물론 그가 부축한 팔을 빼기는 커녕,
슬쩍 기대면서.
-저... 미, 미술실에서 학생들이...
-학생들요?
머뭇거리는 그녀의 입술 - 찰라 권은 대충 그녀에게 무슨 일이 벌어
졌는가를 짐작했다.
-모, 모르겠어요... 너, 너무 당황스러워서 저는...
하지만 은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체육선생답게 재빠른 동작을 보
이는 그였다. 거의 반사적으로 학생부실을 뛰쳐 나가며, 안심시키려
는 권의 목소리.
-알겠습니다. 여기 계세요. 제가 올라가서 처리하겠습니다!
그래도 짐짓 그의 팔을 붙잡는 그녀였다.
-아, 안돼요... 제, 제가 잘못해서...
-걱정 마세요. 차분히 마음이나 가라앉히고 시오. 많이 놀라신
것 같은데...!
그녀가 붙든 손을 다독거리기까지 하며, 씨익 웃어 보인 권은 윗층으
로 향한 계단을 성큼성큼 내달렸다.
후훗, 이제 됐어... 은은 쾌재를 불렀다. 애꿎은 학생들에게야 미안
한 일이지만, 자신의 목표인 저 체육교사가 미술실에서 자초지종을
파악하게 되면 - 완벽한 빌미가 생길 것이다.
아울러 호기심까지도. 그것이 그녀가 노리는 바였다.
어차피 일, 이십분 후에야 이번 시간이 끝날 것이다. 그냥 천천히 여
기에 앉아 기다리면 된다.
학생부실 의자에 엉덩이를 붙이는 은, 그러나 아까 교실과는 백팔십
도 틀린 자세였다. 최대한 치마자락을 끌어내리고, 얌전히 모은 두
무릎은 살짝 옆으로 틀었기에, 날씬한 종아리가 45도 각도로 뻗었다.
완벽히 정숙한 여성의 자태 - 그녀는 그렇게 바뀌어 있었다. 가볍게
두 손을 모아쥐고 무릎 위에 얹으며, 침울한 얼굴을 숙이는 것까지.
올 것이 왔다. 미술실에 남은 남학생들은 그것을 직감하고 있었다.
-반장, 앞으로 나와!
어휴... 태풍처럼 무섭게 들이닥친 것은 학생부 선생이었다. 주춤주
춤, 호명당한 반장이 미술실 앞으로 걸어나왔다.
-무슨 일이냐?
팔짱을 낀 채 다그치는 근육질의 체육교사 권, 그의 한 손에는 굵은
몽둥이가 하나 들려있기까지 했다.
-다 알고 왔어. 대답해.
으르렁거리는 그의 목소리에 찔끔거리는 녀석의 대답.
-그, 그게요...
-안 들린다. 똑바로 말 해...!
으름장을 놓는다.
-저... 아, 아까 미술선생님이요...
-미술 선생님이.
-여... 여기 앉으셨었는데요...
-앉으셨는데.
-그, 그 선생님 치마 속을요...
-치마 속을...?
흠, 그랬군. 역시 - 권의 예상과 엇비슷하게 맞아 떨어지는 이야기인
것 같았다.
-치마 속을... 훔쳐 보다가...
들켰다, 이 말이겠군.
허 참, 이 녀석들이 요새... 무슨 발정기라도 된 건가? 지난 주에 숙
선생님한테도 그런 일들이 있더니... 그 때 한가지 스치는 그의 생각
- 맞아. 아까 점심약속을 받아내려고 했는데. 이따가 종례 후에 얘기
할 시간이 있을까? 그럴 수 있으면 좋으련만...
아, 아니지! 그는 잠깐 동안의 상상을 떨쳐 버렸다. 일단 지금은 그
생각을 할 시기가 아니었으므로.
반장녀석의 말을 끊고 그는 벽력 같이 소리질렀다.
-그래? 좋아, 미술선생님 치마 속 들여다 본 놈 앞으로 나와!
하지만 당연히, 아무도 나서지 않는다.
-빨랑 안 나와?
서로서로 눈치만 살피는 반 아이들. 곁에 선 반장이라는 놈도 뭐라
말도 꺼내지 못하고 쭈삣대고만 있었다.
-어쭈... 당장 안 튀어 나와?
다시 한번 호령하는데, 찰라 권의 눈은 휘둥그래질 수밖에 없었다.
어처구니 없게도... 이 학급의 절반 이상이 엉거주춤, 몸을 일으키고
있었던 것 - 어, 얼레?
-이, 이게 뭐야? 너희들 반항하는 거야?
집단적 항의인가, 긴장하는 그인데... 그제서야 권선생의 옆에서 기
가 죽은 목소리가 들려 왔다.
-저... 전부 다인데요...
뭐? 놀란 눈으로 돌아보는 권선생. 하지만 학생들의 눈치가 영 장난
이 아니다.
-너희 놈들 모두?
-예.
끄덕끄덕거리는 고개들. 일순 아연해지는 그였다.
-조, 좋아... 모, 모두 운동장에 집합!
아니 어떻게 이런... 단체기합을 받으러 미술실 밖으로 몰려 나가는
학생들 뒤를 따르며, 그는 의아스런 호기심이 일 수밖에 없었다.
도대체... 어떤 자세로 어떻게 있었길래 저 녀석들 전부 다 은선생의
치마 속을 훔쳐 보게 된 거지?
[출처] 숙의 하루 20 ( 야설 | 은꼴사 | 성인사이트 | 성인썰 - 핫썰닷컴)
https://hotssul.com/bbs/board.php?bo_table=pssul&wr_id=48822
[이벤트]이용후기 게시판 오픈! 1줄만 남겨도 1,000포인트 증정!!
[재오픈 공지]출석체크 게시판 1년만에 재오픈!! 지금 출석세요!
[EVENT]03월 한정 자유게시판 글쓰기 포인트 3배!
이 썰의 시리즈 | ||
---|---|---|
번호 | 날짜 | 제목 |
1 | 2025.03.06 | 숙의 하루 23 (1) |
2 | 2025.03.06 | 숙의 하루 22 |
3 | 2025.03.06 | 숙의 하루 21 |
4 | 2025.03.06 | 현재글 숙의 하루 20 |
5 | 2025.03.06 | 숙의 하루 19 |
6 | 2025.03.06 | 숙의 하루 18 (1) |
7 | 2025.03.06 | 숙의 하루 17 (1) |
8 | 2025.03.06 | 숙의 하루 16 |
9 | 2025.02.28 | 숙의 하루 15 (2) |
10 | 2025.02.28 | 숙의 하루 14 |
11 | 2025.02.28 | 숙의 하루 13 (1) |
12 | 2025.02.28 | 숙의 하루 12 (1) |
13 | 2025.02.28 | 숙의 하루 11 (1) |
14 | 2025.02.28 | 숙의 하루 10 (4) |
15 | 2025.02.28 | 숙의 하루 9 (1) |
16 | 2025.02.28 | 숙의 하루 8 (1) |
17 | 2025.02.28 | 숙의 하루 7 (1) |
18 | 2025.02.28 | 숙의 하루 6 (2) |
19 | 2025.02.07 | 숙의 하루 5 (2) |
20 | 2025.02.07 | 숙의 하루 4 (1) |
21 | 2025.02.07 | 숙의 하루 3 (4) |
22 | 2025.02.07 | 숙의 하루 2 (7) |
23 | 2024.11.21 | 숙의 하루 1 (xtc666 작가님) (15) |
- 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