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천년 25장
네코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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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25章 난처한 염복(艶福)
"흐흐흐! 검모의 육체는 오래도록 못 잊을 것이오!"
유운학은 음험하게 중얼거리며 투실투실하게 살찐 고숙향의 두 다리
를 벌렸다.
고숙향은 사내의 손에 무기력하게 다리가 벌려짐을 느끼며 마침내 참
지 못하고 오열을 터뜨렸다.
허벅지가 벌어지며 그 안쪽의 부분이 일순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자
잘한 방초가 형식적으로 덮여있는 계곡은 유달리 흰 살결과 살찐 체
형탓인지 한층 더 깊어 보였다.
유운학은 고숙향의 허벅지 안을 들여다보며 히죽 웃었다.
"기왕 이렇게 된 것 나와 여한 없이 즐기는 거요!"
그자의 일부도 어느덧 터질 듯 부풀어올라 있었다.
"흐흐! 못 참겠군!"
그자는 거칠게 숨을 할딱이며 급히 바지를 벗으려 했다.
헌데 바로 그때였다.
"다 끝났소, 유형?"
화라락!
그때 옷자락 날리는 소리와 함께 암자의 문 앞에 한 명의 인물이 날
아내렸다. 나타난 그자는 일신에 푸른 장삼을 걸치고 있었으며 복면
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었다.
나타난 인영을 보자 유운학은 흠칫했다.
"어서 오시오!"
청삼인이 나타나자 막 바지를 벗고 고숙향을 올라타려던 그자는 어색
한 표정으로 급히 일어섰다.
"호, 이거야 정말 볼만한 광경이로군!"
청삼인은 실내를 훑어보며 야릇하게 눈을 희번덕거렸다.
옷이 모두 벗겨진 채 사지를 벌리고 무기력하게 누워 있는 허연 여체
. 그 희멀겋고 풍만한 여체는 다름 아닌 뭇 무림인들의 존경을 한몸
에 받고 있는 자애검모 고숙향이 아닌가?
청삼인은 음험하게 눈을 번들거리며 알몸으로 누워있는 고숙향의 앞
으로 다가왔다.
"크크! 그토록 고고한척 하던 자애검모께서 도살장에 끌려온 암퇘지
같이 퍼질러 누워있는 광경이라니!"
그자는 치욕적인 욕설을 서슴지 않으며 발 끝으로 고숙향의 엉덩이를
툭툭 걷어차기까지 했다.
고숙향은 치욕과 분노로 입술을 피가 나도록 깨물었다.
청삼인이 욕지거리가 섞인 거친 어조로 지껄였다.
"흐흐! 이 멋진 모습을 한시라도 빨리 보여주고 싶군. 이 계집년을
여신처럼 떠받드는 멍청이들에게!"
그자의 말에 유운학은 음험하게 웃으며 맞받아 대꾸했다.
"하하! 걱정마시오. 내일 아침이 되면 고고한 검모께서 자신의 알몸
을 혁련검호각의 제자들에게 구경시켜주게 될 테니……!"
두 놈은 낄낄거리며 입에 담지 못할 음담패설을 주고 받았다.
헌데 새로 나타난 청삼인을 주시하던 고숙향은 두 눈 가득 온통 경악
의 빛을 떠올렸다.
'저, 저 놈은 혹시!'
그녀는 전신을 부르르 떨며 믿을 수 없는 표정을 지었다.
그자가 걸치고 있는 청삼은 다름아닌 혁련검호각 제자들의 복장이었
다. 그 뿐만이 아니라 그 자의 목소리는 어디서 많이 들어본 음성이
아닌가?
"네, 네놈은 혹시 금철성(金鐵星)이 아니냐?"
고숙향은 복면을 한 청삼인을 주시하며 떨리는 음성으로 물었다.
그녀의 물음에 청삼인은 흠칫했다.
"크크! 제법 눈치가 빠르군!"
그자는 이내 음험하게 웃으며 말했다.
"혹시 오는 도중에 다른 멍청이들과 만날까봐 썼던 것이니까 이제는
벗어도 되겠지?"
말과 함께 그자는 쓰고 있던 복면을 벗었다.
그러자 드러난 얼굴은 나이 삼십 전후로 희여멀건한 얼굴에 음침한
인상을 지닌 청년이었다.
"네, 네놈이!"
고숙향은 엄청난 충격과 분노로 입을 쩍 벌린 채 말을 잇지 못했다.
행여나 했던 그녀의 추측이 사실로 확인된 것이었다.
-금철성!
이것이 청삼인의 이름이었다.
혁련검호각 최고검사들인 천강십팔검호(天 十八劒豪)의 한 명으로
별호는 분광검(分光劒)이었다.
유령잠룡 유운학이 혁련검호각 깊은 곳에 자리한 고숙향의 침실까지
침투해 들어온 것은 모두 분광검 금철성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천, 천벌받을 놈! 무엇이 부족하여 사문을 배신했느냐?"
고숙향은 분노와 치욕을 금치 못하며 금철성을 향해 악을 썼다.
"무엇이 부족했냐고?"
금철성은 고숙향의 말에 싸늘한 어조로 되물었다.
"그걸 모른단 말이냐? 이 살찐 암퇘지야!"
그자는 욕설을 퍼부으며 고숙향의 젖가슴을 발로 짓밟았다.
"악!"
고숙향은 사내의 발 밑에 젖가슴이 짓밟히는 처절한 고통에 비명을
내질렀다. 그녀의 풍만한 젖무덤은 흙묻은 발 아래 짓이겨졌다.
금철성은 잔혹하게 고숙향의 젖가슴을 짓밟은 채 이지러진 얼굴로 소
리쳤다.
"혁련 늙은이는 진짜 절기는 가족들에게만 가르쳐주고 우리 같은 일
반 제자들에게는 쓰레기 같은 종남파의 구닥다리 검법만 가르쳐 주었
다.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하느냐?"
고숙향은 치욕과 분노, 그리고 비통함을 금치 못하며 금철성을 올려
다 보았다.
"그, 그렇다고 네놈이 그이를 배신할 수 있단 말이냐?"
금철성은 뻔뻔스럽게 히죽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크크크! 물론이지. 하여간 좋은 기회였다. 그 늙은이는 폐관 중이고
혈마대장경을 바탕으로 만든 복마신검결은 멍청한 네년이 갖고 있고
, 해서 유형과 합작해서 복마신검결을 빼낼 계획을 세운 것이다!"
"짐, 짐승만도 못한 놈!"
고숙향은 이를 갈며 분노로 전신을 부르르 떨었다.
"짐승만도 못하다고?"
금철성은 광기어린 눈을 흉흉하게 번들거리며 중얼거렸다.
이어 그자는 흉폭하고 거친 눈으로 발 아래 깔려있는 고숙향의 풍만
한 몸을 쓸어보았다.
묻어날 듯 흰 피부를 지닌 고숙향의 살찐 알몸을 훑어보는 금철성의
두 눈이 사악한 욕정으로 번들거렸다.
"흐흐! 기왕 욕먹은 것 정말 짐승이 되어볼까?"
그자가 음흉한 어조로 중얼거리자 옆에 서 있던 유운학이 히죽 웃으
며 끼어들었다.
"흐흐, 금형도 살찐 계집에게 흥미가 있을 줄 몰랐소이다!"
"글쎄, 이렇게 한물 간 계집에게는 별 흥미가 없지만 그래도 검모라
고 불리던 고귀한 계집이니 아마 각별한 흥취가 있을 것 같소!"
금철성의 사악한 말에 유운학은 선심 쓰듯 고개를 끄덕였다.
"좋소. 그럼 양보할 테니 금형이 먼저 재미를 보시오."
"흐흐, 고맙소!"
금철성은 음흉하게 히죽 웃은 후 즉시 바지를 벗어 내렸다. 그러자
불끈 곤두선 그자의 거대한 흉기가 드러났다.
고숙향은 질겁하며 숨을 들이마셨다. 바로 그녀의 얼굴 위로 젊은 사
내의 검붉은 흉기가 건들거리며 드러난 것이 아닌가?
그녀는 순간 눈앞이 캄캄해지는 절망감을 느꼈다.
"제, 제발! 그이를 봐서라도 나를 욕보이지 말아다오!"
그녀는 필사적으로 애원했다.
"늦었다, 계집!"
금철성은 히죽 웃으며 고숙향의 몸 위로 올라갔다.
"악! 안돼!"
고숙향은 사내의 육중한 체중을 아랫배에 느끼고 처절한 비명을 내질
렀다.
금철성은 히죽 웃으며 그런 고숙향의 몸을 더듬었다. 흐드러진 젖가
슴이 그자의 손아귀에 마구 이지러진다.
알몸을 유린당하며 고숙향은 안색이 하얗게 탈색되었다.
"이, 이 파렴치한!"
그녀는 분노와 충격으로 몸서리를 쳤다.
"흐흐! 혁련늙은이보다 열 배는 더 좋게 해줄 테니 기대해도 좋다!"
금철성은 음탕하게 지껄이며 고숙향의 다리를 벌리고 그 중심부로 자
신의 흉칙한 하체를 밀어 붙여갔다.
가장 깊은 곳에 뜨거운 무엇인가를 느끼며 고숙향은 자지러질 듯한
비명을 토하며 하얗게 눈을 치떴다.
'안돼, 이럴 수는 없어!'
고숙향은 엄청난 절망과 충격으로 까마득하게 정신을 잃어갔다. 정조
를 잃은 것만으로도 부족하여 이제는 또 다른 사내에게 몸을 더럽히
게 된 것이다.
이것은 명문가의 귀공녀로 태어나 혁련검호각의 안주인이 된 그녀로
서는 사흘 전까지만 해도 도저히 상상할 수 없었던 일이었다.
금철성은 짐승같이 헐떡이며 고숙향의 몸에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낙
인을 찍어버렸다.
순간 고숙향의 흐드러진 허벅지가 불인두에 지져지기라도 하듯 발작
적으로 퍼득인다. 몸을 더럽히는 순간 그녀는 그대로 까마득하게 정
신을 잃고 말았다.
금철성의 눈 아래 기절하여 축 늘어진 검모의 기품있는 얼굴이 들어
왔다. 늘 현숙하고 자애로운 기품을 잃지 않던 그녀의 육체를 정복했
다는 사실이 그자를 전율케 했다.
"흐흐! 고숙정(高淑晶)이라는 계집에게 이 꼴을 보여주지 못한 것이
유감이군. 제 언니가 내 노리개가 된 것을 알면 입에 거품을 물겠지?
"
금철성은 고숙향에게 하체를 밀어붙인 채 음소를 흘렸다.
헌데 바로 그때였다.
"죽일 놈들!"
돌연 암자 밖에서 천둥치듯 사나운 폭갈이 터져나왔다.
"헉!"
금철성은 질겁하며 홱 소리가 난 곳을 돌아보았다.
쐐애액!
그런 그자의 눈으로 한 명의 여인이 분노한 암호랑이같이 질풍 같은
기세로 암자 안으로 뛰쳐드는 것이 보였다.
"고… 고숙정(高淑晶)!"
"네, 네년이 어떻게 여기를!"
금철성과 유운학의 입에서 동시에 경악성이 터져나왔다.
마치 성난 암사자같이 암자 안으로 뛰쳐든 여인의 나이는 대략 삼십
세 전후로 보이는데 일신에는 짧은 가죽옷을 걸쳤으며 여자임에도 무
려 육척(六尺)에 가까운 훤칠한 키였다.
키 뿐만 아니라 몸매 또한 차라리 우람하다고 해야할 정도로 풍만한
여인이었으나 용모까지 사내 같지는 않았다.
가죽옷 밖으로 구릿빛 팔다리를 다 드러낸 그녀의 용모는 아주 아름
다웠다. 섬세하고도 시원시원한 이목구비는 한눈에 그녀의 성격이 활
달하고 호방함을 알 수 있었다.
극도의 분노 때문일까, 지금 피의여인(皮衣女人)은 제멋대로 풀어헤
친 머릿결이 허공을 향해 곤두서 있었다. 그 모습은 마치 성난 사자(
獅子)가 갈기를 세운 형상과도 같았다.
"죽… 인다!"
실내로 뛰어든 그녀는 이를 갈며 맹렬히 금철성을 덮쳐왔다.
꽈르르릉!
무서운 우레성이 일며 피의여인의 손에 들린 한 자루 시커먼 철검(鐵
劍)이 그대로 금철성을 뽀개갔다.
"헉!"
막 고숙향의 몸에서 일어서던 금철성으로서는 그 질풍같은 피의여인
의 일격을 피할 여유가 없었다.
헌데 금철성의 안색이 사색으로 물들 때였다.
"어딜!"
유운학의 입에서 냉갈이 터지며 요란한 쇳소리가 진동했다.
따땅!
"크윽!"
요란한 쇳소리와 함께 하나의 인영이 후딱 뒤로 물러섰다.
쓰러질 듯 비칠거리며 뒤로 물러선 자는 바로 유운학이었다. 그자
의 손에는 한 쌍의 권(圈)이 들려 있었는데 권을 든 그자의 양 손아
귀가 찢겨 피가 흐르고 있었다.
-음양자모권(陰陽字母圈)!
이것이 그자가 들고 있는 병기의 이름이었다.
둥근 원형의 칼날과 두 자루의 비수가 합쳐진 형상으로 귀왕궁 독문
병기로서 음독신랄함이 특징이었다.
또한 그 칼날에는 지독한 시독(屍毒)에 칠해져 있어 살갗을 스치기만
해도 온몸이 썩어 죽고 만다.
금철성이 위기에 처한 순간 유운학은 음양자모권으로 피의여인을 급
습한 것이었다.
그자의 그 일격은 기쾌무비하기 이를 데 없어 피의여인은 금철성을
공격 중이라 미처 피할 수 없을 것이라 믿었다.
하지만 그녀는 믿어지지 않는 순발력으로 철검을 휘돌려 음양자모권
을 쳐냈으며 그 결과 유운학은 무서운 반진력을 느끼고 음양자모권을
움켜쥔 호구가 파열된 것이다.
"소, 소문보다 두 배 이상 강하구나! 철사자검(鐵獅子劒)!"
유운학은 고통에 안면을 찡그리며 신음성을 발했다.
-철사자검(鐵獅子劒)!
이것이 피의여인의 별호였다.
여자로서는 실로 기이한 별호가 아닌가?
하지만 그녀가 누군지 아는 사람이라면 철사자라 불리는 그녀의 특이
한 별호를 이해할 것이다.
-고숙정(高淑晶)!
이것이 피의여인의 이름이다.
그녀는 바로 자애검모 고숙향의 친동생이다.
동시에 그녀는 유성신검황 혁련휘의 제자이기도 하다.
이십여 년 전, 우연히 고숙정을 발견한 유성신검황 혁련휘는 그녀의
빼어난 자질에 반해 여자는 절대 제자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혁련검
호각의 전통을 깨고 제자로 삼았었다.
그만큼 고숙정의 자질은 빼어난 것이었다.
유성신검황의 제자가 된 직후, 고숙정은 사부가 자식을 두지 못한 사
실에 고민하는 것을 알고는 당돌하게도 자신의 맏언니 고숙향을 사부
의 후취로 천거했다.
유성신검황은 어린 여제자의 맹랑한 짓에 어이가 없었다.
하지만 이미 오십살이 넘어 아이를 생산할 수 없게 된 그의 본처까지
나서서 적극적으로 권하자 못 이기는 척 고숙향을 제이부인(第二婦
人)으로 맞아들였다.
다행히 고숙향은 주위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일남일녀를 생산하여
혁련씨 가문을 잇게 해주었다.
유성신검황 혁련휘의 막내제자 고숙정이 친언니를 사모(師母)로 두게
된 데는 이같은 사연이 있었다.
그런 고숙정을 볼 때마다 남자 제자들 중에 그다지 특출한 인재가 없
었던 유성신검황은 그녀가 여자의 몸으로 태어난 것이 아깝다고 탄식
했다.
그 정도로 고숙정은 사내를 무색케 하는 호방한 성격과 일대종사의
기도를 지니고 태어났다.
평소 그녀의 성격은 쾌활하고 호방하기 이를 데 없으나 불의를 보거
나 분노하면 그녀는 마치 성난 암사자같이 돌변하고 만다.
그래서 혁련검호각의 문하들은 그녀를 철사자(鐵獅子)라 부르며 두려
워했다.
어찌 알았는지 지금 그 철사자검 고숙정이 천인공노할 만행이 자행되
고 있는 남천암에 들이닥친 것이다.
"그 계집은 언니 덕에 복마신검결까지 익혀서 십 오 년 전의 제 사부
만큼이나 강하오. 조심하시오!"
유운학 덕분에 간신히 위기를 넘긴 금철성은 급히 바지를 추스리며
큰소리로 외쳤다.
고숙정은 무섭게 분노하며 이를 부득 갈았다.
"짐, 짐승만도 못한 놈들!"
그녀 앞에는 언니인 고숙향이 실오라기 한 올 걸치지 않은 모습으로
사지를 벌리고 누워 있지 않는가? 누가 봐도 사내에게 능욕당한 모습
임이 틀림없었다.
고숙정은 무참하기 이를 데 없는 언니의 모습에 극도로 분노했다. 그
녀의 긴 머릿결은 절로 곤두서 마치 성난 사자의 갈기처럼 변했다.
"죽여 버리겠다! 더러운 사내놈들!"
고숙정은 분노의 폭갈을 내지르며 그대로 철검을 휘둘러 금철성과 유
운학을 휩쓸어갔다.
우르르릉!
그녀의 철검에서는 우레성같은 진동이 일어나며 막강무비한 검기가
폭발했다.
"어딜!"
그 사이 미리 준비한 금철성과 유운학이 즉시 무기를 휘두르며 고숙
정에 맞섰다.
금철성 역시 한 자루 무딘 철검으로 고숙정을 상대했다.
차차창!
요란한 쇳소리가 터졌다.
"크윽, 이럴 수가!"
"커흑!"
이어 고통에 찬 신음과 함께 두 개의 인영이 쓰러질 듯 비칠거리며
물러났다.
물러선 자들은 바로 금철성과 유운학이었다.
그자들의 안색은 백지장같이 창백하게 변해 있었는데 특히 금철성의
손에 들려있던 철검은 마치 수수깡처럼 부러져 나갔다.
유운학과 금철성은 둘이 힘을 합쳤건만 고숙정에게 밀린 것이다.
금철성은 혁련검호각의 십팔대 고수의 일 인이며 유운학은 유령마제(
幽靈魔帝) 구양수의 수제자인 일류경지의 고수들이다.
그런 그들이 연수했거늘 이 사나운 암사자의 분노의 일검에 밀린 것
이다.
유운학은 목구멍까지 치미는 기혈을 억누르며 전율했다.
'상상 이상이다! 이 끔찍한 계집은 이미 전무림을 통틀어도 열 손가
락 안에 드는 고수가 되어있다!'
그자는 경악을 금치 못하며 염두를 굴렸다.
"우와아!"
쐐애애액!
그때 고숙정이 암사자같은 포효성을 내지르며 재차 두 음적을 휩쓸어
갔다.
"이거나 먹어라!"
그 순간 유운학은 품 속에서 하나의 주머니를 꺼내 그대로 고숙정에
게 내던졌다.
퍽!
그 비단주머니는 고숙정이 일으킨 검기에 휩쓸려 그대로 터져 버렸다
.
푸스스스!
그 순간 주머니 속에서 돌연 분홍색 독무가 확 번져나오지 않는가?
"비겁한!"
고숙정은 말하며 분노의 일갈을 터뜨렸다. 그러면서도 그녀는 급히
호흡을 막아 분홍 독무를 들이마시는 것을 방지했다.
스파앗!
그 찰나의 순간 멈칫하는 고숙정의 가슴팍으로 한 줄기 섬광(閃光)이
벼락처럼 뻗어왔다.
그것은 실로 창졸간의 일인지라 미처 피할 수도 없었다.
하지만 고숙정은 당황하지 않았다.
그녀는 선 자리에서 맹렬하게 신형을 휘돌렸다.
콰아!
그러자 그녀의 몸 주위로 호신강기의 소용돌이가 세차게 일어났다.
그 잠경의 소용돌이는 아주 강력하여 어떤 암기라도 튕겨낼 수 있었
다.
그러나 그것은 고숙정의 생각일 뿐이었다.
쩡!
날아든 섬광은 잠경의 소용돌이를 종이짝 찢듯이 가르며 그대로 뚫고
들어오는 것이 아닌가?
그제서야 고숙정은 그 섬광이 무엇인지 알아차렸다.
그것은 다름 아닌 한 마리의 뱀[蛇]이었다.
길이는 한 자 정도이며 기이하게도 전신이 유리처럼 투명하여 내장과
뼈가 그대로 들여다 보였다.
그 놈의 머리는 날카로운 삼각형으로 생겨 잠경의 소용돌이에 전혀
구애받지 않는다.
"투, 투명흡정사(透明吸精蛇)!"
고숙정의 입에서 공포에 찬 비명이 터져나왔다.
비록 사내 못지 않는 당당한 여장부였으나 그녀 역시 뱀이나 벌레 등
을 본능적으로 무서워하는 별 수 없는 여자였다.
-투명흡정사(透明吸精蛇)!
이것이 그 투명하고 기이한 뱀의 이름이었다.
북망산에서만 산다는 아주 괴이한 뱀으로 주로 인간의 뇌수만 파먹고
살았다.
비록 독은 없지만 철벽이라도 파고 들어가는 강인하기 이를 데 없는
이빨을 지닌 괴사이며 몸 또한 무쇠보다 더 단단하여 쉽사리 죽일 수
가 없었다.
일단 먹이가 정해지면 금강불괴의 몸을 지닌 고수의 몸이라도 거침없
이 파고들어가 뇌수를 파먹는 놈이었다.
물론 투명흡정사를 던진 것은 유운학이었다.
"악!"
따당!
고숙정은 날카로운 비명과 함께 손에 들고 있던 철검을 떨어뜨렸다.
그녀는 사색이 되어 신형을 휘청했다. 바로 그녀의 이마 위에 끔찍한
투명흡정사가 달라붙은 것이 아닌가?
쉬쉭!
그놈은 고숙정의 이마에 달라붙은 채 금방이라도 그녀의 머리 속으로
파고들 기세로 혀를 낼름거리고 있었다.
"흐윽!"
고숙정은 극도의 공포에 삽시에 하체에 힘이 빠져나감을 느끼고 자신
도 모르게 털썩 주저앉았다.
그 모습에 유운학과 금철성은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서로 마
주보며 지껄여댔다.
"하하! 잘했소, 유형!"
"크크! 손가락 하나라도 까딱하거나 움직이면 그 즉시 내 귀염둥이가
네년의 머리통에 구멍을 내버리고 말 것이다!"
그자들은 득의의 표정으로 희희낙락했다.
"유형이 아니었으면 큰일날 뻔했소!"
퍼억!
금철성은 히죽 웃으며 고숙정의 연마혈을 거칠게 걷어찼다.
'흑!'
콰당탕!
고숙정은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한 채 연마혈이 찍혀 뒤로 벌렁 나뒹
굴었다.
쓰러진 그녀를 음험한 눈으로 내려다보던 유운학이 금철성에게 물었
다.
"이 계집들을 어떻게 했으면 좋겠소?"
그자의 말에 금철성은 음흉하게 웃었다.
"뭐 뻔한 것이 아니겠소? 안되었지만 자매를 나란히 저 세상으로 보
내드릴 수밖에……!"
그자는 손으로 자신의 목을 긋는 시늉을 해 보였다.
그러나 유운학은 야릇한 음소를 흘리며 대꾸했다.
"흐흐! 그래야겠지만 그냥 죽이기에는 아깝지 않소?"
"서, 설마 네놈들……!"
두 사내가 주고받는 말을 들은 고숙정은 사색이 되고 말았다. 그녀는
두 놈이 무슨 짓을 하려는지 눈치챈 것이다.
유운학의 제의에 금철성도 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흐하하! 좋소. 한꺼번에 즐겨보는 것도 괜찮겠지?"
유운학은 도착적인 욕정이 번들거리는 눈으로 히죽 웃었다.
"흐흐! 그럼 금형은 경애하는 검모님을 계속 즐겁게 해주시오. 소제
는 동생 쪽을 맡을 테니!"
그자는 성큼 고숙정의 앞으로 다가섰다.
"유형이 손님이시니 제가 양보하지요!"
금철성은 아쉬운 표정으로 대답하며 고숙향에게 다가갔다.
이 순간 고숙향은 뜨거운 숨을 할딱이며 연신 몸을 비틀고 있었다.
그녀의 기품있는 옥용은 새빨갛게 달아올라 있었다.
방금 전 유운학이 터뜨린 분홍 독무는 강력한 최음제로 고숙향은 무
방비 상태에서 그것을 다량 흡입하여 중독된 것이다.
지금 고숙향은 차마 보기 민망한 치태를 연출했다. 그녀의 허여멀건
한 두 다리는 활짝 벌려져 있었는데 그녀는 그 사이의 계곡을 자신의
손으로 안타깝게 애무하고 있었다.
고숙향의 낯뜨거운 치태를 본 금철성은 새삼 욕정이 불끈 치밀어 올
랐다.
"흐흐! 알겠소, 검모! 너무 재촉하지 마시오!"
이어 그자는 고숙향의 벌어진 허벅지 사이를 노려보며 서둘러 바지를
벗어 내렸다.
"언니를 괴롭히지 마라!"
옆에서 그 광경을 지켜보던 고숙정이 울부짖었다.
그러나 유운학은 조소를 흘리며 빈정거렸다.
"흐흐! 네 자신이나 걱정하시지!"
그 자는 쓰러진 고숙정의 곁으로 바짝 다가서며 말했다.
"사실 저 계집은 지금 강력한 흥분제에 중독당했다. 만일 사내의 양
정을 받아들이지 못하면 욕화가 골수에 미쳐 죽거나 미치게 될 것이
다!"
"그, 그럴 수가!"
그자의 말에 고숙정의 얼굴이 핼쓱하게 변했다.
그때 옆쪽의 금철성이 히죽 웃으며 끼어들었다.
"흐흐! 그러니 이 사형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구경하거라!"
그자는 음탕하게 지껄이며 고숙향의 몸에 손을 가져갔다.
그러자 고숙향은 자지러질 듯한 비명을 내지르며 퍼득였다. 이성을
잃은 그녀는 사내의 손길이 자신의 몸에 닿자 그 즉시 발정난 짐승처
럼 돌변하고 말았다.
그런 그녀의 모습 어디에도 온화한 기품을 지닌 자애검모의 품위를
찾아볼 수가 없었다.
고숙향이 금철성에게 희롱당하는 것을 본 고숙정의 옥용이 새하얗게
변했다.
"안된다, 이 짐승같은 놈!"
그녀는 처절하게 울부짖었으나 마혈이 찍힌 그녀가 지금 언니를 위해
해줄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크크, 이제 우리도 재미를 봐야 하지 않겠소? 아가씨?"
유운학은 참담한 고통에 이지러진 표정을 짓고 있는 고숙정을 내려다
보며 음탕하게 히죽 웃었다.
찍!
이어 그자는 거칠게 고숙정의 피의를 찢어냈다.
피의가 찢기며 고숙정의 우람한 육봉이 물결치듯 출렁이며 드러났다.
하지만 고숙정은 그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반쯤 넋이 나간 채 멍하니
누워 있었다.
유운학은 그런 고숙정의 하의마저 삽시에 벗겨내었다. 그녀의 두 다
리는 사내의 그것이 무색할 정도로 탄탄한 근육질로 이루어져 있었다
.
고숙정을 벌거숭이로 만든 유운학의 두 눈이 욕정으로 충혈된 채 침
을 꿀꺽 삼켰다.
"흐흐흐! 실로 멋진 몸이로군!"
유운학은 고숙정의 강건한 근육질 알몸을 노려보며 급히 자신의 바지
를 벗어내렸다.
"흐흐! 영원히 잊지 못할 열락을 맛보여주마!"
흉칙한 일부를 드러낸 유운학은 고숙정의 허벅지에 손을 가져갔다.
헌데 그자가 막 고숙정의 다리를 벌리려고 할 때였다.
"멈춰라! 뒈지고 싶지 않다면!"
돌연 싸늘한 일갈이 자매를 능욕하려던 두 음적의 귓가로 천둥처럼
들려왔다.
"헉!"
"웬 놈이냐?"
유운학과 금철성은 질겁하며 급히 두 자매에게서 떨어졌다.
언제였을까?
화라락!
암자의 문간에는 한 명의 흑의청년이 우뚝 서 있었다.
붉은 기운이 도는 장발에 한 자루 무쇠칼을 짊어진 청년!
그는 바로 이검한이었다.
이검한은 철익신응을 타고 태양곡을 떠나 반나절 만에 이곳 종남산에
이른 것이다.
종남산역에 이른 그는 철익신응을 곤륜으로 돌려보내고 단신으로 혁
련검호각으로 가던 길이었다.
그러다 그는 우연히 이곳 남천암을 지나다 천인공노할 만행을 목도하
게 되었다.
물론 그는 고숙향과 고숙정이 자매 사이라는 것까지는 알지 못했다.
다만 두 음적이 여인들을 겁탈하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었다.
그것을 본 이검한은 도저히 그냥 지나칠 수 없었던 것이다.
"네놈들이 행한 악업은 죽이기에 충분할 정도다!"
그는 두 음적을 노려보며 얼음장같은 음성으로 일갈했다.
"그러나 나는 무익한 살생을 자제하겠다고 고귀한 분과 약속한 몸이
다! 지금이라도 분수를 알고 달아나겠다면 더러운 목숨이나마 취하지
는 않겠다!"
그는 고독애를 떠나올 때 살생을 자제하겠다고 전모 냉약빙과 약속한
몸인지라 최대한 들끓는 살겁을 억제하며 말했다.
"웬 헛소리냐?"
검모를 능욕하기 직전에 방해를 받은 금철성이 사납게 흉갈하며 검을
뽑아들었다.
"죽어랏! 버러지 같은 놈!"
쐐애액!
그자는 폭갈과 함께 맹렬히 이검한을 무찔러갔다. 무지개같이 번져오
르는 검기의 쾌속함은 가히 일절이라 할 만했다.
물론 그것은 일반 무림인의 관점에서 보면 그렇다는 것이다.
"유성검법(流星劍法)?"
이검한은 두 눈을 부릅뜨며 폭갈을 토해내었다. 그는 한눈에 금철성
이 시전한 검법이 무엇인지 알아본 것이다.
'죽인다!'
상대가 혁련검호각의 제자라는 사실을 알게되자 이검한의 가슴 속에
서 걷잡을 수 없는 살심이 폭발했다. 친할아버지 같았던 고독마야 섭
장천의 원수는 곧 자신의 원수가 아닌가?
"이… 놈!"
꽈르릉!
이검한의 입에서 천둥치는 듯한 폭갈이 터져나오며 그의 오른 주먹이
그대로 내질러졌다.
그의 그런 모습에 금철성은 비웃음을 머금었다.
'미친놈! 보검을 맨손으로 상대하려 들다니!'
그자는 어이없다는 듯 냉소하였다.
그러나 그 비웃음은 그자가 이승에서 보인 마지막 표정이었다.
보이지 않는 불덩이가 자신의 정면을 강타한다고 느낀 순간 금철성의
사악한 영혼은 그대로 이승을 떠나고 말았다.
퍼퍽!
무엇인가 으깨어지는 끔찍한 소리와 함께 금철성의 육신이 산산이 부
서져 뒤로 날아갔다.
'저, 저럴 수가!'
그 사이에 정신을 차린 고숙정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눈을 부릅
떴다.
푸스스스!
산산이 분해된 채 불단 주위로 흩뿌려지는 금철성의 시체가 바닥에
떨어지자마자 즉시 재로 화해 부서지는 것이 아닌가?
치치치!
시체 뿐만이 아니라 휘둘렀던 장검까지 흐물흐물 녹아내리고 있었다.
실로 가공무쌍할 극양지기(極陽之氣)가 순간적으로 금철성과 그자의
장검을 태워버린 것이었다.
-화염마강(火焰魔 )!
마화경 상의 초극마공이 시전된 것이다.
이검한은 분노가 극에 달해 화염마강을 십이성으로 시전하여 금철성
을 후려치고 말았다.
그 결과 금철성의 육신은 뼈조차 남김없이 재로 화하고 만 것이었다.
"으으! 인… 인간도 아니구나!"
콰쾅!
유운학은 공포의 비명을 내지르며 암자의 옆벽을 부수며 벼락같이 달
려나갔다. 한주먹으로 인간의 육신을 재로 만들어버리는 이검한이 인
간이라고 믿어지지 않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그러나 이검한은 멍하니 서서 금철성의 재가 된 시체를 내려다 보고
있었다.
'내가 또 살인을!'
그는 유운학이 달아나는 것도 일별을 주지 않고 망연하게 중얼거렸다
.
'아아! 아직도 멀었다! 순간적인 충동으로 사람을 죽이다니!'
그가 우울한 표정으로 탄식하며 고개를 저을 때였다.
"나, 나를 풀어다오!"
그의 옆에서 치욕이 가득한 여인의 음성이 들려왔다.
이검한은 그제서야 흠칫 정신을 차리고는 반사적으로 소리가 난 곳을
돌아보았다.
일순 그의 얼굴이 화끈하게 붉어졌다.
마치 사내같이 우람한 근육질의 몸매를 지닌 여인이 실오라기 한 올
걸치지 않은 알몸으로 누워 있는 것이 아닌가?
풍만한 젖가슴만 아니라면 사내로 착각하기에 알맞은 강건한 몸매를
지닌 고숙정의 모습은 나름대로 건강한 매력을 발산하고 있었다.
"마혈이 찍혔습니까?"
이검한은 어색한 음성으로 물으며 고숙정에게 다가섰다.
헌데 그때였다.
쉬학!
무엇인가 고숙정의 머리카락 사이로 뛰어올라 벼락같이 이검한의 머
리로 부딪혀왔다.
'뱀이다!'
이검한은 흠칫하며 순간적으로 그놈이 투명한 몸을 지닌 뱀임을 알아
보았다.
티잉!
그와 함께 반사적으로 그의 손가락이 튕겨져 한줄기 지력이 투명흡정
사의 몸통을 후려쳤다.
카악!
이검한의 지력을 맞은 투명흡정사는 날카로운 비명을 지르며 바닥으
로 뚝 떨어졌다.
쉬익! 쉬익!
바닥에 떨어진 그놈은 고개를 빳빳하게 세우고 앙칼진 괴성을 토했다
. 그러나 놈의 눈빛은 은은한 두려움으로 물들어 있었다.
방금 전 이검한이 무심결에 화염마강이 실린 지력으로 투명흡정사를
때렸다. 비록 도검불침의 투명흡정사였건만 이검한의 일지는 매우 아
팠던 것이다.
모든 뱀들이 그렇지만 그놈도 화기를 극도로 싫어한다. 이검한이 날
린 지력 자체는 놈을 다치게 하지는 못했으나 그것에 실린 힘은 놈을
고통스럽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그놈은 자신을 때린 인간이 아주 강력한 화기를 지니고 있음을 알고
두려운 표정을 짓는 것이었다.
"괴상한 놈이로군!"
이검한은 눈을 번득이며 투명흡정사를 향해 다가섰다.
쉬익!
그러자 놈은 앙칼지게 울면서도 주춤주춤 뒤로 물러섰다.
이검한은 그것을 보고 놈이 자신을 무서워 하는 것을 알았다.
'귀여운 구석이 있는 놈인데……!'
그는 왠지 투명흡정사가 밉지 않아 싱긋 미소지었다.
"거기 꼼짝 말고 있어라! 움직이기만 하면 또 한 대 때려준다!"
투명흡정사는 찔끔하며 즉시 부동자세가 되는 것이 아닌가? 신통하게
도 그놈은 이검한의 말을 알아듣는 듯했다.
"얼… 마나 더 기다려야 하느냐?"
고숙정이 수치스러운 표정으로 눈을 꼭 감은 채 말했다.
그제서야 이검한은 흠칫했다.
"미, 미안하오!"
피잇!
그는 즉시 지력을 날려 고숙정의 마혈을 풀어 주었다.
그러자 고숙정은 발딱 일어나 유운학이 벗겨놓은 자신의 피의로 몸을
가렸다.
'잘 뒈졌다. 육시를 할놈!'
그녀는 재로 변한 금철성의 시체를 내려다보며 입술을 꼭 깨물었다.
헌데 그때 한쪽에서 숨넘어갈 듯한 뜨거운 할딱임이 들려왔다. 자애
검모 고숙향이 참을 수 없는 강렬한 욕정으로 할딱이며 광란하고 있
었다.
다량의 최음제에 중독당한 고숙향은 미칠 듯한 욕정에 몸부림치고 있
는 것이다. 그녀가 사지를 비틀 때마다 풍만한 그녀의 육체가 물결치
듯 출렁거렸다.
그녀의 한 손은 자신의 젖무덤을 움켜쥐고 있었으며 다른 한 손은 벌
려 세운 허벅지 사이에서 안타깝게 움직이고 있었다.
그런 고숙향의 모습을 고숙정은 당혹함과 함께 다급한 심정을 금치
못했다.
'위험하다. 저대로 두면 언니는 정말로 죽거나 미치광이가 될지로 모
른다!'
그녀는 일순 어찌해야 할 바를 몰랐다. 그녀가 아무리 세상에 무서운
것이 없는 여장부라 해도 음약에 중독된 언니를 구해줄 재간은 없었
다.
'귀왕궁의 음적의 말을 빌리자면 사내의 양정을 흡수해야만 해독된다
고 했는데!'
염두를 굴리던 고숙정의 시선이 절로 이검한 쪽을 향했다.
지금 이검한은 고숙정에게 등을 보인 채 남천암 밖을 바라보고 있었
다.
고숙정은 잘근 입술을 깨물었다.
'언니를 돌아가시게 할 수는 없다. 비록 이미 음적에게 더럽혀지신
몸이라 해도……!'
어쨌든 고숙향은 고숙정 자신과 피를 나눈 자매 사이다. 그녀가 죽는
것을 이대로 방치해 둘 수는 없는 일이 아닌가?
고숙정은 이검한을 바라보며 결연한 표정을 지었다.
'언니를 구해줄 수 있는 사내는 저자밖에 없다!'
이윽고 그녀는 결심이 선 듯 몸을 일으키며 이검한의 등에 대고 입을
열었다.
"당신에게 부탁이 있어요!"
"말씀하십시요!"
이검한은 그제서야 돌아서며 고숙정을 주시했다.
고숙정은 입술을 깨물며 말을 꺼냈다.
"대강 사정을 아시겠지만 저분은 지금 사내가 필요해요. 방치해 두면
오늘밤이 가기 전에 돌아가실 거예요!"
그녀의 말에 이검한은 흠칫했다.
"서, 설마 소저는 나보고!"
그는 고숙정의 말뜻을 짐작한 듯 안색이 일변했다.
고숙정은 간절한 표정으로 이검한을 주시하며 말했다.
"그래요. 저분의 요구를 들어 주세요. 그럼 이 검경을 드리겠어요!"
말과 함께 그녀는 손에 들고있던 복마신검결을 내밀었다.
이검한은 단호한 표정으로 거절했다.
"못하오! 그럴 수는 없소!"
하지만 고숙정도 물러서지 않았다.
"알아서 하세요. 난 할말을 다했으니 결정은 당신이 내리도록 하세요
!"
파앗!
말과 함께 그녀는 복마신검결을 이검한의 발치에 던져놓고 남천암 밖
으로 나가버리는 것이 아닌가?
"소, 소저!"
이검한은 다급하게 외치며 그녀를 따라 나가려 했다.
콰앙!
그러나 고숙정은 밖에서 거칠게 암자의 문을 닫아 버렸다.
"종남산에서 그분을 구할 사람은 당신 뿐임을 명심하세요!"
고숙정의 무심한 음성이 문이 닫힘과 함께 멀어져 갔다.
그녀의 말에 이검한은 고숙향이 혁련검호각의 요인임을 알 수 있었다
.
"소저!"
그는 당혹한 음성으로 외치며 남천암 밖으로 나가려 했다.
그러나 그는 나가지 못했다. 고숙향의 뜨거운 신음이 이검한의 발목
을 붙잡은 것이다.
그녀는 지금 위경에 처해 있었다. 사지를 푸들푸들 경련하며 눈을 까
뒤집으며, 입으로는 허연 거품마저 물고 있지 않은가?
이검한은 그대로 고숙향을 방치해두면 그녀가 일각 내에 심맥이 파열
되고 죽고 말 것을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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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메딕 후기작성시 10,000포인트 증정


윤지





