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의 하루 23

★숙의 하루 (제15부)★ 교실 안의 정사, 숙과 은 ⑧
희는 너무나 당황하여 한 손으로 입을 틀어막은 채 뛰다시피 계단을
내려왔다.
설마 그럴 줄은... 숙 언니가 그럴 줄은 - 사실이었다. 은이야 한선
생과의 대화로 확인했었지만, 희로서는 처음 그 확실한 상황을 목격
했던 이다.
처음에는 숙의 말을 믿으려고 했었다. 하지만 곧바로, 그녀의 벌개졌
던 얼굴이 떠올랐던 것이다. 가뜩이나 지난 주에 화장실에서 쓰러졌
다고 하지 않았었나? 그래서 희는 걱정된 마음에 돌아가 본 것이었
다.
그냥 무작정 문을 열 생각이었다. 그러나 한가지 이상한 사실, 연습
곡을 친다던 숙인데... 아무런 소리가 들리지 않고 있었다. 아무리
방음이 되었다 해도, 문 앞에 바로 서있는데 들리지 않을 리는 없다.
그래서 들여다 본 것이다. 만약에 뭔가에 열중한 상태라면 모르지만,
혹시 그렇지 않다면 - 기절이라도?
아니었다. 기절할 정도로 놀란 것은 오히려 희, 그녀였다.
숙은 분명 등 뒤의 누군가와 대화하고 있었다. 그것도 돌아 보는 얼
굴은 뭔가 잔뜩 인상을 찡그린 채로... 그리고, 그리고 -
희는 하마터면 소리를 지를 뻔했다. 불쑥, 숙 언니의 뒤에서 나타난
얼굴, 그 얼굴을 보는 그 순간.
한선생이었다. 그리고 그가 한선생이라는 사실을 안 그 찰라, 그녀는
황급히 도망치고 있었다.
놀란 가슴을 콩닥거리며 복도를 달렸다. 비로소 그 모든 상황을 이해
할 수 있었던 것이다.
숙은 분명 엉거주춤 피아노 앞에 서있었고, 한선생은 그 뒤에 앉아
있었을 테니 - 무슨 일이 있었겠는가? 아니, 그 둘이서 무슨 짓을 벌
이고 있었겠는가?
달아오른 표정이 분명했던 그녀, 말까지 더듬거리며 가쁜 어투였던
그녀, 피아노를 연습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 거짓말. 게다가... 상상
하기도 힘들지만, 한선생 그는 손을 닦고 있었다!
세상에, 밝은 대낮에 학교 안에서... 희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상
황이 벌어졌던 것이다.
한선생은 교무실로 돌아와 서랍을 열었다. 하얀 봉투 하나를 끄집어
낸 그는, 회심의 미소를 떠올리고 있었다.
아무리 그래도 한번 무너졌던 여자가 그 다음에도 무너지기는 쉽기
마련이다. 더군다나 현재로서는 자기 쪽이 더 확실한 끗발을 쥐고 있
는 것이다.
호텔방의 사진 - 그것은 마교장도 모르는 일이다. 교사 임용, 돈, 협
박... 그것 외에 자신은 하나의 무기, 그것도 숙으로서는 꼼짝달싹
못할, 그런 무기를 가지고 있었다.
흐흥, 남자친구라고? 애인이 있다고? 그럼 더더욱 위력을 발휘할 것
이다.
간단하지 않은가. 자신과 함께 호텔을 들락거린 증거가 있다, 그걸
남자 쪽에 들이대겠다, 그러면 끝나는 것이다.
내가 그 기집애를 지켜 줘? 뭐 하러? 그는 확신할 수 있었다. 감히
숙이 그년은 절대로 교장실을 들락거리지 못할 것이다. 내게로 올 것
이다 -
봉투 안을 수표로 채운 뒤, 한선생은 몸을 일으켰다.
어차피 마교장이 이 돈을 순순히 받지도 않을 테니까, 딱 그 액수를
맞출 필요도 없다. 그저 흉내만 내면 되는 것이고... 흥정은 이 봉투
를 걸고 시작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미끼로 아무도 모르는 흉계가 시작되는 것이다. 마교
장의 입맛도 맞추고, 숙에게도 생색을 낼, 그런 계산이 그의 음흉한
머리 속에서 진행되고 있었다.
짐짓, 헛기침을 터뜨리며 그는 교장실로 향했다.
운동장의 구석. 여기저기서 낑깅거리는 신음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었
다.
-이 자식들아,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여선생님이 그런 실수를 하면.
..
주먹을 쥐고 엎드려 뻗친 학생들 사이를 거닐며, 권은 내키지 않는
일장훈시를 늘어놔야 했다. 한 손에는 몽둥이를 들었지만, 진작에 쓰
지 않기로 마음 먹은 차.
-실수를 하시더라도...
이 대목에서 막히는 그.
실수, 실수라... 나 같으면 어쩔까? 그 쫙 빠진 몸매의 여선생이 바
로 앞에서 다리를 벌리고 있다면 - 나도 은근히 눈이 돌아갈 텐데.
사실 그런 실수야 남자로서 오히려 바라 마지 않는 것 아닌가.
어휴, 내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 거지?
어쩔 도리가 없다. 선생님은 선생님, 자기 또한 선생이니.
-잠자코 고개를 돌리고 못 본 척하는 게 예의 아니냐, 이 놈들아!
글쎄다. 권 스스로도 이건 자신 없는 얘기다. 하여간 그 자신 없음을
감추기 위해 그는 한층 버럭 목청을 높였다.
-그런데 그걸 수십 명이 달려들어서 훔쳐 봐? 에라, 이... 미술선생
님이 얼마나 놀랬겠냐! 안 그래? 대답해!
예에... 기어 들어가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다음부턴 여선생님이 아무리 몸가짐이 흐트러져도... 너희들은 사나
이로서 고개를 돌린다, 그게 도리야!
몸가짐, 그는 아침부터 목격한 은의 모습을 떠올렸다. 그 때는 미처
몰랐지만, 아까 조회가 끝나고 학생부실에서 마주쳤을 때에는... 자
신도 모르게 눈길이 돌아갔었다.
그 터질 듯한 엉덩이, 그것을 가까스로 감추던 얇디 얇은 치마 속 -
그 안을 정말로 이 녀석들은 구경했을까?
생각 같아서는 물어 보기라도 하고 싶었다. 그 은밀한 경치를.
아아, 어처구니 없는 상상! 권은 세게 고개를 흔들었다.
-좋아, 기상...! 교실로 들어 가!
왠지 낯부끄러워진 기분에, 그는 입맛을 다시며 멎쩍은 발길을 돌렸
다.
그 모든 광경을 내려다보던 은, 그녀는 권선생이 아이들을 해산시키
자 재빨리 자세를 고쳐 앉았다.
-휴... 오래 기다리셨죠?
잠시 후, 그녀의 목표가 학생부실로 다시 들어서고 있었다. 최대한
침울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이고 있던 은은, 아무 것도 모르는 척 얼
굴을 들었다.
-애들... 어쩌셨나요?
마주 앉는 권에게, 조심스러운 어투를 가장하는 그녀.
-예, 그냥... 단체기합을 좀 줬습니다.
어색하게 웃어 보이는 그인데, 은은 다시 민망한 표정으로 시선을 내
리 깔았다.
-너무... 심하게 하신 건 아닌지...
-아, 아뇨... 며칠 전에도 이런 사고가 나더니... 한가하니까, 학생
들이 딴 생각을 자주하나 봐요. 그럴 땐 따끔하게 정신좀 차리게 해
주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겁니다.
폭, 한숨을 내쉬는 은.
-정말 죄송해요. 번거롭게 해 드려서... 제 실수로...
정말로 미안해 보일 정도였다. 얼떨결에 권은 손을 내저었다.
-에이, 아닙니다... 원래 남자 선생님들이 이 정도는 해야죠, 허허..
. 참, 이제 학급시간인데...
아차, 그렇지 - 짐짓 몸을 일으키려는 권의 손목을 다급히 붙드는 은
이었다.
-저, 자, 잠깐...
-어, 왜, 왜 그러시죠?
예기치 못한 동작을 보이는 그녀인지라, 그는 순간 엉거주춤 다시 의
자에 주저앉고 말았다.
-저... 제가 너무 죄송하기도 하고... 감사하기도... 그, 그래서...
갑자기 손목을 붙잡힌 것도 당혹스러운데... 어어!
은은 그의 손목을 붙든 손을 자기 무릎 위로 가져가고 있었다. 따지
고 보면 별 것도 아닌 일, 그러나 그녀는 마치 소중한 은인을 만난
모양이었다.
-오늘 점심... 제가 사드리고 싶은데...
점심이요? 그, 그건 곤란 - 숙을 떠올리는 권이니까.
-왜요? 바쁘세요? 전 고마운 뜻에서...
문득 다시금 은의 목소리가 침울해진다... 라고 느끼는 것도 잠시,
어색하게 쥐어진 손을 빼내려던 권의 시야에 선뜻하게 들어오는 모습
이 있었다.
꿀꺽, 그의 목구멍으로 마른 침이 넘어갔다. 아찔하지는 않지만, 도
저히 눈을 떼기 힘든 장소에 자신의 손목이 본의 아니게 위치해 있었
던 것이다.
그의 시선이 못박힌 곳 - 그것은 은의 치마 아래로 드러난 무릎이었
다. 가볍게 모아진 달걀처럼 매끄러운 그 아래로, 늘씬한 그녀의 다
리가 이어지고 있었다.
-저... 점심이 안되면 저녁이라도...
한껏 조신한 목소리로 바뀐 은, 그 순간 권의 뇌리에는 아침에도 숙
에게 점심약속을 거절당했다는 기억이 떠오르고 있었다.
[출처] 숙의 하루 23 ( 야설 | 은꼴사 | 성인사이트 | 성인썰 - 핫썰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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