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천년 2-1
네코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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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천년 2부
고독(孤獨)하다는 것은 인간의 숙명(宿命)일지도 모른다.
마음을 터놓고 지내는 친구, 하루라도 안 보면 미칠 것 같은 연인,
심지어 피를 나눈 부모형제간이라도 결국은 하나 하나가 완전하게 독
립된 상태로 존재하는 외로운 인간일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인간관계에 있어서 물리적(物理的) 결속(結束)은 혹여 가능
할 지 모르지만 화학적(化學的) 융합(融合)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
생노병사(生老病死)와 희로애락(喜怒哀樂)은 인간 개개인이 전적으로
혼자서 감당할 수밖에 없는 굴레이기 때문이다.
이 세상의 그 누구도 타인이 부담해야하는 숙명의 무게를 대신 감당
해줄 수는 없다.
인생역정에서 필연적일 수밖에 없는 부하(負荷)를 서로가 분담해주거
나 공감하는 것처럼 보여도 그것은 다만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고픈
인간의 본능적인 욕구가 만들어내는 자기기만(自己欺瞞)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토록 외로운 존재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고독하기 때문에
인간은 구원받을 가능성이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비록 그것이 잠시의 도취나 망각일지라도 인간의 고독을 완화시켜줄
수 있는 것은 역시 인간뿐이기 때문이다.
이럴진대 어찌 타인(他人)을 소중히 여기지 않을 수 있으랴.
숨이 긴 작품을 써보고자 하는 것은 작가라면 누구나 품고 있는 갈망
이고 바램일 것이다.
지면에 구애받지 않고 작가의 상상을 마음껏 펼쳐보는 것은 얼마나
가슴 벅차고 흥분되는 일인가?
그리고 마침내 이 졸렬한 글쟁이 와모(臥某)에게도 그런 기회가 주어
졌다!
마음껏, 다소는 무책임하게 장광설(長廣舌)을 펼쳐볼 지면이 주어진
것이다.
구주팔황(九州八荒)의 광활한 무대를 배경으로 이 졸자가 펼쳐보이는
말도 안 되는 공상(空想)의 세계를 함께 여행해볼 것을 권하며 제일
부(第一部)의 줄거리로 인사를 대신한다.
* * *
<신마풍운록(神魔風雲錄).>
이 한 권의 책자로 인해 중원무림은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대겁풍(
大劫風)에 휘말리게 된다.
신마풍운록은 기오막측한 신공절기가 수록된 비급(秘 )은 아니다.
천하를 살 수 있는 무진장한 보물을 숨기고 있는 장보도(藏寶圖)는
더더욱 아니다.
하지만 그 어떤 비급이나 장보도보다도 더한 유혹이 이 한 권의 책자
에 담겨있었다.
-명예(名譽)!
바로 다름아닌 명예였다.
신마풍운록은 당금무림 정사양도의 인물들을 총망라하여 그들 간의
서열(序列)을 매겨놓은 인명부(人名簿)였던 것이다.
누가 무슨 목적으로 만들었는지도 모르는 그 한 권의 인명부는 삽시
에 중원무림을 피의 소용돌이로 몰아 넣어버렸다.
세상 그 어떤 부류보다도 호승심(好勝心)이 강한 것이 무림인들이다.
그런 그들이기에 다른 사람 아래에 자기 이름이 놓이는 것은 죽어도
참을 수가 없다.
결국 신마풍운록 상의 서열에 불만을 품은 자들이 자신보다 상위의
서열을 차지한 인물들을 모살하는 일이 벌어졌으니…!
그것은 실로 끔찍한 대겁난의 시작이었다.
도처에서 수많은 무림명숙들이 무참하게 도륙당했다.
살륙은 살륙을 불러왔고 마침내 강호무림은 자기가 살기 위해서 먼저
타인을 척살해야하는 아수라장이 되어버렸다.
그리고… 최후의 겁난이 머나먼 곤륜산에서 벌어졌다.
-고독마야(孤獨魔爺) 섭장천(涉長天)!
신마풍운록 서열 제일위에 올라있는 그는 육십여 년 동안 일만 회 가
까이 싸워 단 한 번도 패하지 않은 신화를 이룩한 전설적인 인물이다
.
헌데 그 고독마야가 우연히 끔찍한 마경(魔經)을 얻었다는 소문이 강
호에 퍼졌다.
<혈마대장경(血魔大藏經)>
이것이 고독마야가 입수한 마경의 정체였다.
혈마대장경은 오백 년 전, 혈교(血敎)라는 사악한 집단을 세워 전 무
림을 피로 씻었던 공포의 마인 흡혈마조(吸血魔祖)의 모든 것이 수록
된 저주의 마물(魔物)이다.
무림인들은 혈마대장경에 대한 욕심과 함께 이 기회를 빌어 불가침의
존재였던 고독마야를 쓰러뜨릴 야심을 품고 곤륜산 고독애(孤獨崖)
로 몰려든다.
고독마야의 양녀인 전모(電母) 냉약빙은 양부가 위험에 처했다는 소
식을 듣고 다급히 곤륜산으로 달려간다.
그러다가 그녀는 기련산에서 신마풍운록 서열 육위에 올라있던 젊은
기인 태양황(太陽皇) 이천풍(李天風)의 아들을 구하게 된다.
태양황 이천풍과 그의 태양곡(太陽谷)은 어떤 신비한 집단에게 기습
을 당해 겁멸당했으며 그 와중에서 이천풍의 아름다운 아내 옥수상아
(玉手孀娥)만이 아들을 데리고 겨우 탈출했던 것이다.
하지만 옥수상아는 기련산 중에서 추격자들에게 붙잡혀 겁탈을 당하
게 되었고 마침 그곳을 지나던 전모 냉약빙에게 구조되자 어린 아들
을 그녀에게 부탁하고 자결해버린다.
태양황 이천풍의 아들인 이검한(李劒恨)을 데리고 곤륜산 고독애에
도착한 냉약빙은 군웅들과 동귀어진하려는 고독마야를 설득하여 혈마
대장경을 군웅들에게 주어버린다.
모두 세 권으로 이루어진 혈마대장경은 각기 신마풍운록 서열 삼, 사
, 오위에 올라있는 세 명의 인물이 나눠 갖게 된다.
혁련검호각의 각주인 유성신검황 혁련휘!
대리 독성부의 부주인 독천존 서래음!
그리고 북망산 귀왕궁의 젊은 궁주인 유령마제 구양수가 그 장본인들
이다.
군웅들이 물러간 뒤 고독마야와 전모 냉약빙은 이검한을 무림인으로
키우는 데 주력한다.
그렇게 십 오 년이 흘러 이검한은 전모 냉약빙에 못지 않은 경신술과
갖가지 절기를 지닌 고수로 자라나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이검한은 곤륜산의 어느 계곡에서 한 마리의 이무기
와 싸우다가 위기에 처한 거대한 독수리 철익신응(鐵翼神鷹)을 구해
준다.
철익신응은 그 대가로 이검한을 태우고 머나먼 신강(新疆)에 자리한
한곳의 비역으로 날아간다.
<현음동천(玄陰洞天)>
대과벽(大戈壁)의 은밀한 곳에 자리한 이곳에서 이검한은 신강무림사
상 최강자들이었던 황역사천왕(荒域四天王)의 유물을 얻는다.
천 삼백 년 전의 인물들인 황역사천왕은 현음동천에서 한 명의 마녀(
魔女)와 동귀어진(同歸於盡)한 것으로 밝혀졌다.
-누란왕후(樓蘭王后) 흑요설!
마녀의 정체는 고금제일미인으로까지 통하는 미모 때문에 숱한 사내
들에게 짓밟혔던 비운의 여인 누란왕후였다.
세상의 모든 사내들을 멸절시켜 버리겠다고 맹세했던 그녀가 믿어지
지 않게도 천 삼백 년이 지난 지금까지 살아 있었다. 그 아름다운 몸
에 무려 천 년 수위의 막강한 내공을 지닌 채…!
결국 운명의 이끌림에 따라 이검한은 가사상태에서 천 삼백 년을 살
아온 누란왕후 흑요설을 부활시키고 만다.
부활한 누란왕후는 은혜를 원수로 갚아 자신을 깊은 잠에서 깨워준
이검한을 죽이려고 한다.
하지만 이검한은 죽지 않고 오히려 전화위복으로 현음동천 후면에 숨
겨져 있던 진짜 현음동천을 발견하게 된다.
그 비밀석실에는 현음동천을 세운 상고시대의 여기인(女奇人) 현음마
모(玄陰魔母)가 남긴 유물이 비장되어 있었다.
현음마모가 남긴 유서에서 이검한은 고금제일인인 원시천존(元始天尊
)의 전설을 알게 된다.
현음동천에 머무르며 무공을 수련하던 이검한은 위기에 처한 달단여
왕 나유라를 구해주게 된다.
색목계통의 미녀인 달단여왕 나유라는 몽고족의 양대부족 중 하나인
달단부의 젊은 여왕이다.
헌데 달단부의 숙적 오이랍부의 효웅 철목풍(鐵木風)이 전설 속의 십
왕총(十王塚)을 찾을 수 있는 장보도를 노리고 달단여왕을 습격했던
것이다.
십왕총은 그 옛날 쿠빌라이가 자신의 후손들을 위해 만들어놓은 무고
(武庫)다.
그 십왕총의 보물을 얻기 위해 치열한 암투가 벌어지게 되고 그 과정
에서 이검한은 모든 음모의 주재자인 혈황(血皇)이란 신비인과 조우
하게 된다.
달단여왕과 함께 십왕총으로 돌입한 이검한은 치열한 난투에 휘말려
죽을 고비도 여러 차례 넘기게 되지만 결국 몇 가지 보물을 얻어 무
사히 빠져나온다.
그후 다시 철익신응을 만나 곤륜산 고독애로 돌아온 이검한에게 기다
리고 있었던 것은 친할아버지같이 여기던 고독마야 섭장천의 죽음이
었다.
십 오 년 전의 독상(毒傷)이 도진 고독마야는 이검한에게 자신의 필
생 절기인 나한삼절예(羅漢三絶藝)를 전수하고 마침내 파란만장한 인
생을 마감하게 된 것이다.
고독마야가 세상을 떠난 뒤 이검한은 무공연마에 몰두하게 되고 전모
냉약빙의 헌신적인 희생과 보살핌 덕분에 나한삼절예를 대성하게 된
다.
전모 냉약빙과 아쉬운 이별을 한 이검한은 중원으로 들어간다. 가문
이 겁멸당한 내막을 파헤치고 고독마야의 복수를 하기 위해서…!
강호에 나온 이검한의 첫 번째 표적은 종남산에 자리한 혁련검호각이
었다. 유성신검황을 패퇴시키고 혈마대장경을 회수하는 것이 그의 목
적이었다.
하지만 이검한은 뜻을 이루지 못한다. 누군가 한 발 앞서서 유성신검
황을 납치해 가버린 때문이다.
혁련검호각을 떠난 이검한은 서둘러 북망산 귀왕궁으로 유령마제 구
양수를 찾아간다.
하지만 유령마제는 미리 이검한이 찾아올 것을 알고 치명적인 함정을
준비해두고 있었다.
본래 귀왕궁의 당대 궁주가 될 인물은 고루천존( 天尊)이었다. 하
지만 이십 년 전 고루천존은 의문의 죽음을 당했다.
흉수는 다름아닌 유령마제 구양수였다.
그가 귀왕궁의 궁주 자리를 노리고 사형인 고루천존을 암살한 것이다
.
뿐만 아니라 그자는 고루천존의 아내인 귀왕서시(鬼王西施) 음월방을
능욕하고 망혼애 아래로 던져버리는 만행을 저지르기까지 했다.
하지만 하늘의 뜻인지 귀왕서시는 죽지 않았다.
오히려 그녀는 망혼애 아래에서 기연을 만나 무시무시한 고수로 변해
있었다.
녹발수망천강인(綠髮鬚網天 刃)이란 기괴한 무공을 대성한 그녀는
천하무적의 무시무시한 능력을 지니고 있었다.
유령마제는 그런 그녀에게 아들의 생명을 미끼로 삼아 이검한과 싸우
도록 사주한다.
절대절명의 위기에 처하게 되는 이검한. 하지만 그는 최후의 순간 기
지를 발휘하여 귀왕서시를 쓰러뜨린다.
그 직후 이검한은 유령마제에 의해 음약에 중독되어 귀왕서시를 범하
게 되며 때맞추어 나타난 귀왕궁의 최고 고수 유령삼태상(幽靈三太上
)과 격돌하게 된다.
일대삼의 격돌로 유령동천은 붕괴되고 뜻밖에도 무너진 동굴 안쪽에
서 삼국시대의 일세효웅 조조(曹操)의 진짜 무덤이 모습을 드러낸다.
위제밀총(魏帝密塚)이란 그곳에서 유령마제는 사숙들인 유령삼태상을
시해하는 만행을 저지른다.
하지만 유령마제는 그 직후 나타난 이검한에 의해 패퇴하여 달아나고
만다.
이검한은 신주사패천 중 하나인 귀왕궁을 뒤덮고 있던 암운을 제거해
주었지만 정작 자신의 복수는 이번에도 이루지 못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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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1章 재앙(災殃)의 씨앗
<귀왕궁(鬼王宮)>
신주사패천(神州四覇天)의 일파이기도 한 귀왕궁은 무림인들의 예상
대로 북망산의 깊은 지하에 자리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귀왕궁이 북망산에 있는 게 아닐지도 모른다는 강호의 소문
은 귀왕궁의 위치가 너무나도 은밀하여 외부인은 절대 찾아내지 못하
기 때문에 생긴 것이다.
귀왕궁은 하나의 거대한 지하궁전(地下宮殿)이라 할 수 있다.
거미줄같이 뻗친 미로와 곳곳에 산재한 석실의 규모는 가히 자금성에
못지 않을 정도였다.
-귀왕서시(鬼王西施) 음월방!
귀왕궁의 전대 궁주 고루천존( 天尊)의 아내인 그녀는 실로 이십
여 년 만에 귀왕궁으로 귀환했다.
유령마제 구양수의 독수에 걸려 오랜 세월동안 유령동천(幽靈洞天)에
갇혀 있어야만 했던 음월방은 이검한이 복용시켜준 공청석유(空靑石
乳) 덕분에 장독( 毒)의 금제에서 풀려 귀왕궁으로 귀환한 것이다.
헌데 산공독에 중독된 염마서시를 부축한 채 귀왕궁으로 돌아온 음월
방과 이검한의 앞에 실로 놀라운 보고가 기다리고 있었다.
章
귀왕궁의 깊은 곳에 자리한 한 칸의 석실.
내부가 화려하고 섬세하게 치장된 것으로 미루어 보아 아마도 여인의
규방(閨房)인 듯했다.
그 규방의 한쪽에는 널찍한 침상이 하나 놓여있다.
"흐윽! 돌아가시면 안 돼요! 어머니!"
지금 그 침상 곁에서 한 명의 소녀가 오열하며 몸부림치고 있었다.
나이는 십 팔구 세 정도 되었을까?
아주 파리한 안색에 가녀린 체구를 지닌 아름다운 소녀였다. 불면 꺼
질 듯 연약한 몸매를 지닌 그녀는 한눈에 보기에도 몹시 병약해 보였
다.
소녀가 엎드려 오열하고 있는 침상 가운데 한 명의 중년여인이 전신
이 피투성이가 된 채 누워 있었다.
나이는 삼십대 후반 정도이며 전형적인 여염집 여인으로 보이는 아름
다운 미부였다. 그녀의 모습에서는 그윽한 기품과 함께 현숙함이 엿
보였다.
한데 끔찍했다. 지금 그녀의 가슴은 온통 시뻘겋게 물들어 피투성이
로 변해 있었다. 누군가 내가중수법(內家重手法)으로 여인의 가슴을
으깨어 놓은 것이다.
'인과응보인가?'
석실 입구에는 일남이녀가 복잡한 눈빛으로 서 있었다.
이검한과 음월방, 그리고 염마서시가 그들이었다.
이검한은 구양수의 간악함을 떠올리며 내심 탄식했다.
'사형과 사숙들을 네놈의 손으로 해치더니 이제 네놈의 마누라도 네
놈의 제자의 손에 해를 당했구나, 구양수!'
침상 위에 피투성이로 누운 채 사경을 헤매고 있는 중년부인은 다름
아닌 구양수의 아내였다.
-유령부인(幽靈婦人) 해옥정(海玉鼎)!
구양수가 느지막에 얻은 부인으로 음침하고 교활한 구양수와는 달리
아주 후덕하고 현숙한 여인이었다. 그녀의 후덕한 성품 덕분에 귀왕
궁은 화기가 감돌았다.
헌데 귀왕궁의 모든 제자들의 존경을 한몸에 받았던 유령부인 해옥정
이 지금 참담한 모습으로 죽어가고 있는 것이었다.
-구양소소(九陽素素)!
침상 끝에 앉아 오열하고 있는 소녀의 이름으로 구양수와 해옥정 사
이에서 태어난 외동딸이었다.
비록 음침하고 잔악한 성품의 구양수였으나 이 병약한 딸만큼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정도로 아끼고 귀여워했다.
하지만 그녀는 선천적으로 음기가 강한 태음지체(太陰之體)를 타고나
병약하기 이를 데 없었다.
구양수는 그런 딸을 위해 온갖 영약을 구해다 먹였다.
그러나 구양수의 헌신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구양소소의 체질을 바
꾸지는 못했다.
염마서시는 핼쑥한 안색으로 석실 밖에 서있던 귀왕궁의 제자들에게
물었다.
"누구 짓이냐?"
그녀의 물음에 장한들 중 한 명이 침통함과 분노를 금치 못하는 표정
으로 대답했다.
"제, 제자들의 잘못입니다. 유운학! 그놈이 설마 주모님을 음해할 줄
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유운학!"
듣고있던 이검한은 자신도 모르게 나직한 신음성을 발했다.
염마서시도 탄식하며 음울한 음성으로 말했다.
"휴우! 그 배은망덕한 놈은 아마도 혈마대장경을 노리고 옥정이를 해
쳤을 것이다!"
이어 그녀는 앞장 서서 석실 안으로 들어갔다.
"흐윽! 사조님! 제발 어머니를 좀 구해주세요!"
그녀가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침상에 엎드려 오열하던 구양소소가 그
녀의 치마를 붙잡고 늘어지며 외쳤다.
사슴같이 커다란 그녀의 눈에서 굴러 떨어진 구슬같은 눈물이 파리한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그 모습은 실로 애처롭기 이를 데 없었다.
"알았다. 우선 진맥을 해보자!"
염마서시는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치솟는 거부감을 억누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억지로 불편한 마음을 가라앉히면서 죽은 듯이 누워있는 해옥
정의 상세를 살피기 시작했다.
배은망덕하게도 두 사형을 참살하고 자신을 능욕하기까지 한 구양수
에 대한 분노는 자연스럽게 그자의 가족인 해옥정과 구양소소에게까
지 뻗쳤다.
하지만 염마서시는 그런 내심의 악감정을 애써 억누르며 해옥정을 진
맥했다.
'틀렸다!'
잠시 후 염마서시는 어두운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해옥정은 가슴 부위에 아주 강력한 내가장력을 강타당한 상태였다.
별다른 무공을 연마한 적이 없는 해옥정에게 그 일격은 치명적이라
아니할 수 없었다.
지금 그녀는 늑골 몇 개가 부러졌고 중요한 심맥이 몇 군데 끊긴 상
태였다.
또한 부러진 늑골이 심장과 폐부의 일부까지 손상을 끼치고 있었다.
염마서시는 침중한 안색으로 해옥정에게서 손을 떼었다.
"미안하구나. 내 능력으로는 이미 어찌해볼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
"아, 안돼요."
구양소소는 고개를 저으며 절망하여 울부짖었다.
"어머니가 돌아가시면 소소도 살 수 없어요."
그녀는 비통한 음성으로 외치며 오열을 터뜨렸다.
하지만 그녀의 그런 애처로운 모습에는 염마서시로서는 어쩔 도리가
없었다.
"소생이 한번 손을 써보겠습니다!"
그때 이검한이 침중한 기색으로 말하며 앞으로 나섰다.
"이소협께서?"
염마서시는 흠칫하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면서도 그녀는 차마 이검한을 마주보지 못했다.
그녀는 이검한과 음월방이 야합하는 장면을 목격했으며 이검한은 자
신이 짐승같은 구양수에게 능욕당하는 모습도 보았기 때문이다.
이검한은 신중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소생은 우연히 한 가지 침술을 공부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어쩌면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군요."
그는 품속에서 하나의 침통을 꺼내들었다.
-백팔대라금침(百八大羅金針)!
바로 십왕(十王) 중 천외약선(天外藥仙)이 남긴 약왕림(藥王林)의 활
인신침(活人神針)이 그것이다.
이검한은 지난 일 년 간 틈틈이 천약활인경(千藥活人經)상의 의술을
연마해 왔었다.
비록 한번도 시전해 본적은 없지만 백팔대라금침의 사용법도 숙지한
것이다.
"어머님을 살려주세요. 그럼 소소의 목숨이라도 바치겠어요."
구양소소가 이번에는 이검한의 앞에 오체복지하며 간절한 음성으로
애원했다.
이검한은 그런 그녀를 내려다보며 내심 탄식했다.
'구양수같은 악인에게서 어떻게 이런 효녀가 났단 말인가?'
이어 그는 음월방을 바라보며 침중한 음성으로 말했다.
"뜨거운 물을 부탁합니다, 누님! 그리고 구양소저를 포함한 다른 분
들은 잠시 나가 계십시요. 소생이 정신을 집중하는데 방해가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의 말에 염마서시는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요. 그럼 부탁드려요, 소협!"
이어 그녀는 구양소소를 부축하여 밖으로 데리고 나갔다.
이내 규방 안에는 이검한과 음월방만이 남게 되었다.
이검한은 우선 피에 젖은 해옥정의 가슴부위의 의복을 벗겨냈다.
저고리가 벗겨지며 풍만함이 이를 데 없는 해옥정의 젖무덤이 드러났
다. 사발을 엎어놓은 듯 큼직하면서도 여전히 탄력을 잃지 않고 있는
그 젖무덤 일대는 피로 물들어 있어 보기에도 끔찍했다.
그 사이에 음월방은 뜨거운 물을 준비해 왔다.
이검한은 더운물로 해옥정의 상처를 닦아내기 시작했다.
해옥정의 젖가슴 사이와 왼쪽 젖가슴 부위에 멈춰서 손바닥 만하게 형
성된 상처가 있었다. 그 부분의 찢긴 상처 밖으로 부러진 늑골의 일
부가 삐죽 삐져나와 절로 오싹 소름을 끼치게 했다.
이검한은 해옥정의 가슴에 떨리는 손바닥을 붙였다.
그로서는 처음으로 사람을 치료하는 것인지라 극도로 긴장됨을 어쩔
수 없었다. 그 때문에 그는 손바닥 가득 느껴지는 탄력있는 부드러운
감촉도 느낄 수가 없었다.
그는 정신을 집중하여 내공을 운용하기 시작했다.
우두둑!
그러자 뼈가 엇갈리는 소리와 함께 부러졌던 늑골들이 서서히 원래대
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휴우! 이제 끊어진 심맥을 이어주고 손상된 폐부의 기능을 강화시켜
주면 된다!'
이검한은 신중한 안색으로 해옥정의 경과를 살피며 내심 중얼거렸다.
그런 그의 이마로는 구슬같은 땀방울이 맺히고 있었다.
이어 그는 백팔대라금침이 든 통을 꺼내자 그 안에는 크기와 굵기가
모든 다른 백팔 개의 금침이 들어있었다.
팟! 파앗!
이검한은 그것들을 하나씩 꺼내 조심조심 해옥정의 몸에 꽂기 시작했
다.
해옥정의 살갗 깊숙이 박히는 수많은 금침들… 이검한의 뒤쪽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음월방은 아주 복잡한 느낌에 사로잡혔다.
자신의 적인 구양수의 아내를 치료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토하는 이
검한의 모습은 엄숙하기 이를 데 없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는 음월방은 대견스러움을 느꼈다.
'내가 남편 같은 아들 하나는 잘 얻었다!'
그녀의 옥용으로 한 가닥 그윽한 미소가 번졌다.
* * *
유령부인 해옥정은 이검한의 신묘한 침술 덕분에 다시 회생할 수 있
었다.
구양소소의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였다. 그녀는 모친을 구한
이검한을 위해서라면 정말 목숨이라도 바칠 정도로 감격했다.
하지만 그런 그녀의 기쁨은 오래가지 않아 깨지고 말았다. 염마서시
가 구양소소의 부친인 구양수의 악행을 폭로했기 때문이었다.
이십 년 전 사형인 고루천존( 天尊)을 해치고 귀왕궁의 장문인직
을 차지한 일부터, 얼마 전 흑백무상을 해친 일까지…
물론 그자가 음월방과 염마서시 자신을 능욕했던 사실은 비밀에 부쳤
다.
염마서시의 그같은 폭로에 귀왕궁의 제자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경악은 이내 분노로 바뀌었다.
결국 구양수는 귀왕궁의 제일공적(第一公敵)으로 선포되었다.
앞으로 귀왕궁의 제자들은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구양수를 척살하라
는 명령이 내려졌다.
또한 구양수의 가족인 해옥정과 구양소소에게는 추방령(追放令)이 내
려졌다.
혹자는 그들 모녀를 구양수 대신 처형하자는 극단의 대안을 제안하기
까지 했다.
하지만 염마서시와 음월방의 강변 덕분에 두 모녀를 추방하는 것으로
사건은 일단락되었다.
해옥정 모녀는 그녀의 상세가 움직여도 좋을 정도가 되면 즉시 귀왕
궁에서 추방될 것이다.
또한 귀왕궁의 장문인직은 한시도 비워둘 수가 없었다.
해서 염마서시의 강력한 추천으로 음월방이 귀왕궁의 장문인 지위를
계승하게 되었다.
실로 이십 년 만에 음월방은 죽은 남편을 대신하여 귀왕궁의 지존이
된 것이다.
* * *
돌연히 나타난 구양수를 본 유운학.
그자는 공포와 함께 당황을 금치 못했다.
「 어……. 어떻게 이곳에……. ! 」
그자는 더듬거리며 급급히 여인에게서 떨어져 침상 아래로 내려섰다.
「 흐흐……. 네놈! 구유마부에서 제법 악독한 짓을 했더구나 ! 」
구양수는 음산한 어조로 말하며 성큼 안으로 들어섰다.
그것을 본 유운학은 질겁하며 안색이 하얗게 질렸다.
구양수가 이미 자신이 구유마부에서 한짓을 알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다음 순간,
「 죽……. 죽여주십시오. 사부님 ! 」
그 자는 구양수의 앞에 털썩 무릎을 꿇었다.
「 죽여달라고? 」
구양수는 히죽 웃으며 유운학의 옆을 지나 침상 옆으로 다가갔다.
중년의 매춘부,
그녀는 유운학에게 능욕당하던 자세 그대로 활짝 다리를 벌린 채 누워있었다.
허벅지 사이에 자리한 크고 깊은 동굴.
문득,
구양수는 히죽 웃으며 손으로 여인의 그곳을 어루만졌다.
순간,
「 흐윽……. 싫어요! 분명 흥정할 때는 혼자라고…….! 」
하나,
구양수는 여인의 그런 앙탈에는 아랑곳 하지 않았다.
그 자는 여전히 여인의 비소를 슬슬 어루만지며 음산하게 히죽 웃었다.
「 사모(師母)를 시해한 죄 물론 죽어 마땅한 대죄지 ! 」
「 ………………! 」
그 자의 말에 유운학은 사색이 되어 전신을 와들와들 떨었다.
그 자는 구양수의 손속이 얼마나 악독한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죽……. 죽었다! )
그 자는 절망했다.
배신의 행위는 결코 용서하지 않는 구양수였다.
특히,
구양수는 다른 사람에게는 악독하기 이를데 없으나 부인 해옥정과 딸 구양소소
에게는 남다른 애정을 지니고 있었다.
그런 사모 해옥정을 해쳤으니…….
구양수의 용서를 받지 못할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한데,
「 한 가지 살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주겠다. 그대로 하겠느냐? 」
문득 구양수가 힐끗 유운학을 돌아보며 입을 열었다.
그 자의 그 뜻밖의 말에 유운학은 황급히 고개를 조아렸다.
「 명……. 명령만 하십시오! 」
그 자는 지푸라기 끝이라도 잡는 심정으로 황망히 대답했다.
그 자의 그런 모습에 구양수는 그럴줄 알았다는 듯이 야릇한 음소를 베어물었다.
「 지금부터 구유마부로 돌아가 내 대신 두 가지 임무를 완수해라! 그럼 네놈이
옥정을 해치고 혈마대장경을 훔친 죄를 용서해주마! 」
순간,
「 구……. 구유마부로 돌아가란 말씀입니까? 」
유운학은 기겁하며 반문했다.
하나,
구양수는 음산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 그렇게 겁먹을 필요없다. 역용술을 이용하여 한 놈으로 변장하고 들어가면
아무도 너를 막지 못할 테니…….! 」
순간,
유운학은 퍼뜩 정신을 차리며 물었다.
「 이……. 이검한(李劍恨)이란 놈으로 역용하란 말씀이십니까? 」
구양수는 음산하게 히죽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 그렇다. 네놈의 역용술이라면 정교하지는 못하더라도 대충 그놈과 비슷하게
변신할 수는 있을 것이다! 」
유운학은 이마에 맺히는 식은땀을 닦으며 고개를 조아렸다.
「 할……. 할 수 있을것 같습니다! 」
이어,
그 자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 한데……. 제가 구유마부로 돌아가서 해야할 일이라는 것은…….? 」
구양수는 품 속에서 하나의 보자기를 꺼내 유운학의 앞으로 툭 내던졌다.
「 우선 이것을 소소에게 전해주거라! 그게 첫번째 일이다 ! 」
장방형의 보자기,
그것은 아마도 어떤 비급인듯했다.
한데,
그것말고도 하나의 옥병이 보자기에 함께 싸여있었다.
「 이……. 이것이 무엇입니까? 」
유운학은 보자기를 받아들며 떨리는 음성으로 물었다.
「 가르쳐 주어도 무방하겠지. 그 안에는 뇌룡(雷龍)의 정수와 섭혼마경(攝魂魔經)
이라는 비급이 들어있다! 」
순간,
유운학은 경악으로 눈을 부릅떴다.
(사대……. 기서 (四大奇書)! )
그렇다.
보자기 안에 든 것,
그것은 구양수가 조조의 무덤에서 꺼낸 두 가지 보물이었다.
사대기서(四大奇書) 중의 섭혼마경(攝魂魔經)!
그리고,
상고시대에 살았던 뇌룡(雷龍)의 정수.
뇌룡정수-------!
그것은 극양(極陽)의 보약으로 구양소소의 태음절맥(太陰絶脈)을 치료해줄 것이다.
비단 치료해줄 뿐 아니라 그녀에게 십갑자의 내공까지 지니게 해줄 것이다.
하나,
뇌룡정수의 단점은 그 화기가 너무 강해 보통 사람이 잘못 마시면 미쳐버린
다는 점이었다.
강렬한 화기가 뇌를 다치게 하기 때문이었다.
구양수.
그 자는 보자기 안에 든 것이 두 가지의 희대보물임을 일러주었다.
그것은 행여 유운학이 딴 마음을 먹지 못할 것이라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었다.
유운학은 보자기를 품 속에 갈무리하며 깊숙이 고개를 숙였다.
「 이것은 확실하게 소소 사매에게 전하겠습니다. 하면, 두 번째 분부는 무엇이
옵니까? 」
그 자의 물음에 구양수는 음산하게 히죽 웃었다.
「 한 명의 계집을 내 대신 네가 능욕하는 것이다! 」
유운학은 뜻밖의 분부에 흠칫했다.
「 계……. 계집을 해치우란 말씀입니까? 」
「 그렇다. 네가 해치워야 할 계집은 바로 음월방이란 계집이다! 」
구양수는 사악한 광기로 번뜩이는 눈으로 거침없이 내뱉었다.
순간,
유운학은 질겁하며 안색이 변했다.
「 예엣? 음……. 음월방을 말입니까? 」
그 자는 아연하여 되물었다.
구양수가 겁탈하라고 지목한 여인.
그녀는 하필 유운학이 기이한 감정을 느껴온 음월방인 것이다.
구양수는 깜짝 놀라는 유운학의 태도에 냉막한 음성으로 힐책했다.
「 왜 그러느냐? 노소를 불문하고 계집을 겁탈하는 것이 네 놈의 장기가
아니냐? 」
그 자의 말에 유운학은 찔끔했다.
「 아……. 알겠습니다. 사부님의 분부대로 따르겠습니다! 」
그 자는 황급히 대답하며 고개를 조아렸다.
「 흐흐……. 그래야지 ! 」
구양수는 득의의 표정으로 사악한 음소를 흘렸다.
이어,
그 자는 유운학이 한쪽에 벗어놓은 의복에서 한 권의 비급을 꺼내 흔들어 보였다.
「 이번 일만 제대로 해내면 네놈에게 이것을 아주 주겠다! 」
------- 혈마대장경(血魔大藏經) 제일편(第一篇) 연형편(鍊刑篇) !
비급의 표지에는 그와 같은 제목이 쓰여져 있었다.
아!
그렇다.
그것은 바로 흡혈마조가 남긴 혈마대장경 중 혈영마교 등이 수록된 연형편이었다.
유운학은 오체복지하며 떨리는 음성으로 말했다.
「 제……. 제자가 어찌 감히 그것을 원하겠습니까? 제자 단지 사부님의 너그러운
자비만을 바랄 뿐입니다! 」
구양수는 그런 그 자를 사악한 눈길로 내려다 보았다.
(흐흐……. 물론 내 손으로 네놈을 직접 쳐죽이지는 않겠다! )
그 자는 잔혹한 음소를 베어물며 음험한 어조로 중얼거렸다.
(그러나 네놈은 머지않아 스스로 목숨을 끊어야만 하리라. 네놈을 낳아준
생모(生母)와 몸을 섞은 죄책감을 견디지 못하고 말이다! )
하나,
구양수의 내심을 알리 없는 유운학.
그 자는 구양수의 눈치를 조심스럽게 살피며 벗어놓은 의복을 집어들었다.
「 달리 분부가 없으시면 제자는 즉시 출발하겠습니다! 」
「 흐흐, 오냐! 가도 좋다! 」
구양수는 음험한 눈빛을 번뜩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 하지만 한 가지 기억해 두어야만 한다. 본좌가 늘 네놈을 감시하고 있음을!
행여 딴마음 먹으면 그 순간 네놈은 오체분시의 극형을 면치못할 것이다! 」
그 자는 음산한 어조로 못박아 두었다.
「 명……. 명심하겠습니다! 」
유운학은 대답과 함께 허겁지겁 의복을 걸쳤다.
이어,
휙!
그 자는 꽁무니가 빠져라 하고 토담집 밖으로 달려나갔다.
그 자의 뒷모습을 노려보고 있던 구양수,
그 자의 입가에 음험한 득의의 미소가 번졌다.
(흐흐……. 되었다. 이제 나는 손하나 까딱하지 않고 그 무서운 계집을 없애버릴
수 있게 된것이다!)
그 자의 두 눈은 흥분과 희열로 물들었다.
(크크윽! 정말 기대되는군. 자기 몸으로 낳은 친아들에게 아랫도리를 허용했
음을 깨닫는 순간 그 계집이 미쳐 발광할 꼴이………. )
그 자는 도착적인 광기로 눈을 번뜩이며 내심 중얼거렸다.
아!
천인공노(天人共怒)----------!
구양수는 지금 생모와 아들이 살을 섞도록 만드는 천인공노할 음모를 꾸미고
있는 것이었다.
실로 천벌을 받을 만행,
과연……….
음월방은 이 끔찍한 패륜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 것인가?
잠시 후,
토담집 안으로 한 명의 청년이 불쑥 들어섰다.
지극히 흉흉하고 불량한 인상을 지닌 청년.
「 이봐! 당신은 뭐야? 저 계집을 하룻밤 빌리기로 한놈은 방금 떠났을 텐데….! 」
청년은 아직 토담집 안에 남아있는 구양수를 노려보며 흉갈을 내질렀다.
그 자는 바로 늙은 매춘부의 아들이었다.
순간,
「 흐흐, 시끄럽게 굴지마라! 」
파앗!
한 소리 음갈과 함께 구양수는 청년을 향해 손가락을 슬쩍 튕겨냈다.
그러자,
퍽-----------------!
콰당탕----------------!
청년은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그대로 머리통이 박살나 뒤로 벌렁 나뒹굴었다.
아!
그것은 실로 찰나지간에 벌어진 사태였다.
그 순간,
「 캬악! 」
여인의 입에서 자지러질 듯 날카로운 비명이 터져나왔다.
비록 생모인 자신을 사내들의 매춘부로 제공하는 못된 아들이기는 하지만
어쨌든 자신의 아들이 아닌가?
한데,
그 아들이 지금 그녀의 눈 앞에서 머리가 뽀개져 즉사한 것이었다.
그것은 엄청난 충격이었다.
「 안돼……. 내 아들을 살려놔라. 이놈! 」
여인은 광란하며 울부짖었다.
하나,
두 손을 뒤로 묶인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때,
구양수는 미친듯이 울부짖는 여인을 바라보며 태연하게 히죽 웃었다.
「 흐흐……. 네년도 극락으로 보내줄 테니 걱정마라! 」
말과 함께,
그 자는 자신의 바지를 벗어내렸다.
그러자 불끈 드러나는 검붉은 흉기,
그것을 본 여인은 안색이 새파랗게 질렸다.
「 천…….. 천벌을 받을 것이다! 이 악귀같은 놈! 」
그녀는 발악하듯 거칠게 소리쳤다.
구양수,
그 자는 잔혹하게도 여인의 면전에서 그녀의 아들을 죽이고 그것도 모자라 이제
어머니인 그녀를 겁탈하려는 것이었다.
이윽고,
「 흐흐………….! 」
구양수는 여인의 허벅지를 거칠게 찍어눌렀다.
그리고 그 가운데로 자신의 흉기를 잇대었다.
순간,
「 안돼……. 아악! 」
여인은 두 눈을 치뜨며 비명을 내질렀다.
그녀의 아랫도리를 돌연 뜨거운 살덩이가 깊숙이 박혀들어 온곳이다.
제자인 유운학의 흉기가 드나들었던 그곳에 지금 스승인 구양수의 흉기가
삽입된 것이었다.
이윽고,
「 흐흐……….. 괜찮군! 」
구양수는 몸부림치는 여체를 찍어누른 채 천천히 하체를 일렁이기 시작했다.
「 네……. 네놈은 악귀다! 인간의 탈을 쓰고는……. 아흑…….! 」
눈앞에서 아들을 잃은 여인은 미친듯이 소리치며 울부짖었다.
하나,
그런 그녀의 아랫도리로 구양수의 굳강한 흉기는 거칠게 드나들고 있었다.
「 흐윽……. 안돼……. 아아흑…….! 」
「 흐흐……. 어떠냐? 좋지? 」
삽시에,
실내는 끈적끈적하고 뜨거운 열풍으로 후끈 달아올랐다.
구양수의 밑에 깔려 강간당하는 여인.
그녀의 악에 받친 비명은 어느덧 희열의 교성으로 변하며 높아졌다.
아들의 시체 옆에서 쾌락으로 오열하는 여인………..
그것은 가히 지옥(地獄)의 한 풍경이라 아니할 수 없었다.
x x x
구유마부의 깊은 곳에 자리한 내실-------!
일남일녀가 탁자를 맞이하고 앉아있었다.
음월방과 이검한,
바로 그들이었다.
이검한,
그는 고독혼(孤獨魂)을 허리춤에 찬 채 말없이 앉아있었다.
문득,
「 떠나……. 려느냐? 」
침묵을 깨며 음월방이 나직한 음성으로 먼저 입을 열었다.
그녀의 음성에는 아쉬움과 함께 근심의 기색이 가득했다.
이검한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 소자도 며칠 더 머물면서 어머님을 모시고 싶습니다. 하지만 사정이 여의치를
않군요! 」
그는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 소자가 여기서 지체하면 제가 고독 할아버지의 복수를 하러 출도했다는 사실을
독천존(毒天尊)도 알게 될 것입니다. 제가 근심하는 것은 바로 그것입니다! 」
「 그렇겠구나! 」
음월방은 신중한 안색으로 고개를 끄떡였다.
그렇다.
고독마야의 제자가 출도했다는 소문이 독천존(毒天尊)의 귀에 들어가면 그자
역시 구양수처럼 도망칠지도 몰랐다.
유성신검황과 구양수에 이어 독천존까지 놓칠 수는 없는 일이었다.
하물며,
그 자신은 아직 혈마대장경 중 단 한 권도 회수하지 못했지 않은가?
이검한의 설명에 음월방은 나직하게 탄식하며 말했다.
「 사정이 그렇다면 너를 더 이상 붙잡아 둘 수가 없구나! 」
「 죄송합니다. 어머니! 」
이검한의 말에 음월방은 그윽한 눈빛으로 고개를 저었다.
「 아니다. 하지만 떠나기 전에 에미를 위해서 한 가지 해줄 일이 있다! 」
「 무엇입니까? 」
이검한은 의아한 표정으로 음월방을 주시했다.
음월방은 그런 그에게 불쑥 물었다.
「 근래 사고님의 태도를 어떻게 생각하느냐? 」
「 ………..! 」
그녀의 물음에 이검한은 흠칫했다.
그러고보니 마음에 걸리는 일이 있었다.
요며칠 사이 염마서시의 태도는 지나치게 쾌활하지 않았던가?
그것은 며칠 사이 끔찍한 참변을 연달아 겪은 여자의 태도가 아니었다.
「 혹시…….! 」
이검한은 한가닥 불길한 예감이 퍼뜩 뇌리를 스치는 것을 느꼈다.
음월방은 그런 그를 바라보며 심각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떡였다.
「 그렇다. 에미 생각도 너와 같다! 」
「 아…………….! 」
「 그 분은 구유마부를 내게 모두 떠맡겼다고 여기고 이제 스스로 생을 정리하려
들것이다. 아마 오늘밤 쯤이 아닌가 여겨진다만…….! 」
그녀는 나직한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이검한은 다급한 표정으로 벌떡 일어섰다.
「 그……. 그럼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지 않습니까? 」
하나,
음월방은 가만히 고개를 저었다.
「 아니, 지금 그분은 당신 처소에 계시지 않을 것이다! 」
「 그럼 어디 계시단 말입니까? 」
이검한은 초조한 표정으로 급히 물었다.
「 한군데 짚이는 곳이 있기는 하다만……………! 」
음월방은 문득 야릇한 눈빛을 지으며 말했다.
「 그분이 갈곳을 안다고 해도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 오늘밤에 자진하시는 것을
막는다해도 언제 또 자결을 시도하실지도 모르는 일이거늘…….! 」
「 그……. 그렇군요! 」
그녀의 말에 이검한은 힘없이 털썩 주저앉았다.
음월방은 그런 그를 바라보며 우울하게 탄식했다.
「 이제 사고님은 에미에게 단 한 분 남은 웃어른이시다. 그분의 자결은 무슨
수단을 쓰더라도 막아야만 한다. 」
음월방은 그 말을 의도적으로 강조했다.
「 ………………! 」
이검한,
그의 안색이 짧은 순간 여러 번 바뀌었다.
그는 대강 의모 음월방의 말뜻을 알아차렸다.
한 가지,
염마서시를 자결하지 못하게 막을 방법이 있기는 했다.
하나,
그 방법이란 것이 차마 입에 올리기 민망한 것이었으니……..
이검한은 그 때문에 당혹함으로 얼굴이 벌겋게 물들었다.
잠시 갈등과 망설임으로 어쩔줄 모르던 이검한.
이윽고,
「 알겠습니다. 어머니! 」
그는 탄식하며 고개를 숙였다.
「 소자 그분을 책임지겠습니다. 염려마십시오! 」
그는 음월방을 안심시키며 말했다.
이어,
그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음월방은 비로소 안도의 빛을 지으며 그윽하게 미소지었다.
「 고맙구나. 그분은 지금쯤 유령노조(幽靈老祖)님의 묘소에 가계실 것이다! 」
「 하오면……. 소자는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
이검한은 음월방을 향해 큰절을 올렸다.
「 오냐, 몸조심 하거라! 」
음월방은 자애로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이검한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잘된 일이다. 사고님의 심오한 내공으로 미루어 아직 오랫동안 더 청춘으로
사셔야 할 테니까 검한이의 공양을 받으시는게 좋겠지……. )
그녀는 염마서시를 떠올리며 내심 중얼거렸다.
하나,
그런 그녀의 봉목에 어쩔 수 없이 아쉬움의 빛이 감돌았다.
이윽고,
이검한은 음월방을 뒤로하고 그녀의 규방을 나섰다.
(결국 어머님을 위하는 일이다. 설령 이번 이 패륜으로 천벌을 받아도 도리가
없는 일이다! )
그는 방을 나서며 지그시 입술을 깨물었다.
과연…………
이검한은 어떤 방법으로 염마서시의 자결을 저지할 것인가?
북망산--------!
그 음침한 귀역 중에서도 특히 후미진 곳,
「 흑흑…….! 」
문득,
어둠을 뚫고 서러운 여인의 흐느낌이 새어나오고 있었다.
하나의 구릉 위,
오래된 하나의 봉분과 최근에 새로 만들어진 듯한 두 개의 봉분이 나직이 자리
하고 있었다.
전대 구유마부의 부주 유령노조(幽靈老祖).
그리고,
그의 두 사제 흑백무상(黑白無常)의 무덤이었다.
세 사형제의 무덤 앞,
한 명의 소복여인이 엎드린 채 오열하고 있었다.
치렁치렁한 은발을 풀어헤친 소복미부.
그녀는 바로 염마서시였다.
서시(西施)라는 별명에 걸맞게 여전히 눈부시게 아름다운 모습을 지닌 그녀.
대리석 같은 그녀의 두 빰은 온통 눈물로 흥건하게 젖어있었다.
「 흐윽, 용서하세요. 사형(師兄)! 사형을 위해 정절을 지키겠다는 맹세를 지
키지 못할 못난 소매를……….! 」
염마서시는 유령노조의 비석을 쓸어안고 비통하게 오열했다.
그렇다.
사실 유령노조와 염마서시는 연인사이였다.
다만,
유령노조가 유령진해(幽靈眞解)를 대성하기 위해 동정을 지켜야했기 때문에
부득이 염마서시도 처녀의 몸으로 살아야 했던 것 뿐이었다.
그러다,
유령노조는 고독마야와의 일전에서 패해 심한 내상을 입고 염마서시만 남기고
죽고 말았다.
유령노조가 죽은 후에도 염마서시의 유령노조에 대한 연모지정은 식지 않았다.
그녀는 유령노조를 위해 평생 처녀로 살다 죽을 작정이었다.
한데,
그 맹세가 깨지고 만것이다.
그것도 제자이며 조카인 구양수에게 무참하게 강간당함으로,
그 엄청난 충격으로 염마서시는 삶의 의욕을 잃고 말았다.
하나,
그녀가 즉시 자결하지 않았던 것은 사문(師文)에 대한 책임감 때문이었다.
두 사형인 흑백무상마저 죽은 지금 그녀마저 자결한다면 구유마부는 풍비박살
나고 말것이다.
해서,
염마서시는 치욕적인 목숨이나마 연명해야만 했다.
그런 그녀의 인내심 덕분에 지금 구유마부의 내분은 진정된 상태였다.
이제,
음월방 혼자의 힘으로도 충분히 구유마부를 이끌어갈 수 있을 것이다.
거기에다,
음월방에게는 무서운 초고수인 양아들 이검한까지 있었다.
물론 염마서시는 음월방과 이검한이 이미 살을 섞은 사이임을 알고 있었다.
하나,
개의치 않았다.
오히려 그들 두 결의모자가 이미 살을 섞은 사이라는 점이 두 사람의 관계를
더욱 견고하게 다져줄 것이기 때문이다.
고독마야의 제자인 이검한,
그가 구유마부를 도와주는한 이제 구유마부의 적수는 세상에 없을 것이다.
후사에 대한 근심이 사라진 지금,
염마서시는 이제 사형이고 연인이었던 유령노조의 곁으로 갈 작정이었다.
처연한 표정으로 오열하던 염마서시.
이윽고,
그녀는 결연한 빛으로 입술을 깨물었다.
(이제 소매가 갑니다. 사형! )
그녀는 섬섬옥수를 쳐들어 자신의 천령개를 내리치려 했다.
한데,
바로 그때였다.
「 흐흐……. 역시 여기 계셨군! 」
돌연 염마서시의 등 뒤에서 음산한 사내의 음성이 들려왔다.
동시에,
퍽!
한줄기 강력한 지력이 염마서시의 배심혈을 강타했다.
그 지력이 날아드는 속도는 너무 빨라 미처 피하고 어쩌고 할 틈도 없이 그대로
강타당하고 말았다.
그와 함께,
「 흐윽! 」
염마서시는 온몸이 뻣뻣해짐을 느끼고 모로 쓰러졌다.
그런 그녀의 시야,
스으…………..
허공으로부터 한 명의 청년이 유령같은 신법으로 날아내리는 것이 보였다.
일신에 흑의를 걸친 영준한 청년…….
그 청년을 본 염마서시는 불신과 회의의 표정을 지었다.
「 이……. 이검한! 이게 무슨 짓이냐? 」
그녀는 아미를 상큼 치뜨며 앙칼진 음성으로 외쳤다.
그렇다.
돌연히 급습하여 염마서시의 혈도를 찍은 것은 다름아닌 이검한이었다.
바로 그였기에 염마서시가 미처 피하지 못하고 제압당한 것이었다.
염마서시의 앞으로 내려선 이검한.
그는 음산한 표정으로 염마서시를 내려다 보았다.
「 구유마부를 떠나기 전에 한 가지 찜찜한 부분이 있어서 당신을 찾던 중이오! 」
「 당……. 당신! 」
염마서시는 이검한의 건방진 어투에 어이가 없어 입을 쩍 벌리고 말았다.
지금 그녀의 앞에 서있는 이검한은 그녀가 알고있는 예의 바르고 인후한 이검
한이 아니었다.
지금의 그는 음험하고 비열하기 이를데 없지 않은가?
「 너……. 도….도데체 지금 무슨 짓을 하려는 것이냐? 」
염마서시는 분노와 경악에 떨며 이검한을 노려다 보았다.
이검한은 음험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 당신은 알지 말아야할 사실을 알고 있소. 그것이 무엇인지 설명하지 않아도
잘 알고 계실 것이오! 」
순간,
염마서시의 안색이 일변했다.
「 유령동천에서의 그 일…….! 」
그녀는 부르르 교구를 떨며 이검한을 주시했다.
비로소 그녀는 깨달은 것이었다.
「 그렇소. 그 일 때문에 당신을 찾아온 것이오! 」
이검한은 음험한 눈으로 염마서시를 쓸어보며 말했다.
「 너희 모자 사이의 불륜을 감추려고 나를 죽일 작정이냐? 」
염마서시는 사색이 되었다.
「 하……. 하지만 그때의 일은 구양수 때문에 벌어진 불가피한 상황이었다고 해서
이미 없던 일로 하지 않았느냐? 」
「 그렇다고는 해도 하여간 비밀은 완벽해지는 것이 좋소! 」
이검한은 사악한 음성으로 말했다.
「 나는 비록 피는 섞이지 않았으나 어머니를 정말 사랑하오. 그분의 명예를 지켜
드리기 위해서는 이럴 수 밖에 없소! 」
그는 짐짓 한숨을 내쉬었다.
염마서시는 그 말에 처연한 표정을 지으며 이검한을 올려다 보았다.
「 그래서…….. 네 양어머니의 명예를 지켜주기 위해 나를 죽일 작정을 했단 말이
냐? 」
하나,
그 말에 이검한은 음험하게 히죽 웃었다.
「 죽이지는 않겠소. 더 좋은 방법이 있는데 내가 왜 손에 피를 묻힙니까? 」
말과 함께,
그는 갑자기 자신의 바지를 벗어내렸다.
순간,
불끈!
염마서시로서는 한번도 본적이 없는 사내의 거대한 실체가 그녀의 눈앞에 드러났다.
염마서시는 아연실색했다.
「 네……. 네놈……. 설마! 」
그녀는 이검한이 무슨 생각을 한것인지 깨닫고 옥용이 창백하게 물들었다.
「 흐흐, 그렇소. 당신을 우리의 공범으로 만들면 유령동천에서의 일은 영원히
비밀이 되는 것이오! 」
이검한은 히죽 웃으며 염마서시의 앞에 무릎을 꿇었다.
순간,
「 아……. 안된다. 이놈! 악! 」
염마서시는 황급히 외치다 비명을 내질렀다.
이검한이 갑자기 거칠게 그녀의 머리채를 끌어당긴 것이었다.
그 고통에 염마서시는 자신도 모르게 입을 딱 벌리고 말았다.
한데,
그 직후,
벌어진 그녀의 입 안으로 갑자기 뜨겁고 탄력있는 살덩이가 와락 밀려들어 왔다.
순간,
「 흐읍! 」
염마서시는 경악과 충격으로 눈을 부릅떴다.
하나,
그녀의 입에서는 더 이상 어떤 앙탈도 새어나오지 않았다.
거대한,
실로 거대한 것이 그녀의 목젖까지 밀려 들어왔기 때문이었다.
「 흐……. 좋군! 」
이검한은 염마서시의 입에 자신의 순양지물을 가득 물린 채 희열의 신음을 토했다.
현숙하고 고고한 구유마부의 제일어른 염마서시,
그녀가 한껏 입을 벌리고 사내의 양물을 빨고 있는 모습은 실로 자극적이었다.
그녀는 엄청난 분노와 수치에 몸을 떨었으나 어찌해볼 도리가 없었다.
작은 입이 찢어지는 듯이 아프고 목젖까지 닿은 이검한의 실체에 그녀는 울컥
구토가 치밀었다.
하나,
어쩌랴?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분노에 떨며 눈물을 흘리는 것 뿐이었다.
그때,
이검한은 염마서시의 머리채를 잡고 앞 뒤로 하체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의 터질 듯한 실체는 쉴새없이 염마서시의 입 안을 드나들었다.
그와 함께,
「 으음……. 허억! 」
이검한의 입에서 짐승같이 거친 신음이 새어나왔다.
한순간,
이검한은 부르르 몸을 떨었다.
그와 동시에,
염마서시는 자신의 목구멍 깊숙이로 뜨거운 분출이 이는 것을 느꼈다.
울컥울컥 토해지는 뜨거운 액체…….
염마서시는 혐오감에 전율했으나 그것을 토해낼 방법이 없었다.
별수없이 그녀는 이검한이 토해내는 양정을 모조리 삼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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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