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사촌 누나와의 추억(1)
어릴 때 잠깐 이모네 집에서 산 적이 있다.
집안이 어려워져서 잠깐 신세를 지려고 이모네 집으로 이사를 왔는데 그냥 한 몇 달 지내려고 했던 게 몇년이 됐다.
그때 이모네 집에는 딸이 둘 있었고 아들 하나가 있었다.
이모는 예쁜 얼굴이 아니었는데 이모부가 좀 잘생겨서 그런지 자식들 셋이 전부 잘 생기고 예뻤다.
특히 이종사촌 누나는 나랑 나이가 두 살 차이가 났는데 진짜 예뻤다.
동그란 얼굴모양에 피부는 깨끗하고 보조개도 살짝 들어가는 귀여운 상이었다.
고등학생 때였는데 이사를 와서 서먹서먹한 우리 식구들에게 특히 둘째 그 누나가 아주 잘 대해줬다.
큰누나도 예쁘긴 했는데 항상 약간 냉냉해서 우리 가족이랑 말을 잘 안했다.
약간 별채 같은 곳이 있어서 우린 거기서 지냈다. 방 두개 밖에 없는 집이었는데 부모님이 같이 쓰고 내가 한개를 썼다.
그런대로 편하게 지냈다. 아버지는 회사가 망한 뒤로 많이 힘들어했지만 다시 시작하겠다고 열심히 일자리를 찾아다녔다.
엄마도 근처에 있는 무슨 공장인가에 다녔는데 벌이가 좀 괜찮아서 전에 사업할 때보다 오히려 집안 분위기는 더 좋았던 것 같다.
사업할 때는 매일 말다툼이었다. 아버지는 엄마가 하는 말이라면 무조건 잔소리라고 했고 엄마는 자기 말 안들어서 공장이 망한다고 맨날 하소연이었다.
중간에서 그걸 듣고 사는게 아주 힘들었는데 차라리 공장이 망하고 이모네 집에 오고 나서는 엄마는 더 많이 웃었고 아버지도 뭔가 마음이 편해진 것 같았다.
그래서인지 이모 가족들은 우릴 좀 부러워하기도 했다.
이모네는 살짝 가정불화가 있었다.
이모부가 사고가 나서 허릴 다친 후로 일을 못해서 이모가 농사를 다 맡아서 해야 했고 그걸 누나들도 도왔다.
하지만 고등학교를 졸업한 누나와 그 위에 직장 다니는 큰누나가 농사일을 하는 걸 아주 싫어했다.
이모네 막내인 아들은 늦게 얻은 아이라서 초등생이었다. 말썽꾸러기였고 장난이 심했다.
나도 처음에는 걔를 아주 싫어했는데 사실 걔 때문에 둘째 누나랑 그렇고그런 사이가 되었으니 고맙다고 해야 할까 암튼 그렇다.
내가 둘째 누나랑 친해진 건 여름방학 때였다.
내 나이가 한창인 고딩때라 여자에 관심도 많았고 가끔 자위도 하고 그러는 시기였다.
그러다보니 여자 그림 같은 걸 흉내내서 그려보기도 하고 특히 보지나 가슴 같은 걸 따라서 그리는 습관 같은 게 있었다.
그걸 따라서 그리고는 좀 잘 그려진 것 같다 싶은 건 모아두기도 했다.
다시 보면서 슬쩍 자위도 하고 그랬다.
그러다 어느날인가 그림을 그리다가 피곤해서 잠이 들었던 모양이다.
방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입에 묻은 침을 닦고 방문을 열었는데 작은누나가 있었다.
"이거 먹어. 엄마가 갖다주래."
누나가 내민 건 참외였다. 깎아서 접시에 담아서 가져왔다.
"어, 고마워. 누나."
접시를 받아들고 돌아서는데 누나가 갑자기 말을 걸었다.
"너 방 처음 와봐. 들어가봐도 돼?"
갑작스러웠지만 참외까지 갖고온 누나한테 안된다고 하기가 좀 그랬다.
"어. 들어와."
그리고 접시를 들고 책상 위에 내려놓는데 아뿔사! 거기에 내가 그리다 그냥 둔 그림들이 있었다!
깜짝 놀라서 그림을 치우려고 하는데 참외 접시가 밑에 물기가 있어서 거기 종이가 달라붙어서 딸려왔다.
그걸 얼른 떼야한다는 생각에 허겁지겁하는데 누나가 갑자기
"이게 뭐야? 어머!"
하는 것이었다. 누나가 내가 그린 그림을 빤히 보고 있었다.
너무 태연한 모습에 오히려 그게 더 놀라웠다.
내가 접시를 들고 멍하니 서있는데 누나는 그림을 한장 한장 넘겨가면서
"야... 어머머.. 너 너.."
이러고 있었다.
나는 그제서야 정신이 들어서 얼른 접시를 다시 내려놓고 변명을 했다.
"아, 그거. 친구한테서 받은 거야. 그새끼가 이상한 그림을 줘가지고..."
하지만 누나는 바보가 아니었다.
"그림 그리다가 만 것도? 여기 연필도 있고... 어머머.."
누나는 가장 적너라한 사진을 뚤어져라 바라보더니 그것만 계속 봤다.
그건 여자의 보지를 꽤 실제처럼 그려놓은 그림이었다.
친구가 일본여자 사진이라면서 보여준 걸 기억나는대로 그렸는데 그게 진짜처럼 잘 그려졌다.
누나는 그걸 보면서
"야... 이건 진짜 같다."
이렇게 말했다.
누나는 그냥 평범한 말투로 아무렇지도 않게 말했기 때문에 나도 이젠 그냥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고 대답해야겠다 싶었다.
"그래? 친구 새끼가 일본여자 사진 보여준 거 봤다가 기억해서 그린 거야."
"진짜? 너 그림 소질 있구나... 와.. 진짜 같다. 난 니가 진짜 보고 그린 건줄 알았어."
"내가 어떻게 봐? 말도 안돼."
"한번도 본 적 없어? 진짜? 그런데 어떻게 이렇게 진짜처럼 그려? 사진 본 거 기억해서 그린거라고? 진짜?"
"맞다니까. 난 한번도 본 적 없어. 사진만 봤지."
누나는 다시 그림을 보면서 감탄했다.
이제 우리 둘은 거의 그림 감상의 단계로 넘어간 것처럼 평가를 해가면서 사뭇 진지하게 얘기했다.
"아, 이제 가야겠다. 참외 잘 먹어."
"어. 고마워."
진짜 둘은 뻔뻔할 정도로 아무렇지도 않게 그렇게 대화하고 헤어졌다.
그때는 둘째누나도 그랬고 나도 그랬고 가족이고 또 너무 천연덕스럽게 행동했기에 별 감정이 없었다.
그런데 사실 내게 둘째 누나에 대한 감정을 불러일으킨 건 첫째 누나였다.
며칠 뒤에 학교에서 돌아와 방에 들어왔는데 내 책상 위에 둘째누나랑 같이 봤던 사진들이 펼쳐져 있었다.
이게 뭐지? 하면서 다시 정리해서 서랍에 넣었는데 그때 문이 열렸다.
큰누나였다.
"야. 너 그거 그림 뭐야? 니가 그린 거야?"
"아... 이거 친구새끼가 준건데 버릴려다가 아직.."
"거짓말하지 마. 저번에 **랑 같이 봤다면서?"
"아니. 그게 아니라 어쩌다가 갑자기 보게 됐어.."
나는 큰누나가 평소에 냉냉한 인간이었기에 혼나는구나 싶어서 괜히 주눅이 들었다.
"근데 **가 그러더라. 엄청 똑같이 그렸다고. 그래서 궁금해서 본거야."
"아.. 그래? 그랬구나.. 이제 버려야지.."
"버리기는. 왜? 재밌던데?"
"엉?"
냉냉한 누나가 재밌다고 하니 진짜 이상했다.
그런데 누나는 이상한 말을 했다.
"근데 **가 그러더라. 니가 진짜 본 거 같다고."
"아니라니까! 진짜로 본 적은 없어. 내가 어떻게 봐 그걸."
"진짜? 한번도 본 적 없어?"
"진짜라니까. 친구놈이 보여준 일본여자 사진만 봤어. 그건 진짜는 아니잖아."
누나는 피식 웃더니
"아, 사진을 봤구나. 그러니 진짜랑 똑같지."
그때였다. 큰누나가 갑자기 이상한 말을 했다.
"근데 그 그림이 **꺼랑 너무 똑같아서 내가 진짜 놀랐거든. 그래서 혹시 니들 둘이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아보려고 온거야. 니들 둘이 뭐 한거 아니지?"
"뭐? 내가 작은누나랑? 미쳤어? 아냐!"
"그래? 사진 내가 봤는데 진짜 **랑 너무 똑같았어. 직접 안보고 그리기 어려울 정도로."
"아냐. 진짜로. 뭔소리야.."
내가 정색하지 큰누나는 그제서야 믿겠다는 식으로 갑자기 방에서 나가버렸다.
그렇게 그날은 지나갔는데 그 다음날 웃기지도 않는 일이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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