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약국의 딸들 2
북채
0
68
0
5시간전
내가 주인공으로 등장하기 시작한 때가 그 때쯤 이었다.
화려한 조명은 받지 못했지만, 나로 말하자면 5남매의 막내로 공부도 잘 했고 똑똑해서, 여자들만 모여 사는 순미네, 순미 그 계집애하고는 비교가 안됐다.
순미 계집애 꼭 고것이 말썽이었다.
그 계집애가 좀 이쁘기는 했다.
공부도 좀 하기는 했다.
노래도 제법 잘 부르기도 했다.
그런데 꼭 나를 따라오는 것은 무어냐?내가 반장하면 저는 부반장이고, 내가 1등하면 저는 2등으로 숨차게 따라왔고, 1등을 뺏긴 적도 여러번이었다.
거기다, 내가 우리학교 계집애들에게 인기가 있는 것처럼, 요놈의 자식들은 순미가 먼발치에서라도 보이면, 까까머리를 털고 옷매무새를 다듬고 야단법석을 하는 것이었다.
일부러 관심 없는 척 하였으나,나도 내심은 순미가 좋았고, 그러나 집안의 분위기를 보자면, 그 계집애를 좋아한다는 낌새를 조금이라도 보이면 안될 것 같았다.
순미도 마찬가지였는지 겉으로는 쌀쌀맞게 대했지만, 나에 대해 꼬치꼬치 묻고다니는 것이, 속으로는 내게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았다.
이상하리 만치 우리집하고 순미네 집하고는, 인연이 있는 것 같았다.
순미네도 5자매로 5남매인 우리집하고 같았고, 또 큰형으로부터 막내인 나에 이르기까지 순미네 5공주들하고 같거나 비슷한 나이였다.
물론 순미도 막내였다.
또 그 집 공주들하고 우리 남매하고 항상 숙명적(?)이면서 지속적인 경쟁을 내리해온 사이였다.
그쪽집 공주들도 맏이부터 막내까지 하나같이 똑똑했었다.
언제나 우리 남매들하고는 경쟁적인 관계가 끊이질 않았다.
적대감이라고 까지야 할 수는 없겠지만, 뭔가 서먹한 감정이 늘 가로 놓여 있었고, 라이벌 의식이 작용하기도 해서, 순미네 식구들과는 선뜻 친해지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니었다.
그러던 것이,순미네하고 친해지게 된 일대 사건이 일어났다.
여름방학이 막 시작되었을 때 였다.
읍내를 길게 가로지르는 강에서, 미역을 감고 있었다.
커다란 각시바위 위에서는 빨래하는 아주머니들이, 참새처럼 재잘대며 떠들고 있었던 조무래기들에게 둘러 쌓여 있었다.
계집애들이 모여서 깔깔대며 물장난을 하고 있었다.
갑자기 웅성웅성하더니, “어머나! 저를 어째!”
“사람살려요! 사람!”
비명소리가 날카롭게 울렸다.
소리나는 쪽으로 무작정 달려갔다.
아주머니들과 계집애들이 울고불고 난리였다.
여자애가 물에 빠져서 허우적거리고 있었다.
계집애들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다.
다짜고짜 물에 뛰어들었다.
여자애를 향하여 헤엄을 쳤다.
물에 빠진 여자애는 허우적대며 점점 가라앉고 있었다.
그 애를 잡아끌었다.
여자애가 내게 꽉 달라붙었다.
여자애의 얼굴이 어딘지 낯이 익은 것 같았다.
어찌나 세게 잡아당기는지, 헤엄을 칠 수가 없었다.
목에 매달렸다.
죽을힘을 다해 용을 썼다.
물 속으로 점점 가라앉는 것 같았다.
힘이 빠지고 정신이 몽롱해졌다.
법석을 하며 떠드는 여자애들의 비명소리도 가물가물 해졌다.
여자애를 물가로 홱 떠밀고 정신을 잃었다.
하얀 물방울이 출렁였다.
누군가가 나를 잡아당기고 있었다.
물 속으로 점점 가라앉고 있었다.
누군가 내 뺨을 세게 때렸다.
눈꺼풀이 가까스로 들렸다.
수많은 얼굴이 둥그렇게 둘러싸고 있었다.
뭔가 찾으려고 했다.
웅성웅성 거리며 누군가 소리쳤다.
“여자애도 괜찮아!”
몸이 풀리며 눈이 다시 스르르 감겼다.
| 이 썰의 시리즈 (총 18건) | ||
|---|---|---|
| 번호 | 날짜 | 제목 |
| 1 | 2026.07.09 | 김약국의 딸들 18 |
| 2 | 2026.07.09 | 김약국의 딸들 17 |
| 3 | 2026.07.09 | 김약국의 딸들 16 |
| 4 | 2026.07.09 | 김약국의 딸들 15 |
| 5 | 2026.07.09 | 김약국의 딸들 14 |
| 17 | 2026.07.09 | 현재글 김약국의 딸들 2 |
블루메딕 후기작성시 10,000포인트 증정

윤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